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위기는 잘되던 사업이 어려워지는 게 아니라 그걸 대체할 새로운 사업이 나오지 않을 때 온다. 온라인 경매 플랫폼 옥션의 창업자이자 국내 인터넷 사업 분야의 ‘대부’로 불리는 이금룡 도전과나눔 이사장이 스타트업의 성장 지원에 매진하는 이유다. 선배 창업가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신생 스타트업에 기업가정신을 전수하고 유망한 이들에겐 투자도 연결한다. 부족한 경영 능력을 채워주기 위해 다양한 멘토링과 교육도 지원한다. 그는 좋은 창업자는 이타적인 마음, 그리고 세상을 바꾸겠다는 확고한 미션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덕목을 바탕으로 성공 이후 새로운 도전을 계속 이어가는 ‘연쇄 창업가’가 쏟아져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기업가정신은 리스크 위에서 탄생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안정적인 환경을 경험한 지금의 재벌 3, 4세들에게서 창업회장의 기업가정신을 찾아보기 어려운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문제는 앞으로다. 위기는 기존의 산업이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이 나타나지 않을 때 온다. 기업가정신을 가진 신진 세력이 나오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 답은 스타트업이다. 끊임없이 도전을 이어갈 신진 세력에게 기성세대가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줘야 한다.”
국내 인터넷 사업 분야의 ‘대부’로 불리는 이금룡 도전과나눔 이사장(72)이 스타트업 창업가들의 지원 사격에 ‘올인’한 이유다.
이 이사장은 삼성물산 인터넷 사업부장(이사)을 거쳐 온라인 경매 플랫폼 옥션을 창업한 국내 벤처·스타트업 업계의 선구자다. 인터넷 지불결제 업체인 이니시스 CEO 등을 맡아 혁신 산업을 주도했고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초대 회장 등을 지냈으며 온라인 산업계의 초석을 닦았다.
혁신적인 기업가였던 그는 이제 사단법인 도전과나눔11도전과나눔은 2013년 ‘창조와혁신’이란 이름으로 출발했다.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등 대기업 출신 임원들이 주축이 돼 창설했다. 영세한 벤처기업에 성공 노하우를 전수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2017년 4월 이 이사장의 취임 이후, 그해 8월 도전과나눔으로 이름표를 바꿔 달았다.
닫기의 이사장으로서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도전과나눔이란 이름은 혁신 생태계 안에서 청년기업가의 ‘도전’을 선배 기업인의 ‘나눔’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그 취지에 걸맞게 핵심 사업은 2018년부터 시작한 ‘기업가정신 포럼’이다. 매달 넷째 주 수요일, 두 명의 연사를 초청해 기업가정신에 대한 조찬 강연을 진행한다. 첫 연사로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전 의장이 나선 이래 120여 명의 기업인이 후배들에게 생생한 경험과 통찰을 전수했다. 80여 명으로 출발했던 참여자 수도 꾸준히 늘어 이제는 450여 명이 됐다. 이 이사장은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신혜성 와디즈 대표 등 후배 창업가들이 좇고 싶은 선배들이 꾸준하게 연단에 서서 멘토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며 “미국 실리콘밸리의 모토이기도 한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 받은 만큼 돌려줘라)’를 실현하는 핵심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