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생각,팔로어의 관점…리더십의 요체는 소통이다

206호 (2016년 8월 lssue 1)

 

편집자주

DBR리더십 고수를 꿈꾸는 기업 중간관리자들을 위해 ‘Leadership Espresso’ 코너를 연재합니다.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가 깊이 있는 인문학적 지식과 다양한 현장에서의 코칭 경험을 토대로 리더십 역량을 키워줄 짧지만 강력한 팁을 전합니다.

 

중국 요리의 핵심은도공(刀工)’화공(火工)’이라는 말이 있다. 칼질을 어떻게 하느냐와 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음식의 맛이 결정되고 격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리더십의 요체는 무엇일까? ‘화공(話工)’이 아닐까. 조직의 인적, 물적 자원을 잘 버무려 멋진 요리로 탄생시키는 기술은 대화, 즉 소통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소통 행위는 리더의 업무적 역량과 관계적 역량이 발현되는종합편이자 주체, 객체, 맥락이 모두 잘 정렬될 때 만족스럽게 이뤄진다는 점에서 만만치 않은 과제다.

 

우선 소통을 어렵게 하는 뇌의 작용이 있다. 우리의 경험이 만들어준 이러저러한 판단은 이미 마음속에 터를 잡고 있어 자석처럼 이를 지지하는 정보를 빨아들인다. 성과 평가를 위한 팩트 개더링(fact gathering) , 구성원에 대한 기존 판단에 부합하는 정보는 크게 받아들여지고 반대되는 정보는 버려지는 식이다. 여기에는 자신의 신념을 보존하려는 우리 뇌의 편향성이 한몫한다. 처음 판단을 형성할 때 필요로 하는 정보보다 한번 내린 판단을 바꾸기 위해서는 훨씬 많은 정보와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우리 뇌는 신념을 바꾸는 이 고가(高價)의 작업을 기피하게 된다.

 

관계에서 발생하는 오류도 빈번하다. 리더십 360도 서베이 시 상사 자신이 주는 소통점수는 높은데 부하가 준 점수가 낮은 경우가 많다. 양측의 주장을 들어보면 나름 일리가 있다. 상사 본인은 자신이 만족스럽게 했던 사건을 기억하고, 부하는 상사의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더 기억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기억의 편중이다. 그뿐 아니다. 한 번 잘하고 한 번 못했을 경우, 합친다고제로는 아니다. 행위자에게는 플러스 점수로 남고 상대방에게는 마이너스로 남는다. 손실에 대해 느끼는 아픔이 똑같은 크기의 이익을 얻었을 때 느끼는 기쁨의 크기보다 큰 것이다.

 

이러한 비대칭성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관계에서 일어난 일을 해석할 때도 주는 입장이냐, 받는 입장이냐에 따라 계산법이 다르다. 나는 그 사람에게 잘해준 것, 못한 것 할 것 없이 총합으로 계산하고 있는데 상대는 그중 특정한 한 가지에 대해서 문제시한다. 한쪽에선그동안 잘해준 게 어딘데…”, 또 다른 쪽에선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라며 제각기 불만이다. () 단위로 기억하는 프로세스와 평균으로 계산하는 프로세스가 충돌하는 장면이다.

 

뭔가 시도했으나 잘 안됐을 때 개인들은 노력의 기특함, 의도의 선함을 이해받고 싶어 한다. 그러나 세상은 야박하게도 그 같은 의도까지 헤아려 줄만큼 관대하지 않다. 또 개인들도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관대하지 않을 때가 많다. 자기 행동과 타인 행동을 평가할 때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매우 신뢰하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은 내면의 의도로 이해하고 타인의 행동은 결과로 이해한다. 나를 이해하는 프로세스와 상대를 이해하는 프로세스가 다르다. 한마디로 이해하려는 마음은 적고 이해받으려는 마음은 큰 것이다.

 

기업이 얼마나 소비자의 생각을 잘 읽어내느냐가 마케팅의 관건이듯이 리더가 팔로어의 관점을 얼마나 쉽게 취할 수 있느냐가 소통의 출발점이다. 내 의도가 아닌, 그들에게 어떻게 수용되고 있는가를 살피는 것은눈치 봄의 차원을 넘어 다른 이의 관점을 알아차리는 조망력을 갖는 것이다. 그들의 관점을 다 받아들이자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관점까지도 책임지자는 뜻에서 공감능력이 필요하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지 못하는 것을 근심하라(不患人之不知己患不知人也).” (<논어> 학이편)

 

한숙기한스코칭 대표는 서울대 및 동대학원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헬싱키 경제경영대학 (HSE)에서 경영학 석사를, 서울과합종합대학원(aSSIST)에서 경영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국제코치연맹(ICF) 인증 코치로서 대기업, 다국적기업 경영자 및 임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리더십 코칭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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