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와 이류 가르는 습관의 힘

43호 (2009년 10월 Issue 2)

일류와 이류는 어떻게 다른가? 인터넷을 뒤져보니 다양한 답이 나왔다.
 
“힘들 때 우는 건 삼류다. 힘들 때 참는 건 이류다. 하지만 힘들 때 웃는 건 일류다.”
“명품을 만드는 나라가 일류이고, 짝퉁이나 만드는 나라는 이류이며, 짝퉁도 못 만드는 나라는 삼류다.”
“삼류 리더는 자기 능력을 사용하고, 이류 리더는 남의 힘을 사용하며, 일류 리더는 남의 지혜를 사용한다(한비자).”
“일류가 있으면 그것을 따라잡으려는 이류가 있고, 아무 상관도 안 하는 삼류가 있다.”
“일류는 두 번 다시 기회가 없다고 생각해 최선을 다하지만, 이류는 기회가 여러 번 있다고 생각해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어려움이 닥치면 삼류 인생은 하늘을 원망하고 운명을 탓한다. 이류 인생은 누군가와 무엇인가에 핑계를 둘러댄다. 일류 인생은 오히려 그 일에 대해 감사한다.”
 
어떻게 하면 일류가 될 수 있는가. 이 책에서는 2가지 기본과 2가지 습관이 눈에 띈다. 먼저 2가지 기본이란 ‘디테일의 힘’과 ‘주변 관리 능력’이다.
 
일류들은 대충 하거나 얼렁뚱땅 지나가지 않는다. 보통 사람들은 이런 면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한마디 한다. “뭘 저렇게까지 하나. 대강 하지. 저래서야 피곤해 어떻게 하나.” 하지만 모르는 소리다. 그렇게 디테일에 집착했기 때문에 인정받고 고수로 등극한 것이다.
 


주변 관리 능력에 대해 생각해보자. 성공은 갑자기 일어나는 기적이 아니라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다. 기본에 충실하고, 약속 시간을 잘 지키고, 남을 배려하고, 작은 것에 소홀히 하지 않으며, 꾸준히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이것이 주변 관리 능력이다. 이를 통해 주변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약속’과 ‘메모’의 습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일찍 도착해야 일을 그르치지 않는다
잘 모르는 상대를 파악하는 가장 간편한 방법은 바로 약속 시간을 체크하는 것이다. 제시간에 약속 장소에 나타나는지를 보면 상대방을 파악할 수 있다. 상대를 무시하는 최선의 방법은 늦게 나타나 상대를 기다리게 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시간을 절약한다는 핑계로 다른 사람의 시간을 빼앗는 절도범이다.
 
이 책에는 대림산업을 만든 이재준 전 대림그룹 명예회장의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약속 시간보다 15분 일찍 나가는 것을 철칙으로 하고 있네. 그 이유는 첫째 일찍 나가면 서두르지 않아도 되니 여유 있는 마음을 유지할 수 있고, 둘째 미리 나가 있으면 상대의 호감을 살 수 있으며, 셋째 서두르면 택시를 타야 하지만 일찍 나가면 전철이나 버스를 탈 수 있으니 경제적으로도 좋고….”
 
성공한 사람들은 이처럼 남다른 철학을 가진 사례가 많다. 그중 공통적인 것이 약속에 대한 병적인 집착이라고 한다. 아시아 최고의 갑부 리자청(李嘉誠) 역시 그러하다. 그는 손목시계를 항상 10분 앞당겨놓는다고 한다. ‘일찍 도착해야 일을 그르치지 않는다’는 철칙 때문이다.
 
 
천재들의 공통점, 메모의 습관
일류로 가는 두 번째 습관은 메모다. 역사상 천재로 불렸던 인물 300명의 일상 습관을 조사한 캐서린 콕은 그들의 공통점을 찾아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성격을 조사했지만 유의미한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일하는 방식에도 공통점이 없었다. 그러다 마침내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종이에 기록하는 습관을 갖고 있었다.
 
잭 웰치 전 GE 회장은 메모를 잘하는 사람이다. 특히 그는 냅킨에 메모를 자주 했다. GE 구조조정의 첫 신호인 ‘1등과 2등이 될 수 없는 사업은 포기 또는 매각한다’는 방침도 처음 냅킨에 적었다고 한다.
 
베토벤 역시 잭 웰치 못지않게 열심히 메모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악상이 떠오르면 어디에나 메모를 했다. 이상한 건 그 메모를 다시는 꺼내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궁금해진 친구가 왜 악상을 적고는 다시 보지 않느냐고 묻자 베토벤은 이렇게 답했다. “메모를 하다 보면 외워지지. 다시 꺼내볼 필요성을 못 느끼거든.”
 
메모로 인해 마음의 평화를 얻는 위인도 있었다. 천재 과학자 아이슈타인이다. 그는 사소한 일은 거의 기억하지 못했다. 집 전화번호를 전화번호부에서 찾거나 비서에게 물어보곤 했다. 답답하게 여긴 사람들이 왜 전화번호를 외우지 못하느냐고 묻자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집 전화번호 같은 건 잘 기억하지 않습니다. 적어두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걸 뭐 하러 기억합니까?” 엉뚱한 천재다운 답변이다.
 
메모광은 한국에도 있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립자다. 그는 사업에 관한 내용, 떠오른 구상이나 전문가의 조언, 해야 할 일 등을 언제나 메모로 정리했다. 제일모직 설립 때부터 시작됐다는 메모 습관은 아침 6시에 일어나 목욕을 하고서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이었다.
 
메모를 하면 잊어도 좋다. 그러면 마음의 평화가 오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무딘 연필이 총명한 머리보다 낫다 하지 않는가? 아무리 총명한 사람도 꼼꼼히 기록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했다. “뛰어남이란 행위가 아니라 습관이다. 우리가 반복적으로 행하는 게 바로 우리 자신이 된다.”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략과 인사 전문 컨설팅 회사인 자의누리경영연구원(Centerworld Corp.) 대표로 있으며,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경영 서평 사이트(www.CWPC.org)를 운영하고 있다. OBS 경인TV ‘서진영 박사의 CEO와 책’ 진행자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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