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분기 TSMC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54% 상승한 14조 원을 기록했다. 엄청난 실적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으며 2024년 2분기 매출액 기준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은 62%로 압도적 1위다. 11%로 2위를 기록한 삼성전자와 큰 격차가 벌어져 있다. 반도체 전쟁에서 우리 기업이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앞서가고 있는 TSMC의 성공 비결을 파헤쳐볼 필요가 있다. TSMC는 고객 중심 비즈니스 모델과 혁신적인 기술 개발로 업계를 선도해왔다. ‘고객이 가장 만족하는 위탁생산 공장’으로 포지셔닝하고 자체 제조 공장을 보유하지 않은 팹리스(Fabless, 반도체 설계) 기업을 고객사로 유치했다. TSMC는 고객을 위한 가상의 공장을 만들어놓고 고객이 패스워드를 입력하기만 하면 언제든 TSMC가 제공하는 전산 시스템에 접속해 웨이퍼 생산 현황을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페덱스 고객이 우편물의 배송 상황을 조회하듯이 고객사가 발주한 웨이퍼가 현재 TSMC의 어느 공장에서, 어떤 공정을 진행 중인지 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문제를 겪는 고객이 전화 한 통만 하면 TSMC 엔지니어가 알라딘 램프 속 지니처럼 빠르게 나타나 해결해주며 팹리스 기업이 직접 공장을 지어 생산하지 않아도 TSMC를 믿고 생산을 위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TSMC는 파운드리 사업에 집중해 수율 향상과 미세 공정 발전을 위한 R&D에도 매진했다. ‘나이트호크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R&D 인력 400여 명에게 ‘기본급 30% 추가 지급, 성과급 50% 지급’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24시간 3교대로 쉬지 않고 일하게 했다. 주간조, 저녁조, 야간조로 나눠 각 조가 8시간씩 교대 근무하며 10나노 기술 개발에 몰두해 학습 곡선을 단축했다. 목표는 2016년에 삼성전자와 인텔을 완전히 따돌리고 세계 1위가 되는 것이었다. 나이트호크 프로젝트는 성공적이었다. 애플 아이폰 6s 시리즈 A9 프로세서칩을 기존에 삼성과 TSMC가 절반씩 생산했지만 삼성전자 칩이 TSMC 칩보다 발열이 심하다는 논란이 일면서 2016년 애플은 A10 프로세서칩을 전량 TSMC에 발주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