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TREND Report

구글 글라스 등장? 그럼 난 인식방해 안경!

134호 (2013년 8월 Issue 1)

 

 

편집자주

메가트렌드에 비해 마이크로트렌드는 미세한 변화를 통해 파악되기 때문에 쉽게 인식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로트렌드는 기업에 블루오션을 열어줄 수 있습니다. 상품을 통해 마이크로트렌드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메타트렌드연구소의 최신 연구 결과를 신사업 아이디어 개발에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석과학자 고든 벨(Gorden Bell) 1998년 조그마한 카메라를 목에 걸고 완전한 기억(Total Recall)에 도전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이 라이프 비츠(My Life Bits, mylifebits.com) 프로젝트를 통해 최초로 라이프 로깅을 시도했다. 라이프 로깅(Life Logging)은 일상생활을 자동으로 포착해서 디지털 파일 형태로 저장하는 것이다. 그는 센스캠(SenseCam)이라는 카메라를 하루 종일 목에 걸고 다니면서 사진과 영상으로 일상을 촬영했다. 뇌가 아니라 보조기억장치로 인간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기록하고 증명한 것이다. 오늘날에는 라이프 로깅을 하려면 실험실에서 개발한 특별한 장치를 설치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간단한 장치로 생활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사건을 기록할 수 있다. 이 중에서 고프로(gopro.com)와 같은 작은 카메라는 캠핑과 자전거,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의 생생한 1인칭 경험을 기록해서 전달한다. 동영상 공유 서비스인 유튜브에서 매우 인기를 끌고 있다. 신체 어느 부분에나 간편하게 착용할 있는 소형 카메라의 화질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으며 촬영된 영상은 카메라 본체가 아니라 클라우드에 저장할 수 있어 용량에 대한 걱정도 없다. 바야흐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기 위해 고가의 장비나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누구나 일상생활을 모두 기록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라이프 로깅과 함께 차세대 트렌드를 선도할 기기로 주목받는 제품은 웨어러블 기기들이다. 웨어러블 기기는 안경, 시계, 목걸이 형태로 신체에 부착해서 사용할 수 있어서 언제 어디에서나 휴대할 수 있다. 간편함과 스마트한 기능으로 스마트폰 이후에 가장 부상하고 있는 제품 중 하나다.

 

동의 없이 기록되고 공유되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들

 

구글에서 개발한 안경 형태의 구글 글라스(google.com/glass)는 사람의 눈높이에서 촬영하는 라이프 로깅 기능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2월에 공개된 영상(How It Feels [through Glass], http://youtu.be/v1uyQZNg2vE)에는 구글 글라스를 낀 상태에서 신문을 읽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사진을 찍어 사람들과 공유하는 내용이 자세하게 소개돼 있다. 이 영상은 구글 글라스를 잘 몰랐던 사람들도 관심을 가질 정도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언론에서는 구글 글라스의 편리성과 다양한 가능성에 주목한 것과는 달리 이것이 가져오는 여러 가지 역기능에 대해 우려하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말이다.

 

구글 글라스에 대한 4가지 반응

 

-영국의 코미디언인 다르타니언 런던(Dartanion London, dartanion.tumblr.com)은 유튜브에 구글 글라스를 끼고 데이트하는 설정 영상(How Guys Will Use Google Glass, http://youtu.be/8UjcqCx1Bvg)을 등록했다. 주인공은 상대 여성과의 대화에 집중하지 않고 게임을 하는 등 딴짓을 한다.

 

-‘스톱 더 사이보그스(stopthecyborgs.org)’는 구글 글라스와 같은감시장치를 반대하는 표식(Google Glass Ban Signs)을 개발해 배포하기 시작했다.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어떠한 비인간적인 도구도 반대한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5포인트 카페(the5 pointcafe.com)’는 고객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카페 안에서는 구글 글라스를 사용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는 운전 중에는 구글 글라스를 착용할 수 없다는 법안이 상정됐다. 운전 중 문자를 금지하는 법안에 머리에 장착하는 디스플레이 기기를 추가한 것이다.

 

라이프 로깅은 개인의 선택이다. 자신의 일상을 기록해서 무언가에 활용하겠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다만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다른 사람의 라이프 로깅 기록에 동의 없이 내 모습이 저장된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자신의 모습이 다른 사람의 기록물에 저장될 때 불편해 한다. 만연돼 있는 CCTV와 차량용 블랙박스의 경우에는 공공의 이익이나 안전이라는 특수한 목적으로만 활용된다는 암묵적인 동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용인되고 있다. 하지만 라이프 로깅 도구는 개인적인 용도로 녹화되고 활용되기 때문에 어떠한 목적으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알 수 없다. 불안하다. 구글 글라스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가 본격적으로 실생활에 깊숙이 들어오면 라이프 로깅 문화는 더욱 일상적인 활동 중 하나로 정착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를 꺼리는 사람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해하고 안심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제조업체와 서비스 기업은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라이프 로깅 문화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감시의 눈길을 무력화하는 프라이버시 보호자

 

사람들은 드론(Drone)과 같은 항공 카메라와 지도를 만들기 위해 동원되는 차량용 카메라는 물론이며 누구나 손쉽게 사진과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스마트폰과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 등 작고 휴대가 간편한 라이프 로깅 도구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싶어 한다. 사적으로 촬영된 사진과 영상이 더 많이 공유되면 될수록 이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사용될 가능성도 늘어난다. 하지만 이것을 막는 뚜렷한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스스로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Case 1. 얼굴 인식을 방해하는 안경

 

카메라의 얼굴 인식 기능은 사진을 촬영할 때 얼굴을 선명하게 찍어주기 때문에 환영받는 기능이다. 하지만 사진을 찍고 싶지 않다면 별로 반갑지 않은 기능 중 하나다. 일본의 국립정보학 연구소(The National Institute of Informatics)의 이사오 에치젠(research.nii.ac.jp/∼iechizen/ official) 교수는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적외선 램프를 이용해 카메라의 얼굴 인식 기능을 무력화시키는 안경을 개발했다. 아직은 실험 단계라 바로 실생활에 적용할 수는 없지만 구글 글라스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촬영이 늘어나면 이러한 기능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날 것이다.

  

 

Case 2. 각종 감시를 피할 수 있는 의류

 

비주얼 아티스트인 애덤 하비(ahprojects.com)의 스텔스 웨어는 각종 감시 카메라로부터 사용자를 감출 수 있는 기술이 탑재된 의류다. 열 감지 카메라로 사람을 인식하는 드론의 감시를 막기 위한 안티-드론 웨어(Anti-Drone Wear)부터 휴대전화의 신호를 차단하는 주머니인 오프 포켓(OFF Pocket), X레이 촬영을 이용한 사용자 감시를 무력화하는 XX 티셔츠 등으로 구성됐다. 스텔스 웨어 프로젝트는 각종 감시 기술이 사용자를 인식하지 못하도록 막는 방법을 제시한다.

 

더 복잡하고 방대한 라이프 로깅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은 SNS에서 무의식적으로 개인정보를 공개한다. 그리고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은 더 많은 혜택을 얻기 위해서는 개인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도 테러와 범죄, 사고, 재해 등의 위협에서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생활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설득한다. 컨텍스트 기반의 분석 기술들은 더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사용자가 원치 않는 정보까지 무차별 수집한다. 이들이 수집하는 개인정보로 각종 신체정보와 사용자의 위치와 이동경로, 통화 및 e메일 사용 기록, 인터넷 사용 행태 등 모든 사생활 정보가 총망라돼 있다.

 

익명성을 보장하는 프라이버시 기술

 

자신이 하는 행동을 감추기 위한 익명성 보장 기술은 기본적으로 해킹 등에 사용되는 추적 방지 기술에서 출발했다. 인터넷 접속기록을 추적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물론이고 정부와 기관이 접근을 통제하는 특정 사이트에도 접근할 수 있다. 대부분 인터넷과 앱의 사용 기록은 매우 사적인 영역이다. 여기에는 개인의 관심사와 직업, 취미 등 다양한 정보가 포함돼 있다. 교육과 회의 등의 활용을 빼면 혼자 즐기는 게 일반적이다. 오프라인 활동만큼이나 온라인의 활동량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온라인 프라이버시 보호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Case 3. 제보자의 익명성을 보장하는 서비스

 

미국의 잡지인 <뉴요커>는 제보자의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한 스트롱박스

(newyorker.com/strong box)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국가안보국(NSA)과 연방수사국(FBI)의 대국민 감시 프로젝트인 PRISM을 운영한다는 뉴스로 떠들썩했는데 <뉴요커>는 이와는 정반대로 익명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토르(torproject.org)를 이용해 제보자의 IP 주소는 물론 컴퓨터 OS를 기록하지 않고 서드파티 콘텐츠나 쿠키 기록도 수집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제보자가 스트롱박스에 로그인하면 무작위로 고유한 코드 네임을 생성시켜 이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는 방법으로 제보자가 안심하고 제보할 수 있다.

 

SNS로부터 사생활 보호

 

페이스북(facebook.com)과 트위터(twitter.com)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사람과 사람은 물론 사람과 사물, 그리고 가상의 존재까지도 연결해주는 인터넷에서 없어서는 안 될 커뮤니케이션 수단이자 미디어다. 하지만 SNS가 너무나 익숙한 나머지 무의식 중에 중요한 개인정보를 공개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SNS 활동을 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개인정보를 노출하는 일이 발생하는데 이를 일일이 의식하면서 활동하는 것은 생각보다 피곤하다. 이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아예 SNS를 사용하는 것을 거부하거나 탈퇴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자신의 정보를 자신이 스스로 관리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와 상품들이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Case 4. 개인정보 누출을 방지해주는 서비스

 

시큐어미(secure.me) SNS에서 잠재적인 개인정보 노출을 파악하고 이를 빨리 알려준다. 페이스북 계정을 스캔해서 개인정보 노출의 위험을 경고해주는 서비스다. 사용자의 페이스북 사용 내역을 검색해 사생활 정보로 판단되거나 이를 암시하는 내용 또는 다른 친구가 찍어서 올린 사진에 자신이 태깅된 경우 등을 찾아서 알려준다. 또 다른 페이스북 친구가 추천하는 위험한 외부 링크와 부적절한 내용의 메시지를 미리 차단해주기도 한다.

  

 

공공장소에 만들어진 개인 공간

 

공공장소에서도 개인적인 업무를 처리할 때는 폐쇄된 공간을 이용하고 싶어 하기 마련이다. 공공장소에서도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이는 공유와 개발, 교류를 지향하는 최근의 트렌드와는 다른 방향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업무를 볼 때 주위에서 격리돼 개인적인 공간에서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Case 5. 공공장소의 폐쇄된 라운지 가구

 

핀란드 디자인 회사인 룩인더스트리즈(loookindustries.com)의 디자이너인 이바르 제스트라니우스(Ivar Gestranius)와 케빈 라흐티넨(Kevin Lahtinen)은 공공장소에서 전화 통화할 때와 대화를 나눌 때 주변의 소음을 차단하는 방음 기능을 갖춘 박스 라운저(The Box Lounger)와 박스 소파(The Box Sofa)를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호텔이나 건물의 로비와 같은 장소에서도 개인의 영역에 대한 욕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Case 6. 모바일 워커를 위한 의자

 

가구 제조사인 콜레세(coalesse.com)가 프랑스 디자이너인 장-마리 마소(Jean-Marie Massaud, massaud.com)의 가구 디자인을 제품으로 만든 마소 컬렉션의 하나로 모바일 컴퓨팅 사용자를 위한 의자(youtu.be/LcLGG8Vdq3g)를 선보였다. 집과 일터의 구분이 사라진 모바일 워커에게 공공장소에서도 자신만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개인화된 공간을 제공한다. 의자에는 휴대폰 거치대가 있고 위 부분에 설치된 캐노피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가리고 전화할 때는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가는 것을 방지한다.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다.

 

구글 글라스는 사용자들이 개인정보 보호에 둔감한 사이에 자신의 개인정보가 누군가에 의해 수집되고 여러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해줬다. 눈에 보이는 라이프 로깅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라이프 로깅까지 디지털로 저장된다. 이런 개인의 정보는 매우 가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여러 장치를 마련하고 사용자의 동의를 받는 절차를 통해서 사용자를 존중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단순히 자신의 사생활이 공개되고 감시받고 있다는 심리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실제 물질과 신체적인 피해를 주는 각종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개인정보와 사생활 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울 필요가 있다.

 

유인오 메타트렌드미디어그룹 대표이사 willbe@metatrendmedia.com

민희 메타트렌드미디어그룹 책임연구원 hee@metatrendmedia.com

메타트렌드연구소(METATREND Institute·themetatrend.com)는 상품 중심의 최신 마이크로트렌드를 분석해 전 세계 주요 미디어, 글로벌 기업,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기업과 소비자가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목표로 운영되는 글로벌 트렌드 연구소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34호 세계관의 세계 2021년 12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