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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epth Communication

안선주 | 132호 (2013년 7월 Issue 1)

 

편집자주

DBR은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과 반응을 체계적으로 수렴해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열독자를 중심으로독자패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Indepth Communication’은 독자패널들로부터 DBR 최근 호 리뷰를 들어본 후 추가로 궁금한 점에 대해 해당 필자의 피드백을 받아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안선주 DBR 5기 독자패널(한국리서치)

 

DBR 129싸이의 초국가전략에 대한 질문이다. 아이폰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스티브 잡스가 한국 사람이었다면 그만큼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는 싸이의강남스타일젠틀맨에 대한 사회 지도층의 반응에서도 볼 수 있었다. 혁신은 기존 문화에 대한 새로운 문화의 대항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지도층은 대부분 기존 문화를 대변하기 때문에 새로운 문화를 탄압한다. 다양한 혁신 문화 및 시도들에 대해 리더들은 어떤 기준을 가지고 규제하거나 수용해야 하는지 알고 싶다. 또한 한 기업 안에서 나오는 여러 개의 혁신 아이디어 중에서 어떤 것을 우선적으로 지원할지에 대한 순위를 결정하는 방법도 있다면 듣고 싶다.

 

YG엔터테인먼트의 케이스 스터디가 DBR 128호에 나와 반가웠다. YG의 브랜드 전략과 관련한 설명 중 메시지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궁금한 점이 생겼다. YG는 브랜드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메시지를 파악하고 그 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했다. 다행히도 기존 메시지가 본인들이 추구한 이상적인 메시지와 간극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기존 브랜드 메시지와 이상적인 브랜드 메시지 간에 간극이 큰 경우도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기존 브랜드 메시지가 부정적이면 기업에서는 더욱 브랜드 메시지를 변경하고 싶어 할 것이다. 이때 어떻게 브랜드 메시지는 변경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이 질문은 조직 구조의 본질 관점에서 생각해봐야 한다. 즉 조직에서 리더 직책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관점에서 혁신을 수용하거나 또는 억압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질문에는 이 리더들에게 그러한 권한이 주어져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즉 이 조직이 집권화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소수의 리더들에게 어떤 혁신을 수용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있음을 전제로 한 질문이다. 따라서 상위 리더 계층에게 이런 큰 권한을 부여하는 집권화된 구조가 창조적 혁신에 바람직하냐의 이슈부터 검토해봐야 한다.

 

모든 조직이나 사회체제는 각기 다른 집권화-분권화 정도를 가지며 집권화-분권화는 각각 다른 장단점을 가진다. 창조적 혁신의 관점에서 봤을 때 집권화된 구조는 상황에 따라 다른 장단점을 가진다. 만일 집권화된 권한을 가진 상위 리더 계층을 점유한 사람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전체 시스템의 창조적 혁신을 선도해나갈 충분한 역량과 지식, 비전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집권화된 구조가 효율성 관점에서 창조적 혁신에 훨씬 유리하다. 질문자가 제기한 대로 분권화된 구조에서는 과도하게 다양한 혁신 시도들 중 대다수가 궁극적으로는 가치창출에 실패하고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만일 이런 창조적 비전과 탁월한 역량을 가진 특수한 리더가 지속적으로 확보되기 어려운 경우에는 분권화된 구조가 단기적 비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창조적 혁신에 훨씬 유리하다. 따라서 리더 직책을 담당하고 있는 특정 개인의 관점에서 이 문제에 답하기보다는 근본적인 구조설계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하다. 예를 들면, 스티브 잡스라는 탁월한비전 리더를 가진 애플의 창조적 혁신 시스템은 극도로 집권화돼 있어서 잡스 생전 타의 추종을 거부하는 혁신성과를 창출했다. 그러나 그가 사라진 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구글은 특정 리더가 아닌 모든 구성원들이 자신만의 독창적 아이디어를 가지고 실패의 위험을 무릅쓰고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게 하는 헤카톤(hackathon·해커들의 축제), 소규모 팀 프로젝트, ‘28의 법칙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창조적 혁신의 지속가능성 면에서 애플을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대학 교수

 

제품이나 기업을 하나의 본질이라 한다면 브랜드나 사명(mission)은 본질을 표현하는 심벌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본질과 심벌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제품의 품질이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품의 브랜드가 약해 품질도 낮게 느껴질 수도 있고 창의적인 직원들로 가득한 조직이 그다지 창의적이지 않게 보일 수도 있다. 심리학자들은 본질과 심벌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 반복 학습(sequential learning)이 필요하다고 말한다(Hammond et al. 1975). 만약 소비자가 하나의 이슈에 관해 특정 브랜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우 마케터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동일한 이슈에 관해서 소비자를 반복적으로 학습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Microsoft라는 회사는 창의적이지 않을 거야라는 관념이 퍼져 있다면 마케터는 Microsoft에 창의적인 사람들이 지원하는 비율, 창의적인 사람들이 일하는 비율, Microsoft에서 생산되는 창의적인 제품들 등창의성과 관련된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달해줘야 한다.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사례로 의류 브랜드빈폴을 들 수 있다. 1993년에 시작된 이 브랜드는 교복 자율화에 따른 코트의 유행과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에 들어왔다는 참신한 광고 문구로 약 10년간 선전했지만 2000년 중반 이후 오래된 브랜드라는 인상이 깊어지며 고전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뉴욕디자인스튜디오 오픈(2009), 유럽 디자이너들과의 협업(2010), 가수 지드래곤 모델 발탁(2011∼12) 등에 관한 광고와 홍보를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빈폴은 선진국스러운 사람들이 입는 젊은 브랜드라는 인지도를 새롭게 확보했다. 한국 시장에서 국내 브랜드가 오랜 기간 살아남기는 쉽지 않지만 빈폴은 이러한 전략으로 살아남았다.

 

다시 말하자면 브랜드 메시지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갖고 있는 기존의 학습된 연결고리를 끊어야 하며 반복 학습을 통해 새로운 연결고리를 생성해줘야 한다. 하지만 반복 학습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므로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내기가 무척 어렵다.

 

유기찬 DBR 5기 독자패널(한전KDN)

 

DBR 129호 중 박영석 서강대 경영대학장의 DBR 칼럼일자리 만드는코리안금융구축하라를 잘 읽었다. 중소기업의 일자리 확충과 같은 정성적 척도를 가지고 금융수익을 계산해주는 방법을 사용하자고 제안했는데 이를 실제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척도에는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다. 가령, 고용증가율에 따른 지원금 및 금리 차등 등이 있을 듯하다. 또 이슬람 금융처럼 한국적 특색을 가진 코리아 금융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타국과는 차별화된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저개발 국가에 제조업 및 건설인프라 등을 금융서비스와 함께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되지 않을까.

 

박영석 서강대 경영대학장

 

필자가 제안하는 고용창출을 고려하는 금융은 먼저 중소기업 정책금융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정책금융의 성과를 전통적인 금융 수익과 고용창출과 같은 경제적 기여로 구분해 해당 금융회사의 금전적인 수익으로 전환해주는 접근방법을 의미한다.

 

첫 단계로 미국 중소기업청(SBA) SBIC(Small Business Investment Company)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고용창출 기여도가 큰 중소기업에 민간자금이 공급되는 채널을 마련하고자 한다. SBIC는 민간 금융투자자가 지분을 투자하면서 중소기업청에 제공하는 자금을 레버리지(Leverage)로 활용하는 정책금융 제도를 말한다. 조달된 자금을 SBIC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중소기업에 투자하면 민간 금융투자자는 그에 따른 대부분의 금융수익을 취하고 정부(중소기업청)는 해당 중소기업의 고용창출과 같은 경제적 기여를 투자에 대한 반대급부로 취하는 구조로 설계된다. 그렇게 되면 민간 금융투자자는 중소기업청 차입금에 대해 이자를 거의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큰 폭으로 레버리지를 활용해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또한 민간 자금을 활용함으로써 재정지출 확대 요구에 따른 부담을 완화할 수 있고 시장 기제를 통해 투자대상 중소기업의 모니터링이 강화되므로 집행의 효율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대출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므로 수익성이 아닌 사회적 기여도를 새로운 대출 기준으로 삼는 정책금융 지원 방안을 통해 중소기업 대출시장의 투자수익률이 제고된다면 민간지분 투자를 유도하는 사업보다 신속하고 큰 규모로 자금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민간금융 투자자도 엔젤투자와 같은 지분투자가 아니라 대출의 형태로 자금조달이 이뤄지므로 투자위험을 줄일 수 있어 훨씬 광범위하게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의사결정 및 모니터링을 담당할 공적 인증기관을 설립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함과 동시에 중소기업의 고용창출에 대한 사회적 기여를 객관적인 지표를 활용해 계량화하는 인프라가 선제적으로 구축돼야 할 것이다. 독자께서 문의하신 구체적인 척도를 생각해보자면 근로자의 소득 증대, 세수 증가, 경과성 일자리(재취업) 창출 등에 대한 기여를 우선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고용 없는 성장과 대·중소기업 양극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는 현 상황에서 금융이 고용창출을 견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이는 충분히 차별화된 코리안 금융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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