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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LG경제硏 공동 프로페셔널 설문조사

C학점의 프로들 “아! 머리 쓰는 건 싫어”

김남국,문권모,하정민,정임수,김현기,한상엽 | 1호 (2008년 1월)
김남국·문권모·하정민·정임수기자 march@donga.com
김현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한상엽 선임연구원 hkkim@lgeri.com
설문조사 협조=인크루트(www.incruit.co.kr)
동아비즈니스리뷰(DBR)와 LG경제연구원은 한국 프로페셔널의 실태와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2007년 12월 9일부터 20일까지 직장에서 전문 직무를 갖고 있는 전문가 50명과 일반 직장인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전문가 조사는 DBR과 LG경제연구원이, 일반인 조사는 DBR과 인크루트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전문가 조사는 주관식 문항 중심의 심층 설문과 인터뷰 방식으로, 일반 직장인 설문은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특히 전문가 설문에는 미국과 영국, 일본, 인도 출신의 외국인 11명도 참가해 객관성을 더했다. DBR은 설문을 설계한 LG경제연구원의 김현기 책임연구원, 한상엽 선임연구원과 함께 설문 결과를 분석했다.


‘끈기와 투지는 있지만, 개인기와 창의성은 부족하다.’ 한국 축구에 대한 평가가 아니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와 LG경제연구원이 ‘한국형 프로페셔널리즘’의 실체에 접근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요약한 문장이다.
 
한국경제가 눈부시게 성장하면서 한국에서도 ‘프로페셔널리즘’이 급부상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 안타깝게도 한국의 프로들은 몸으로 때우는 ‘일반 역량’에서 해외 프로들을 능가했지만, 주로 머리를 활용해야 하는 ‘전문 역량’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대상 조사에서 글로벌 프로페셔널의 수준을 100점으로 했을 때 한국 프로의 일반역량은 114점으로 우월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전문역량은 76점에 불과했다. 일반 역량은 A플러스를 받았지만 전문 역량은 C학점 수준으로 낙제를 겨우 면한 것이다.

 
한국 프로가 좋은 점수를 받은 일반 역량에는 끈기와 근성, 대인관계, 성실성, 추진력 등이 포함돼있다.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는 측면에서 한국 프로는 글로벌 프로를 압도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실제 한국은 이런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중공업과 제조업 중심으로 원가 우위를 달성해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전문역량이 문제다. 특히 한국 직장인들에게 절대적으로 부족한 전문역량의 구성 항목에는 글로벌 감각, 의사소통 능력, 창의성, 도덕성, 논리적 사고, 리더십 등이 포함돼있다. 이는 모두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적 경쟁력이다. 문제는 이런 경쟁력이 강화돼야 한국 경제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이고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창의력 같은 소프트 경쟁력을 바탕으로 산업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천성현 AT커니 이사는 “일반 역량은 프로페셔널이 기본으로 갖춰야 할 덕목”이라며 “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경제구도가 고도화될수록 전문 역량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직장 문화에 대한 강력한 비판도 제기됐다. 일반인 설문에서 응답자의 50.7%, 즉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한국 기업에서는 프로 인재들이 제대로 인정받고 살아남기 어렵다’고 답했다. ‘한국 직장이 프로를 키워준다’는 응답은 고작 21.0%에 불과했다. 프로가 성장하지 못하는 원인에 대해 ‘실력이나 전문성보다는 사내 정치에 정통해야 하는 기업 문화(22.9%)’,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재를 육성하지 못하는 근시안적 경영 관행(17.9%)’, ‘튀는 인재를 억누르는 상명하복의 조직 문화(14.5%)’등이 꼽혔다.
 
한국 프로 문화에 대한 견해를 묻는 주관식 설문에서는 더욱 적나라한 사실이 속속 드러났다. “학연, 지연 등에 묻혀 진정한 프로가 성장하기 어렵다”거나 “다양성을 인정해주지 않는 분위기 탓에 프로들이 싹을 틔울 수 없다”, “학력위주의 풍토가 개선돼야 한다”, “ 실적주의는 요원하며 학교나 학원도 프로보다는 평균인을 양성하고 있다”는 쓴 소리가 이어졌다. 한 응답자는 “한국의 프로페셔널은 죽었다”며 극언을 퍼붓기도 했다.
 
어떤 응답자는 “한국 대기업에서 업무 관련 자격증이나 학위를 받을 경우 오히려 상사들은 자신의 자리와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하고 이를 경계한다”며 “말로는 인재양성을 부르짖지만 상급자들은 아래에서 올라오는 창의적·전문적 아이디어에 기본적으로 반감을 갖고 있다”고 통렬하게 비판했다. 다른 응답자는 “정말 최악이다. 창의, 도전, 혁신은 웬만한 기업에서 통하지 않는다. 그저 상사의 말대로 움직여주길 바란다. 눈치, 아부, 일방적 비판 같은 단어밖에 생각이 안 난다.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그렇게 행동하는 것 같다”며 생생하게 증언했다.
 
DBR은 LG경제연구원은 이번 설문 결과에 대한 집중 분석을 토대로 한국 프로페셔널 문화의 발전과 진화를 위해 5가지 핵심 이슈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으며 해결책도 함께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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