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DBR은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과 반응을 체계적으로 수렴해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열독자를 중심으로 ‘독자패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In-Depth Communication’은 독자패널들로부터 DBR 최근 호 리뷰를 들어본 후 추가로 궁금한 점에 대해 해당 필자의 피드백을 받아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김형숙 DBR 4기 독자패널 (조인컨설팅)
DBR 108호 ‘GIS, 경영자를 위한 항해지도’를 잘 읽었다. 지리정보시스템을 기반으로 사업성과정보, 고객정보 등을 연동해 잠재고객을 찾는 다양한 사례가 제시돼 있다. 경영자는 외부고객이나 사업성과뿐만 아니라 내부고객인 직원들에 대한 성과관리를 GIS를 통해 할 수 있지 않을까? 가령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기업이나 대부분의 사업기능을 아웃소싱을 통해 수행하는 경우 GIS를 사용해 내부통제나 아웃소싱에 대한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가 있는지 궁금하다.
황선영 GIS United 연구원
OO보험사는 전국을 기존 고객들이 선호하는 보험상품과 가장 최근에 반응이 좋은 상품에 대한 GIS 진단을 다각적으로 해보고 소지역별로 시장잠재성을 평가한다. 잠재성은 높지만 해당 영업팀의 성과가 낮은 곳이 있고, 잠재성은 취약하지만 책임자의 노력으로 경영성과가 높은 곳이 드러나게 된다. 보험판매원별로 고객-매출지도를 그려 가장 모범적인 사례와 일반적인 사례를 비교·분석하기도 한다. 베테랑 보험설계사가 관리하는 고객의 분포와 그에 따른 동선을 분석해 실적이 좋지 못한 설계사에게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수단으로 GIS를 활용했다. 또한 지점장이 영업 공백지역을 발굴해 해당 지역에 영업노력을 강화하기 위한 지침을 마련해 주기도 한다.
방문과 길거리 판매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OO유통은 GIS분석을 통해 시장 잠재성에 따른 차별화된 매출 목표를 선정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방문판매 사원의 판매권역을 관리하기도 한다. A 사원은 방문판매와 길거리판매를 열심히 하는데도 실적이 좋지 않았다. 이런 사원에게 고가제품 판매가 고정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방문판매 지역과 유동인구가 많아 길거리 판매가 원활한 지역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현장을 지원했다.
OO주류는 전국의 수십만 거래처를 정기적으로 직접 방문해 주문, 재고, 서비스 관리 등을 하는 업무를 전부 아웃소싱했다. 그러나 아웃소싱 업체의 직원들이 거래처에 제때 얼마나 자주 방문하는지 파악할 수 없어 관리계획을 수립하기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GPS가 있는 단말기를 지급하고 온라인 GIS 솔루션에 연동해 개인별, 지역별, 거래처별로 업무시간에는 자동으로 위치정보가 업로드되게 했다. 이때 모두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예정 루트를 벗어나거나 반복적으로 거래처를 빗겨가는 사례만을 따로 관리함으로써 거래처의 만족도는 높이고 아웃소싱업체와의 갈등은 합리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위의 사례들과 같이 GIS로 성과를 관리함에 있어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직원들을 움직임을 감시하거나 실적을 질타하는 수단으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직원들에게 해당 지역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해 그들의 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모습일 것이다. 사용하는 목적에 따라 GIS가 단순히 관리용 또는 조회용으로 전락할 수도 있고, 직원들의 성과 개선을 위한 경영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남궁은 DBR 4기 독자패널 (알리안츠생명)
DBR 108호 ‘숨막히는 Thin Air 시대: 아프리카 마라토너의 성공 비법 배워라’를 읽었다. 금융위기 이후 경영 환경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평 일색이다. 이런 흐름을 잘 대변하는 용어가 ‘Thin Air’라고 생각한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Thin Air현상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산업화 시대 이후에 항상 기업이 가지고 있던 고민 중 하나였을지도 모른다. 다만, 최근의 IT 발전을 통한 정보 공유의 속도가 더 빨라져서 Thin Air가 나타나는 패턴이나 시기도 짧아진 것 같다. 이런 Thin Air는 조직 내 혁신을 통해 legacy를 제거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Thin Air에 적합한 조직 형태는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김재윤 삼성경제연구소 산업전략1실 상무
Thin Air에 있어 legacy 문제가 가장 큰 이슈다. 특히 새롭게 변화된 환경에서는 기존의 이해관계는 물론 경쟁요소 등의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실제 피부로 느끼기 전까지는 기존 체제나 시스템을 유지하려는 관성이 높다. 이에 따라 과감하게 변화를 시도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점진적으로 변화를 봐 가면서 조직원들이 수긍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화해 갈 수 있을 것이다. 필자의 생각에는 우선 top 경영진 산하에 소규모의 별도 조직을 운영해 환경과 합치되지 않는 부분을 먼저 찾아내는 것이 급선무일 것 같다. 이때는 지금의 관점이 아니라 3년, 5년 등 시간 축을 두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즉, 별도의 팀에서 legacy를 정확하게 정의하고 나서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중요한 것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하는 것이다. 조직의 변화는 사람들의 인식변화를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형식에 그칠 수 있고, 이것은 또 다른 형태의 legacy를 만드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동국 3기 DBR 독자패널(나루아토)
107호에 게재된 글 ‘엄청난 정보로 새 패러다임을 열다, 구글의 무인자동차처럼…’에서 기존 데이터 분석이 과거 트렌드 분석에 치중했다면 빅데이터 분석은 현재 상황을 분석해서 예측, 액션, 운영으로 바로 접근하는 결과중심적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란 시간이 지나면 과거형으로 변해서 현재를 반영하기 힘들어질 수 있으므로 빅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2가지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데이터 결과를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빠른 의사소통이고, 다른 하나는 결정된 내용을 안정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이다. 이런 조건을 볼 때 제조업 기준, 빅데이터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집단은 의사소통 속도가 빠르면서 시스템이 잘 갖춰진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일 것이다. 이런 생각이 맞는지, 맞다면 둘 중 한 가지 조건이 부족한 조직이라면 빅데이터 분석을 효율적으로 안착시키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고 싶다.
장영재 카이스트 산업 및 시스템 공학과 교수
빅데이터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요건으로 ‘데이터 결과를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빠른 의사소통’과 ‘결정된 내용을 안정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는데 이에 동의한다. 빅데이터 플랫폼과 기술적인 진보가 타 과거 데이터 관련 기술과 비교해 가장 큰 특징은 실시간에 가까운 데이터 수집 능력이다.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 의사결정과정과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제조업 분야에서 가장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견해에 동감한다. 제조업이란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때에 적절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목적에서 어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어떤 상품을 생산해서 어떤 유통망을 통해 제공해야 하는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국내 제조업들은 외국 기업과 비교했을 때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 IT 투자가 잘 이뤄져 있기 때문에 상당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국내 산업의 강점인 제조업에서 빅데이터를 잘 활용한다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으리라 믿는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아무리 인프라가 잘 갖춰지고 빅데이터 관련 전문가가 기업 내 있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기업 문화다. 지난 호에도 언급했듯 이제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프로세스 정립 및 조직 혁신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 즉 데이터와 애널리틱스 관점에서 명확하고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조직으로 재정비하는 것이 데이터를 기업 역량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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