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a good shot
Article at a Glance - 자기계발
골프 ‘컨시드(concede)’의 나비효과 컨시드(concede, 흔히 ‘오케이’라는 표현으로 쓰임)를 제대로 주려면 필드 위의 판세를 제대로 읽을 줄 알아야 함. 내 경기 흐름만을 고려해 컨시드를 줄지 말지를 결정하는 건 중수(中手). 내 경기 상황뿐 아니라 컨시드 받을 상대방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컨시드 여부를 결정한다면 상수(上手). 컨시드를 주고받을 사람뿐 아니라 다른 동반자끼리 고려한다면 고수(高手). 캐디 등 골프장 안의 모든 사람을 헤아려 최종 결정을 내린다면 ‘성인의 반열’에 오른 골퍼. 때로 컨시드 하나가 18홀 전체 승부뿐 아니라 골프 플레이어 사이의 인간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나비효과’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함. |
편집자주
골프는 더불어 하는 스포츠입니다. 늘 함께 라운드하는 이들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굿 샷을 날리고 더 좋은 스코어만 낸다고 다 멋진 골퍼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비즈니스맨이자 골프 티칭 프로페셔널인 김용준 교장이 골프에서 ‘샷 이상의 그 무엇’에 대해 연재합니다. 이 칼럼을 통해 골퍼이자 비즈니스맨으로 성공하는 길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골프에서 ‘오케이’란 ‘컨시드(concede)’1 를 잘못 표현한 말이다. 우리나라와 중국, 동남아시아 골퍼들은 오케이라고 흔히 말하지만 ‘컨시드’나 ‘기브(give)’라고 고쳐 말하는 편이 더 멋지다. 컨시드를 줘야 할 때와 말아야 할 때를 가릴 줄 안다면 당신의 골프 실력은 이미 보통 수준을 넘어섰다. 필드 위의 판세까지 읽어야만 주도적으로 컨시드를 주고받을 수 있을테니 샷(shot) 실력은 말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컨시드, 주는 것만큼 받는 데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경기를 잘 풀어가고 있는 상대에게 충분히 가까운 퍼트(putt)를 컨시드 주지 않고 치도록 했다고 가정해보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경우의 수는 두 가지다. 우선, 상대가 그 퍼팅을 실패하고 마음이 흔들려 이후 줄줄이 보기(bogey)를 기록하며 무너질 수 있다. 나에겐 기회다. 반대로 상대가 그 퍼팅을 성공시키고 상승세를 타며 그 이후에는 짧은 퍼트뿐 아니라 미들 퍼트까지 떨어뜨리며 나에게 압박을 가할 수도 있다. 상대의 이런 기세에 오히려 내가 흔들리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더구나 짧은 퍼트도 마무리해야 하는 선례를 남기며 인심까지 잃었으니 나에게도 그만한 거리의 퍼트가 남았다면 컨시드를 바랄 수가 없어 부담은 배가 된다.
가끔은 상대를 배려한 컨시드가 내 신뢰를 떨어뜨리는 엉뚱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상대가 팽팽한 승부를 즐기는 상급자일 때 이런 일이 종종 생긴다. 어중간한 거리가 남은 상대방 퍼트를 컨시드 줬는데 상대가 그런 퍼트에 도전하는 것을 큰 즐거움이라고 생각하는 골퍼라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나의 배려(또는 아부)를 경솔함이나 경박스러움으로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가 더 상수(上手)라는 오만함으로 상대에게 컨시드를 남발한다면 상대는 그 컨시드를 모욕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물론 컨시드는 대부분 골프에서 윤활유 역할을 한다. 평소에 유쾌한 선수가 라운드 도중 말수를 줄인다면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이럴 때는 승부를 넘어서 애매한 거리라도 컨시드를 한 번 주면 그의 마음을 풀어주고 샷도 함께 살아나게 만들 수 있다.
컨시드를 받는 것도 주는 것 못지 않게 어렵다. 동반자가 주는 컨시드는 어떻게 받아야 할까? 무조건 고맙다는 말과 함께 냉큼 볼을 집어 들어야 할까? 천만의 말씀이다. 라운드를 시작하기 전에 동반자들과 정한 팀 규칙대로(예를 들어 홀로부터 퍼터 손잡이 이내에 들어오는 거리라면 컨시드 주기로 하는 것)라면 기꺼이 받고, 그렇지 않다면 절대 받아서는 안 된다. 넙죽넙죽 컨시드를 받거나 아예 상대가 컨시드를 주지도 않았는데 ‘이거 오케이 아니냐’며 볼을 집어 드는 행동은 품격을 떨어뜨린다. 오히려 팀 규칙을 벗어난 거리를 컨시드 주더라도 “아닙니다. 컨시드 거리가 아니니 마크하고 플레이 하겠습니다”라고 한다면 상대는 나를 멋진 골퍼로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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