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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목소리 폭넓게 들으려면 外

문광수 ,강신형,이승윤,류주한 | 233호 (2017년 9월 Issue 2)


Psychology


 

직원들의 목소리 폭넓게 들으려면

 

Based On “Social networks and employee voice: The influence of team members’ and team leaders’ social network positions on employee voice.” By Venkataramani, V., Zhou, L., Wang, M., Liao, H., & Shi, J. in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132, 2016, pp. 37-48.

 

무엇을, 왜 연구했나?

조직 내에서 원활한 소통은 조직에 변화를 일으키는 중요한 동인이다. 소통은 조직 내 기존의 의사결정, 직무 수행, 관행을 혁신하거나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일깨워 조직의 건전성1  을 유지시킨다. ‘직원의 목소리(Employee Voice)’는 조직 내부 소통 유형 중 하나로 직원이 업무와 관련해 도전적이고 건설적인 의견, 우려,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조직은 직원의 목소리를 통해 혁신 아이디어와 문제 해결책을 찾고 변화를 시도해 조직 효과성2 을 높일 수 있다. 직원들이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면 그 조직은 집단 사고에 빠져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조직의 미래는 어둡다.

하지만 조직 현장에서 직원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쉽지 않다. 직원의 의견이 수용되면 조직 내 업무 처리 과정과 절차에 영향을 미치고 궁극적으로 본인뿐 아니라 다른 직원의 업무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은 목소리를 냄으로 인해 동료나 상사와의 관계가 악화되고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직원 입장에서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내는 행동 자체가 상당한 위험 부담이다.

그렇지만 직원의 행동은 어떤 관계의 맥락에 놓여 있냐에 따라 달라진다. 구성원 간 관계가 우호적이고 신뢰가 쌓인 팀 내에서는 직원이 목소리를 내는 데 부담감을 덜 느낄 것이다. 오히려 의견 교환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나가기 쉽다. 하지만 친한 구성원이 없거나 관계가 우호적이지 않은 팀 내에서 직원은 아이디어나 비판적인 의견을 내는 데 심리적 압박감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이 연구는 직원이 동료 혹은 리더와 형성한 관계가 그 직원의 목소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함으로써 직원들의 입장을 더 잘 이해하고 조직 관리에 유용한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무엇을 발견했나?

기존 연구에 따르면 직원의 목소리는 개인의 특성, 조직에 대한 인식과 태도, 리더의 행동과 같은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직원이 조직을 향해 목소리를 낼지, 내지 않을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동료 및 동료와의 관계, 즉 사회관계적 맥락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

본 논문은 사회관계적 맥락이 직원의 목소리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팀의 공식적인 직무 수행 과정에서 직원의 중심성(Centrality)이 그들의 목소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중심성은 직무 체계에서 개인이 중심이 되는 정도를 의미한다.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각 구성원들과 직접적으로 일대일 교류하는 구성원은 중심성이 높은 것이다. 중심성이 높은 직원은 팀 내에서 인간관계의 폭이 넓고, 팀 내에서 중계자 역할을 하면서 의사소통과 업무 진행을 촉진한다. 그리고 공식적인 업무뿐 아니라 비공식적인 관계에서 다른 구성원들과 긍정적인 관계(좋아함, 신뢰, 친근함)거나 부정적인 관계(싫어함, 피하고 싶음)일 때 각 직원들과 리더들의 중심성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조사했다. 중심성은 사회관계망분석(SNA) 프로그램인 유씨넷(UCINET)을 활용해 분석했다.

중국 43개 팀의 직원과 리더 185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목소리 수준은 각 팀의 리더가 직원들이 얼마나 자주 의견과 아이디어 제안을 하는지를 평가한 결과로 측정했다. 이외에도 리더의 공정성, 리더-멤버 교환 관계(LMX)3 같은 다양한 변인들을 측정했다.

연구 결과, 팀 내 공식적 업무에서 중심성이 높은 직원들, 즉 업무 흐름의 중심에 있는 직원들이 더 많은 아이디어와 의견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비공식적인 관계에서는 관계의 성격에 따라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팀 구성원들과의 비공식적인 관계가 부정적일 때 중심성에 있는 직원은 목소리 행동이 감소했다.

특히 리더의 역할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더의 중심성이 직원 목소리에 영향을 미쳤다. 리더와 구성원 관계가 긍정적일 때 리더의 중심성이 높은 경우 직원의 목소리 행동이 더 강화됐다. 반면 리더와 구성원 관계가 부정적일 때는 리더의 중심성이 높아도 직원 목소리 행동은 약화됐다. LMX, 리더 공정성 수준이 높을수록 직원의 목소리 행동은 더 강화됐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직원들은 공식 업무에서 중심성이 높을수록 아이디어나 제안을 더 많이 했다. 즉 팀 구성원들과 직접적으로 업무에 관한 소통, 자료 교환 등이 많은 경우, 또 본인이 맡은 업무가 팀 내에서 중요하고 다른 팀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각한 경우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았다. 리더는 각 팀원들이 프로젝트나 전체 업무의 성공에 어떤 공헌을 하는지,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는지 알려줘 이런 지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 리더가 다른 직원들과 업무 외적인 측면에서도 친밀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경우에 업무 중심성에 있는 직원들의 제안 행동이 더욱 증가했다. 반면 리더가 직원들과 업무 외적인 측면에서 부정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 업무 중심성에 있는 직원들의 제안 행동은 감소했다. 직원 본인이 다른 구성원들과의 업무 외 인간관계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도 목소리는 줄었다. 리더나 동료와의 관계의 질이 업무 중심에 있는 직원의 목소리 행동을 증가시킬 수 있지만 억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리더는 직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팀원들 간, 그리고 리더와 팀원들 간의 긍정적 인간관계, 즉 팀의 사회적 자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조직은 구성원 간 긍정적인 관계에서 신뢰 같은 사회적 자본의 효용성이 극대화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각 팀이나 부서가 이러한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다만 본 연구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다른 문화권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도출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문광수 중앙대 심리학과 조교수 ksmoon@cau.ac.kr

필자는 중앙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산업 및 조직심리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인사컨설팅기업 SHR와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산업 및 조직심리학으로 조직행동관리, 안전심리, 동기심리, 인간공학 관련 논문을 저술했다.

 

 

 

Innovation

 

퇴사해 벤처 창업한 직원 장기적으로는 서로 윈윈

 

Based on “Employee Mobility, Spin-outs, and Knowledge Spill-in: How Incumbent Firms Can Learn from New Ventures”, by Ji Youn Kim and H. Kevin Steensma in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Forthcoming.


무엇을, 왜 연구했나?

정보화 시대에 진입함에 따라 기계, 공장, 자본 등의 유형자산보다 브랜드, 지적 재산 등 무형자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인적자원이 기업의 핵심적인 경쟁우위 요소로 인식됨에 따라 각 기업들은 인재를 영입하고 유지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벤처 창업 열풍으로 인해 기업마다 인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기술 인력들을 중심으로 자신이 직접 벤처를 창업하거나 벤처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핵심 인재의 이탈은 기업의 지식 자산이 외부로 유출되는 현상(knowledge spill-out)을 가속화시킨다. 반면 핵심 인재의 창업 활동이 반드시 모기업에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이들이 외부의 지식을 모기업 내부로 끌어오는 데(knowledge spill-in)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창업 전선으로 이탈하는 인재가 모기업의 기술혁신 활동에 언제, 어떻게 도움이 될까.

 

무엇을 발견했나?

워싱턴대 스틴스마(Steensma) 연구팀은 미국 내 IT 산업에 속한 370개의 벤처기업과 41개의 대기업이 1990년에서 2006년 사이 출원한 특허를 중심으로 실증 분석을 실시했다. 만약 해당 기간 동안 대기업이 특허를 출원하면서 벤처기업의 특허를 인용한 경우 벤처기업에서 대기업으로의 지식 이전(knowledge spill-in)이 있었다고 가정했다.

연구 결과, 대기업은 자사 출신의 직원이 창업한 벤처기업의 특허를 인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즉, 벤처기업에서 특정 대기업으로의 지식 이전은 벤처기업의 창업가가 그 대기업 출신인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활발함을 의미한다. 이는 벤처기업의 창업가가 자신이 직면한 기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전 직장의 동료들과 활발한 교류를 이어나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정 부분 대기업의 기술 지식이 외부로 유출되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해당 대기업은 자사 출신의 직원이 창업한 벤처기업의 기술 정보를 얻게 되고 이를 자신의 기술 개발 활동에 다시 활용하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그러나 만약 대기업이 경쟁사의 기술을 도용하거나 유용한 전례가 많은 경우 자사 출신이 창업한 벤처기업의 기술 지식을 활용하는 빈도는 급격히 감소했다. 창업가가 자신의 이전 직장이었던 해당 대기업의 기술 도용 문제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므로 오히려 이전 직장 동료들과 기술 문제에 대한 의견 교환을 극도로 제한하고 조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 기업의 기술을 도용한 전례가 많은 대기업은 오히려 자사 출신 창업가보다 다른 벤처기업들과 기술 교류를 더 활발히 하게 된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대기업은 기술변화를 재빠르게 감지하고 자신의 기술혁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외부 주체들과 협력하고 교류한다. 특히 급진적이고 와해적인 기술변화는 주로 벤처를 중심으로 먼저 발생하기 때문에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기업벤처캐피털(CVC) 등의 형태로 벤처생태계와의 기술적 교류를 강화하는 추세다. 이런 측면에서 핵심 인재의 벤처 창업은 모기업의 기술혁신에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핵심인재의 창업은 단기적으로는 인재 유출로 해당 기업에 손실을 안겨준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기업이 보유한 사회적 자본을 확대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이 벤처를 창업하더라도 이전 동료들과의 사회적 관계는 유지되며 이는 벤처생태계와 대기업 간의 커뮤니케이션 통로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이들을 활용해 벤처생태계와의 교류를 확대할 수 있고 이는 자사의 기술혁신 역량을 오히려 강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이와 같은 핵심 기술 인력들의 활발한 이직이 실리콘밸리라는 생태계를 구성하고 혁신적인 기술변화를 이끌어낸 원동력이기도 하다.

개인적 선택에 의한 벤처 창업을 기업이 법으로 제한할 수 없다. 따라서 이들을 통한 기술 지식의 외부 유출에 촉각을 곤두세우기보다는 자사 출신 창업가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벤처 생태계와의 접근을 확대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해당 인재가 보유한 지식 자산이 당장은 사라지겠지만 만약 해당 인재가 창업해 회사에 있을 때보다 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한 경우 자사가 그 혁신의 과실을 맛보는 첫 번째 수혜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한 가지 조건이 붙는다. 대기업이 중소벤처기업의 지적재산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적극적으로 보호하려는 상생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방형 혁신의 성공은 외부 주체들과의 소통과 상호 신뢰에 기반하므로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행위는 치명적임을 명심해야 한다.

 

강신형 KAIST 경영공학 박사 david.kang98@gmail.com

 

필자는 KAIST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경영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본사 전략기획팀에서 신사업기획, M&A, J/V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경영혁신으로 개방형 혁신, 기업벤처캐피털(CVC) 등과 관련된 논문을 발표했다.

 

 

 

Marketing

 

페북의 ‘좋아요’ 진짜 가치는 얼마일까

 

Based on “Creating social contagion through viral product design: A randomized trial of peer influence in networks”, by Sinan Aral and Dylan Walker in Management Science(2011), 57(9), pp 1623-1639.

 

무엇을, 왜 연구했나?

“이번 페이스북 캠페인은 ‘좋아요(Like)’를 얼마나 많이 받은 거야?” 디지털 마케팅 기획자들이 회사에서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좋아요’ 숫자를 디지털 마케팅의 성패가 결정하는 잣대로 삼는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업들은 소셜미디어상에서 고객들이 던져주는 ‘좋아요’ 숫자에 매달린다. 수많은 브랜드들이 단 몇 개의 ‘좋아요’라도 더 획득하기 위해 기상천외하고 다양한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만들어낸다. 나이키나 코카콜라와 같은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기업들 역시 한 해 수십억 달러의 예산을 소셜미디어상에서 ‘좋아요’를 얻고, 더 나아가 그들의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도대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소비자들이 주는 ‘좋아요’ 가치는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 한다.

2012년 어도비(Adobe)와 에델만(Edelman)이 공동으로 실시한 ‘온라인 광고 현황(Click Hear: The State of Online Advertising)’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호감이 가는 브랜드와 관련된 온라인 콘텐츠에 ‘좋아요’ 버튼을 누른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약 43%의 응답자들이 그들이 ‘좋아요’ 버튼을 누른 제품을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준다고 이야기했다. SNS에서 ‘좋아요’ 숫자는 대중들이 브랜드에 대해 보이는 관심을 어느 정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관심(Attention)’이 아니라 ‘매출 (Revenue)’이다. 이런 관점에서 ‘좋아요’의 가치를 따지면 실효성은 한없이 낮아진다. 응답자들의 약 29%가 그들이 ‘좋아요’ 버튼을 누른 브랜드에 대해 추가적으로 정보를 탐색해 본다고 이야기했고, 그들 중 단지 2%만이 실제 해당 제품을 구매한다고 응답했다. 즉, 회사의 제품에 ‘좋아요’ 버튼을 누른 사람들의 2% 정도만 실제로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이 같은 통계를 보면 기업이 디지털 마케팅 캠페인을 실행할 때 KPI(핵심성과지표)로 ‘좋아요’를 쓰는 것이 맞는 것인가라는 의구심이 들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 제공업체인 ‘엑윈드(Ecwind)’는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4만 개 이상 매장의 12개월간 매출을 계산한 후 각 매장의 ‘좋아요’ 수와 비교해 ‘좋아요’가 가지는 가치를 추정했다. 결론적으로 ‘좋아요’ 하나의 가치는 21센트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상반된 결과도 있다.

컴스코어(Comscore)와 페이스북이 2012년 발표한 자료는 상대적으로 ‘좋아요’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조사에 따르면 스타벅스 페이스북 페이지에 ‘좋아요’를 눌렀거나 그런 페이스북 친구를 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한 달 동안 스타벅스에 8%가량 더 많은 돈을 쓰거나 11% 더 자주 구매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 결과를 두고 많은 전문가들은 방법론상의 오류가 있음을 지적한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의 재닛 슈워츠(Janet Schwartz) 교수와 동료 연구진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 2017년 3월 호에 기고한 ‘What’s the Value of a Like?’에서 위 연구가 인과 관계를 잘못 설정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꼬집었다. 해당 연구 결과를 두고 마치 소셜미디어에서 어떤 브랜드에 대해 ‘좋아요’를 누르게 되면 그 행위가 그 브랜드의 구매 가능성을 높이는 것처럼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애당초 그 브랜드를 좋아했기 때문에 소셜미디어에서 ‘좋아요’를 누른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이 사람들을 두고 해당 기업이 특정 캠페인을 통해 ‘좋아요’를 누르게 유도해 구매율을 높였다고 이야기하기란 어려울 수 있다. 그 사람들은 ‘좋아요’를 누르는 것과는 별개로 어떠한 형태로든 해당 기업의 제품을 살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재닛 슈워츠와 동료들은 보다 정교한 실험을 설계해 ‘좋아요’의 가치를 다시 측정, 페이스북에서 단순하게 콘텐츠에 ‘좋아요’를 누르게 하는 행위만으로는 소비자들이 해당 브랜드에 대해 호감을 느끼게 만들거나 해당 브랜드를 구매하도록 만들 수 없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즉, ‘좋아요’를 누르는 행위와 브랜드 구매는 사실상 크게 관계가 없다는 이야기다. 최근 들어 이렇듯 ‘좋아요’의 가치에 의구심이 증가하면서 어떤 SNS 지표가 브랜드에 대한 호감이나 매출 증대를 예측하게 해주는지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 중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미국 뉴욕대 연구진도 SNS상에서 어떤 형태의 마케팅 활동이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와 구매를 높일 수 있는지 살펴봤다. 실제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9000여 명의 사람들과 그들과 페이스북상에서 연결돼 있는 친구들의 데이터를 이용해 필드 스터디(Field study)를 실행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특정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느끼고 구매하고 싶은 충동이 생기는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가 그들의 친한 친구들이 해당 브랜드를 사용하는 모습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즉, 페이스북이 특정 친구가 어떤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노출시켜주면 해당 소비자가 이후 그 물건을 똑같이 구매하고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해당 물건을 쓰는 친구가 개인적인 SNS 메시지를 통해 그 물건에 대해 추천해주는 행위도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즉, 중요한 것은 ‘좋아요’가 아니라 소비자에게 친한 친구들이 브랜드를 사용하는 모습이 긍정적으로 그려진 콘텐츠를 노출시키고, 자연스럽게 ‘너도 사용해봐’ ‘정말 좋아’ 같은 친구의 추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란 얘기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 결과는 마케터들에게 다양한 시사점을 제공해준다. 단순하게 타깃 소비자들로부터 ‘좋아요’를 획득하려고 노력하는 행위는 기업의 제품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오지 못할 수 있다. ‘좋아요’의 숫자가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다. 여러 연구들을 통해 ‘좋아요’ 숫자가 해당 기업 브랜드 제품에 대한 관심과 호감의 정도를 보여준다는 것은 이미 증명됐다. 하지만 기업들이 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구매 (Purchase)’ 버튼을 누르게 해주는 트리거(Trigger)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들어 기업들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형태의 ‘UGC(User Generated Content)’로 올리느냐에 관심을 쏟고 있다. 앞선 연구 결과에서 밝혀진 것처럼 사람들은 그들의 친한 친구가 특정 제품을 사용하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서 봤을 때 그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친구가 해당 제품을 사용한 경험을 긍정적인 형태로 표현한 사진을 올렸을 경우, 이는 간접적인 추천으로 해석돼 그 효과가 더 크다. 만약 친구가 적극적인 추천의 댓글을 달아 준다면 그 효과는 더욱 증폭될 수 있다.

앞으로 기업들은 마케팅 캠페인을 실시할 때 ‘좋아요’ 숫자에 집중하기보다는 제품과 함께 해시태그(#)를 적극적으로 홍보,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해시태그와 함께 UGC 형태로 올려달라고 요청해야 할 필요가 있다. 캠페인 실시 후, 캠페인에 사용된 해시태그가 얼마만큼 SNS상에서 언급됐는지를 체크해보라. ‘좋아요’ 숫자보다는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사용하는 모습을 사진이나 영상의 형태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얼마나 많이 올렸는지를 더 면밀하게 추적해야 한다. 또 이와 동시에 가능한 많은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UGC를 생산해 내도록 장려해야 할 것이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seungyun@konkuk.ac.kr

 

필자는 성균관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University of Wales에서 소비자심리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컴퍼니인 닐슨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며 다양한 국내외 마케팅 리서치에 참여했다. 캐나다 맥길대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현재는 건국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분야는 ‘디지털·소셜 미디어 마케팅’ ‘소비자 심리’ 등이다. 저서로 <바이럴: 입소문을 만드는 SNS 콘텐츠의 법칙> <구글처럼 생각하라> <디지털 소셜 미디어 마케팅> 등이 있다.

 

 

 

Strategy

 

정부가 공기업 혁신? 시장 논리에 맡겨야

 

“State ownership and firm innovation in China: An integrated view of institutional and efficiency logics", by Kevin Zheng Zhou, Gerald Yong Gao, and Hongxin Zhao, in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2017, 62(2), pp.375-404.

 

무엇을, 왜 연구했나?

공기업은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투자해 소유권과 통제권을 행사하는 기업을 말한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공공의 목적을 실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고 수익 추구가 목적인 사기업의 생산성, 수익성 등의 고민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세계적으로 공기업은 방만 경영, 높은 부채비율, 비효율 등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혁신요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국도 공기업 혁신을 놓고 많은 고민과 시도를 해왔으나 지금까지 성공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

그렇다면 공기업, 정부관계 기업은 늘 사기업보다 혁신적이지 못하고 뒤처질 수밖에 없는가? 공기업 혁신에 정부의 역할과 범위는 무엇인가? 이 오랜 질문에 학계의 주장과 실증결과는 분분하다. 제도주의적 관점에서는 공기업이 사기업에 비해 혁신에 쏟을 자원과 재원의 공급이 훨씬 효율적이고 정부 정책적 지원과 제도변화에 더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으므로 정부의 과감한 지원과 간여가 공기업 혁신에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효율적 관점에서는 정부의 간여가 오히려 대리인 비용 증가, 정치적 논리에 의한 의사결정, 주인의식의 결여. 보상체계 미흡 등으로 나타나 가급적 자율적이고 시장논리에 따른 공기업의 혁신을 제시하고 있다. 각각의 주장은 나름의 실증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시비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학자로 구성된 연구진은 공기업의 혁신에 적합한 정부의 역할, 조건, 범위, 장단점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되짚어봤다. 중국은 세계 500대 기업에 106개의 기업을 등재시켰고 이 중 70%가 공기업이거나 준공기업에 해당한다. 향후 이들 기업의 혁신역량이 중국 경제와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요소가 되는 만큼 이 연구의 의미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진은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중국 제조업체 중 2235개 공기업, 647개 준공기업, 9407개의 사기업 대상으로 혁신활동에 정부기관이 최적의 역할을 발휘하는 상황과 조건이 무엇인지 규명했다. 우선 정부기관은 공기업 혹은 준공기업이 혁신에 필요한 자원이나 재원을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혁신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정부기관이 공기업을 충분히 경쟁에 노출시키고 스타트업 형태로 해당기업을 지원하며 관련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할 경우 혁신 성과도 어느 정도 나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기관이 이 몇 가지 조건만 충족시켜준다면 공기업의 혁신활동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연구진은 판단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는가?

공기업의 규모와 범위가 확대되면서 고용 등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기업의 시장 횡포에 맞서 공기업, 정부의 역할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성과 효율, 혁신이 확보되지 않은 공기업과 정부의 역할 확대는 자원과 재원의 낭비만을 초래할 뿐이다. 중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만 보더라도 정부의 과도한 역할과 참여가 혁신성과에 그리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정부의 간섭이 커질수록 대리인 비용만 증가할 뿐 주인의식 결여, 보상체계 미흡, 리더십 부재 등 공기업의 고질적 문제가 혁신의 걸림돌만 될 뿐이다. 따라서 공기업 혁신에 필요한 정부의 역할은 필요자원을 원활히 배분하는 일에 국한돼야 한다. 또한 통제와 간섭을 최소화하고 제도 개선에 매진해야 한다. 혁신과 변화에 관한 한 정부는 기업과 시장의 논리에 해결책을 맡겨보는 일이 필요하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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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광수

    문광수 ksmoon@cau.ac.kr

    -(현)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전)인사컨설팅기업 SHR
    -(전)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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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신형sh.kang@cnu.ac.kr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

    강신형 교수는 카이스트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경영대학에서 경영공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본사 전략기획팀에서 신사업기획, M&A, J/V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개방형 혁신, 기업벤처캐피털(CVC), 스타트업 M&A이며 관련 학술 논문 및 ‘한국의 CVC들: 현황과 투자 활성화 방안’ ‘스타트업 M&A 현황과 활성화 방안’ 등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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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윤

    이승윤seungyun@konkuk.ac.kr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이승윤 교수는 디지털 문화 심리학자다. 영국 웨일스대에서 소비자심리학으로 석사학위를, 캐나다 몬트리올의 맥길대에서 경영학 마케팅 분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비영리 연구기관 디지털마케팅연구소(www.digitalmarketinglab.co.kr)의 디렉터로 디지털 및 빅데이터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공간은 경험이다』 『디지털로 생각하라』 『바이럴』 『구글처럼 생각하라-디지털 시대 소비자 코드를 읽는 기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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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주한

    류주한jhryoo@hanyang.ac.kr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 직접투자 실무 및 IR, 정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국내외 학술 저널 등에 기술 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비시장 전략, PMI, 그린 공급망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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