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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Manners

“목욕했어요?”인도네시아의 인사 한국에서는 “밥 먹었어요?”

박영실 | 154호 (2014년 6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자기계발

인도네시아는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재빨리 경제가 제자리를 잡으면서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나라다. 그러나 네덜란드 식민지로서의 오랜 역사와 사람들 사이에 뿌리내린 이슬람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함부로 접근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특히관습법이 실제 법처럼 도덕적 잣대 이상으로 통용되는 인도네시아에서는 왼손으로 중요한 일을 한다든지, 손으로 어린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든지 하는 행동은 용납되지 않는다. 이런 몸짓과 관련한 것들은 아무리 머릿속으로 잘 외우고 가도 습관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편집자주

과학화된 최신 경영기법과 최첨단 IT 솔루션을 바탕으로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지금 시대에도 결국 거래를 성사시키는 건사람입니다. 대한민국의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활약하고 있는 요즘에는 각국과 지역의 문화와 관습을 이해하고 그에 걸맞은 매너와 에티켓을 지켜야 비즈니스에서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고객 서비스와 커뮤니케이션, 비즈니스 매너를 연구하고 강의해 온 박영실 박사가 국가별 비즈니스 매너를 연재합니다.

 

사례 계약 성사 직전 마무리하는 역할을 부여받고 인도네시아로 출장 온 박 과장은 생각지도 못한 복병을 만났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약속시간보다 20분이나 늦게 나타난 바이어는 사과를 하기는커녕 천연덕스럽게 웃으며목욕했어요?”라는 말을 건넸다. 예상하지 못한 첫마디에 적당한 대답이 생각나지 않은 박 과장의 대답은그건 왜요?”였다. 박 과장은 자신의 대답 후 뭔가 분위기가 잘못돼가고 있음을 직감했다. 바이어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 현지 바이어 집에 저녁초대를 받은 박 과장은 실수를 만회할 각오를 다졌다. 바이어의 귀여운 딸을 소개받자마자 박 과장은 호감을 표현하기 위해 자신의 왼손으로 바이어 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순간 지난번보다 표정이 더 일그러지는 바이어의 얼굴을 보자 박 과장은 자신이 또 다른 큰 실수를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중요한 계약을 앞두고 그날 저녁 바이어가 박 과장에게 남긴 한마디는이번 계약 건은 생각해보겠습니다!” 였다.

 

‘목욕’에 대한 집착, 우리와는 다른 시간관념

만디(Mandi)는 인도네시아에서 목욕을 의미하는 것인데 우리처럼 때를 미는 목욕이 아니라 아침저녁으로 몸에 물 끼얹듯이 하는 샤워를 뜻한다. 적도의 나라 인도네시아인들이 이처럼 자주 씻는 이유는 1차적으로는 더운 날씨 때문이다. 물론 종교적인 의미도 있다. 대부분 하루에 두 번씩은 꼭 목욕을 하는 편이다. 그런 문화 탓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식사하셨어요?”라고 인사를 하듯이 인도네시아인 들은목욕했어요?”라는 인사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목욕을 안 했더라도 가볍게 긍정의 답을 하면 된다. 우리가 식사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했어요라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인도네시아인들은 목욕을 안 했다고 하면청결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갖는다. 함께 모인 곳에서 유난히 모기가 달려들면아직 목욕하지 않았지?”라는 농담을 할 정도로목욕은 그들의 문화에 매우 밀접한 단어다.

 

또 인도네시아에서는 상대가 약속시간에 늦었다고 큰소리로 쉽게 화를 내면 교양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고무 시간(Rubber Time)이라는 의미의잠 까렛(Jam Karet)’이라는 단어가 있을 정도로 약속시간에 늦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다. 이런 문화의 유래는 네덜란드가 인도네시아를 지배하던 1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네덜란드는 인도네시아의 고무 농장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인도네시아인들을 가혹하게 부려먹었다. 그래서 인도네시아인들은 가혹한 노동 조건을 견뎌내기 위해 정해진 일을 하되 아주 천천히 했다고 한다. 이런 습성으로 인해서 인도네시아인들은 약속시간에 대해서도 우리 관점에서는 지나치게 여유롭고 관대한 경향이 생겼다는 것이다. 비즈니스맨들은 이런 문화를 사전에 이해하고 파악할 필요가 있다.

 

‘손’을 조심하라

인도네시아에는아닷(Adat)’이라는 관습법이 있다. 이는 각 지역마다, 그 지역의 구성 민족성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이렇게 다양한 관습법 중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금기시되는 것은 바로 중요한 일에 왼손을 사용하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사람을 가리킬 때나 물건을 건네줄 때 왼손을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슬람 문화의 영향력이 강한 인도네시아에서 왼손은 지저분한 일을 할 때만 사용하고 중요한 일은 오른손으로 한다. 이 때문에 오른손에 장애를 입으면 취업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생활 자체가 힘들어지는 곳이 바로 인도네시아다. 또한 오른손을 사용할 때도 집게손가락으로 사람을 가리키는 것은 모욕적이므로 손가락을 모두 모아 오른손 전체를 이용한다. 식사를 할 때도 인도네시아인들은 반드시 오른손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둬야 한다. 물론 많은 비즈니스 미팅에서는 서양식으로 함께 식사하거나 상대를 배려해 수저를 내어주는 경우가 있지만 오히려 더 대접하는 의미에서 가장 전통적인 음식을 대접할 때에는 손을 사용해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때 왼손을 내밀어 음식에 손을 대서는 안 된다. 손을 사용하는 인도네시아 음식은 당연히 뜨겁지 않게 식혀 먹어야함은 물론이다.

세계에서 무슬림(muslim·이슬람교도)이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는 그들의 문화와 매너에 이슬람 문화가 깊게 스며들어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 비즈니스를 하면서 가장 주의해야 할 사항은 어린아이들이 귀엽다고 무심코 머리를 쓰다듬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른이 아랫사람에게 격려의 의미로 머리를 쓰다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터부시된다. 인도네시아인들은 머리를 신성시 여기기 때문에 머리에 손을 대는 것은 영혼의 안식처를 침범하는 행위로 본다. 그래서 상대방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머리카락을 만지는 행위를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인도네시아에서는 남녀를 불문하고 비즈니스에서 만났을 때나 헤어질 때 일반적으로 악수를 한다. 그런데 일반 악수와 조금 다른 특별한 점이 있다. 악수를 나눈 뒤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갖다 대는 행위인데 이것은 상대방의 마음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또한 인도네시아에서 돼지는 그들의 경전 <코란(Koran)>에서 불결한 동물로 여기기 때문에 금기의 대상이다. 그들이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사실 역시 많이 알려져 있는 듯하지만 무심결에 실수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발리 섬을 제외하고는 인도네시아인과 함께 식사할 때는 돼지고기를 권하지도 말고 먹지 않음으로써 그들의 문화에 대한 배려의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인도네시아인들의생각해 보겠습니다는 거절의 메시지다

인도네시아인들과 현지에서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약속이 취소되는 경우가 많다. 인도네시아인들은 자기 주장이 강하지 않고 의사 표시가 명확하지 않다. 그래서 상대를 배려한다는 명목하에 약속을 정하기도 하고 ‘NO’라고 단호하게 거절하지 못하고 나중에서야 변명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편이다. 면전에서 제안을 거절하거나 상대의 의견에 반대하는 것을 무례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즈니스를 하면서 자신의 제안에 인도네시아인들이 즉석에서 거절하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희망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맨 앞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현지 바이어가 박 과장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한마디, “이번 계약 건은 생각해 보겠습니다는 바로 거절의 메시지다. 올바른 글로벌 비즈니스 매너만으로 모든 계약을 성공으로 이끌 수는 없다. 하지만 앞선 박 과장의 사례에서 본 것처럼 상대 문화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와 습득이 갖추어 지지 않는다면 다 된 계약을 무너뜨리는 결정적인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박영실 PSPA(박영실서비스파워아카데미) CEO osil0928@pspa.co.kr

필자는 연세대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숙명여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된 연구 분야는 고객서비스와 커뮤니케이션, 비즈니스 매너 등이다. 삼성에버랜드 경영지원실 서비스아카데미 과장, 호텔신라 서비스아카데미 과장 등으로 일했다. 현재 숙명여대 취업능력개발원 자문위원 및 멘토 교수를 맡고 있다.

  • 박영실 | - (현)PSPA(박영실서비스파워아카데미) CEO
    - (현)숙명여대 취업능력개발원 자문위원 및 멘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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