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워낙 복잡해진 탓에 거대한 데이터를 복잡한 방식으로 분석해야 좋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복잡한 세상을 서로 대비되는 단 두 가지 개념으로 구분해보면 굉장히 훌륭한 통찰을 얻을 때가 많습니다. 경영학에서 실제 이런 접근이 큰 혜안을 준 사례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수많은 기업 활동을 ‘기존 자원의 이용(exploitation)’과 ‘새로운 자원의 탐색(exploration)’이란 단 두 가지 기준으로 구분해보면 대부분 기업들이 손쉬운 성공을 보장하는 이용 활동에 열을 올리다 탐색 활동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급격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리더십에서도 거래적(transactional), 변혁적(transformational)이란 단 두 개의 개념이 이론과 실무 모두에서 혁명적 변화를 촉발시켰습니다. 전략 분야에서 ‘블루오션 vs. 레드오션’ ‘가치 창출 vs. 가치 전유’ 같은 개념이 지혜로운 의사결정의 원천을 제공했습니다.
창간 7주년을 맞아 저는 ‘변해서는 안 될 것 vs. 변해야 하는 것’이란 단순한 개념으로 DBR의 미래를 고민해봤습니다. 우선 어떤 일이 있어도 변해서는 안 될 것 중 가장 먼저 꼽고 싶은 가치가 바로 ‘깊이’라고 생각합니다. 단편적인 정보나 뉴스를 전하는 매체는 수없이 많지만 DBR만큼의 깊이를 추구하는 매체는 학술지 외에는 유일하다고 자부합니다. 실제 대부분의 매체들이 ‘가독성’ ‘재미’ 등의 가치를 우선하지만 DBR은 콘텐츠 피드백 과정에서 ‘깊이’를 강조해왔고 앞으로도 이런 방침을 유지하겠습니다. 차별화의 원천이자 고객 가치의 출발점이기 때문에 그 어떤 상황 변화에도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될 가치가 바로 깊이입니다.
‘현장 중시’와 ‘솔루션 제공’도 ‘깊이’와 더불어 변해서는 안 될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깊이를 중시하는 학술지와 차별화되는 포인트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기업 현장에서 벌어지는 실제 상황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지혜와 통찰을 주는 매체로 포지셔닝한 덕분에 많은 분들이 DBR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셨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론적 담론에만 머물지 않고 실전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원칙은 어떤 상황변화에도 굴하지 않고 고수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변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위 세 가지 가치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는 상황 변화에 따라, 혹은 모험적 도전정신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영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고 경영학 이외에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한 지혜와 담론이 경영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콘텐츠의 형식과 내용 모두에서 파격적 변화를 지속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이번 호부터 새로운 코너를 대거 신설합니다. 특히 이번 호부터 골프나 생물학, 수사학 등 지금까지 다루지 않았던 영역에 과감하게 도전했습니다. 또 럭셔리 비즈니스, 오너십, 협업 등 사례 기반의 정통 경영학 콘텐츠도 보강했습니다. DBR의 인기 시리즈였던 ‘강대리 팀장 만들기’와 ‘강부장 개조 프로젝트’의 후속 코너로 임원급의 현장 고민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연재물 등 다양한 새 코너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 이번 호부터 더욱 편안하게 콘텐츠를 보실 수 있도록 디자인도 대대적으로 개편했습니다.
창간 7주년 스페셜 리포트는 ‘Redesign Korea’입니다.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기에 급급한 근시안적 접근만으로 생존하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지, 각 분야별로 어떤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지 집중 탐구했습니다. ‘재설계’라는 접근은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화두로 손색이 없습니다. 한국 기업과 공공기관, 그리고 개인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대체 불가능한 매체로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DBR 제작진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관심과 조언을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남국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mar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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