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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올슨 “최고의 가설은 어떤 보편적인 믿음도 틀렸다는 것이다” 外

조선경 | 80호 (2011년 5월 Issue 1)


켄 올슨
최고의 가설은 어떤 보편적인 믿음도 틀렸다는 것이다

오늘의 정의는 내일의 부정,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유연한 정신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하버드비즈니스스쿨(HBS)에서 교육시키는 내용이다. 이 이야기를 뼈아프게 들었을 법한 경영자 한 명이 얼마 전 세상을 떠났다. 그는 컴퓨터 산업의 개척자로 불렸던 DEC(Digital Equipment Corporation)의 창업자 켄 올슨이다. DEC는 한때 IBM도 경쟁자로 여길 만큼 성장했으나 지금은 이름조차 사라지고 없다. 켄 올슨은 DEC를 세계 2위 컴퓨터 제조업체로 성장시켰던 주역이었지만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에 도취돼 시대 변화를 무시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그는 가정용 PC의 등장에 대해 가정에서 왜 컴퓨터가 필요한지 의아해했다.

DEC는 높은 기술력에 기반한 성능 좋은 중형 컴퓨터 제품으로 기업 고객들 사이에서 명성이 높았다. 그러나 컴퓨터 수요가 기업에서 개인으로 이동하는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 이는 경영자의 잘못된 판단과 더불어 기술 자부심이 대단했던 엔지니어들의 저항 때문이었다. 이들은 성능이 뛰어난 중형 컴퓨터 기술보다 더 낮은 기술이 적용되는 개인용 PC를 개발해 달라는 상품 기획 부서의 요구를 자존심 상하는 일로 여겼다.

DEC의 사례는 자기과신의 함정이 얼마나 위험한지 돌아보게 한다. 획기적 기술 개발이나 개선을 위해서는 자기부정이 선행돼야 한다. 신기술을 탐구하면서도 어제까지 이룩한 기술의 성과에서부터 시작하려는 엔지니어들이 있다. 시장의 요구는 엉뚱하게 흘러갈 수 있고 경쟁자가 새로운 마켓을 창조해서 시장 자체를 바꿔 놓을 수 있는데도 말이다.

최고의 가설은 어떤 보편적인 믿음도 틀렸다는 것이라는 켄 올슨의 한마디는 그런 의미에서 곱씹어볼 가치가 있다. 창조적 리더가 되고자 한다면 기존 생각과 방식에 도전적 의문을 던지는 데 솔선수범해야 한다. 그리고 나머지 조직 구성원도 리더의 모범을 따라 창조적 파괴의 습관을 갖도록 독려해야 할 것이다.

프레드릭 스미스 종업원이 먼저이고 고객은 그 다음이다

일류 기업은 고객만족을 최우선하고 초일류기업은 직원 만족을 최우선한다는 말이 있다. 행복한 직원이 조직 성과에 더 크게 기여한다는 증거는 많다. 글로벌 특송회사 페덱스는 직원이 만족해야 고객서비스가 좋아지고 고객 만족은 수익 창출로 연결된다는 경영 철학을 가진 곳이다. 이 회사의 창업자 프레드릭 스미스는 고객보다 직원이 먼저라는 직원 제일주의를 주장한다.

페덱스는 택배 회사의 주요 구성원인 현장 배송 직원이 존중 받는 문화가 잘 조성돼 있다. 현장 직원에게 당신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기억해 달라고 강조하면서도 정작 관리자는 비 현장 출신으로 구성하는 회사들과 달리 페덱스는 관리자의 90% 이상이 현장 직원 출신이다. 현 사장인 마이클 더커도 고졸의 현장 직원 출신이다. 직원 만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회사는 많지만 대부분 복리후생 차원으로 접근하는 데 반해 스미스 회장은 인사제도적 측면까지 직원만족을 고려한 경영자다. 직원이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든 커리어에 제한을 두지 않고 공평하게 성장의 기회를 열어줬다. 또 열심히 하는 직원에게는 자기계발을 위한 교육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현 사장도 회사의 지원으로 대학원까지 마치고 전문 경영인이 됐다. 허울좋은 구호가 아니라 실질적인 경력 개발의 기회를 얻도록 도와주니 직원 만족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경영자 중에는 교육비 투자를 결정할 때 투자수익률(ROI)을 먼저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 교육 투자를 해도 단기적 성과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할 뿐 아니라 기껏 교육 시켜 놓으면 더 좋은 기회를 찾아 떠나버리기 때문에 교육에 투자하기가 어렵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 그렇다면 비용 효율을 위해 아무런 교육 투자를 하지 않았을 때의 수익률을 먼저 계산해 보길 권한다. 아울러 아무런 교육 훈련을 받지 않은 직원이 끝까지 조직에 남아 있는 모습 또한 상상해 보길 바란다.

필자는 국제 비즈니스코치와 마스터코치 자격을 갖고 있으며, 2002년 국내 최초로 임원 코칭을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600명이 넘는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을 코칭했다. 현재 딜로이트컨설팅에서 리더십코칭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조선경 딜로이트컨설팅 리더십코칭센터장 sunkcho@deloit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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