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 기업 위기가 장기적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안트러프러너십이 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상명하복의 관료적인 문화가 자리 잡은 한국 기업에서는 직원 스스로 주인정신을 갖는 안트러프러너십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선진 기업들을 벤치마킹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엄밀한 의미에서 사내 기업가정신은 혁신, 신사업, 성장 추구의 3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사내 안트러프러너십을 실천하는 사업화 5단계는 기존의 혁신팀이나 상품기획팀 혹은 신제품개발팀 등 단위 팀에서 경험하기 힘든 사업화의 전체 프로세스를 체험하는 데 초점을 둔다. 그 과정을 통해서 아이템의 사업화 가능성을 높일 뿐 아니라 향후 실제 사업화 과정을 준비하고 보완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경제 침체와 기업 위기가 장기적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일부 업종의 기업을 제외하고 많은 기업들이 성장률 하락과 매출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기업마다 위기 극복의 비책을 꺼내 보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처럼 빛이 바래고 있다. 경제와 기업의 위기 상황에서 안트러프러너십(Entrepreneurship)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먼저 안트러프러너십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자.
안트러프러너십을 최초로 주창한 사람은 경제학의 대가 조셉 슘페터(Joseph A. Schumpeter)다. 자신의 저서 『Capitalism, Socialism and Democracy』를 통해 그는 “안트러프러너십이란 새로운 제품, 새로운 생산방법, 새로운 시장개척 등 새로운 조합으로 시장 내에서 변화를 추진하는 혁신적 활동”이라고 정의했다. 슘페터는 이 책에서 “자본주의 내부로부터 경제구조를 혁명적으로 꾸준히 변화시키면서 낡은 것을 파괴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 이 창조적 파괴의 과정이 자본주의의 핵심적 사항”이라고 설파했다. 또한 “자본주의에서 불황과 위기는 불가피하다. 불황은 혁신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혁신은 마차 대신 기차를 만드는 것,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본주의에서 불황과 위기는 불가피하며 이를 극복하는 것은 혁신이다. 여기서 혁신이란 기존의 제품을 뛰어넘는 신상품을 내놓거나 낡은 제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생산하거나, 산업을 재조직화함으로써 새로운 공급원이나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다. 슘페터의 이러한 주장은 한국 경제와 기업들에 위기 극복과 관련된 시사점을 준다.
왜 다시 사내 안트러프러너십인가?우리나라에서 안트러프러너십은 ‘기업가정신’으로 번역되고 ‘창업자정신’으로 이해된다. 기업가정신이라는 말을 하면 벤처창업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대학이나 창업기관에서 안트러프러너십을 교육하는 경우는 많지만 실제 기업 내부에서는 이 개념이 회자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안트러프러너십은 ‘혁신적 기업을 일으킨 창업자가 가져야 할 정신’이라는 협의의 개념이 아닌 조직 구성원 누구나 기업가, 즉 안트러프러너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의 광의로 해석돼야 한다. 그렇다면 오늘날 조직 구성원들에게 이런 기업가정신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아직까지 우리 기업들은 패스트 팔로어 전략에 의거해 선진 기업의 제품이나 기술을 모방해 추격하는 전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패스트 팔로어 전략에서 핵심 역량은 스피드, 생산력, 상명하복 등이었다. 경영진이 개발 방향을 결정하면 개발팀은 제품을 분석 및 설계하고 원가절감을 통한 가성비 좋은 제품을 빨리 생산하는 데 초점을 뒀다. 이런 구조에서는 창조력, 비판적 사고, 유연성과 다양성이 뿌리내리지 못한다. 그리고 위에서 시키는 대로 잘하는 사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사람들이 존중받는다.
하지만 우리 기업의 수준이 세계 최고의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기존의 패스트 팔로어 전략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중국이나 인도 등 가성비로 무장한 후발 주자들이 맹추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독일, 일본과 같은 선진 기업들을 따라잡기에는 독창적인 제품과 기술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기업의 혁신 활동도 원가 절감이나 생산성 향상에 역점을 뒀지, 기존 제품을 뛰어넘는 제품 개발이나 기술 연구, 아이디어 발굴에는 적극적이지 못했다. 학교 교육은 물론 직장에서조차 창조적 사고와 유연한 행동양식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창조적 혁신을 기대하는 것은 사실 처음부터 무리가 있는 일이었는지 모른다.
둘째,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내부 조직이 복잡해지면서 새로운 도전보다는 현실 안주와 관료주의가 자리 잡았다.이러한 상황에서 무엇보다 관리형 리더가 필요했고, 안정적인 성장을 만드는 역량이 강조됐다. 또한 중간리더가 되지 못한 장기 근속자들은 B급 사원이나 저성과자로 인식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직급 체계를 단순화하거나 아예 없애고 호칭을 통일하는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지며, 고령화의 문제까지 대두된 상황에서 직급 체계나 호칭 변화 같은 것이 과연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