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DBR은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과 반응을 체계적으로 수렴해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열독자를 중심으로 ‘독자패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Indepth Communication’은 독자패널들로부터 DBR 최근 호 리뷰를 들어본 후 추가로 궁금한 점에 대해 해당 필자의 피드백을 받아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장현진 제8기 DBR독자패널 (롯데카드)
162호에 실린 조창수 제일기획 그룹장 인터뷰 “SNS에서의 마케팅은 ‘전화하기’ 같다, 자기 말만 하지 말고 상대의 안부를 물어라”를 읽고 질문 드린다. 조창수 그룹장께서는 SNS 마케팅에서 기업이나 브랜드 입장에서 ‘회원 수’보다 훨씬 중요한 게 바로 ‘옹호자 수’라고 하셨다. 질문은 세 가지다. 1) 이를 측정할 방법이 있는지? 2) 느슨한 브랜드커뮤니티에서 회원과 친분 쌓기에 열중하면 주객이 전도될 우려가 없는지? 3) 객관적으로 그 성과를 측정할 수 없다면 그에 대한 투자는 어느 정도로 이뤄지는 게 적절할지?
조창수 제일기획 그룹장
질문 주신 사항의 연계성을 고려해 1, 3번을 함께 답변한 뒤에 2번 질문에 답을 드리도록 하겠다. 기본적으로 SNS 마케팅에서 회원 수와 옹호자 수의 관계를 페이스북을 예시로 이야기해 본다면 해당 채널을 Like하고 feed를 받는 사람 전체는 ‘회원 수’라고 볼 수 있다. 해당 채널에서 단순히 정보를 얻거나 이벤트에 참여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해당 채널 브랜드가 하는 활동에 능동적인 참여를 하고, 브랜드의 활동 등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사람을 옹호자로 볼 수 있다. 인터뷰에서 이야기한 T.A.T(이야기하고 있는 사람들)에 해당하는 팬 가운데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을 옹호자 수로 본다는 의견도 있으나 이는 지극히 단면적인 측정이란 생각이 든다. 현실적인 측정은 어렵다. 다만, 브랜드 채널에서 소비자의 댓글, 의견 등을 검토하고 영향력이 있는 옹호자와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시도는 조금씩 진행 중이라고 본다. 옹호자의 경우 향후 해당 브랜드의 활동뿐 아니라 위기 관리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어서 3번 질문에 답변을 드리자면 해당 SNS 채널의 마케팅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씀 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객관적인 성과 측정이 어렵다 하더라도 SNS 마케팅에서는 기본적으로 지속적인 소비자 Engagement 활동을 통한 관계 형성 및 이를 통한 영향력 있는 옹호자 수 발굴 및 관리는 끊임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2번 질문에 대해서는 ‘느슨한 브랜드커뮤니티에서 회원과 친분 쌓기’의 의미가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회원과 오프라인에서의 실질적인 만남 등을 의미한다면 기존에 커뮤니티 닉네임 및 이름 등으로 호칭되며 편하게 의견을 주고받던 활동에 영향을 줄 순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모 회사의 경우 파워블로거와의 만남 등을 진행할 때 ‘실명’보다는 ‘파워블로거명’을 사용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이웅 제8기 DBR 독자패널(코리아크레딧뷰로)
황인선 문화마케터의 글 ‘홍대 앞 상상마당 월3만 명이 방문? 문화마케팅, 커뮤니티와 만나니 상상 이상!’을 잘 읽었다. 상·하위문화의 정의와 특징을 설명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대학생 하위문화에만 너무 집중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미국과 다른 대한민국의 인구 규모 및 문화적 특성이 아닌지, 국내에서 다른 하위문화에 도전해 성공한 케이스가 있는지 궁금하다.
황인선 문화마케터 겸 KT&G 마케팅 자문
국내에서 ‘하위문화로서의 대학생’에 집중하는 사례는 특히 많다. 일단 가장 유명한 ‘동아제약 박카스 국토대장정’이 있고 ‘KT 모바일 퓨처리스트’ ‘LG그룹 글로벌 챌린지’ ‘KT&G 상상 유니브’ 등이 있다. 그 외 각종 지자체나 축제 자원봉사그룹 역시 대학생 하위문화, 혹은 ‘하위문화로서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생은 스펙 쌓기 열풍 때문에 참여도가 높고, 입소문 내기에 적극적이며, 구매성향이 높은 집단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인구 수 대비 대학생 비율이 높은 탓도 있다. 이들은 대부분 ‘목장’형으로 운영되며 기업이 개입한다.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하면 다양한 대학생 동아리들도 잠재적인 커뮤니티인데 필자는 KT&G 재직 시절 강북 지역 대학을 대상으로 ‘상콘 아카데미’라는 것을 만들어 10개 대학 동아리를 모아 상호 연계 및 문화계 연계, 활동 지원 등을 해준 적이 있다. 비용 대비 참여도와 로열티가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다음은 주부 대상이다. ‘락앤락 서포터즈’가 대표적이고 ‘설화수 메이븐 클럽’도 ‘하위문화로서의 주부’를 그 대상으로 한다. 그 밖에도 ‘동서 주부 문학상’ ‘백화점의 여성 VIP 멤버십’ 운영도 같은 맥락이다. 주부와 대학생 이외에 한국 내에서 다른 하위문화를 공략해 성공적으로 가는 기업으로는 각종 디자이너들이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한 전략이 존재한다.
현대카드가 디자인 관련자들을 지원해서 뉴욕 현대미술관에 인턴이나 전시 지원을 하는 활동과 디자인/트래블 라이브러리를 운영하는 것, 유망한 인디 밴드들을 매년 영국과 미국 SXSW에서 공연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문화경제 시대(Culturenomics)를 맞아 다양한 공략을 시도하는 다른 사례도 살펴보자. KT&G 상상마당이 문화 적극 수용자(인디 음악가, 독립 영화, 디자이너, 사진 부문 등)를 대상으로 지원 및 관리하는 커뮤니티 활동, ‘한방’이나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분위기에 맞춰 아모레퍼시픽 설화수가 진행하는 커뮤니티 활동도 주목할 만하다. 설화수는 설화수클럽으로 국가 명장을 멤버로 운영하는 전문가 커뮤니티 활동을 만들어 지원한다. 전통 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국악 사랑 멤버들(현재 1500명으로 강남 주부들과 퇴직자들), K - POP의 다양한 팬덤 커뮤니티(대형 연예 기획사들 주도)도 대학생과 주부를 넘어서는 하위문화를 공략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미국의 경우는 대학생보다는 소비자 단체, 가치공유 단체 등의 하위문화를 공략하는 사례가 많다. 할리데이비슨의 바이커 커뮤니티(HOG-평균 40대), IBM의 사내외 아이디에이션 그룹 운영(이노베이션 잼), TED 등이 그러한 사례다. 이들은 보통 부유하면서 지식인층인 경우가 많다. 그 밖에도 광범위하게 조직된 각종 교회 조직과 자선 조직 같은 비영리기구(NGO) 활동, ‘버닝맨’ 같은 크리에이터 페스티벌, 월든 2 마을 같은 자발적 공동체 등의 커뮤니티가 다양하게 발달돼 있다. 한국 기업들도 사회변화에 맞춰 다양한 하위문화 그룹을 대상으로 커뮤니티 마케팅 전략을 짜볼 필요가 있다.
정성원 DBR 제8기 독자패널 (LG전자)
163호 스페셜 리포트 ‘소셜 데이터 분석’과 관련해서 소셜 데이터의 한계에 대해 질문한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드러나는 이용자의 정체성과 특성 등은 실제와 다를 때가 많다. 이용자들은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하고 싶거나 사고 싶은 것을 공개하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포장할 때도 많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개방성의 수준이 서로 다른 소셜미디어의 데이터를 일괄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성격에 따라 분석에서 적절히 가중치를 달리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결국 개인의 잠재적 니즈를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하는 것 아닌가.
또 ‘시장 세그멘테이션 방법론을 개선하라’에서 사람들의 선호를 분명하게 알아채기 어렵기 때문에 ‘선호’ 자체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사업자가 단일 제품에 대한 마케팅을 할 때도 소비자들이 선호에 따라 ‘인접한 것처럼’ 인식하는 브랜드의 영향력을 따져야 하는 ‘인터카테고리 모델링’을 제시했다. 그런데 이런 방법은 브랜드 기준의 선호도를 바탕으로 고객 집단을 세그먼테이션해야 한다는 것인가? 일반적으로 상품을 기획할 때는 고객 집단을 특징에 따라 카테고리로 나누고 해당 집단의 특성들을 기준으로 타깃 고객을 설정한다. 일반적인 방법론을 고려할 때 인터카테고리 모델링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조언을 부탁한다.
천영준 연세대 기술경영연구센터 책임연구원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타인에게 보이는 공간이기 때문에 솔직히 이용자의 니즈가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을 때도 많다. 그러나 언어학적인 분석을 해볼 수 있다. 특정 단어와 감성에 대해 얘기하면 전후 맥락을 분석해서 특정 제품에 대한 이용자의 태도를 추론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매우 좋은 텍스트마이닝 기반 데이터 분석의 대상이다. 가중치와 관련해서도 많은 전문가들이 방법을 찾고 있고 네이버 블로그와 커뮤니티, 포럼, 트위터 등의 공간에서 도출된 제품·서비스에 대한 선호를 어떤 비중으로 평가할지와 관련해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시장 사이에 연결망이 생성되고 그 안에서 다양한 소비자의 수요가 뭉쳐서 표현되는 경향이 있다. 더 이상 특정 제품에 대한 단일한 관심을 중심으로 시장을 범주화하는 것은 많은 것을 간과할 수 있다. 과거 산업별로 독자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이제는 같은 회사의 브랜드도 경쟁하고 서로 보완하며 매우 복잡한 상황이 발생한다. 오히려 소비자들이 원하는 브랜드의 묶음을 사전에 파악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묶음을 채워주거나 대체할 수 있는 마케팅을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데이터마이닝은 깊이 있는 마케팅 전략을 원하는 기업에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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