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의 리더십 스타일은 통제와 유연함, 강한 비전과 무계획적 민첩성, 세부 관여와 수평적 정보 공유를 동시에 결합하는 ‘역설적 리더십’을 보여준다. 그는 약 60명의 직속 보고 라인을 깊게 관리하고 마이크로 매니징을 하면서도 이 직보 라인과의 소통 내용은 전사적으로 공유한다. 또한 강력하고 장기적인 비전을 표방하지만 회사는 무계획적으로 경영하면서 지속적 조정과 민첩한 대응을 중시한다. 아울러 젠슨 황 리더십의 또 다른 핵심은 고통과 취약성을 조직문화와 신뢰의 자원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그는 자신의 이민자 경험, 실패, 경쟁자에 대한 두려움 등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며 긴장과 몰입을 구성원들과 공유한다. 물론 이런 방식은 강력한 실행력을 만들 수 있는 반면 번아웃·과부하·리더 개인에 대한 의존이라는 위험도 동반할 수 있다. 따라서 젠슨 황을 벤치마킹하려면 그의 카리스마만 모방할 것이 아니라 그 리더십이 작동한 산업적 맥락, 보상 구조, 책임과 책무의 균형까지 함께 봐야 한다.
편집자주 | 리더십, ESG 전문가로서 『리더의 태도』 등을 저술한 문성후 문리드랩 대표가 글로벌 리더들의 리더십 스타일과 경영 철학을 분석하는 연재 코너 ‘The Global CEO Mindset’을 시작합니다. AI 시대,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오히려 더 중요해질 리더의 역할과 통찰을 재조명합니다.
요즘 어디를 가나 AI(인공지능) 이야기뿐이다. 경영의 언어 역시 기술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놀라운 기술의 방향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주체는 여전히 인간이다. ‘HITL(Human in the Loop)’이란 AI가 모든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해 결과를 검증하고 방향을 조정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즉 기술은 실행을 담당하지만 판단과 책임은 인간이 맡는다는 전제다. 역사적으로도 모든 거대한 기술 전환 뒤에는 반작용과 조정의 시간이 뒤따랐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인간이 있었다.
AI 시대, 기술이 아니라 리더에게 ‘재집중’할 때다
많은 리더가 AI 리터러시를 함양하며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결국 다시 인간에게 재집중하는 시간이 올 것이다. 기술이 정점에 다다를수록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시선은 다시 인간을 향한다. 기술은 도구일 뿐 그 도구를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킬 것인지는 인간의 태도와 철학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모든 새로운 물건이 처음 세상에 나올 땐 성능에 목숨을 건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기술이 평준화가 되고 나면 그다음에는 인간과 기계의 친화성에 초점을 맞춘다. 자동차도 처음 나왔을 때는 기능이 중요했다. 남보다 얼마나 빠른지, 얼마나 힘이 센지가 혁신의 척도였다. 그러다가 점차 얼마나 운전하기 편리한가, 사고로부터 안전한가, 승차감과 하차감 모두 만족하는가, 디자인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등 ‘인간 지향적(human-oriented)’ 요소를 갖춘 모빌리티로 발전했다.
인간이 제자리에 존재할 때 AI도 존재의 이유를 가진다. 그래서 인간이 AI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AI가 인간에게 맞춰가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예전과 다른 점이라면 속도가 빨라졌을 뿐이다. AI가 가져올 격변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 인간에게도 서서히 재집중하자’는 얘기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 초기, 인간은 기술에 스스로를 맞추려고 노력한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평행 지능’을 갖추게 되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속도를 조절하고 용도를 채택한다. 앞으로 AI 시대의 경쟁력 역시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습득하느냐가 아니라 기술이 섬기게 될 인간 자신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는지에 달려 있다. 리더에게 지금 AI 리터러시만큼이나 필요한 것은 사람을 읽는 ‘휴먼 리터러시(human literacy)’다. 지금 AI 전문가들이 AI로 인한 ‘인지적 외주화(cognitive offloading)’를 경계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인지적 외주화’란 인간이 인지적 부담을 외부 도구에 넘기는 행위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의 인재상을 AI가 결정하게 맡긴 뒤 AI가 알려준 대로 채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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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후shmoon1472@naver.com
문리드랩 대표
문성후 문리드랩 대표는 금융감독원, 녹십자, 두산그룹, 포스코, 현대차그룹, STX그룹, 세아그룹에서 임원 8년 포함, 24년간의 직장생활 후 1인 기업가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뉴욕주 변호사이기도 하다. 전략기획담당 임원, CSR보고서 발간, 준법지원인 등으로 기업 현장에서 ESG 경영을 실행했다. 연세대 법과대학 및 본 대학원(법학석사), 미국 보스톤대 MBA, 미국 조지타운대 LL.M.을 졸업했고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