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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으로 연결된 네트워크, 기업가치에 긍정적 영향 미친다 外

김진욱 | 192호 (2016년 1월 Issue 1)

세계적 학술지에 실린 연구성과 가운데 경영자에게 도움을 주는 새로운 지식을 소개합니다

 

Finance & Accounting

 

결혼으로 연결된 네트워크, 기업가치에 긍정적 영향 미친다

 

Based on “The Value of Marriage to Family Firms” by Pramuan Bunkanwanicha, Joseph P. H. Fan, and Yupana Wiwattanakantang (Journal of Financial and Quantitative Analysis, April 2013, pp. 611-636)

 

무엇을 왜 연구했나?

 

가족기업은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기업 소유구조 형태다. 국내의 경우 상장기업의 절반 이상이 가족기업이며, 분산된 소유구조를 가진 것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S&P 500 기업들도 35% 이상이 가족기업으로 분류된다. 가족기업의 두드러진 특징은 막대한 주식을 소유한 창업자 가족의 구성원들이 기업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ESCP 유럽 경영대학 분칸와니차 교수 등의 연구팀은 창업자 가족 구성원의 결혼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했다. 구체적으로 창업자 가족 구성원의 배우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그 결혼이 가족기업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봤다.

 

연구자들은결혼이 한 가문의 아들과 다른 가문의 딸을 연결한다라는 네트워크 가설을 내세웠다. , 결혼은 양가의 관계를 결속해 장기적인 동맹관계를 설립하는데 가족기업의 구성원이 유력 기업인 혹은 유력 정치인의 자녀와 혼인할 경우 그 동맹관계가 기업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는 결혼을 통해 양가가 재무와 인적자원 및 각종 특권들을 공유할 수 있다는 논리에 바탕을 둔 것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자들은 창업자 가족 구성원의 결혼 소식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태국을 선택했다. 태국에서는 100만 부 이상의 판매부수를 자랑하는 한 신문매체(newspaper Thairath)가 매일 4개 지면에 걸쳐 상류사회의 결혼소식을 전한다. 연구는 1991년부터 2006년까지 있었던 91개 가족기업 구성원의 140쌍의 결혼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네트워크 가설에 따라 창업자 가족 구성원의 배우자가 유력 가문 출신일 때 그 결혼은 네트워크 형성의 측면에서 가족기업의 가치를 높인다고 간주됐다. 따라서 창업자 가족 구성원의 배우자가 왕족/귀족, 정치인/고위공무원/군인 및 기업창업자 가문의 출신일 때 그 결혼은 네트워크 혼인으로 분류됐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비네트워크 혼인으로 분류됐다. 흥미롭게도 140쌍의 결혼 중 110(79%)이 네트워크 혼인에 속했으며, 비네트워크 혼인으로 분류되는 나머지 30건의 배우자는 영화배우, 가수, 아나운서, 미인대회 우승자, 대학교수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증분석 결과, 네트워크 혼인의 경우 결혼일 전후 11일 동안의 누적 초과수익률이 2.04%인 것으로 나타나 긍정적인 시장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비네트워크 혼인은 –0.13%의 누적 초과수익률을 보였다. 이는 네트워크 혼인이 창업자 가족의 네트워크를 강화시킨다는 가설과 일치한다. 긍정적인 시장 반응은 새로운 네트워크를 통해 가족기업이 미래 경제적 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업 활동에서 정보와 인맥이 중요한 산업(부동산업 및 건설업)과 정부에서 사업자를 선정하는 산업(통신업, 주류업 및 에너지산업)의 경우, 52쌍의 결혼 중 49쌍이 네트워크 혼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추가적으로 양가의 기업이 혼인을 통해 수평적 혹은 수직적 동맹관계가 설립될 수 있는 경우 투자자들은 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자동차 기업의 가족 구성원과 타이어 기업의 가족 구성원이 결혼할 경우 투자자들은 그 혼인을 통해 두 기업이 보다 긴밀한 제휴 관계를 형성할 것이고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이라 예상한다는 것이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일반적으로 결혼은 일생의 약속이며 두 개인과 그 가족들에게 오래 지속되는 유대관계를 만들어준다. 연구자들은 결혼으로 확립된 가족 네트워크가 양가의 정보와 지식이 공유되며 상호이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기업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보여줬다. 기업의 성패는 기업이 가진 자원과 그 자원의 활용에 달려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창업자 가족 구성원이 가족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임을 보여준다. 창업자 가족 구성원들은 그들의 직접적인 경영참여 여부를 떠나 결혼을 통해 네트워크 설립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기업가치에 공헌할 수 있다. 금수저가 금수저에게 끌리는 하나의 이유는 바로 네트워크 때문이다.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금융감독원 자문교수 jinkim@konkuk.ac.kr

 

필자는 건국대 경영학과와 The Ohio State University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Cornell University에서 통계학 석사, University of Oregon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Rutgers University 경영대학 교수를 거쳐 2013년부터 건국대 경영대학 교수로 있다. 현재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보험회계, 조세회피 및 기업지배구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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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욱

    김진욱jinkim@konkuk.ac.kr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건국대와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영학과 회계학을 전공하고 코넬대에서 통계학 석사, 오리건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럿거스(Rutgers)대 경영대 교수,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 및 기획재정부 공기업 평가위원을 역임했으며 2013년부터 건국대 경영대학에서 회계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건국대 경영전문대학원 부원장, 한국회계학회 부회장, 한국거래소 기술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회계 감사 및 인수합병(M&A)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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