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DBR이 ‘리더십 고수’를 꿈꾸는 기업 중간관리자를 위해 ‘Leadership Espresso’ 코너를 연재합니다.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가 깊이 있는 인문학적 지식과 다양한 현장에서의 코칭 경험을 토대로 리더십 역량을 키워줄 짧지만 강력한 팁을 전합니다.
요즘 사회적으로 갑을 관계가 논란이 많이 되는 것은 관계의 격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가 커졌음을 보여준다. 관계의 격과 ‘존중’에 대한 욕구를 직장에선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을까? 존중하는 리더란 어떤 모습일까? 경영컨설턴트 폴 마르시아노의 책 에서는 ‘RESPECT’의 각 알파벳을 이용해 7가지 덕목을 제시한다.
‘RECOGNITION(인정)’이란 구성원의 기여에 대해 그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월급 받고 일하는 회사에서 맡은 일을 제대로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인정의 투자 대비 수익률은 100배에 달한다. 리더가 구성원을 인정하는 데 1분을 사용하면 그가 주도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시간은 100분이 증가한다. 메리케이화장품의 창립자인 메리 케이 애시(Mary Kay Ash)는 “사람들이 돈과 섹스보다 더 원하는 것이 두 가지 있는데, 바로 인정과 칭찬”이라고 말했다.
‘EMPOWERMENT(권한부여)’는 기회, 자원, 학습, 의사결정권을 제공함으로써 성과를 스스로 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구글 산소 프로젝트는 관리자의 잘못된 관리방식 중 특히 마이크로 매니징(micro managing)을 지목한다. 자신의 성과에 대한 불안을 달래려 리더는 구성원에게 끊임없이 지시하고 시시콜콜 따진다.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이 불안감을 일시적으로 해소시키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시콜콜 따지는 대신 신뢰를 배우고 정보를 공유하라. 꼭 알아야 할 것만 알려주고 있는 건 아닌가? 정보 공유만큼 존중을 보여주는 직접적 방법은 없다.
‘SUPPORTIVE FEEDBACK(지지적 피드백)’은 건설적이며 구체적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미명하에 정작 필요한 피드백을 못하고 우유부단할 때가 많다. 미루다 보면 감정이 쌓여 임계점이 넘는 순간 폭발한다. 침묵 아니면 폭발, 회피 아니면 공격 사이를 오가고 있지 않은가. 괜히 싫은 소리 해서 관계를 해칠까봐, 수용하지 않을 때 위신이 안 설까봐, 개선이 필요한 건 분명한데 어디를 어떻게 고쳐야 할지 제시하기 애매해서, 저항하면 설득시킬 자신이 없어서 등등 이유는 수만 가지이다. 그 때문에 리더가 필요한 피드백을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존중이 결여된 것이다. 2016년 <맥킨지 쿼털리>에 실린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리더십에 가장 효과적인 행동은 ‘지지(Be supportive)’였다.
‘PARTNERING(파트너십)’이란 구성원을 피고용인이 아닌 파트너로 대우하는 것으로, 모두가 함께 성공하지 못하면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다는 믿음이 강력히 공유될 때 형성된다. 동등한 혜택, 회사 재무정보 공유, 팀 전체의 의사결정, 서로 배울 수 있는 기회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EXPECTATION(기대)’의 공유는 신뢰나 피드백 행위의 근거가 된다. 리더와 구성원의 각기 다른 두 마음의 깊은 심연에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리더와 팔로어라는 입장 차이를 충분히 공유해 서로 다른 기대치를 수렴시키는 것이 존중이다.
‘CONSIDERATION(배려)’은 단순한 예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배려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구성원을 잘 알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별로 아는 것이 없으면 배려를 하려 해도 할 수가 없다. 일대일 코칭이나 자연스러운 평소 대화를 통해서 각 직원들의 업무와 커리어에 대한 정보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그럴수록 업무상 어려움을 솔직히 털어놓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TRUST(신뢰)’는 구성원의 역량, 태도, 성품, 의도에 대해 믿음을 갖는 것이다. 이렇게 구성원들에 대한 믿음을 가지면 이들은 리더가 자신을 올바르게 대할 것이라는 신뢰로 보답한다. 진실성, 약속 이행, 책임 있는 태도 등이 신뢰를 만든다. 우리가 간과하기 쉽지만 서로에 대한 앎과 친밀함도 신뢰를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존중에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존중 없이 폭발하거나 공격하는 것도 문제지만 존중을 남용해 침묵하거나 회피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우리는 스스로 존중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실제보다 후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존중 행위에 대해 인색하고 보수적인 시선이 필요하다. 솔직한 피드백을 들을 기회가 없는 리더라면 더욱더 그렇다.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
star@hanscoaching.com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는 서울대 및 동 대학원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헬싱키 경제경영대학(HSE)에서 경영학 석사를,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국제코치연맹(ICF) 인증 코치로서 대기업, 다국적기업 경영자 및 임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리더십 코칭을 벌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