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eer Planning

퍼스널 브랜드: 끝없이 관리해야 할 나의 경쟁력

94호 (2011년 12월 Issue 1)

 
 
 
 
편집자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많은 직장인들은 ‘과연 내가 경력 관리를 잘하고 있는지’ 의문을 갖습니다. 인재 채용 및 경력 계발 전문 업체인 HR코리아가 실제 현장에서 체험한 일대일 코칭 사례를 토대로 경력 관리 수준 측정 및 개선 방안 등을 제시합니다. 직장인 및 전문가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바랍니다.
 
기업은 제품을 팔지만 소비자는 브랜드를 산다는 말이 있다. 특히 명품 브랜드일수록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높다. 모양새가 비슷한 가방이라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더 높은 가격에 구매하는 이치와 같다.
 
제품마다 브랜드가 있듯이 개인에게도 고유한 퍼스널 브랜드(Personal Brand)가 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 맥북 등을 통해 IT 생태계를 재설정한 ‘혁신의 아이콘’으로 브랜드를 구축했다. 그만의 강력한 브랜드는 전 세계의 많은 젊은이들을 ‘잡스 교인’으로 만들었고 그가 프레젠테이션 할 때마다 입었던 패션도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개그맨 유재석을 이야기하면 자연스럽게 ‘메뚜기’ ‘국민 MC’를 떠올리거나 피겨선수 김연아를 이야기할 때 ‘피겨여왕’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도 개인 브랜드 구축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퍼스널 브랜드는 기업 경영자나 유명 연예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직장인들 중에서도 자신만의 전문성과 이미지로 퍼스널 브랜드를 구축해 나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필자가 있는 회사에도 이런 조직원들이 있다. 회의 때마다 참신한 의견을 쏟아내는 아이디어 뱅크 김 과장, 조리 있는 말솜씨가 돋보이는 프레젠테이션의 달인 박 이사 등은 퍼스널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직장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자신만의 분명한 브랜드 구축으로 남들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나에게 맞는 브랜드 유형 살펴보기
성공한 사람들을 살펴보면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브랜드 관리를 통해 자신을 제대로 홍보한 경우가 많다. 그 브랜드를 통해 자신에 대한 신뢰감과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혹은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자기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자신의 브랜드를 구축하면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 등의 고민에 빠지더라도 헤어나기가 훨씬 수월하다. 또 자신의 브랜드를 지켜나가기 위해 전략적으로 자기계발을 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나의 브랜드는 어떻게 만드는 것이 좋을까? 다음의 유형들을 살펴보고 과연 나는 어떠한 유형이 잘 맞는지 생각해보자.
 
개척가형
한번 각인된 브랜드 이미지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잊혀지지 않는 타이틀은 ‘최초’라는 것이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도 주목 받을 만하다. 유사한 능력을 지닌 경쟁자가 많은 요즘은 웬만한 능력으로는 눈에 띄기 어렵다. 이럴 때 최초라는 이름에 한번 도전해 보는 것이 좋다.
 
최초라는 이름은 영원할 수 있다. 최고의 자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바뀔 수 있지만 아무리 새로운 것이 나온다 하더라도 최초의 이름을 대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국인 최초 프리미어 리거’ ‘제조업계 최초의 여성임원’ 등은 충분히 브랜드 가치가 있다. 휴렛패커드는 최초의 데스크톱 레이저 프린터를 소개해 ‘프린터=HP’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고 본래 소화제로 쓰이던 콜라를 음료로 상품화한 코카콜라는 콜라의 대명사로 불린다. 사실 이것이 블루오션 전략이다. 먼저 앞서간 경쟁자를 따라 브랜드를 만들어서는 따라잡기 어렵다. 이럴 땐 시야를 돌려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이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집중형
한 분야에서 15년 정도 일하면 그 사람은 전문가다. 예전에는 한 직장에서 오래 근무한 사람도 많았고 자신이 선택한 길을 몇 십 년간 묵묵히 지키는 경우도 흔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3∼5년 차의 이직도 많고 10년이 넘으면 오히려 위기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전문성을 살리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자기 분야에서 일관성 있게 경력을 쌓아온 사람들은 전문성을 멋지게 포장해 브랜드화할 만한 가치가 있다.
 
 
외국계 제조기업의 한국 지사에 근무하는 P 이사는 이사라는 직함보다 ‘상품기획 전문가’라는 브랜드를 선호한다. 특히 지난 10년간 제조업계에서만 근무했기 때문에 업계 동향과 상품 기획력에 자부심이 있었다. 10년 이상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오면 시장의 흐름을 꿰뚫어보는 노하우와 해당 업계의 주요 네트워크를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한다.
 
틈새형
일반 냉장고가 아닌 김치냉장고, 화장품냉장고, 와인냉장고는 일종의 틈새 전략을 겨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존 시장이나 상품을 벤치마킹해 세분화된 새로운 영역을 창출해내는 것이 바로 틈새 전략이다. 틈새형은 개척자형보다 좁은 범위를 관찰할 수 있어야 하며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가미돼야 한다.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구본형 씨가 ‘변화 경영 전문가’로 자신을 포지셔닝한 사례나 대기업전략연구소 소장인 윤은기 씨가 자신을 ‘창업 전문가’로 자리매김한 것은 틈새 전략을 이용한 것이다. 이들은 수많은 경영 컨설턴트와 기업 경영 전문가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브랜드로 틈새를 노려 이름을 알렸다.
 
조합형
현대는 다양성의 시대다. 브랜드는 꼭 혼자만 만들라는 법은 없다. 동료와 둘이 만들 수도 있고 선후배가 함께 만들 수도 있다. 치열한 경쟁상황에서 나 홀로 힘겨워하는 것보다 팀이 됐을 때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현대인들은 마치 강가에 혼자 던져져 있는 돌 같다. 동료들과 함께 생활하지만 경쟁관계에 놓여 있고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해 스스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외로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친한 사람과 함께 브랜드를 만들어 시너지를 낸다면 협조를 잘하면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사람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할 수 있다.
 
실제로 한 바이오 기업에서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해 TF팀을 구성했는데 팀원 5명이 힘을 모아 놀라운 성과를 낸 덕에 그 팀 모두가 경쟁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에피소드가 있다. 또 국내 굴지의 광고회사 제작1팀에 근무하는 K 과장과 H 대리는 평소 손발이 잘 맞아 협업을 자주 했는데 이들이 함께 투입돼 제작한 광고들이 몇 차례 대박을 터뜨리자 동시에 승진의 기회를 얻은 사례도 있다.
 
 
어떤 유형을 선택하든지 자기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미래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자신의 비전을 명확하게 단어와 문장으로 표현해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브랜드에 맞게 능력을 업데이트해 나가는 상호 보완 작용도 필요하다. 너무 큰 옷이 몸에 맞지 않듯 멋진 브랜드와 달리 내용물이 부실하다면 고객은 곧 외면하고 말 것이다. 따라서 브랜드에 있어서도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브랜드 형성뿐 아니라 관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나만의 브랜드 만들기 4단계
그렇다면 지금 나의 브랜드 지수는 몇 점일까? 나는 나의 브랜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며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준비가 얼마나 돼 있는지 살펴보자.
 
브랜드 구축이라는 것은 필요성을 인식하고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단기간에 구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만의 브랜드가 구축돼 있지 않거나 필요성은 느끼는데 무엇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직장인들은 다음의 4단계를 통해 실행으로 옮겨보자.
 
첫째, 자기 분석에 따라 브랜드 전략을 세워라
자신의 현황을 분석해야 그에 따른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브랜드화할 때는 가장 자신 있는 일을 찾거나 자신의 스타일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가치를 스스로 조사, 계획하고 자신의 능력을 가늠해 본 다음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지향점을 찾아낸다.
 
이 과정에서는 자기의 단점을 오히려 과감히 드러내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 한 예로 지금은 월드스타가 된 가수 비는 데뷔 초 콤플렉스였던 쌍꺼풀이 없는 눈을 과감히 드러내어 이제는 자신만의 매력 포인트로 이미지를 구축했다. 열등감을 살려 브랜드화하는 것은 열등감을 없앨 수도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둘째, 자신의 브랜드 전략에 따라 자기 만들기를 추구하라
브랜드는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자신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브랜드 전략을 세웠다면 적절한 추구활동으로 브랜드 파워를 키워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감각을 지닌 전략기획자’라는 전략을 세웠다면 평소에 창의력과 문화적 감각을 키울 수 있는 활동들을 해야 한다. 때때로 튀는 의상과 행동에도 거부감이 없어야 할 것이다. 또 자신의 이미지를 일관되게 구축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을 쉽고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는 핵심 메시지를 만드는 것도 좋다.
 
셋째, 개발된 자기 브랜드를 타인에게 홍보하라
기업이 브랜드를 만들면 지속적으로 마케팅하고 홍보하듯 자신만의 독특한 브랜드를 개발했다면 다양한 수단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 사람들과의 만남에서나 회사 안에서도 본인의 브랜드를 수시로 언급해 줄 필요가 있다.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브랜드와 관련된 정보를 자주 언급하거나 그와 관련된 사람에 대해 언급하는 것도 자신을 은근히 알릴 수 있는 방법이다. 가끔은 엉뚱한 이야기로 자신을 강하게 각인시킬 수도 있다. 단, 직접적으로 과도하게 떠벌리는 것은 오히려 부정적 효과를 줄 수도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마지막, 브랜드는 3년에 한 번씩 업데이트하라
개인의 브랜드는 한 번 만들었다고 해서 평생 지켜나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요즘처럼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시대에는 흐름에 맞게 변경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작년에 본 사람과 오늘 본 사람이 똑같다면 ‘한결같구나’하고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 흥미는 곧바로 떨어질 것이다.
 
또 자신의 나이와 직위에 걸맞은 이미지로 자리매김했는지 점검하고 현재의 상황에 맞는지 검토해 바꿀 필요가 있다. ‘마케팅에 정통한 전문가’라는 브랜드를 가졌던 부장이 임원이나 CEO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직무 전반에 대해 두루두루 아는 제너럴리스트’로 브랜드를 바꿔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3년에 한 번은 사회와 자신에 대해 검토하고 자신의 브랜드를 바꿔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퍼스널 브랜드가 경쟁력이다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직장인들에게 이직이 보편화되면서 개인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무한 경쟁 시대에서 퍼스널 브랜드는 한 개인의 경쟁 우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퍼스널 브랜드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나 전문적인 능력, 이미지의 총체로 남과 나를 구별시켜 주는 핵심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소위 말하는 핵심 인재는 이런 퍼스널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인력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직장인을 말한다. 명품 브랜드 제품이 뛰어난 품질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소비자들의 생활 가치 향상에 기여하는 것과 같이 명품 인재도 자신의 퍼스널 브랜드를 기반으로 기업의 요구에 부합하는 능력을 발휘해서 기업의 성과 창출에 크게 기여한다.
 
퍼스널 브랜드를 구축한 인재는 남들과 차별화된 재능과 능력을 보여줘서 보상 측면에서도 더 높은 연봉을 받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브랜드 콘셉트와 비전을 가지고 있는 직장인이 그렇지 않은 직장인보다 10% 이상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일종의 브랜드 프리미엄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의 퍼스널 브랜드 구축을 지원해주는 한 국내 컨설팅업체의 조사 결과에서도 자사 고객의 연봉 인상률이 일반적인 직장인 연봉 인상률보다 높은 15.7%로 나타났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퍼스널 브랜드 구축은 1년 후가 아니라 5년, 10년 후의 자기 가치를 향상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아무리 좋은 품질의 옷도 고객이 알지 못하면 소용없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자신을 알리고 홍보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알거나 인정할 수 없다. ‘맡은 일만 열심히 하면 되지’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나의 업무역량과 전문성을 키우면서 그 속에서 나를 알릴 수 있는 나만의 브랜드 구축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브랜드에도 일류가 있고 이류가 있듯이 브랜드가 한번 자리매김하면 이것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다. 따라서 브랜드 효과를 얻으려면 처음부터 명품 브랜드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최효진 HR코리아 대표 0191choi@hrkorea.co.kr
최효진 대표는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SK그룹 회장실 비서실장과 SK텔레콤 해외사업본부장 및 글로벌 사업 추진 실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다이나믹 코칭 리더십> <그들은 어떻게 회사가 원하는 인재가 되었을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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