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형? 독재자형? 당신은 어떤 리더인가

5호 (2008년 3월 Issue 2)

<프로팀장의 조건>(The first time manager)에서는 관리자 유형은 역사적으로 독재적인 유형과 외교적 유형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언급했다. 최고의 자질을 갖춘 리더라면 두 유형을 적절히 결합해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진부한 독재적 관리 방식이 여전히 통용되고 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독재적 관리방식이 외교적인 것보다 우세한 이유는 우선 관리자들이 제대로 된 리더십 교육을 받지 못해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결국 부하를 잘 이해하지 못한 채 ‘상사’의 관점에서만 독단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또 외교적 관리자 밑에서는 업무 추진 시간이 더 길어지기 때문에 독재적인 유형이 현실에서는 선호된다. 외교적인 관리자는 직원들에게 수행해야 할 업무의 성격과 수행 이유를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결국 독재적인 관리자는 외교적인 관리자가 소심하다고 생각하고 외교적인 관리자는 독재적인 관리자가 폭군이라 생각하게 된다. 두 유형의 차이점은 독재적인 관리자는 항상 권한을 행사하는 반면 외교적 관리자는 권한을 신중하게 사용한다는 점이다. 독재적인 상사를 둔 직원은 상사를 ‘위해서’ 일한다고 생각하지만 외교적인 상사를 둔 직원은 상사와 ‘함께’ 일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팀장의 유형을 파악하고 심리를 연구해 보는 것이 왜 필요할까. 그것은 바로 팀장의 유형과 업무 스타일에 따라서 팀의 성과가 달라지고 이는 결국 인사고과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팀장심리프레임>에서는 미국에서 실시된 흥미로운 조사결과를 예로 들고 있다. 미국 직장인 185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인사고과의 공정성 여부에 대해 상사들은 93% 정도가 스스로 ‘공정하다’고 평가했지만 평가를 받는 부하직원들은 67%만이 이에 동의했다. 이 조사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은 단 1%의 상사들만이 인사고과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응답한 반면, 부하직원들은 14% 정도가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2006년 12월 LG경제연구원이 직장인 5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한민국 직장인 행복 지수’ 조사에서 직장인 4명중 1명은 ‘내 실력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렇게 응답한 사람들의 이직 의향은 무려 60%에 육박했다. 결국 어떤 팀장과 일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임직원과 팀, 그리고 회사의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한국형 팀장 분류법도 제시됐다. <팀장심리프레임>에서는 팀장을 6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각각의 인사고과 스타일을 분석하고 있다. ‘보스형’은 대표적인 자기 사람 챙기기 스타일로 지시를 잘 따르거나 내편이라고 생각되는 충성스러운 팀원들에게 의도적으로 좋은 평가를 준다. 나에게 충성을 바치면 평가나 승진은 책임져준다는 식이다. ‘인기 추구형’은 모든 사람에게 후하게 대하는 것이 특징이다. 인정 많고 따뜻한 팀장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 대부분 팀원들에게 실제보다 후한 점수를 준다. ‘눈치형’ 리더는 분위기부터 살핀다. 평가에 앞서 회사나 옆 부서의 분위기를 먼저 살피는 것. 이를 테면 회사 전체의 실적이 나쁘면 모든 팀원의 평가를 짜게 주는 식이다. ‘조정자형’은 전체 틀에 짜 맞추기식 인사고과를 하는데 미리 팀원들의 순위를 매겨 종합점수를 낸 뒤 나중에 항목별 점수를 꿰맞추는 경우다. 예를 들어 올해 승진 대상자를 1순위에 두고 지난해 승진한 사람은 성과에 상관없이 최하위에 둬 개별 항목의 점수를 조정하는 식이다. ‘감정 의존형’은 말 그대로 느낌 가는 대로 한다. 개인 선호도가 분명해 평소 자기 비위를 잘 맞추거나 호감 가는 외모를 가진 직원들에게 좋은 점수를 준다. 마지막으로 ‘갈등 회피형’은 좋은 것이 좋은 것이란 입장을 갖고 있다. 그래서 늘 조직 내 갈등이나 불협화음을 피하기 위해 개인 간 차등을 적게 두거나 볼멘소리를 하는 팀원들에게 후한 점수를 준다고 한다.
 
심리학 박사가 쓴 <팀장의 심리학>에서는 저돌적이고 강인하지만 때로 독선적인 타입인 사업가형 팀장, 다정하고 호탕하지만 때로 오지랖 넓은 타입인 ‘홍반장형’ 팀장, 신중하고 분석적이지만 때로 냉정한 타입인 연구자형 팀장, 온화하고 부드럽지만 때로 우유부단한 타입인 상담자형 팀장으로 나누어 팀장의 유형을 분류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각각의 책에서는 서로 다른 관점에서 팀장의 유형을 분류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심리학과 경영학의 경계가 중첩되면서 팀장의 리더십에 대한 분류표는 더욱 더 다양해지고 있다.
팀장의 심리와 관련한 좋은 솔루션은 <팀장심리학>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팀원의 마음에 다가가기 위해 감수성을 개발하고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팀장이라면 스스로 일을 잘하는 것보다 팀을 잘 이끄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 업무보다는 대인관계 능력이나 리더십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현실을 돌아보면 아직도 팀장을 ‘빨간펜’을 든 선생님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서는 팀장으로서 감수성을 키우기 위해 다섯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첫째, 자신을 스스로 파악하는 것이다.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마음부터 열어야 한다. 마음은 상호 작용하는 것인데 자신은 변화하지 않으면서 상대를 일방적으로 움직이려하는 것은 이기심에 불과하다. 둘째, 팀원과 신뢰를 갖고 호감을 줄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경청과 공감, 솔직함은 인간관계에서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건이다. 셋째, 신뢰감 있는 관계를 구축했다면 이를 기반으로 팀원에게 동기부여를 해주고 업무 능력도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넷째, 자기 자신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팀장이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면 팀원들과 계속 대립하게 되고, 긴장을 제때 해소하지 못해 조직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 다섯째, 다루기 어렵거나 익숙하지 않은 팀원을 만났을 때에도 이들을 잘 이끌어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여성 팀원을 다루는 데 익숙하지 않다고 해도 여성 팀원을 대하고 마음을 얻는 방식을 익혀야 한다. 또 조화를 이루기 어려운 팀원이 있다고 해서 팀장마저 그 팀원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문제해결 방법을 적극 찾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팀장심리 프레임>에서는 사람에 따라 동일한 현상이나 정보를 보더라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거나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사람이 정보를 인지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오류’라고 해서 ‘인지적 오류’라고 부른다. 인지적 오류는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의 성격, 성향이나 과거의 경험, 세상 혹은 사람에 대한 시각 등에 의해 결정된다. 팀장도 역시 인지적 오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팀의 성과를 높이고 회사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팀장 스스로 인지적 오류에 빠져있지 않은지 끊임없이 돌아보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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