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호 (2012년 6월 Issue 1)



블레이크 노드스트롬  리더십은 지위가 아니라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다

미국의 노드스트롬백화점은 최고의 고객서비스로 명성이 높은 곳이다. 다른 업종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광고할 때ㅇㅇ계의 노드스트롬이라고 선전할 정도로 고객 감동 서비스의 표본으로 여겨진다. 이유 불문하고 고객이 요구하면 무조건 환불해주는 100% 환불 정책이 대표적 서비스 사례다. 그런데 이 대단한 결정은 고위관리자가 아니라 매장 직원의 판단에 따라 이뤄진다. 이 회사가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교육하는 유일한 규칙은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의 판단을 믿고 행동하라는 것이다. 혹시 책임을 떠안게 될까, 규정 위반은 아닐까 하는 걱정 때문에 우물쭈물하지 말고 눈앞의 고객에게만 집중하라는 것이다.

 

최고경영자 블레이크는 직원들에게종업원처럼 굴지 말라고 강조한다. 직원들을 온전히 믿기 때문에 권한을 주는 것이니 스스로의 판단을 믿고 그에 따라 자신 있게 행동하라는 것이다. 권한 위임을 할 때 리더의 신뢰 정도에 따라 위임받은 사람의 책임감은 달라진다. 믿음이 부족하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중간에 개입해 위임의 약속을 스스로 파기하는 실수를 하게 된다.

 

그렇다면 관리와 통제권을 내려놓은 경영자가 할 일은 무엇인가. 블레이크는 리더십이란 지위가 아니라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할 일은 높은 자리에 앉아 보고나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소중한 고객과 직원들을 직접 만나 교감하면서 경영 철학이 체험으로 전달되도록 만드는 것이라 여겼다. 그는 보통 1주일에 3, 4일은 출장을 다닌다. 각 지역의 서비스 현장을 돌며 고객을 관찰하고 분석한다. 출장지에서는 다양한 고객과 직원의 이야기를 듣는 데 집중한다. 이런 그를 직원들은겸손한 블레이크라고 부른다. 경영 설명회나 월례 조회에서 훈화로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소리를 겸손하게 경청하고 친절히 답변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핵심 가치를 모범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선호하는 리더십 스타일은 각기 다를 수 있으나 리더십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강조하는 가치대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직원들에게 멋진 교훈이 담긴 필독서를 선물해 주는 경영자가 그 책에서 제시하는 가치와 정반대의 행동을 하고 있다면 리더십은 급격히 퇴색돼 버린다.

 

제임스 캐시 페니  사람은 어려움 속에서 성장한다

미국의 백화점 체인 JC 페니의 창업주 제임스 캐시 페니가 대학 졸업 후 얻은 첫 일자리는 백화점 엘리베이터 안내 요원이었다. 입사 동기들은 대학 졸업자가 하기엔 적합한 일이 아니라며 얼마 못 가서 다들 그만뒀지만 그는 최선을 다해 직무를 수행했다. 단순히 열심히 하는 수준 이상으로 말이다. 단순 반복적인 일처럼 보이는 안내 요원 자리였지만 그는 수동적으로 안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제 의식을 가지고 엘리베이터 이용 고객의 특성과 동선을 유심히 관찰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 편의와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고려한 매장 재배치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이런 업무 자세에 감탄한 백화점 사장은 그를 지배인으로 발탁했다. 조직의 상사라면 이런 태도를 가진 사람과 일하고 싶어 한다. 자신의 업무를 문제없이 해내는 데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사람에겐 더 많은 기회를 주게 된다.

 

페니의 성공 스토리 뒤엔 재미난 에피소드도 있다.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은 페니백화점 직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기억 속에서도 페니 사장은 특별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사회 초년병이던 그에게 백화점 사장이란 사람이 판매 현장에서 직접 상품 포장을 하던 모습은 신선한 충격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언제 어떤 곳에 있더라도 자기 앞에 놓인 삶의 과제를 최선을 다해 완수하고자 했던 한 경영자의 삶의 흔적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페니 사장은 보통 사람들처럼 말단 직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남들처럼 일하진 않았다. 젊은 나이에 잡화점을 창업했을 때도 남들이 일하지 않는 시간에 영업을 하는 방식으로 남다른 노력을 했다. 그는 남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출발했고 예외 없이 숱한 어려움도 겪었다. 그 모든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오히려 많이 배우고 내면이 성장하는 경험을 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과는 다른 관점을 가지는 듯하다. 어려울 때 다른 곳을 기웃거리는 것이 아니라여기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에 집중한다. ‘여기에 서서저기를 기웃거리다 보면 에너지가 분산돼 폭발적인 열정이 나올 수 없다.

 

 

 

조선경 딜로이트컨설팅 리더십코칭센터장 sunkcho@deloitte.com

필자는 국제 비즈니스코치와 마스터코치 자격을 갖고 있으며, 2002년 국내 최초로 임원 코칭을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600명이 넘는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을 코칭했다. 현재 딜로이트컨설팅에서 리더십코칭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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