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Management
편집자주
오랫동안 CEO들을 대상으로 심리클리닉 강좌와 상담을 진행해온 신경정신과 전문의 양창순 대인관계클리닉 원장이 리더들에게 필요한 마음경영 방법을 제시합니다. 많은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는 경영자들이야말로 ‘마음의 힘’이 중요합니다. 마음을 강하고 매력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통해 인생을 변하게 하는 마술 같은 힘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어느 기업의 임원이 상담을 청해왔다. 부하 직원들이 자기와 일하는 것이 힘들고 부담스럽다는 평가를 내렸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몹시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자기는 그동안 일도 매우 열심히 하고 인간관계에서도 처신을 잘해왔다고 믿었는데 그런 결과가 나오니 허탈하다는 것이었다. 자기가 얼마나 잘해줬는데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도 했다. 하지만 아무튼 부하직원들의 평가가 그렇게 나온 이상 자기한테도 문제가 있는 듯한데 정말 자신은 그게 뭔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의 요지였다.
심리검사 결과 그는 매사를 지나치게 세밀하고 꼼꼼하게 살피는 타입이었다. 따라서 그냥 넘어가도 될 작은 일에도 직원들을 몹시 나무라곤 했다. 심한 경우에는 ‘너 같은 게 내 밑에서 일한다니 한심하고 창피하다’는 식의 인신공격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이 점잖고 매너 있는 사람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런 모습이 직원들의 눈에 안 보일 리 없었고 당연히 부담스럽고 힘든 상사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상담과정에서 그가 가진 문제의 원인이 조금씩 나타났다. 어린 시절 그는 부모가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큰아버지 밑에서 성장했다. 그런데 큰아버지가 바로 지금의 그처럼 아주 사소한 일도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늘 필요 이상으로 야단을 맞으며 성장해야 했고 결국 자기도 모르게 큰아버지 같은 사람이 되고 말았다. 자신이 점잖고 매너 있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도 큰아버지와 똑같았다. 그러다 보니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이 보는 나 사이에 커다란 괴리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계속 사기를 당하는 사람의 사례도 흥미롭다. 그는 자기 직관에 대해 확신이 강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 직관을 믿고 투자하거나 사람을 고용했다. 그런데 번번이 문제가 생기곤 했다. 알고 보니 그도 성장과정에 원인이 있었다. 무능한 남편에 대한 실망감으로 아들에게 강한 남성상을 바란 어머니를 만족시키기 위해 그는 강한 남자 콤플렉스를 가지고 성장했다. 어른이 된 후에도 카리스마로 무장하고 사람들에게 군림하기를 좋아했다. 그러다 보니 앞에서 자기를 떠받들어 주면서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에게 약했다. 그런 식으로 거절하지 못해서 투자하거나 도움을 주면서 번번이 사기를 당하곤 했던 것이다.
어느 임원은 자기 상사만 보면 얼어붙곤 했다. 그러다가 자기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자 그는 마치 폭군처럼 군림했다. 역시 성장과정에서 지나치게 엄격한 아버지로 인해 한번도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한 것이 문제의 원인임이 밝혀졌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모시기 어려운 상사를 자신의 아버지와 동일시해서 그 앞에만 가면 뻣뻣하게 몸이 굳곤 했다. 그러다가 자신이 그 자리에 오르자 아버지처럼 모두에게 엄격하고 가차 없는 존재가 되고 말았다.
매 순간 자기 마음을 주목하라
원인 없는 결과는 없으며 대부분의 경우 그 원인은 무의식적인 것이라고 주장한 사람은 프로이트다. 그는 그것을 정신적 결정론(psychic determinism)이라고 했다. 즉, 정신적 현상은 언제나 그전에 일어난 것과 연관되며 불연속성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서 예를 든 세 사람의 모습이 그것을 잘 보여준다. 그들이 현재 겪고 있는 문제의 원인이 다 어린 시절의 경험과 연결돼 있었던 것이다.
프로이트의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모든 행동에는 의미가 있으며 대개 그 의미는 무의식적인 것이라 자기 자신조차 잘 알 수 없다. 따라서 ‘항상 깨어 있으라’고 한 성경 말씀처럼 우리는 매 순간 자기 마음을 주목하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자기를 살필 수 있는 사람이 남도 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를 억압하고 회피하고 들여다보지 않는 사람은 상대방의 마음도 모를 수밖에 없다.
크든 작든 한 조직의 리더로서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이나 상대방의 일에 대해서 면밀히 살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특히 세상과 삶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 나 자신을 아는 것은 인생을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나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도 첫걸음인 셈이다.
누구나 리더가 되면 자신에게 올바른 소리를 해 줄 사람이 줄어들 것을 각오해야 한다. 따라서 그때부터는 스스로 성찰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지게 마련이다. 만약 그런 자기 성찰이 따라주지 않거나 처음부터 자신의 진짜 모습을 모르는 사람이 성공해서 리더가 되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자칫 자만심에 사로잡혀 자신의 현재 자리가 바로 자기라는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그런 경우 자만심으로만 세상을 살아가기 때문에 자칫 인간관계나 일에서 실수가 일어나기 마련이다. 또한 현재의 위치나 업적이 자신의 전체인 양 생각하다가 그중 하나를 잃어버리면 세상을 모두 잃은 것처럼 좌절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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