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템플턴은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꼽힌다. 가치투자의 모범사례로 전수될 정도로 투자 실력이 남달랐던 인물이다. 사람들이 템플턴을 주목하는 이유는 경제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투자 실력 외에 그가 보여준 박애주의자의 면모와 충실하게 삶의 주인으로 살아온 궤적 때문이다.
그는 어릴 적부터 투자에 재능을 보이는 편이었지만 재능만 믿고 쉽게 돈을 번 것이 아니라 하루 15시간씩 열심히 노력해 성공을 이뤄냈다. 그는 평소 “자신의 전부를 자기 일에 투자할 줄 아는 사람이 성공한다. 성공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의 축적을 위해 투자를 한 것이 아니라 올바른 투자 결정을 한 결과로 많은 돈을 벌었다. 꽤 큰 부를 축적했지만 자식에게는 한 푼도 물려주지 않고 자선사업을 위한 재단 설립에 투자했다. 돈이 목적이었던 것이 아니라 노력해서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 그 자체가 목적이었던 것이다.
그의 관점으로 보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삶 자체가 바로 성공이다. 이 땅의 많은 사람들은 내일의 성공을 위해서 오늘을 희생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일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유예하거나 희생하는 대신 지금 바로 이 순간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즐거움을 누릴 선택권이 있는데도 말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을 위해 자신을 포기한다는 것은 성공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진정한 성공이란 자신을 포함해 주위의 모든 사람과 같이 가는 여정이다.
그가 남긴 또 다른 어록엔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부자가 되고 불평하는 마음을 가지면 가난해진다”는 말이 있다. 그것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보다는 어떤 마음으로 그 일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결정된다는 뜻이다.
‘당신에게 성공이란 무엇인가’ ‘그 성공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원하는 성공의 실체를 깨달아 알게 해주는 것도 리더가 해야 할 일이다. 무엇을 위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알고, 있어야 할 자리와 시간 사용에 대한 선택권을 가지고 있다면 그 삶은 이미 성공적이다.
스즈키 오사무 “중요한 것은 규모가 아니라 내용이다”
스즈키모터는 세계 금융위기를 극복하면서 ‘작지만 강한 기업’이란 기업 이미지를 확실히 굳혔다. 그 배경엔 평생 현역을 주장하며 리더십을 발휘한 스즈키 오사무 회장이 있다. 대규모 자동차 회사들이 휘청거릴 때 그는 오히려 정면돌파로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성공에 대한 그의 해석은 경영자로서 대단한 선견지명이나 기술적 리더십이 있어서가 아니라 시행착오를 마다하지 않는 도전의 결과였다. 그 자신도 뭔가 새로운 일을 할 때마다 내부 인사의 비협조와 방해 때문에 골머리를 썩혔고 답이 없는 품질 이슈와 온갖 규제 때문에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일 때도 많았다. 하지만 직원들에게 늘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대신 어떻게 하면 좋을지 대안을 제시하라고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불가능한 현실 그 자체보다 하고자 하는 의지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판단의 기준은 규모나 외형이 아니라 실질적인 내용에 둬야 한다. 한번은 공장감사 결과, 불량률이 현격히 낮아졌다는 보고를 받고 오히려 크게 호통을 친 적도 있다. 1원짜리 부품 불량을 줄였는지, 10만 원짜리 부품 불량을 줄였는지 내용을 구분하지 않고 불량률 몇 % 감소라는 표현에 속고 있다는 것이다. 백분율은 실체를 은폐하기 쉬운 도구이다. 실적 부진은 성장률로 포장하고 이익 감소는 매출액을 강조함으로써 시선을 호도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스즈키 회장은 드러내는 규모보다 내용을 중시했다. 그래서 현장 경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현장을 알아야 제대로 내용을 판단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경영자나 조직의 상위 의사결정자는 보고 내용에서 사실과 관점을 구분해서 파악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가령 부하 직원이 보고를 해올 때 성사시키고 싶은 안건은 부정적인 측면을 생략하고, 포기하고 싶은 대안일 경우엔 포기해야 할 이유를 뒷받침할 정보만 편식한 것은 아닌지 뒤돌아봐야 한다. 업무에서의 경청은 말뿐만 아니라 의도와 관점을 제대로 들어야 진정한 경청이다.
조선경 딜로이트컨설팅 리더십코칭센터장 sunkcho@deloitte.com
필자는 국제 비즈니스코치와 마스터코치 자격을 갖고 있으며, 2002년 국내 최초로 임원 코칭을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600명이 넘는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을 코칭했다. 현재 딜로이트컨설팅에서 리더십코칭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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