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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세대는 쿨 하게 인정하는 세대
한국에서는 1979년부터 1992년까지 태어난 20∼30대를 에코(echo)세대라고 부른다. 이들은 10명 중 8명이 대학 교육을 받았다.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외국어를 잘 구사하고 각종 IT기기에도 뛰어난 적응력을 보이고 있다. 소비성향도 다른 세대에 비해 높다. 시장에서 끼치는 영향력이 크고 기업들의 주요한 목표 계층이 되고 있다. 하지만 베이비부머들이 20대였던 1970∼1980년대와 비교하면 이들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낮다. 왜 그럴까. 한 계층이 사회에서 사회적, 정치적 영향력을 보이려면 개인의 뛰어난 능력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특정한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집단적인 응집력이 훨씬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에코세대는 공동체 의식이 낮다.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의 조사에 따르면 ‘나를 희생해도 우리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응답한 20대는 23.6%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려운 일에 처했을 때 내일처럼 돕는다’고 응답한 20대도 37.2%에 그쳤다. 한국 사회에서 이슈를 선점하고 집단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엔 동력이 많이 부족해 보인다. 그렇다면 20대는 이기적인 세대일까. 대부분의 연령대는 ‘그렇다’고 응답했다. 30대는 75.6%, 40대 62.4%, 50대 68.4%가 20대는 이기적인 세대라고 응답했다. 여기서 또 하나 흥미로운 결과가 발견됐는데, 20대들은 자기세대를 객관적으로 보려는 모습이 다른 세대보다 두드러졌다. 사람은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꺼린다. 그래서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실제로 존재해도 이를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20대들은 다른 세대와는 달리 순순히 인정하고 있었다. 20대는 스스로 이기적이라고 인정하는 비율이 60.8%에 달해 다른 세대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20대가 자신의 세대를 이기적이라고 인정하는 것은 ‘자신의 세대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개인에 대한 평가’를 별개의 것으로 생각한 결과일 수도 있다. 20대는 자신의 세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도 부담 없이 받아들이는 정도로 세대에 대한 동질감을 덜 느끼고 있었다.
자기감정에 충실한 에코세대의 소비행태
세대별 이미지 평가결과에 따르면 20대 응답자의 69.2%가 명품을 좋아하는 세대로 20대를 꼽았다. 50.2%는 20대가 소비를 가장 많이 하는 세대로 평가했다. 현재 20대인 에코세대가 소비지향적이라는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듯하다. 20대는 쇼핑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비율이 50대에 비해 훨씬 높았다. ‘물건을 구입하면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는 응답이 20대 66.4%, 50대 43.6%였다. 또 즉흥적으로 물건을 사는 사례가 50대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50대에게 소비는 필요한 것을 인식하고 이에 따라 합리적인 판단과 계획으로 관리돼야 하는 대상이다. 반면 에코세대의 주류인 20대에게 소비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우며 즉흥적으로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면 충분한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이다. 20대에게 중요한 것은 상품이나 서비스 자체가 아니라 소비의 결과로 얻어지는 감정인 것으로 보인다. 소비의 목적은 ‘그 소비의 결과물이 나에게 어떤 감정을 줄 수 있는가’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20대의 이런 소비취향은 성장환경에서 학습된 결과다. 에코세대는 부모세대인 베이비붐 세대들이 한국 사회의 가장 어려웠던 시기를 거쳐오면서 소비를 낭비와 비슷한 행위로 받아들일 때 이들은 소비를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한 방법으로 인식한 것이다. 어쩌면 에코세대와 베이비붐세대의 소비 행태는 동전의 양면관계로 볼 수 있다. 자녀의 현재 모습은 부모가 바라는 미래 자기모습의 투영이기 때문이다. 베이비부머들의 억압된 소비욕구에 대한 반발이 자녀 양육을 거치면서 에코세대에게 고스란히 내면화된 것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베이비붐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에코세대에 대한 관심으로 전환해야 할 것 같다. 왜냐하면 한국 사회의 미래는 현재 비주류로 머물고 있는 에코세대의 감정적 취향이 결정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윤덕환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콘텐츠사업부장dhyoon@trendmonitor.co.kr
필자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심리학과에서문화 및 사회심리학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마크로밀엠브레인(구 엠브레인)에서 다수의 마케팅리서치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현재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에서 콘텐츠사업을 총괄하고 있으며 인천대 소비자ㆍ아동학과 겸임교수로 있다. 저서로는 <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소비자트렌드읽기> <장기불황시대 소비자를 읽는 98개의 코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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