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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의 기술

맛깔스러운 인사는 영업의 출발

현병택 | 25호 (2009년 1월 Issue 2)
우리가 평생 사람들과 나누는 인사의 횟수는 과연 얼마나 될까. 인사는 술을 만드는 데 누룩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비유한 사람도 있다. 인사는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나의 의사표시다. 동시에 이는 상대에게 나를 알리는 행위이기도 하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세상을 향해 강하고 적극적인 방법으로 인사를 했다. 세상은 그런 우리를 환영했으며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였다. 인사를 하지 않았다면 상황이 정반대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세상사 모든 관계는 인사로부터 시작해 인사로 끝난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인사야말로 대인관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음식에만 맛이 있는 게 아니다. 인사에도 맛이 있다. 이번에는 ‘맛깔스러운 인사법’에 대해 살펴보자.
 
 
인사는 장맛도 살려야 한다
하루에 많은 고객을 만나야 했던 은행원 시절을 돌이켜 보면 인사는 관계(relationship)의 시작이자 정보의 교류 및 마케팅의 출발이었다. 옛 속담에 ‘뚝배기보다 장맛’이라는 말이 있다. 뚝배기의 겉모습으로 판단하기에 그릇이 보잘 것 없어 거기에 담긴 장맛도 별로일 것이라고 짐작하기 쉽다. 그러나 장의 맛을 보면 겉과 달리 구수하다는 말에서 유래돼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말고 실속을 보라는 뜻이다.
 
인사도 자칫 뚝배기만 보고 장맛을 놓치기 쉽다. 인사하는 짧은 순간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뚝배기맛과 장맛을 다 살려야 한다. 한 쪽 맛만 살렸다가는 자칫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많은 고객 속에 VIP가 섞여있을 때 내가 이 고객들에게만 다가가서 인사한다면 다른 고객들이 얼마나 서운해 할까. VIP에 대한 예의는 갖추었을지 모르지만 다른 고객들의 마음을 언짢게 했으니 좋은 인사라 할 수 없다.
 
이런 경우 필자는 좀 떨어진 거리에서 손을 들어 인사했다. 때로는 이런 원거리 인사가 다가서서 인사하는 것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여러 고객과 마주쳤을 때 그렇다. 장난기어린 행동이긴 하지만 손을 흔들 때 가운데 손가락을 움직이며 특별한 사인을 보내보라. 고객의 마음이 움직인다. 또 가벼운 신체 접촉은 이른 시간 내에 거리를 좁혀 줄 수 있는 좋은 인사 방법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악수다. 이제 악수를 잘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악수는 짧은 순간 통한다
여러 유형의 신체접촉 인사가 있긴 하지만 가장 보편적이고 대표적인 인사방법이 악수다. 악수를 할 땐 손을 힘차게 잡고 고객과 눈을 마주치는 것이 중요하다. 가벼운 미소도 함께 날리자. 고객이 이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필자 경험에 비춰 보건대 영업의 절반은 이미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악수를 통해 고객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다고 말하면 의아해하는 독자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건 사실이다. 우선 고객의 손이 찬 경우엔 신체 리듬이 좋지 않고 예민한 때일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중요한 얘기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반대로 손이 따뜻하거나 두툼하다면 믿을 만한 사람이다. 은행의 신용여신을 책임지는 나로서는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물론 손이 모든 것을 판단해 주지 않지만 30년 이상 고객의 손을 잡다 보니 나름대로 내가 정한 판단기준이 생겼다.
 
외환위기 시절에 자금난을 호소하러 나를 찾아 온 사장이 있었다. 보증서도, 담보도 없이 100% 신용만으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인 그의 손을 잡아 보았다. 따뜻했다. 두툼했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굵고 거칠었다. 난 그가 틀림없는 사람이라 판단했다. 과연 그는 다시 일어섰다. 손은 많은 것을 말해 준다. 분당 지점장 재직 시절에 엔지니어 출신 사장 한 분을 소개 받았다. 그와 악수하는 순간 난 가슴이 뜨끔해짐을 경험했다. 그의 둘째와 셋째 손가락이 온전치 않음을 알았다. 난 그때 마치 회초리에 맞은 기분이었다. 손톱에 가시 하나 박혀 있어도 엄살을 피우는 우리 아닌가. 그와의 악수에서 그의 인생을 알았고, 그의 초연한 태도에서 인생관을 배웠다. 그의 회사는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매출 1000억 원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여성고객에게 칭찬을 하라
내가 만나는 고객 가운데 절반은 여성이다. 어머니 같은 고객도 있고, 누이 같은 고객도 있다. 그러나 여성고객은 남성고객과 달리 간단한 접촉에도 민감해질 수 있기 때문에 악수보다는 목례를 권한다. 그러나 여성고객이 먼저 악수를 청하는 경우에는 적극 응하는 것이 좋다. 여성에게 전하는 덧붙이기 인사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나는 여성들은 선(美)과 행복을 추구하는 경향이 남성보다 강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은 자연이든 예술작품이든 사람이든 아름다움에 이끌린다. 그 아름다움이 본인과 잘 어울린다는 표현은 최고 인사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인사말은 구체적일 때 효과가 크다. 단순히 보기 좋다는 표현을 말하는 게 아니다. “오늘 두른 스카프가 우아한 분위기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군요”라거나 “지금도 이렇게 피부가 고우신데 젊으셨을 땐 얼마나 고우셨을까요”라거나 “이제보니 따님이 어머니를 닮아서 이렇게 아름다우시구나”라는 것처럼…. 칭찬을 싫어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 칭찬은 진솔하고 감정이 담겨 있어야 한다. 물론 상대가 받아들일 만한 칭찬이어야 한다. 겉도는 칭찬은 차라리 안하는 게 낫다. 여성고객과의 인사에서 반드시 덧붙이는 인사말을 잊지 말자. 호감과 호의가 당신에게 되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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