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종말’(1995년), ‘소유의 종말’(2000년)의 저자 제러미 리프킨이 신작을 내놨다. 국내에 소개된 책 제목은 ‘공감의 시대’로 원제는 ‘The Empathic Civilization’이다. 제러미 리프킨은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경제,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광범위하게 연구해왔다.
그는 ‘공감의 시대’에서 적자생존과 부의 집중을 초래한 경제 패러다임이 끝나고 공감(empathy)이 인간을 이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경쟁의 문명에서 공감의 문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공감의 시대를 설명하기 위해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부터 시작한다. 이미 생물학과 인식과학 분야에서는 인간 본성에 관한 새로운 견해가 나타났다고 말한다.
“인간 본성에 대한 이 오랜 논쟁에 본격적으로 활기를 불어넣은 사건은 뜻밖에도 생물학에서 비롯됐다. 유전학에서 거울신경세포가 발견됨으로써 인간은 타인의 생각이나 행동을 개념적 추리를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적인 시뮬레이션을 통해 마치 자신의 것인 양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과학전문 기자들은 이 거울신경세포에 ‘공감 뉴런(empathy neuron)’이란 별칭을 붙였다. 공감 의식이 어떻게 가능한지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발견한 것이다.”
그는 우리가 이미 공감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도 다양한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 200만 명 이상을 상대로 한 갤럽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상사의 배려를 돈이나 그 밖의 혜택보다 더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많은 연구를 통해 직장 내 생산성은 정서적으로 동료에 대한 긍정적인 느낌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아메리칸 드림’이 가고 ‘유러피언 드림’이 떠오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아메리칸 드림이 개인의 자율성과 기회를 중시하고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물질적 이익을 강조했다면, ‘유러피언 드림’은 개인의 창의력과 경제적 기회를 소홀히 하지는 않지만 그에 못지않게 사회 전체의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 문제에도 같은 비중을 둔다.
“유러피언 드림은 한 개인이 자율적인 고립 상태에서 홀로 번창하는 게 아니라, 공유된 사회 공간에서 다른 사람과의 깊은 관계 속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는 세계인을 하나로 이어주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코스모폴리탄에 어울리는 시야를 갖게 해주는 도시화, 국제적 이주의 물결, 이중 국적의 증가, 유행처럼 번지는 세계 여행과 관광이 다양한 형태로 인류를 하나로 묶어준다고 말한다. 이러한 트렌드가 공감의 시대를 더욱 가속화한다는 분석이다.
그는 협동적이고 분산적이고 비위계적인 사회가 곧 공감사회라고 주장한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에너지 문제도 공감에서 해결점을 찾는다.
“이제 기업은 지속 가능한 효율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에너지 절약형 제품을 개발해나가야 한다. 21세기 공감의 시대에 등장하는 새로운 의식은 게임의 원리를 바꾸면서도 모든 생활 방식과 경제 기반을 바꿔 놓을 것이다.”
제러미 리프킨은 21세기는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게임에서 윈윈 전략으로, 폐쇄성에서 투명 경영으로, 이기적 경쟁에서 이타적 협업으로, 엘리트 에너지에서 재생 가능한 분산 에너지로, 석유 지정학을 둘러싼 패권주의에서 에너지 협력 관계로, 소유의 시대에서 접속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협업의 경제 체제에 동승한 개인, 기업, 나라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8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 부담스럽지만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얻고 싶다면 도전해볼 만하다.
유니클로의 창업자 야나이 다다시가 쓴 경영 보고서다. 그동안 제3자가 쓴 유니클로 이야기는 많았지만 야나이 다다시가 직접 저술한 책이 국내에 소개된 건 처음이다. 그는 작은 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곧바로 다음 목표를 향해 망설이지 않고 나가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눈앞의 신기루에 속아 과거의 작은 성과에 집착하는 한 진정한 성공은 이룰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책에는 성공 이야기만 실려 있지 않다. 다다시는 숱한 실패의 사례들을 가감없이 소개하며 그로 인해 얻은 교훈들을 이야기한다.
모바일 혁명은 사회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자들은 마케팅, 고객관리, 지점관리 등 일부 기능에 집중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만 그친다면 모바일 빅뱅 시대에 큰 흐름을 타고 넘는 전략이 아니라 조그만 파도에 몸을 싣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가치사슬 전체를 모바일 관점에서 재정의해 전사적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모바일 혁명 시대에 기업이 가져야 할 성공 법칙, 은행업에서 모바일 뱅킹이 미치는 영향과 전략, 유통업 및 소셜쇼핑의 변화 등이 소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