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에 우쭐하지 말고 비난에 속상하지 마라
세상은 결과가 노력에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살았는데도 결과는 오히려 나쁘게 나올 수도 있고, 그다지 노력한 것 같지도 않은데 결과는 오히려 좋게 나오는 것을 보면 세상사가 노력 여하에 달려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도 선수들의 노력의 결과로 메달의 순위가 가려졌지만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불운의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 있다. 어이없는 심판의 오심으로 승부가 엇갈리기도 하고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희비가 교차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그것을 운(運)이라고 하며 나에게 다가온 운명을 탓하거나 내게 행운을 가져다 준 운명의 신에게 감사의 기도를 올리기도 한다.
<맹자(孟子)>는 내가 노력한 결과에 상관없이 다가오는 결과에 대해 너무 연연해하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다. 인생을 살다보면 내가 생각지도 못한 비난을 받을 수도 있고 내 노력과 상관없이 다가오는 칭찬과 명예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노력한 것 이상으로 칭찬과 명예를 얻는 것을 ‘불우지예(不虞之譽)’라고 한다. 내가 전혀 생각해 보거나 헤아려(虞) 보지 못한(不) 칭찬과 명예(譽)라는 뜻이다. 생각지 못한 명예는 다양하다.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 인사권을 가진 높은 자리에 올라 나를 추천해 갑자기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도 생각지 못한 ‘불우지예’이며 로또에 당첨되거나 뜻밖에 횡재를 하는 것도 역시 ‘불우지예’다. 이런 행운이 다가왔을 때는 더욱 관리를 잘해야 한다. 갑작스런 지위와 재물은 오히려 나를 파멸의 길로 인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지도 못한 명예가 왔을 때는 교만하지 말고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는 것이 내 몸을 지키는 정도(正道)다.
반면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했지만 그 결과가 참담하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를 ‘구전지훼(求全之毁)’라고 한다. 온전함(全)을 추구(求)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의 비난(毁)과 질시를 받는 경우다. 내 행동과 상관없이 비난을 받아 궁지에 몰리거나 다른 사건과 연루돼 억울한 처벌을 받는 것도 ‘구전지훼’의 일종이다. 이럴 때는 결코 노하거가 세상을 원망하지 말고 묵묵히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생각지도 못한 칭찬이나 억울한 비난은 인생의 희비를 갈리게 하고 사람의 마음을 요동치게 한다. ‘구전지훼’가 다가왔을 때 하늘을 원망하기도 하고 사람을 탓하기도 한다. ‘불우지예’가 다가왔을 때는 당황해서 선후(先後)와 시종(始終)을 잊고 파멸의 길로 들어서기도 한다. ‘군자는 자신을 바르게 잡고 살아가는 사람이다(正己). 다른 사람의 칭찬과 비난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不求於人). 위로는 하늘을 원망하지도 마라(上不怨天)! 아래로는 다른 사람을 원망하지도 마라(下不尤人)!’ <중용(中庸)>에 나오는 남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 삶의 모습이다. 맹자(孟子)는 이렇듯 칭찬과 비난이 내 의지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결국 어떤 칭찬과 비난에도 마음이 들뜨거나 상처 나서는 안 된다고 한다. 나아가 어떤 사람이 누구에게 비난을 받거나 칭찬을 받더라도 그것이 실제라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참으로 인생을 산다는 것은 녹녹지 않은 일이다. 생각지도 못한 칭찬, ‘불우지예’와 예상치 못한 비난 ‘구전지훼’가 인생의 곳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혹시 인생을 살다가 칭찬을 받는다고 우쭐하지 말고 생각지 못한 비난을 당하더라도 너무 속상해 하지 말아 야 한다. 그것이 인생이기 때문이다.
박재희 민족문화컨텐츠연구원장 taoy2k@empal.com
필자는 조부에게 한학을 배우고 성균관대에서 동양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수학했다. 고전의 재해석을 통한 새로운 미래사회 가치를 연구하고 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지내고 현재 포스코 전략대학 석좌교수,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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