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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 생각법

시간·공간·분야의 축 살짝 옮겨 질문하자 유대인처럼 창의적 삶이 시작된다

이광형 | 182호 (2015년 8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눈앞의 문제에 집중하다보면 현재 처한 시간, 공간, 분야에 매몰될 수 있다. 새로운 생각, 참신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으려면 시간이나 공간, 분야의 축을 이동시켜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유용한 것이 3차원 생각법이다. 주어진 문제의 시간, 공간, 분야 축을 이동해 새로운 시각에서 질문을 던져라. 새로운 질문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이끌어 낸다.

 

 

 

창의력은 질문하는 습관이다

 

유대인의 비밀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분석해보면 약 20%가 유대인이라고 한다. 전 세계에 유대인은 약 1700만 명이 살고 있으므로 전체 인구 70억 명 중 0.22%에 해당한다. 이처럼 0.22%밖에 안 되는 민족이 노벨상의 20%나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대인들이 특별히 창의성에 우수한 유전자를 타고 나는 것일까? 유대인들은 모계를 통해 민족의 정체성이 유지 또는 보존된다. 부모 중 어머니가 유대인이면 자식도 유대인이 된다. 유전자는 무작위로 섞이기 때문에 어머니 유전자만 보존돼 자식으로 전달될 수는 없다. 따라서 유대인이 특별히 창의성에 관련된 유전자를 타고 난다고는 볼 수 없다.

 

유대인 친구를 만나 직접 물었다. 그는 가정에서 부모와 토론을 많이 했고 학교에서도 선생님에게 질문을 많이 하라고 격려 받았다고 했다. 유대인 교육의 교본인 <탈무드>에도 비슷한 내용이 실려 있다. 유대인을 분석하고 조사한 많은 책과 연구들에서도 공통으로 언급되는 내용이다. 결국 유대인을 유대인이 되게 만드는 것은 질문을 장려하는 탈무드 교육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창의력은 타고나는 것이지 인위적으로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물론 유전적인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모든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는 것은 뇌세포다. 유전자도 뇌세포를 통해 영향을 준다. 인간의 뇌는 약 1000억 개의 뇌세포로 구성돼 있다. 뇌세포들은 혼자서는 일하지 못한다. 서로 연결돼야 한다. 뇌세포의 시냅스가 다른 뇌세포와 연결돼 회로를 만든다. 유전자는 뇌세포 회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영향을 준다. 이 회로가 뇌가 하는 기억, 사고, 감각, 운동 등을 지배한다. 그리고 회로는 동일 동작을 반복하면서 굳어진다. 그러면 거의 자동으로 그에 해당하는 생각이나 운동을 하게 된다. 이것을 습관이라고 부른다. 아무리 좋은 유전자를 타고 났어도 반복해서 회로를 만들지 않으면 습관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악기를 연주하거나 운동을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뇌세포 회로를 만드는 일이다.

 

질문도 마찬가지다. 질문하는 습관을 만들면 새로운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사람들은 그런 사람을 창의력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유대인들은 가정에서부터 질문하는 것을 장려하고 뇌 속에 질문하는 회로를 만드는 셈이다. 질문을 반복하고 그것이 장려되는 문화에서 자라면서 질문하는 뇌세포 회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창의성을 개발하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떻게 창의성을 늘릴 수 있느냐고 물으면 책을 많이 읽어라, 생각을 많이 하라는 조언이 들린다. 마치 축구를 잘하기 위해서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과 동일한 조언이다. 기타를 잘 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는데 구체적인 방법 대신 무조건 연습을 많이 하라고만 한다면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앞서 유대인의 교육과 뇌세포 회로를 간단히 설명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질문하는 습관을 만들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질문은 상대방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창의력은 혼자서 새로운 생각을 하는 것이다. 즉 혼자 있을 때 스스로 자신에게 질문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질문이 매우 간단해야 한다. 간단한 질문을 마음속에 품고 있다가 어떤 상황에 처하거나 새로운 사람 또는 사물을 만났을 때 그 질문을 해야 한다. 그러면 그 사물에 고정된 생각이 자유로워지면서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질문하는 습관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소개한다. 다음과 같은 3개의 질문이 만드는 축을 따라 생각을 하다보면 새로운 생각과 만나게 된다.

 

3차원 질문

 

시간 질문

 

우리는 무의식중에 현실에 고착돼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보면현재라는 시간에 고착돼 있다. 현실 고착은 생각을 제한해 새로운 생각을 어렵게 한다. 의식적으로 시간 고착에서 벗어나면 생각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시간의 제약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그림 2> 시간 축에서 볼 수 있듯 우리는 현재의 시점 2015년에 있다. 시간 축을 중심으로 질문하는 방법은 시간 축 위에서 현재 내가 가진 문제를 이동시켜 보는 것이다. 예컨대 이 문제를 10년 후 또는 20년 후로 이동시켜 보면 어떨까 질문을 던져본다. 또는 과거 10년 전으로 이동시켜 보기도 한다. 종이컵을 예로 들어보자. 새로운 종이컵을 만들고 싶다고 가정하자. 시간 축을 이동해 10, 20년 후에도 종이컵을 사용할까 질문을 해보는 것이다. 그러려면 10, 20년 후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바뀐 사회에서는 어떤 일회용 컵을 이용할지 생각해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많이 흐른 후에는 분해되는 플라스틱 컵, 접어서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컵, 음료수를 마신 후 먹을 수 있는 식용 컵, 재사용이 가능한 위생적인 컵 등이 나올 수 있다. 10년 후 또는 20년 후 혹은 더 멀리 잡아 100년 후 세계로 상상력을 발휘하면오늘이라는 시간에 잡혀 있는 나를 해방시킬 수 있다.

 

 

 

 

세계적인 인터넷 게임 회사로 성장한 넥슨이 출발할 때는 인터넷이 실용화되지 않았던 1990년대 중반이다. 당연히 네트워크 게임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데 김정주 회장은 네트워크 게임을 만들었다. 그는 자신을 10년 후로 이동시켜 생각해봤는데, 인터넷이 보편화돼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세상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게임이 무엇일지로 생각을 이어갔다. 그렇게 존재하지 않는 시장을 상상하며 게임을 만들었다. 그래서 만든 게임이바람의 나라였다. 1996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 게임은 1세대 MMORPG 게임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지금까지도 1000번 이상의 업데이트를 통해 그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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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형

    -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 미래전략대학원장
    - <달팽이와 TGV>, <벤치기업 나도 할 수 있다>, <21>, <포철 같은 컴퓨터회사를 가진다면>, <퍼지이론 및 응용>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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