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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ology

직원들의 불평 발언, ‘권한 없는 관리자’에겐 큰 스트레스

문광수 | 303호 (2020년 8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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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I’m Tired of Listening: The Effects of Supervisor Appraisals of Group Voice on Supervisor Emotional Exhaustion and Performance” by Sessions, H., Nahrgang, J. D., Newton, D. W., & Chamberlin, M. (2020).. in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105(6), 619-636.

무엇을, 왜 연구했나?

직원이 업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제안하거나 문제를 제기하는 행위를 ‘발언 행동(voice)’이라고 한다. 발언 행동이 활발하면 직원들 간 정보 공유가 용이해져 직원들의 학습이 늘어나고, 의사결정을 개선하고, 근로 조건 등 팀/부서 및 조직 성과를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져 왔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일부 연구는 발언 행동이 직원들 본인에게는 긍정적인 경험이 아닐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문제를 제기하고 주장하는 직원들은 도전적이며 불만이 많다는 부정적인 평판을 얻어 나쁜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렇다면 직원들의 발언이 관리자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직원들의 발언은 일반적으로 건설적이고 자발적이며 업무 환경에 도움이 되는 과정으로 여겨지지만 발언의 유형 혹은 차이에 따라 관리자의 반응은 다양할 수 있다. 예컨대, 관리자가 직원들 발언이 미래지향적이고 팀이나 부서 업무 수행에 도움이 되기에 성장을 촉진한다고(promotive voice) 긍정적으로 본다면 직원들과의 상호작용에서 관리자의 정서적 소진이 줄고 성과를 증진시킬 수 있다. 하지만 직원의 발언이 불평, 불만을 담고 있거나, 특히 리더십이나 다른 직원들의 업무에 문제를 제기하는 식의 성장을 억제하고 방해하는(prohibitive voice), 부정적인 것이라면 관리자의 정서적 소진이 커져 성과도 감소할 수 있다. 특히 직원의 억제/방해 발언은 관리자 스스로 본인의 역량이나 리더십이 부족하다고 여기게 만들어 방어하고 회피하려는 반응을 증가시킬 수 있다. 본 연구는 직원들의 발언 유형을 관리자들이 어떻게 평가하고, 이런 평가가 관리자의 정서적 소진과 업무 수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우선, 미국의 한 종합대의 두 단과대학에 재직 중인 관리자와 직원을 대상으로 직원의 발언 유형, 관리자의 반응, 관리자의 정서적 소진 여부 등을 설문 조사했다. 직원의 발언 유형 중에서 성장, 촉진 발언은 “나는 팀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 건설적인 제안을 적극적으로 한다”로, 억제와 방해 발언은 “나는 팀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한다”와 같은 문항으로 측정했다. 직원 발언에 대한 관리자의 긍정적 반응은 “직원의 아이디어나 의견을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은 나의 개인적 성장에 도움이 된다”, 부정적 반응은 “직원의 아이디어나 의견을 듣는 것은 나의 개인적 성취를 방해하는 것이다”와 같은 문항으로 측정했다. 관리자의 권한은 “회사에서 일할 때 나는 영향력이 있다”, 정서적 소진은 ”나는 퇴근 후에 매우 지쳐 있다”, 관리자의 업무 성과는 “우리 팀의 리더는 매우 일을 잘한다”와 같은 문항으로 측정했다.

분석 결과 직원들의 성장/촉진 발언 점수가 높을수록 관리자의 긍정적 평가가 증가하고 부정적 평가는 감소했다. 이에 따라 관리자의 정서적 소진은 줄고 업무 성과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직원들의 억제/방해 발언 점수가 높을수록, 관리자의 부정적 평가는 증가하고 긍정적 평가는 감소했다. 이에 따라 관리자의 정서적 소진은 증가하고, 성과는 감소했다. 특히 관리자가 스스로 권한이 낮다고 느낄수록 직원들의 억제/방해 발언을 더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이에 따라 정서적 소진도 더 증가했다.

본 연구는 추가로 대학생 135명을 대상으로 실험도 진행했다. 이들을 성장/촉진 발언과 높은 권한, 성장/촉진 발언과 낮은 권한, 억제/방해 발언과 높은 권한, 억제/방해 발언과 낮은 권한으로 각각 매치되는 4개 집단으로 구분하고 10개의 e메일을 처리하는 서류함 검사(in-basket) 과제를 진행했다. 과제는 직원들의 발언이 포함된 메일을 처리하는 것으로 발언은 보너스 시스템, 고객 응대, 공급업체, 판매팀, 업무 환경에 대한 성장/촉진, 억제/방해 발언으로 구성됐다. 이번 실험의 결과도 앞의 설문 조사 연구 결과와 동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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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 결과는 직원의 발언 행동이 조직이나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 연구와는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즉, 직원 발언의 대상인 관리자에게는 상반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시 말해, 불평이나 불만 제기 같은 직원 발언은 관리자 본인에게 위협적인 발언으로 평가돼 방어력을 키우고 정서적 소진이 증가해 결국 성과가 감소할 수 있다. 특히 스스로 권한이 없다고 생각하는 관리자는 감정적으로 더 많이 지치게 된다. 이에 따라 권한이 없는 관리자들은 억제/방해 발언을 자주 하는 직원들을 낮게 평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과정은 결국 직원들로 하여금 발언을 하기 전에 자기 검열을 하게 만들고, 부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발언을 꺼리게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조직은 직원 발언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조직은 전체적으로 직원들의 발언을 장려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혜택과 발언을 들은 관리자들이 느낄 정서적 소진 사이의 간극을 잘 조절할 필요가 있다. 우선, 직원들의 자발적이고 자유로운 발언을 지지하기 위해서 관리자들에게 권한을 충분히 위임할 필요가 있다. 또, 관리자들이 직원들의 발언 내용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 관리자 본인에게 직접적인 권한이 없더라도 다른 부서나 팀 관리자의 도움을 받아 간접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직원들의 억제/방해 발언으로 인한 심리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관리자들은 본인을 위해서라도 근로자들의 불평, 불만, 문제 제기 같은 부정적인 발언을 듣더라도 이를 잘 해결하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좋다. 같은 발언도 관리자가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관리자 본인의 정서적 소진 정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도 발언을 할 때 불평, 불만, 문제점만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이런 점이 해결되거나 해소가 되면 어떤 점이 좋아질 수 있고 개선될 수 있는지를 강조하는 것이 관리자의 정서적 소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문광수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ksmoon@cau.ac.kr
필자는 중앙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산업 및 조직심리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인사 컨설팅기업 SHR와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일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산업 및 조직심리학으로 조직행동 관리, 안전 심리, 동기 심리, 인간 공학 관련 논문을 저술했다.
  • 문광수 문광수 | -(현)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전)인사컨설팅기업 SHR
    -(전)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
    ksmoon@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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