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Sloan Management Review

디지털 파괴시대, 어떤 리더가 필요한가

274호 (2019년 6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질문
리더들은 디지털 변혁을 이끌 재능 있는 관리자들을 어떻게 육성할 수 있을까?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1. 디지털 변혁 과정을 촉발하기 위해 관련 경험이 풍부한 ‘새 사령탑(anchor hires)’을 영입하라.
2. 지속적 교육과 훈련을 통해 경영진의 디지털 소양(digital literacy)을 업데이트하라.
3. 새로운 리더들이 더 쉽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전략을 명확히 제시하고 실패를 통해 배우는 이들에게 보상하라.

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매니지먼트리뷰(SMR) 2019년 봄 호에 실린 ‘How Digital Leadership Is(n’t) Different’를 번역한 것입니다.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조직 환경을 묘사할 때 사람들은 보통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첫 번째 집단은 미래도 과거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한다. “과거를 되새기지 않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이들은 비난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동조한다. 1 또 다른 집단은 미래가 좀 더 새로울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사실 아무도 모르죠. 일이라는 건 매번, 처음으로, 단 한 번 일어나니까요”라며 믿음을 가진다. 2


어느 쪽이든 조직은 격변하는 사업 환경 속에서 딛고 일어설 발판을 찾는다. 그리고 밝은 미래를 향해 키를 돌릴 강력한 리더를 필요로 한다. 고위 경영진은 직원들이 한데 뭉칠 수 있도록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야 할 뿐 아니라 최고의 인재들을 유치하고, 그들 안에 있는 최고의 능력을 끌어내며, 조직의 디지털 역량이 성숙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디지털 파괴가 몰고 온 급격한 변화들에 혼란스러워하며 리더십 교본부터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완전히 개편해야 한다고 여긴다. 정말 그래야 할까? 혹시 점점 더 커지는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가 본질을 간과하고 있는 건 아닐까? 디지털 세상이든 아니든 리더십이 처한 도전은 대동소이한데 현상을 위협하는 요소들을 너무 두려워한 나머지 과거와 달라진 점에만 주목하고 있는 건 아닐까?

두 집단의 주장에는 모두 일리가 있다. MIT 슬론매니지먼트리뷰와 딜로이트는 지난 5년간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디지털 파괴로 인해 사업 환경과 리더십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연구했다. (‘연구내용’ 참고.) 그 결과 핵심 리더십 덕목 중 상당수는 지금도 변함없이 그 가치가 유지되고 있음을 알게 됐다. 동시에 디지털 파괴에 의해 새롭게 부각되는 기량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본 기사는 과연 어떤 리더십 기량이 각 영역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보고 디지털 성숙도가 높은 조직에서 배워야 할 점을 탐색한다. 디지털 성숙도가 높은 조직이란 디지털 기술 및 역량을 통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전 직원들을 참여시키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서 궁극적으로 조직 변혁에 성공한 기업들을 가리킨다.



DBR mini box: 연구 내용

필자들은 지난 5년간 디지털 변혁과 결부된 도전과 기회를 파악하기 위해 2만여 명의 기업 임원 및 관리자, 분석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매년 120여 개국, 28개 산업의 크고 작은 조직에 속한 개인들의 통찰을 담은 3700∼4800건의 응답지를 받을 수 있었다. 응답자들의 3분의 2 이상은 미국 외 다른 국가 출신이었다. 조사 샘플은 MIT 슬론매니지먼트리뷰와 딜로이트 디브리프(Deloitte Dbriefs) 웹케스트 구독자, 기타 다른 이해관계자들을 비롯한 다양한 출처에서 확보했다. 필자들은 오늘날 조직들이 부딪치는 실제 문제들을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와 별개로 다양한 산업에 속한 140명 이상의 기업 임원, 사상가, 학계 전문가들과 인터뷰를 수행했다. 인터뷰 응답자들이 전해 준 통찰력은 설문 데이터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본 연구에 대한 전체 내용은 필자들이 공동 저술한 책 『The Technology Fallacy: How People Are the Real Key to Digital Transformation(2019년)』을 통해 접할 수 있다.



디지털 리더십의 차이점

리더들은 디지털 파괴로 인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필자들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이 언급한 가장 큰 변화는 사업 수행 속도의 증가, 조직문화의 변화, 유연하고 분산된 일자리의 필요성, 생산성에 대한 기대감 고조 등이다. 조직문화 변화의 경우 변화를 주도하는 직원과 기존 사고방식을 고수하는 직원 사이에 생기는 갈등도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이런 변화에 대응해 조직의 리더들은 디지털 세상을 항해하는 데 필요한 주요 기술을 확보하거나 강화해야 한다. 필자들은 조직에 가장 중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디지털 업무 현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조직의 리더들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기량은 무엇입니까?” (그림 1) 이 질문에 대한 응답을 취합해 보니 디지털 사업 환경에 잘 부합하는 효과적인 리더십이 무엇인지 그 종합적인 실체를 확실히 파악할 수 있었다. 지금부터 그 특징을 설명하겠다.


변혁적 비전과 미래지향적 관점. 조직의 비전과 방향 제시는 오랫동안 리더십의 필수 요소로 간주돼 왔다. 하지만 디지털 환경에서는 미래에 일어날 변화가 더욱 중요하므로 새롭게 부각되는 요건이 있다.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22%는 디지털 조직에서 리더들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로 변혁적 비전을 들었다. 이는 시장과 트렌드를 예측하고, 능숙한 의사결정을 하고, 격변기에 난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말한다. 두 번째로 중요한 자질로는 미래지향적 관점(20%)을 꼽았다. 분명한 시각, 건전한 전략, 선견지명이 이에 속한다. 변혁적 비전과 미래지향적 관점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자는 비즈니스 트렌드가 기술로 인해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 이해하는 능력이고, 전자는 그런 트렌드에 따라 사업의 지침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으로 해석된다. 변혁적 비전을 가진 리더들은 목적과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하지만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건강정보기술을 제공하는 서너(Cerner)의 국민건강 부문 전무인 존 그레이저(John Graser)는 자신의 관점을 이렇게 밝혔다. “다가올 미래에 대한 여러 가능성 중 가장 많은 것과 연관된 분야를 연구하세요. 가령 미래에는 환자가 셀프로 건강 관리를 하게 될 것이란 예상이 틀렸다면 그 이유를 제시해 보세요. 왜냐하면 저는 다른 가능성이 전혀 떠오르지 않거든요. 셀프 관리가 정확히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는 저도 모르겠지만 미래에 가능한 거의 모든 시나리오를 고려하더라도 그런 예상은 적절해 보입니다.”

디지털 소양. 기술에 대한 이해력은 세 번째로 중요한 자질이다. 너무 뻔해 보일 수도 있는 요건이지만 설문 응답자들은 이 같은 자질을 특별한 방식으로 정의했다. 물론 과거에 기술과 관련된 일을 지휘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가산점을 주긴 했지만 리더라면 프로그래밍이나 데이터 분석 같은 하드코어 기술보다는 일반적인 디지털 소양이 필요하다고 봤다. 리더의 이런 역량은 두 가지 측면에서 아주 중요하다. 첫째, 디지털 소양은 앞서 언급한 리더십의 두 자질, 즉 변혁적 비전과 미래지향적 관점을 뒷받침한다. 디지털 지식이 없는 리더들은 새로운 트렌드와 발전상을 힘겹게 따라가고 그 트렌드가 어떻게 새로운 가치를 가져오거나 조직에 위협이 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둘째,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거나 작동하지 않는지를 잘 아는 사람은 불확실한 환경에서 좀 더 정보에 입각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필자들은 연구 및 컨설팅 활동을 하면서 기술 전문가들이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전략적 지식을 가르치는 것보다 경영 능력이 입증된 리더들에게 디지털 소양을 전수하는 편이 더 쉽고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융통성. 세 번째로 중요한 역량으로 리더는 변화를 지향해야 한다. 즉 생각이 개방적이고 융통성이 있으면서 혁신적이어야 한다. 이 자질도 디지털 소양과 마찬가지로 리더의 다른 덕목들을 뒷받침한다. 리더가 유동적인 환경에 맞서고 기술 및 시장 환경이 예상치 못한 국면으로 흘러갈 때 경로를 바꾸도록 돕기 때문이다. 변화 지향적 사고방식을 가진 디지털 리더는 기술 변화에 대응하고 퇴보하지 않도록 자신의 지식 저장소를 계속해서 업데이트할 수 있다. 리더들은 공식적이고 지속적인 교육, 사내 훈련, 세대 간 역멘토링 프로그램, 그 외 다양한 온라인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지식 저장소를 보충할 수 있다.


변하지 않는 리더십 덕목들

물론 디지털 리더십이라는 측면에서 리더십 덕목에 변화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게 바뀌는 건 아니다. 사실 디지털 변화를 앞두고 뛰어난 리더십의 기본 조건을 무시하는 것이야말로 큰 실수 중 하나다. 기술적 측면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애초에 왜 그런 노력을 기울이는지를 종종 잊는 리더들이 있다. 변화의 근본적인 목적은 사업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디지털 변화가 찾아와도 변하지 않는 리더십의 핵심 역량 몇 가지를 소개하겠다.

변화가 가져올 가치를 제시하고 그에 따라 투자하기. 디지털 변혁이 새로운 기술에 의해 달성된다 할지라도 그 기술의 가치는 그것에 의해 전개될 새로운 사업전략이나 사업방식의 가치에 따라 결정된다. 즉, 리더들은 새로운 기술에 무작정 뛰어들기 전에 왜 그 기술에 투자해야 하는지부터 명확히 밝혀야 한다. 문제는 끊임없는 디지털 소음 속에서 이런 원칙을 내세우는 임원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설상가상으로 리더들은 프로젝트가 적절한 재정 지원이나 자원 투자 없이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설문 응답자 중 회사가 적절한 투자를 해 왔다고 답한 사람들의 75%는 성공적인 변화를 이뤘다고 보고한 반면 회사가 충분한 시간과 에너지, 자원을 투입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 중에서는 34%만이 성공적인 성과를 봤다고 말했다.



주인의식을 갖고 변혁을 주도하기. 임원들이 디지털 사업에 대한 책임을 기술 담당자에게만 위임하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에 가깝다. 예를 들면, 어떤 조직의 기술 담당자들이 변화에 동반돼야 할 교육이나 행동 변화 프로그램은 전혀 실행하지 않은 채 회사의 소셜미디어 사이트나 협업 플랫폼을 나무랄 데 없이 구현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면 기술적으로는 우아하지만 실제 직원들은 사용하지 않는 플랫폼이 나오기 쉽다. 어떤 변화를 추진하든 최고경영자들이 참여하고 지원해야 그 변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 그래야만 디지털 변혁에서 한 발 떨어져 있는 조직의 나머지 부문들도 변화에 협력하게 되고, 변화가 조직과 기능 전체를 아우르는 시도가 된다. 단지 새로운 기술을 채택하거나 수행하는 것에서 나아가 조직 전체가 디지털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설문조사에서 회사의 어떤 부문이 조직의 디지털 변화를 이끌 가능성이 가장 높은지 물었을 때 디지털 성숙도가 가장 낮은 기업들은 정보기술(IT)이나 마케팅 같은 기능적 부문에 관련 프로젝트를 일임하는 경향이 높았다. (그림 2) 반면 디지털 성숙도가 높은 기업들은 디지털 관련 변화를 최고경영자(CEO) 조직에서 주도하는 비율이 나머지 기업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3


직원들이 성공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춰주기. 변하지 않는 좋은 리더십의 또 다른 덕목은 직원들이 새로운 시도들을 이행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하고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다. 윗선의 강한 지시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회사에서 새로운 기술을 채택했다고 해서 직원들이 새로운 프로세스를 따를 것으로 기대한다면 금방 실망하고 만다. 직원들이 담당하는 기존 직무 책임을 감안할 때 그들은 새로운 방식을 업무에 즉시 적용할 만한 시간이나 지식을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성공을 위해서는 리더가 직원들에게 필요한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설문조사에서 조직이 디지털 환경에서 성공할 수 있는 자원과 기회를 부여한다고 답한 응답자 중 72%는 회사의 디지털 시도가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가 그런 기회와 자원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들 중에는 고작 24%만 회사가 디지털 관련 계획들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고 보고했다. 디지털 변혁을 위해서는 상향식 노력과 하향식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

리더는 다양한 방식으로 직원들을 지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적절한 교육을 제공하고, 조직 내 직무 순환을 통해 동료들로부터 새로운 업무 처리 방식을 배울 수 있게 하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직원들이 적절한 학습을 통해 새로운 책임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고 느끼게끔 도와줘야 한다.


올바른 근력, 사고방식, 패기 육성하기

타인을 통해 조직을 이끈다는 점에서 조직의 변화를 달성하고 유지하려면 역량 있는 관리자를 육성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애초에 이게 고위 관리자들의 존재 이유기도 하다. 그리고 직급별로 적절한 기량을 개발하고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가 디지털 성숙도가 높은 기업들에서 배울 점은 없을까? 본 연구를 통해 얻은 교훈은 다음과 같다.

1. 일을 시작해 계속 진행시킬 수 있는 디지털 리더를 고용하라. 많은 기업이 너무 오랫동안 디지털 변혁을 간과해 온 나머지 이제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다. 하지만 프로세스를 시작하는 방법이 있다. 소위 ‘새 사령탑(anchor hires)’을 영입하는 것이다. 이들은 디지털 변혁 경험이 풍부해서 변화에 필요한 전문 지식과 견해를 제공할 수 있는 외부 리더들을 말한다. 일례로 금융회사인 존핸콕(John Hancock)이 새로 영입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회사를 옮기면서 이전 회사의 관리자급 인력으로 구성된 작은 팀을 데려왔다. 그러고는 관료적 성향이 강한 회사의 나머지 부서들과 분리돼 혁신적인 디지털 계획을 발전시켰다. 이후 디지털 사업이 번창하기 시작하자 팀은 자신들이 이룬 성공을 근거로 삼아 변화를 조직 전체로 확대해 나갔다.



그럼 새 사령탑이 될 만한 인재를 뽑을 때는 어떤 역량들을 살펴봐야 할까? 다음 두 영역에 주목해야 한다.

● 측정 가능한 가치를 가진 디지털 상품을 만들어 낸 실적이 있는가?
● 새로운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조직에 도입하고 체계화할 수 있는 능력이 검증됐는가?

이런 역량들을 외부에서 가져오면 조직 변혁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이미 가지고 있는 역량을 유지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완전히 다른 운영 기술이 필요하며 이는 조직 내부에서 찾을 수도 있다.

 


2. 임원진의 디지털 소양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기. 당신의 회사 임원진이 대학을 졸업한지 5년이 넘었다고 가정해 보자. 물론 보통 기업의 고위 임원들은 그보다 훨씬 오래전에 학교를 떠났을 것이다. 그렇다면 임원들의 디지털 역량을 업데이트해야 할 확률이 높다. 지금까지 아무 조치가 없었다면 말이다. 데이터 및 분석기술, 인공지능, 블록체인, 자율주행, 3D프린팅, 가상/증강 현실, 그 밖에 새롭게 부상하는 기술들은 향후 10년간 비즈니스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다. 확실한 것은 대부분의 임원이 수준 높은 데이터 과학자나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될 만한 시간과 기술력, 의지가 없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모든 임원이 전략적 수준에서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고 그에 합당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해결책은 조직 리더들과 함께 지속적인 교육 세션을 진행하는 것이다. 교육의 일환으로 리더들은 디지털 지식이 풍부한 진행자의 지침에 따라 실리콘밸리에서 줌인/줌아웃 전략으로 불리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임원들은 회사가 속한 사업이나 산업이 10년 후 특정 기술이나 일반적인 디지털 트렌드에 따라 어떤 상황에 있을지 예측하고 회사가 그런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 12∼18개월간 어떤 활동을 수행해야 할지 구상하게 된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훈련을 하면 조직의 전략이 수행될 즈음 펼쳐질 사업 환경이 아닌 현재의 디지털 환경을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하는 흔한 함정을 피할 수 있다.

3. 새로운 리더들이 전진할 수 있는 환경 조성하기. 디지털 사업은 전개 속도가 너무 빨라서 회사 관리자나 직원들이 각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행동 개시 명령을 기다릴 만한 여유가 없다. 리더들이 전략적 목표를 명확히 전달해야만 일선의 담당자들과 중간 간부들이 현장에서 올바른 결정을 하고 디지털 환경에서 새로운 리더십 방식을 실험해 볼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모두가 개발해야 할 가장 중요한 기술은 위계에 의한 지휘가 아니다. 바로 사람과 팀으로 엮인 네트워크를 이끄는 능력이다. 커뮤니케이션과 의사결정에 있어 수직적이고 순차적인 접근법을 취하는 전통적인 리더들은 속도가 필요할 때 걸림돌과 난관에 부딪칠 수 있다. 반대로 네트워크 중심의 접근법을 취하는 리더들은 조직 내 라인이나 파벌을 뛰어넘어 커뮤니케이션과 의사결정에 필요한 작은 노드들을 많이 만들어 놓는다. 이 때문에 빠르고 협력적인 대화를 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의사결정 권한을 명확하게 정리하고, 위임하고, 전달하면 고위 임원들도 집단 사이의 문을 열고, 장벽을 제거하고, 팀들의 협업을 도모하고, 민첩성을 촉진하고, 하루하루 업무를 혁신하는 데 집중함으로써 점점 팽창하는 네트워크의 질과 속도를 높일 수 있다.

4. 실험 문화 육성하기. 마지막으로 리더들은 혁신가처럼 생각하는 동시에 직원들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서로에게서 배우고, 조정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대부분의 조직이 빠른 실패라는 개념을 말로는 지지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실패는 옵션이 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내보낸다. 그런 이중적 신호를 보내지 않으려면 성공하지 못한 노력도 보상하고 그 과정에서 배울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해야 한다. 구글 뉴스의 부사장인 리처드 깅그라스(Richard Gingras)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실험이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는 그리 중요치 않습니다. 정말 따져봐야 할 건 그 안에서 얻은 교훈이 좋았는지 나빴는지, 아니면 그저 그랬는지입니다. 일이 생각대로 되지 않았더라도 거기서 X, Y, Z라는 걸 배웠다면 애초에 품었던 가정이 틀렸더라도 당황하지 않습니다. 무언가를 시도했고 무언가를 배웠다면 거기에 실패란 없습니다.”

그래서 디지털 파괴의 시대에 필요한 리더는 어떤 사람일까? 과거의 전투들을 되돌아보며 교훈을 얻고자 하는 사령관일까? 아니면 현재 일어나는 일들이 이전에 벌어졌던 일들과 전혀 다를 것이라 믿는 대담한 모험가일까? 정답은 양쪽 다 건강하게 결합한 리더다. 즉, 과거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개발한 핵심 역량을 갖고 있으면서도 필요에 따라 방향을 바꿀 만큼 생각이 민첩하고 디지털에 능통한 지도자를 말한다. 한마디로 우리에게는 ‘우리가 추구하는 변화 그 자체’인 리더가 필요하다.

번역 |김성아 dazzlingkim@gmail.com


필자소개
제럴드 C. 케인(Gerald C. Kane)은 보스턴칼리지(Boston College)의 정보시스템 담당 교수이자 에드먼드 H. 시어 주니어가 후원하는 동 대학 기업가정신센터(Edmund H. Shea Jr. Center for Entrepreneurship)의 책임자다. 안 누엔 필립스(Anh Nguyen Phillips)는 연구원이자 작가로서 딜로이트 통합리서치센터에서 디지털 변혁(digital transformation) 관련 연구를 지휘한다. 조너선 코플스키(Jonathan Copulsky)는 노스웨스턴대에서 마케팅을 가르치면서 켈로그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마케팅 과정의 프로그램 디렉터로 있다. 가스 앤드루스(Garth Andrus)는 딜로이트 디지털 DNA 솔루션스(Digital DNA Solutions)의 책임자이자 글로벌 리더다. 네 필자는 최근 출간된 『The Technology Fallacy: How People Are the Real Key to Digital Transformation』의 공동 저자로 본 기사는 관련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이 글에 의견이 있는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60309에 접속해 남겨 주시기 바란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89호 Boosting Creativity 2020년 1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