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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ounting

CEO의 과신 성향, 기업에 치명적 손실 남길 수도

김진욱 | 328호 (2021년 09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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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CEO Overconfidence and the Timeliness of Goodwill Impairments” (2021) by Byung Hun Chung and Paul Hribar in The Accounting Review, 96(3): pp. 221-259.


무엇을, 왜 연구했나?

인수합병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이 내적 성장의 한계를 넘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선택하는 전략적 수단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수합병 시장의 규모는 4조 달러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수합병이 활성화됨에 따라 기업 영업권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영업권은 우수한 경영진, 유리한 입지 조건, 브랜드 인지도 등과 같이 기업이 초과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무형자산이다. 그런데 회계 기준은 기업이 내부적으로 창출한 영업권을 자산으로 인식하는 것을 금지하며, 인수합병 과정을 통해서만 인식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영업권은 개별적으로 식별해 별도로 인식할 수는 없으나 사업 결합에서 획득한 자산에서 발생하는 미래 경제적 효익을 나타내는 무형자산이다.

인수합병이 활성화됨에 따라 영업권은 기업의 재무상태표에서 더욱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다. 일례로 미국 기업이 2017년 한 해 동안 새롭게 인식한 영업권의 가치는 3190억 달러에 이른다. 영업권의 가치는 인수기업이 지급한 이전 대가가 피인수기업으로부터 취득 인수한 순자산의 공정 가치를 초과할 경우 해당 초과액으로 인식된다. 그런데 인수합병 이후 피인수기업이 당초 인수 당시 시점보다 실적을 내지 못하거나 시장이 기업에 불리한 방향으로 급격하게 변하면 영업권의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회계 기준은 영업권에 대해 매년 손상검사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는데 영업권의 실제 가치(회수 가능액)가 장부 금액보다 낮게 되면 그 차액만큼 손상차손을 인식해야 한다.

난양공과대와 아이오와대의 공동 연구팀은 경영진의 주관과 판단이 영업권 손상에 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 주목했다. 가격을 결정하는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영업권의 회수 가능액은 자산평가 모형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여기에는 미래 현금흐름, 할인율, 이익 등에 대한 CEO의 주관적인 판단이 수반된다. 즉 영업권의 회수 가능액을 추정하는 과정에서 CEO는 자산평가 기법을 선택하고 이에 필요한 가정들(미래 현금흐름 및 할인율)을 결정할 수 있는 재량을 가진다.

연구팀은 특히 경영자의 자기과신 성향(overconfidence)이 영업권 손상에 관한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심리학 연구들은 개인의 과신 성향이 여러 가지 인지 오류와 관련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첫 번째 인지 오류는 통제 착각(illusion of control)이다. 이는 긍정적인 결과가 일어날 확률을 보다 높게 봄으로써 우연에 의한 결과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을 뜻한다. 두 번째는 평균 이상 오류(better-than-average effect)다. 자기 능력이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며 미래에 대해 비현실적으로 낙관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세 번째, 자기 귀인(self-attribution)은 성공이 본인 능력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실패를 외부 탓으로 돌리는 성향을 뜻한다. 이 같은 인지 오류들은 자기 과신의 원인으로 작용하는데 과신 성향을 가진 개인은 자기 행동의 결과를 실제보다 낙관적으로 예측하고 과대평가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그렇다면 앞서 설명한 영업권의 회수 가능액을 추정하는 과정에서도 자기 과신 성향의 CEO는 미래 현금흐름과 내부 수익률을 추정함에 있어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예측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과신 성향의 CEO들이 영업권 손상을 인식하는 빈도가 낮을 뿐 아니라 적시에 영업권 손상을 인식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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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12년의 기간 동안 S&P 1500 기업을 표본으로 삼았다. CEO의 과신 성향은 스톡옵션을 활용해 측정했다. 과신 성향의 CEO는 스톡옵션의 행사일이 다가오더라도 미래 성과에 대해 낙관적인 기대로 스톡옵션의 행사를 연기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연구팀은 만기가 1년 이내이며 내재 가치비율1 이 40% 이상인 행사 가능한 스톡옵션을 실현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CEO들을 ‘과신 성향 CEO’로 분류했다. 표본에 포함된 1791명의 CEO 중 361명(20.2%)이 과신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본의 36.6%에 해당하는 기업들은 해당 기간에 영업권 손상을 인식한 경험이 있으며 평균적인 영업권 손상의 규모는 3430억 달러였다. 이는 총자산의 6.7%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영업권 손상이 기업의 자산을 심각하게 감소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뿐만 아니라 경제적 규모를 고려할 때 CEO가 영업권 손상에 대한 의사결정에 직접 관여할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보여준다.

가설에 대한 실증 분석 결과, 과신 성향 CEO들이 다른 경영자들에 비해 영업권 손상을 인식하는 빈도가 29%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과신 성향 CEO의 경우 영업권의 경제적 손상이 발생한 후 회계적으로 영업권 손상을 인식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신 성향 CEO들이 영업권의 회수 가능액을 추정함에 있어 지나치게 낙관적인 예측을 적용해 적시에 영업권 손상을 인식하지 않을 것이라는 연구팀의 주장과 일치하는 결과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영업권 손상의 인식은 기업에 큰 규모의 손실을 안길 뿐 아니라 경영자의 명성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남길 수 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수합병으로 인식된 영업권이 대규모로 손상됐다는 것은 CEO가 주도한 인수합병 자체가 좋지 않은 의사결정이었다는 방증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 결과는 비현실적으로 낙관적인 미래를 기대하는 과신 성향 CEO가 무리한 인수합병을 추진할 가능성도 높지만 인수합병 후에도 적시에 영업권 손상을 인식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는 기업에 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영업권의 실질적인 손상 등과 같은 나쁜 소식이 기업 내부에 누적되다가 일시에 시장에 전달되면 주가 폭락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의 훼손으로 귀결될 수 있다.

그렇다면 기업이 과신 성향 CEO가 야기하는 정보 비대칭 문제를 어떻게 사전에 견제할 수 있을까? 바로 회계/재무 전문가에 의한 감시감독이다. 연구팀의 추가 분석에 따르면 이사회 구성원 중 회계/재무 전문가의 비율이 증가할수록 과신 성향 CEO가 영업권 손상 인식을 지연하는 시간이 줄어든다고 한다. 기업의 재무 상황과 재무제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경영진의 공격적인 재무 보고를 견제하는 회계 전문성을 가진 이사회 구성원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jinkim@konkuk.ac.kr
필자는 건국대와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영학과 회계학을 전공하고, 코넬대에서 통계학 석사, 오리건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럿거스(Rutgers)대 경영대 교수와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를 역임했으며, 2013년부터 건국대 경영대학에서 회계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세무회계학회 부회장, 세무회계연구 편집위원장, 금융감독원 재무공시 선진화 TF 위원, 국가회계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회계감사 및 조세 회피이다.
  • 김진욱 김진욱 | - (현) 건국대 경영대학 교수
    - (현)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
    - Rutgers University 경영대학 교수
    jinkim@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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