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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를 스승으로 모시는 배짱 가져라

전재영 | 18호 (2008년 10월 Issue 1)
직장생활을 한 지 약 10년 됐습니다. 최근 팀 리더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함께 일하는 사람과 손발이 맞질 않아 참으로 힘이 드는군요. 그 사람은 저와 같은 입사 동기이면서 직급과 나이도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거의 반말을 하다시피하고, 제가 팀 리더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이 리더인양 팀 분위기를 몰고 갑니다.
 
한번은 제가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그가 저에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팀장에게 결과보고까지 했더군요. 출장을 다녀온 뒤 나중에서야 팀장을 통해 그 사실을 알게 됐고, 팀 리더가 그것도 몰랐느냐는 핀잔을 들었습니다. 그 이후로 팀장 역시 팀 리더인 저를 찾기보다 그를 자주 찾고, 그러다보니 팀원들 역시 팀 리더로서의 제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사실 그 친구는 적극적이고 호탕해서 회의나 회식 때 분위기를 살릴 줄 알고, 윗사람이 원하는 것이면 뭐든지 알아서 챙겨 인기가 좋은 편입니다. 그러나 요즘 그의 행동은 마치 팀 리더인 저를 무시하고 팀 리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업무상 저를 코너로 내모는 것 같습니다. 그 친구만 아니라면 저는 팀 리더로서 문제가 없을 텐데, 그 한 사람 때문에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현재는 어쨌든 제가 팀 리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상황을 잘 넘겨야 합니다. 그 친구에 대한 분노와 원망으로 얼룩진 이 피해의식에서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까요?
(ID: 피해남)
 
직장 내 동료 간 관계에서 무시와 비난, 따돌림처럼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봅니다. ‘그 동료만 없었다면’ 현재의 팀 리더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었을 텐데 그 동료 때문에 팀 리더로서 마땅히 누려할 것을 누리지 못하고 부당하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느끼고 계시는 군요. 게다가 당신은 현재 느끼고 있는 고통스러운 경험을 그 동료의 탓으로 돌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방식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시도이기보다 상대방이 달라지든지 주변에서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기대하는 의존적인 마음일 뿐입니다.
 
더욱이 상사인 팀장까지 팀 리더로서 당신의 역할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니 당신의 자존감은 더욱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일 것입니다. 냉정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당신이 당장 직장을 그만둘 생각이 없다면 지금의 상황을 지혜롭게 넘기는 것만이 해결책이겠지요. 갈등과 문제는 피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해결하라고 있는 것이니까요.
 
당장은 자신이 피해자라는 느낌 때문에 상대를 용서하고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러나 실은 당신을 무시하고 따돌리는 그 사람 태도의 원인 절반은 당신 생각의 일부분이고 당신 책임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비난의 목소리의 원천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일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타인의 무시와 비난을 자신의 탓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몹시 어렵고 불편한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 태도가 당신의 일부분임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과 타인 간의 심리적 거리가 생기면서 당신이 자신의 행동을 상대적으로 들여다보고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도 생길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상대로부터 받은 비난과 무시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
 
첫째, 자기 자신이 불완전하고 미성숙한 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완벽해지려는 욕망 때문에 자신의 불완전하고 성숙하지 못한 면모를 잘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누군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려고 하면 그 원인을 외부에서 찾으려 하고, 불완전한 상대방 때문에 자신이 희생자가 되었다고 여깁니다. 이렇게라도 해야 책임을 상대방에게 물어 그를 공격할 수 있고, 심리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미성숙한 부분을 스스로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타인의 비난을 자기반성의 기회로 전환해 자신의 성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둘째, 부정적인 경험 자체에 집착하기보다 그것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에 초점을 맞춰보기 바랍니다.
당신의 지위를 인정하고 권위를 존중해 주길 기대한 상대로부터 무시와 비난을 받았을 때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런 반성과 고통의 대가로 당신이 취할 수 있는 이점을 곰곰이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당신 자신이 인정해야 할 사실은 무엇인지, 이번 상황을 통해 자신의 어떤 태도와 능력이 길러졌는지, 앞으로 그 동료의 무시와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어떤 개선 방법을 선택할지 등에 대해 정리해 보기 바랍니다.
 
셋째, 열등감을 자극한 사람을 스승으로 여길 수 있는 배짱도 때로는 필요합니다.
당신의 열등감을 자극했다는 사실은 상대방이 나에게 없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이런 때의 열등감은 자신의 변화를 위한 유용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각이 들면 상대를 적으로 대하는 마음보다 가까이 두고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팀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이끌어 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을까? 도움이 되는 방법이 있냐?”는 식으로 먼저 대화를 시작해 보십시오. 이처럼 상대방을 인정해 주는 대화 분위기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며, 이를 통해 도움이 될 만한 중요한 정보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당신이 상황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갈등을 유발시킨 상황에 대해 직접적인 대화를 나누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러한 대화는 마음속으로 적어도 앞의 세 가지 준비가 이루어졌을 때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화가 실패로 끝나기 쉽습니다. 이때 유의해야 할 점은 비난조의 말투나 모욕을 주는 언사, 자신을 낮추는 비굴한 말투를 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상황을 지나치게 일반화 하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그저 당신이 원하는 것, 현재 필요한 것과 좋지 않은 것을 전달하십시오. 더불어 그가 당신에게 한 충고와 제안에 대해 대놓고 얘기하기보다 질문을 통해 의구심을 표현하는 정도로 반응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출장 갔을 때 나와는 한마디 상의 없이 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바람에 내가 그 상황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 팀장님 앞에서 당혹스러웠다. 어떻게 하면 다음부터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라는 식으로 상대방의 입을 통해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대화를 이끌어야 합니다. 대화 중에 흘리는 상대방의 비난은 진지하게 듣되 그것에 대해 변명하거나 공격적으로 반응할 필요도 없습니다. 변명이나 공격을 하게 되면 당신이 오히려 다시 힘든 갈등 속으로 말려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관계에서 일어나는 갈등으로 모욕감이나 분노를 느끼는 데 시간을 할애하는 대신 건설적으로 갈등을 물리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리더가 갖춰야 할 능력입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한 발짝 더 나아간 진정한 리더로서의 자질을 보여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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