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Climate Change

리스크의 다른 말은 '새로운 시장 창출' 친환경 포트폴리오로 어려움에 맞서야

231호 (2017년 8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기업의 기후변화는 어느 정도의 리스크로 작용할까. 단기간에 큰 변화를 가져오진 않겠지만 기후의 변동성, 변화 속도를 생각하면 기업이 기후변화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밸류체인상에선 재난으로 인한 물리적 피해, 원자재 및 상품 가격 상승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외부적으론 기후변화 대응 정도에 따라 기업의 평판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정부의 규제도 위험 변수 중 하나다. 산업별 리스크 정도를 파악하고 기업의 경영활동별 세분화된 대책이 필요한 때다.

편집자주

이 글은 맥킨지앤컴퍼니가 2015년 7월에 개제한 ‘Sustainability & Resource Productivity Practice’ 보고서를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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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 시대 초기부터 날씨 대응 방안은 중요한 사업의 일부분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기후변화 우려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문제로 부상했다. 기업은 규제, 환경, 소비자 측면에서 나날이 커지는 압력에 적응해야 한다.

쉽지 않은 문제다. 기후에너지솔루션센터(Center for Climate and Energy Solutions)가 S&P 글로벌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겨우 28%만이 기후영향평가를 수행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보다 더 낮은 18%만이 기후영향평가 전문 툴이나 모델을 이용해 기후 리스크를 평가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기후변화 대응을 미루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기후변화 관련 정부 정책이 변하고 있고, 소비자의 제품 선호도가 바뀌고, 원재료 등의 가격 변동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기업은 기후 관련 리스크를 인지하고 예측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기후 리스크(climate risk)는 크게 6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림 1) 그리고 이는 밸류체인 리스크와 외부 이해관계자 리스크로 나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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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 리스크

물리적 리스크(physical risk)는 기후변화로 인프라 및 기타 자산에 입게 되는 피해를 말한다. 즉, 산불, 홍수, 허리케인 등 이상 기후의 발생이 점차 빈번해지고 강도가 심해지면서 기업은 자사 공장이나 공급망 설비에 피해를 입게 된다.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따르면 홍수, 가뭄, 폭풍 등 기후 관련 재해의 발생 빈도와 강도는 1970년대 이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는 기업의 성과에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대표적인 글로벌 곡물회사 카길(Cargill)은 2012년 미국 가뭄으로 인해 20년 만에 최악의 분기실적을 발표했다. 물론 가뭄이 반드시 기후변화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이는 기후변화가 사업 전망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의 하드디스크 제조업체인 웨스턴디지털테크놀로지(Western Digital Technologies)는 2011년 태국에서 발생한 홍수로 자사 생산공장이 피해를 입으면서 매출이 크게 감소했으며, 이에 따른 글로벌 공급 감소로 컴퓨터 제조기업들에까지 피해가 이어졌다.

물리적 리스크는 통제가 불가능하지만 기업은 향후 수년에서 수십 년간 발생 가능한 변화에 대한 대응책을 도입함으로써 이러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먼저 발생 가능한 여러 시나리오를 예측해야 한다. 기후변화 모델링 전문기업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기후 예측을 통해 지역별 홍수, 가뭄, 해수면 상승 등 심각한 리스크 발생 확률과 온도, 습도, 강우량 등 주요 지표에 대한 장기적 변화 추세를 파악할 수 있다.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어느 사업 부문이 취약한지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나면 다양한 리스크 완화 프로세스, 기술 표준, 역량 등을 도입하고 이행할 수 있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공급망 설비를 다양한 지역에 분산시키거나 중복해 건설하고, 기후 리스크가 높은 공급업체나 지역을 피하는 등의 대응책을 활용할 수 있다.

가격 리스크(price risk)는 원재료나 상품의 가격 변동성 증가를 의미한다. 가뭄으로 물 가격이 높아지고, 기후 관련 규제가 도입되면서 에너지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 하이테크 및 신재생에너지 업계는 컴퓨터 하드 드라이브, TV, 풍력터빈, 태양광 시스템, 전기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희토류의 가격 상승 리스크에 직면하게 된다.

지난 십여 년간 자원 가격은 상승했으며 변동성도 커졌다. 여기에 불안정한 기후까지 가세하면 기업의 생산, 에너지, 수송, 보험 관련 불확실성은 더욱 커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이케아(IKEA)는 에너지 자립 실현을 위해 전통적 에너지원을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고 있다. 에너지 자립 달성을 통해 미래 에너지 비용이 예측 가능해지며 글로벌 에너지 가격 변동으로부터 회사를 보호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 점차 많은 기업들이 전략적 및 경제적 목적으로 ‘독립형 발전 형식의 오프 그리드(off grid)’를 추진하게 될 것이다.

제품 리스크(product risk)는 기업의 핵심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거나 심지어 판매가 불가능해지는 경우를 말한다. 시장점유율이 일부 감소하는 데 그칠 수도 있지만 아예 기업이 파산하게 될 수도 있다. 에어컨은 대체 냉방기술에 밀려나게 될 것이고, 더 이상 눈이 내리지 않는 지역의 스키장은 폐업하게 될 것이다. 일부 시장에서 석탄 가격이 다른 저탄소 에너지원 가격보다 높아지고 각종 규제로 인한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하면서 광업 장비 제조회사와 관련 산업에 파급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리스크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신제품은 항상 기존 제품을 대체해 왔다. 차이점은 기후 관련 압력에 대한 대응은 특정 부문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사업의 전체 운영 환경을 아예 바꾸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자동차가 수동기어에서 자동기어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마차 시대에서 자동차 시대로 바뀌는 정도의 변화다. 유틸리티·전력 기업들도 변화를 인지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가 중요한 발전원으로 부상하면서 전통적 사업모델은 시장에서 위협받고 있다.

반면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여러 산업에서 친환경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건설 및 인프라 부문에서는 전기자동차 충전소, 신재생에너지 전력망 통합, 스마트 미터기, 스마트 그리드, 혼잡료 징수 시스템, 에너지 고효율 건설 기술 등 친환경 도시에 적합한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다.

특히 리테일, 소비재 등 B2C 부문에서는 소비자들이 친환경 제품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분명히 밝힘에 따라 새로운 시장이 생겨나고 있다. 지속가능성을 홍보하는 슈퍼마켓은 미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유기농 식품 부문은 지난 십 년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어디에서 어떤 제품을 구매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있어 환경요인을 중요시하는 새로운 소비자층의 규모가 상당히 커졌다는 반증이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떻게 적응해야 할까? 한 가지 방법은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고 재활용이나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신제품을 디자인하는 ‘지속가능성 디자인’을 도입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기업의 이익이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과 일치하도록 기업 전략을 재정립하는 것이다. 지멘스(Siemens)는 탄소효율적 제품에 대한 ‘환경 포트폴리오(environmental portfolio)’를 개발했다. 프랑스의 건축자재 및 유리 제조회사인 생고뱅(Saint-Gobain)은 지속가능한 친환경 주택건설 기술을 제품개발 전략의 핵심으로 삼았다.





외부 이해관계자 리스크

평가 리스크(ratings risk)는 탄소배출권 거래제, 공급망 혁신, 제품의 노후화 등으로 인한 자본비용 증가 가능성을 뜻한다.

평가 리스크는 산업 간, 그리고 산업별, 기업별로 다르게 나타나지만 탄소집약적 기업들도 이에 대한 관리를 시작할 수 있다. 이미 4000개 이상의 기업 및 단체들이 탄소공개프로젝트(Carbon Disclosure Project)에 자사의 탄소 배출량을 공개하고 있다. 메이저 정유 기업들은 전략적 의사결정 시 내부적으로 탄소 거래 가격을 고려한다.

규제 리스크(regulation risk)는 기후변화로 인한 정부의 각종 규제를 의미한다. 비용 상승을 초래하거나 특정 사업 활동을 저해하는 새로운 규제의 도입, 경쟁사에 유리한 보조금 지급, 자사에 지급되던 보조금의 폐지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여러 산업에서 정부는 시장경쟁의 판도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후변화로 각종 규정이 변경되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는 기후변화 가능성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이는 필연적으로 사업 전망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몇 가지 예를 살펴보자. 중국은 2020년까지 국가 계획 도입을 위해 7개 지역에서 탄소거래제를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는 전력 발전원의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원을 사용할 것을 의무화하는 신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 기준을 도입했다. 에티오피아는 저탄소 경제성장을 통해 중진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목표로 기후대응 녹색경제 추진전략(Climate-Resilient Green Economy)을 발표했다.

한 가지 복잡한 문제는 기후변화 관련 정책이 국제적, 국가적 차원에서 수시로 변경되며 대선 등의 선거 결과에 따라 추진 속도도 달라진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기업은 장기적 투자 및 사업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그래서 규제 리스크 관리 도입을 시작해야 한다. 미래 규제에 대비하는 첫 번째 단계는 도입 가능한 여러 정책 안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규제 및 정책 변화에 기업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상태에 있도록 기후변화에 대한 내부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는 규제당국, 산업 단체 등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해 그들의 시각을 이해하는 것이다.

규제 리스크는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과 같은 직접 리스크와 산업 전반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 변화와 같은 간접 리스크로 나뉜다. 기후변화 관련 평판 리스크(reputation risk)는 대중들이 기업 활동이나 위치를 부정적으로 생각함에 따라 발생하는 손실 가능성을 말한다. 기업의 기후변화 관련 평판이 나빠지면 소비자 불매운동, 지역사회 반대시위 등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게 된다. 또한 규제환경과 투자자 관계도 악화되며 현재 및 미래 인력 채용에 있어서도 불리해진다.

이는 이해관계자들의 기대 변화라는 더 광범위한 트렌드의 일부다. 투자자들은 탄소배출량 정보를 공개할 것을 촉구하고, 기후변화로 물리적 피해를 입었거나 기후 관련 규제로 사용이 불가능해진 ‘좌초자산(stranded asset)’에 대한 우려도 표출하기 시작했다. 직원들은 자신들의 회사가 사업운영 시 지속가능성을 고려하기를 원한다. 기업 활동을 측정하고 비교하는 NGO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진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은 기후변화 전략 도입을 위한 공개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니레버(Unilever)는 FTSE CDP 탄소 전략(carbon strategy) 리스크 및 성과 지수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으며 1995년 이후 탄소이용률(carbon efficiency)을 40% 개선했다. 또한 2020년까지 자사 제품의 탄소 및 물 발자국(carbon and water footprint)을 2010년 수준의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리테일회사인 콜(Kohl)은 사업을 친환경적으로 탈바꿈하고 탄소배출량을 저감한 노력을 인정받았다. IBM도 공급업체에 엄격한 온실가스 배출 기준을 적용하는 등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IBM은 미국 환경보호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으로부터 공급망 리더십을 인정받아 2013년 기후 리더십 어워드(Climate Leadership Award)를 수상했으며, 2014년 온실가스 관리에 대해서도 인정을 받았다. 포춘 500대 기업은 하나같이 지속가능성을 위한 자사의 노력을 널리 홍보하고 있다. 아직도 갈 길이 멀기는 하지만 적어도 순조로운 첫 걸음을 뗐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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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그림 2>는 사례 조사, 업계 관계자 인터뷰, 본지의 분석 등을 기반으로 7개 산업의 기후변화 리스크 노출도를 평가한 결과다.

물론 개별 기업의 결과치는 지역, 목표 시장, 경영 등에 따라 다르지만 <그림 2>는 경제환경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분석에 따르면 밸류체인 리스크 측면에서 운송산업, 농업 등이 물리적 리스크가 가장 높았다. 원재료 및 상품 가격 리스크는 유틸리티·전력과 운송산업에서 높게 나타난다. 외부이해관계자 리스크 중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규제와 평판 리스크다. 특히 오일·가스 산업 분야가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다.

전체 7개 산업 전반에 걸쳐 분명하게 나타나는 한 가지 사실은 기후 관련 리스크를 무시하는 기업은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자사와 관련 있는 리스크를 파악하고, 각 리스크 간의 관련성에 대해 성찰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이행하는 기업은 기후 리스크라는 어려운 도전과제를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어려움을 견뎌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려움에 당당히 맞서 이겨낼 수 있게 된다.

번역 |한지은 jieunhan21@gmail.com
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