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훔친 사람들 外

230호 (2017년 8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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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네바다주에 펼쳐져 있는 사막. 허허벌판인 조용한 이 사막이 8월 마지막 주 일주일간 축제의 장으로 바뀐다. ‘버닝맨’ 축제로 불리는 이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잠시나마 일탈을 즐긴다. 마약도, 자유로운 만남도 허용된다. 그야말로 광란의 파티다. 오죽하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 딸들이 버닝맨 축제를 가는 건 허락할 수 없다”고 말했을까.

하지만 버닝맨 축제에 참여하는 인사들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버닝맨 축제를 가보지 않은 사람은 실리콘밸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극찬했다. 에릭 슈밋이 구글 CEO로 낙점될 수 있었던 배경에도 버닝맨 축제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실리콘밸리에서 버닝맨 축제를 높이 사는 이유는 축제의 경험이 선사하는 ‘몰입의 기술’ 덕분이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장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한계를 잊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용기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슈밋 CEO는 유연한 사고를 바탕으로 구글의 창의성을 장려하는 CEO로 거듭났다.

저자 중 한 명인 스티븐 코틀러도 ‘몰입의 기술’을 강조한다. 코틀러는 ‘자아를 잊고 무아지경 상태에 빠져드는 상태’를 ‘엑스타시스(ecstasis, 그리스어로 자신을 넘어서는 것)’라고 명명했다. 고정관념과 사회적 통념에서 벗어난 사고를 통해 새로운 방법과 방식을 제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틀러는 수많은 혁신가들이 ‘자아도취’의 상태에 이르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사용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요가와 같은 명상, 각성 효과를 주는 커피는 물론 향정신성 마약류도 포함된다.

엑스타시스의 상태에 도달하게 되면 자신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스스로에 대한 사회의 평가에서 자유로워지는 순간 자신이 지향하는 목표를 향해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각성 상태의 중요성을 아는 여러 혁신가들은 엑스타시스의 상태에 도달하기 위한 심리적, 의학적, 기술적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공부 잘하는 약, 뉴로피드백 기술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전기자극으로 뇌파를 자극해 긍정적인 뇌파를 강화하는 뉴로피드백 기술을 실험 참가자들에게 적용하자 6개월이 걸리는 어학 공부를 몇 주 내에 마치기도 했다. 경영진도 이 같은 최고 몰입 상태에서 500% 더 높은 생산성을 발휘했다.

세상의 변화는 급속도로 빨라졌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의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창의적인 사고와 해법은 중요해졌다. 그만큼 몰입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하지만 몰입에 대한 맹신은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혁신을 위한 수단이자 도구일 뿐 몰입의 상태에 삶의 주도권을 빼앗기면 안 된다는 것이다. 몰입 상태의 장점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균형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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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이 성공해 인수합병(M&A)이 성사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3%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실패한다. 1조 원 이상이 되는 유니콘 기업이 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위험한 일로 치부할 필요는 없다. 변화무쌍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묵묵히 살아남을 수 있는 ‘바퀴벌레’와 같은 스타트업은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투자회사, 스타트업 등 다양한 경력을 거쳐 구글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구글캠퍼스 서울을 이끌고 있는 저자는 스타트업을 위한 친절한 실무 지침서를 정리해 내놨다. 사전 준비 단계에서부터 시장에서의 경쟁까지 창업가가 갖춰야 할 덕목을 세세하게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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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피자, 종근당 등 연일 오너의 ‘갑질’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리더십은 기업의 명운을 가릴 만큼 중요하다. 리더가 되는 법을 트레이닝하는 온라인 스타트업 ‘리파운드(Refound)’를 운영하는 조너선 레이먼드는 권위를 내세우는 리더는 시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리더가 주도적으로 방향을 제시하고 세세하게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직원들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은 아끼지 않되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간과 여유를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레이먼드가 실제로 CEO로 재직하면서 겪었던 어려움과 고객들의 사례를 제시하면서 좋은 권위를 설명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리더가 스스로의 잘못을 되돌아보고 반성할 줄 아는 자세라고도 덧붙였다.



이미영 기자 mylee03@donga.com
동아비즈니스리뷰 334호 세계관의 세계 2021년 12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