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갤빈 “아버지는 나를 신뢰라는 엄격한 규율로 키웠다”
로버트 갤빈은 모토로라의 창업 2세지만 아버지의 업적을 답습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도전적 투자를 통해 회사를 비약적으로 성장시켰다. 창업자의 성과가 2, 3세대까지 계승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로버트 갤빈이 안정적으로 경영 승계를 이룬 비결은 무엇일까. 그가 경영자로서 감내해야 할 도전 과정에서 보여준 리더로서의 자질은 그의 아버지의 양육방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아버지가 자신을 신뢰라는 엄격한 규율로 키웠다고 말했다. 언제나 자신을 신뢰했기 때문에 그 신뢰에 보답하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진정한 신뢰가 어떻게 책임감을 키워내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관리자의 위치에 있다면 자기 자신을 한번 되돌아보자.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하면 직원들이 책임을 다하지 않을까 걱정하진 않았는지. 휴일 특근자가 회사에 나와서 놀고 있지는 않을까 신경이 쓰여 사무실에 나와 직접 눈으로 보지는 않았는지. 이런 관리자의 수고는 직원에게 무책임이란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주는 셈이다. 시시콜콜 간섭하고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감시하면 모든 게 잘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뜻대로 잘 되지 않아 불만스러워질 때가 많다. 통제하고 관리하는 행동을 열심히 할수록 자발적 책임감은 줄어들고 감시를 잘 피하는 요령만 터득하는 부하직원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또 윗사람이 자신을 믿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의 믿음을 저버린 행동에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
리더십 연구자인 워렌 베니스는 가끔 속임을 당하거나 실망할 위험이 따르더라도 신뢰를 듬뿍 보내는 것이 믿지 못하는 것보다 지혜로운 선택이라고 말한다. 윗사람으로부터 신뢰를 받으면 스스로 관리하려는 욕구가 생기게 마련이다. ‘믿을 만한 행동을 한다면 신뢰하겠다’가 아니라 먼저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여줌으로써 무거운 책임감으로 스스로를 엄격히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앤서니 라빈스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말이 운명을 결정 짓는다”
국내 한 대기업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직급 구분없이 서로 ‘OO님’이라고 부르도록 했다. 수평적 조직 문화 조성을 위한 방안이었다. 일부에서는 과연 직함을 빼고 이름을 부른다고 개방적인 조직이 되겠냐고 의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자 실제 서로 편하게 대화하고 눈치 보는 일이 줄어들었다는 내부 직원들의 이야기가 들려왔다.
호칭 하나만 바꿔도 관계의 성질이 바뀌는 것은 쉽게 경험할 수 있다. ‘00야’ 할 때와 ‘00님’ 할 때 대화의 자세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미국의 어느 트럭 운송회사가 배송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개선 대책의 하나로 트럭 ‘운전사’ 대신에 ‘장인(마스터)’이라는 호칭으로 변경한 적이 있다. 호칭을 변경하고 한 달도 되지 않아 56%에 달하던 배송 관련 실수가 10%로 줄어들었다.
자기 경영의 최고 조언자인 앤서니 라빈스는 말을 바꿈으로써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라빈스 자신도 외모나 학력 등 모든 면에서 보잘것없는 사람이란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지만 말을 바꾸면서 일생일대의 전환을 이뤄냈다. 그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저술가이자 변화 심리학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말, 즉 감정을 묘사하기 위해 빈번히 사용하는 말들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생각하는 방식, 느끼는 방식, 심지어는 살아가는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습관적으로 부정적 언어를 자주 사용했다면 이를 긍정적 표현으로 대체해서 사용해보자. 말과 함께 감정이 변화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남에 대해 ‘정말 못마땅해’라는 생각이 들면 그 생각 이면의 기대인 ‘더 잘하길 기대해’라는 긍정적 의도로 바꿔보려고 노력해보자. 일단 감정이 변화되면 행동도 긍정적으로 바뀐다. 그러기 위해선 안된 것,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대신에 원하는 것, 기대하는 것을 중심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습관적으로 하는 긍정적인 모든 말들은 씨앗이 되어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다.
조선경 딜로이트컨설팅 리더십코칭센터장 sunkcho@deloitte.com
필자는 국제 비즈니스코치와 마스터코치 자격을 갖고 있으며, 2002년 국내 최초로 임원 코칭을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600명이 넘는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을 코칭했다. 현재 딜로이트컨설팅에서 리더십코칭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