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사내인맥 많을수록 기업가치 하락
Based on “External Networking and Internal Firm Governance” by Cesare Fracassi and Geoffrey Tate(Journal of Finance, 2012)
무엇을 연구했나?
네트워크(Network)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어떤 사람의 네트워크가 좋다는 것은 그가 가지고 있는 인적자본(human capital) 또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좋다는 뜻이다. 이런 사람은 주변에 친밀도가 높은 사람들(peer group)이 많기 때문에 이들로부터 다양한 지식, 정보를 쉽게 습득할 수 있다. 또한 업무 추진이 훨씬 빠르고 수월하다는 장점도 지닌다. 그러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거나 업무의 추진 및 평가에서 객관성을 잃을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CEO들은 강한 네트워크를 갖는 경우가 많고 업무 수행에 많이 활용한다. 이번에 소개할 연구는 리더의 네트워크가 기업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기업지배구조 측면에서 접근한 것이다. 네트워크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숫자로 표현한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어떻게 연구했는가?
먼저 Cesare Fracassi(텍사스대)와 Geoffrey Tate(UCLA)는 BoardEx라는 데이터베이스에서 S&P 1500기업의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자료를 이용해 CEO와 이사진이 어떤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지 분석했다. 이 연구에서는 그것을 사회적 네트워크 인덱스(Social Network Index)라고 이름을 붙이고 평가항목을 크게 4가지로 설정했다. 우선 CEO와 이사진이 현재 동일한 곳에서 일하고 있는지(current employment connection: 예를 들면 Wal-Mart CEO가 현재 GE의 사외이사로 일하고 있고 Wal-Mart 사외이사 또한 현재 GE의 사외이사로 일하고 있으면 두 명은 네트워크 관계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본다), 예전에 같은 직장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지(prior employment connection), 동문인지(education connection), 마지막으로 같은 골프클럽을 이용하거나 자선단체에 속해 있는 등 업무외적 관계가 있는지(other activity connection) 여부를 따져본 것이다. 일반적으로 CEO와 이사진은 예전에 같은 직장에서 일했거나 현재 업무외적으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동문인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위 두 명의 학자는 이렇게 수치화한 CEO 및 이사진의 네트워크 강도를 가지고 전방위적 연구를 수행했는데 재미있는 결과들이 많다.
결과와 시사점은 무엇인가?
첫 번째로 기업지배구조가 나쁠수록, CEO의 나이가 많을수록 자신과 네트워크 강도가 강한 이사를 뽑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보통 파워 있는 CEO들이 자신과 친한 이사를 뽑기 쉽다고 해석된다. 두 번째, 이사회에 CEO와 친한 이사가 많을수록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친한 이사들은 CEO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 친한 이사들이 많을수록 거액의 인수합병 결정이 쉽게 이뤄졌다. 이는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이사회가 거수기 역할을 하고 경영진 결정에 잘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새로 뽑은 이사가 CEO와 친하면 주식시장 반응이 좋지 않았다.
위와 같은 발견이 주목되는 이유는 CEO와 이사진은 상호 독립적이어야 이사진이 CEO를 더 잘 감시할 수 있는 주장과 서로 친해야 원활하게 정보소통이 이뤄져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파이낸스 분야에서 서로 논쟁 중이기 때문이다. 향후 리더의 네트워크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분석되면 이 분야 연구는 더욱 풍부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창민 국민대 경영대학 교수 changmin0415@gmail.com
저자는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주립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금융연구소 자본시장팀(증권, 자산운용 담당)을 거쳐 국민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현재 하버드대 Edmond J. Safra Center for Ethics의 리서치 펠로이기도 하다. 재무(Finance), 기업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와 자본시장(Capital Market) 분야에서 활발하게 강의 및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큰게 좋다” 제품 사이즈, 지위를 반영한다
“Super Size Me: Product Size as a Signal of Status” David Dubois, Derek D. Rucker, and Adam D. Galinsky (2012,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pp.1047-1062)
연구의 배경
버거킹에 가면 와퍼와 와퍼주니어가 있다. 여러분은 어떤 사이즈를 선택하는가? 물론 배고픈 정도, 덩치가 큰 정도,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조건들이 모두 동일하게 통제되는 상황에서도 큰 사이즈를 고집하는 현상이 일관되게 나타난다면 그건 무엇 때문일까?
이 연구에 따르면 특정 사이즈에 대한 선호 이면에는 사회적 파워, 지위에 대한 욕구가 숨어 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이 처해 있는 파워(권력) 수준에 따라 선호되는 제품 사이즈가 결정된다는 의미이다. 특정 사이즈의 선호에는 생리학적 이유(예: 배고픔, 갈증) 외에도 사회심리학적 원인이 배경으로 작용될 수 있음을 이 연구는 보여주고 있다.
이 연구는 어느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파워가 제품 사이즈 선호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있는데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사회적 파워가 낮은 사람들이 낮은 파워를 극복하고자 특정 사이즈 제품을 선택하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파워가 낮으면 ‘지위 욕구(need for status)’가 커지게 되고 이러한 높은 지위욕은 특정 사이즈의 제품 선호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의 여러 특징 중에서 사이즈가 사회적 지위와 연결돼 타인에게 자기 자신을 시그널링(signaling·신호화)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모든 조건에서 다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자신이 잘 드러나는 상황(high social-visibility condition)에서 두드러짐을 보였다. 혼자 집에서 소비하는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공공장소에서 남들이 보는 상황이나 지인들과 함께 있는 상황에서 구매할 때 강하게 나타났다. 또한 이 연구는 사회적 파워가 낮다고 해서 무조건 큰 사이즈를 선호한다고 보지 않고 제품 또는 상황에 따라서 작은 사이즈가 높은 지위와 연결될 경우 작은 사이즈를 더 선호함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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