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 스토리 효과:약점과 열정을 함께 팔아라 外

105호 (2012년 5월 Issue 2)


Marketing

언더독 스토리 효과:약점과 열정을 함께 팔아라

 

 The Underdog Effect: The Marketing of Disadvantage and Determination through Brand Biography” Neeru Paharia, Anat Keinan, Jill Avery, and Juliet B. Schor (2011,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pp.775-790)

 

연구의 배경

이 연구는 누구나 숨기고 싶어 하는 약점, 결점, 불리함을 오히려 밝히고 적극적으로 마케팅하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어떻게 하면 잘난 점을 조금이라도 더 돋보이게 할지 고민해야 할 판에 약점을 마케팅하라니 무슨 말인가 싶기도 하다.

 

흔히 사람들은 초라한 사람 옆은 피하고 잘된 사람 가까이에서 덕을 보려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이 연구 결과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오히려 약점이 많은언더독에서 자신의 모습과 일치감을 느끼고 그들의 역경 극복 스토리가 공감을 일으켜 선호로 이어질 수 있다.

 

‘언더독’의 사전적 의미는약점이 많아 패배가 예상되는 존재. 그런데 여기에 열정과 의지로 역경을 이겨내는 스토리가 담기면언더독은 날개를 달게 되며 사람들에게 강한 공감과 긍정효과를 주게 된다. 이것이언더독 스토리 효과.

 

조그만 차고에서 출발한 애플의 잡스, 집 뒤뜰 캠프에서 초라하게 시작한 미국 대통령 오바마, 고아로 태어나 천대받던 해리포터, 이들은 모두 힘든 과거를 희망과 꿈, 그리고 열정으로 이겨낸 스토리를 가진 주인공이다. 한국의 축구영웅 박지성도 평발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발이 일그러질 정도의 부단한 노력과 열정으로 약점을 극복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만약 박지성이 처음부터 많은 것을 갖춘 존재였다면 지금처럼 인기를 끌 수 있었을까.

 

연구의 주요 발견점

● 연구1에서는 가상의 한 회사를 언더독 스토리로 소개했을 때(초라한 시작, 꿈과 열정을 가지고 역경 극복)와 톱독(topdog) 스토리로 소개했을 때(좋은 환경과 자원을 미리 가지고 시작, 시장에 성공하기에 유리한 조건 갖춤)의 반응을 비교했다. 181명의 미국인 대상 온라인 서베이에서 예상대로 피험자들은 톱독보다는 언더독 스토리로 소개된 회사에 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신과의 일체감(identification)도 더 크게 느끼고 그 회사가 만든 제품에 대한 구매의도도 더 높게 나타났다. 또 이러한 언더독 스토리 효과는 평소 자신이 언더독 성향이 강하다고 느끼는 사람일수록 더 강하게 나타났다.

 

● 연구2에서는 가상의 한 회사에 대해 4개의 스토리를 만들어 좀 더 정교하게 비교했는데 222명의 미국인 대상 온라인 서베이에서 언더독(약점, 열정), 톱독(약점, 열정), 희생자(victim·약점, 열정), 특별성취자(privileged achiever·약점, 열정) 스토리를 각각 소개받았을 때의 반응을 조사했다. 4개 스토리 중에서 언더독 스토리를 봤을 때 가장 좋은 반응(브랜드와 자신과의 연결감, 구매의도)이 나타났으며 나머지 3개 스토리 간에는 반응 차이가 없었다. 또 피험자들은 전반적으로 좋은 조건을 가진 브랜드보다는 역경에 처한 브랜드의 스토리를 볼 때 더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역경에 처한 브랜드 중에서도 열정을 보이는 브랜드를 가장 자신과 동일시하고 이들에 대해 높은 구매의도를 보였다.

 

● 연구3에서는 국가 간 비교 조사를 실시했는데 미국 대학생 90, 싱가포르 대학생 92명을 대상으로 언더독 스토리와 톱독 스토리에 대한 반응을 비교했다. 톱독 스토리에 대해서는 국가 간 차이가 없었지만 언더독 스토리에서는 차이가 나타났다. 미국 학생이 싱가포르 학생에 비해 언더독 스토리의 회사를 브랜드-자기 연결감, 구매의도에서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개척, 투쟁, 성취의 역사, 문화적 코드를 가진 미국이 싱가포르에 비해 언더독 스토리와 더 잘 연결되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된다.

 

● 연구4에서는 실제 선택 상황에서 언더독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203명의 미국 학생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자신의 소비를 위한 구매 상황에서는 일반 영화보다는 언더독 스토리의 영화를 보고 난 뒤 더 많은 언더독 초콜릿을 선택했다. 하지만 친구에게 선물하는 상황에서는 두 조건 간에 선택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언더독 마케팅의 효과가 자신과 관련된 소비 상황에서 좀 더 강하게 나타남을 보여준다.

 

연구의 시사점

현재 잘나가는 브랜드일지라도 저마다 어려웠던 과거는 있을 것이다. 험난했던 과거를 회상시키면서 여전히 열정의 끈을 놓지 않는 브랜드임을 알릴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이 알아서 내 브랜드를 언더독으로 인정해주길 기다려서는 안 된다. 보다 적극적으로 언더독 스토리를 만들고 노출해 소비자 인식상에 각인시키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언더독 스토리의 3대 주요 요소는 초라한 시작(humble beginning), 희망과 꿈(hope and dream), 역경 극복(struggle against adversary)이다. 이 세 가지가 담긴 브랜드 스토리는 해당 브랜드에 진정성, 장인정신, 전통 계승이라는 느낌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언더독 스토리 마케팅은 현재 진행형 언더독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성공으로 톱독 반열에 올랐다 할지라도 언더독 스토리 자극은 필요하다. 톱독에 오르면 성공과 함께 더 이상의 열정이 보이지 않는톱독 증후군이 나타날 개연성이 크다. 조직 환기와 소비자 인식 전환 차원에서도 언더독 마케팅이 필요한 것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그때의 고난과 역경, 그리고 그를 이겨내는 결연한 의지와 열정을 다시 상기시키는 것, 이것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대학 교수 marnia@dgu.edu

필자는 고려대 경영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Journal of Consumer Psychology> <Advances in Consumer Research> 등 저명 학술지에 논문을 실었다. 저서로 <한국형 마케팅 불변의 법칙 33> <역발상 마케팅> 등이 있다.

 

 

Human Resources

직원 이직의 대차대조표: 한국 기업들에 대한 연구

 

Based on “The moderating effects of organizational context on the relationship between voluntary turnover and organizational performance: Evidence from Korea” by Kwon, K., Chung, K., Roh, H., Chadwick, C. & Lawler, J.(Human Resource Management, 2012. 50:1. pp. 47-70)

 

왜 연구했나?

이직의 대차대조표 결과는 순손실이다. 기업은 이직으로 인해 대체 인력의 선발과 모집을 위한 비용을 부담해야 할 뿐 아니라 새로 충원된 인력들을 또다시 사회화시키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나아가서 남은 구성원들의 사기 저하와 같은 문제들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순손실의 폭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가령 기업이 역량 개발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는 경우에 이직이 증가한다면 그 간의 투자에 대한 손실을 포함해 기업이 겪게 되는 손실은 더욱 크게 마련이다. 또 외부 노동 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아서 적합한 인력을 적시에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그러한 손실은 증폭될 것이다. 따라서 이직으로 인한 손실이 어느 경우에 더 증가하는지, 또는 감소하는지는 중요한 연구 관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본 연구는 이직율의 증가가 기업의 재무적인 성과에 미치는 부정적인 효과를 검토하고 나아가서 어느 경우에 그러한 부정적 효과가 더 커지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이직의 효과를 증가 또는 감소시키는 상황적인 요소들로는 직원 참여 제도들의 활용 정도, 직원 교육 개발에 투자한 정도, 외부 노동시장에서 인력을 대체하기 용이한 정도로 봤다.

 

어떻게 연구했고 무엇을 발견했나?

기업의 이직률, 참여제도, 교육 개발비 등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회사 내에서 이러한 질문에 답을 적절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선정해야 한다. 본 연구의 연구자들은 인사부장들을 주로 대상으로 해 서베이를 진행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네트워크와 인사부장교류회 등을 통해 서베이를 했다. 각 기업들의 재무적인 성과에 대해서는 Korea Information Service에서 제공하는 ROA ROE를 활용했다. 연구를 위해 900여 개 기업을 접촉했고 그 가운데 자료가 불충분하게 확보된 기업들을 제외하고 최종적으로 161개 기업들의 자료를 분석했다.

 

통계 분석을 통해 발견된 결과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직원 교육에 대한 투자와 이직은 양면적인 관계가 있다. 교육에 투자를 많이 했는데 이직이 높은 경우에는 그러한 투자 자체가 손실액을 키울 수 있다는 가설이 가능하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회사가 교육 및 개발에 투자를 많이 할수록 직원들은 현재의 회사에서 자신의 역량을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기 때문에 이직률 자체를 감소시킬 수 있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전자의 가설을 분석했지만 입증하지 못한 반면 교육에 대한 투자와 이직률 간에 부정적인 상관관계가 있음을 발견했다.

 

직원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는 기업일수록 이직률이 낮게 나타났다는 뜻이다. 둘째, 이직률이 증가하는 경우 기업의 ROA ROE는 감소한다. 이직으로 기업은 핵심 인력이 손실되고 이로 인해 기업은 재무적인 성과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셋째, 이직이 재무적인 성과에 미치는 부정적인 효과는 직원 참여제도를 활용하는 기업들에 있어서 더욱 증폭된다. 직원 참여제도가 활성화된 기업들은 인적자원에 대한 활용도 및 의존도가 높다. 기업의 재정적 성과 확보에 인적자원들이 기여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이직으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가 더욱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논문이 갖는 가장 큰 의의는 바로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연구라는 점이다. 외국 우수 학술지에 게재되는 많은 연구들이 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본 연구는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해 외국의 우수 저널에 게재된 내용이라 그 결과들이 특히 와 닿는다. 이직은 미국 기업들에는 오랜 시간에 걸쳐 보편화된 현상이지만 장기고용제도에 익숙해져왔던 한국 기업들에는 최근 십여 년 사이에 확산된 현상이다. 최근 들어 더욱 노동시장이 유연화되면서 직원들의 자발적인 이직이 증가하고 있어서 이러한 이직의 증가가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초미의 관심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직률의 증가가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한 본 연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직원의 이직은 기업에 순손실을 야기시킨다. 그렇다고 기업이 활동하면서 피해갈 수도 없는 것이 바로 이직 현상이다. 본 논문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이직이 기업에 미치는 손실의 효과는 상황에 따라서 달리 나타날 수 있다. 본 연구의 결과가 주는 핵심적인 교훈은 평상시에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중요한 정보들을 직원들과 공유하며, 직무 권한을 위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일수록 직원들의 이직을 감소시키기 위한 각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인적자원을 효과적으로 육성하는 기업들이므로 이직으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이직을 감소시키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본 연구에 담겨져 있는 시사점은 직원 교육 및 역량 개발에 투자를 늘리는 것이 이직률을 감소시키기 위한 노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비를 증가시키는 것뿐 아니라 직무에 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이직 감소에 도움이 된다.

 

 

 

장은미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emchang@yonsei.ac.kr

필자는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미국 매릴랜드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한국외국어대 교수를 거쳐 현재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로 동기부여 및 인적자원관리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Finance&Accounting

지배구조 좋을수록 주가수익률 높다?

 

Based on “Corporate Governance in the 2007-2008 Financial Crisis:

Evidence from Financial Institutions Worldwide” by David H. Erkens, Mingyi Hung, Pedro Matos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Forthcoming)

 

무엇을 연구했나?

기업 경영에 CEO 및 경영진이 얼마나 영향력을 갖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질수록 기업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에 대한 관심도 같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파이낸스 분야에서 지배구조를 연구하는 이유는 CEO가 주주(Shareholder)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고 다른 목적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인-대리인(Principle-Agent) 문제에 있다. 분식회계를 한다든가 회사 돈을 개인을 위해 쓰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CEO의 의사결정이 기업 실적이나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 CEO의 잘못된 결정이 몰고 올 파장이 엄청날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좋은 지배구조를 갖는다는 것은 CEO가 다른 마음을 먹지 못하도록 잘 감시할 수 있다는 것인데 예를 들면 대주주 또는 지배주주가 있는 것이 기업에 좋은 것인지(이것은 흔히 기업에 주인이 있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라고 해석되기도 한다), 이사회에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몇 명이나 필요한지, CEO에게 회사의 주식이나 옵션을 얼마만큼 줘서 경제적 인센티브를 만들어 낼지 등이 이슈다.

 

사실 기업이 잘나가고 있을 때는 지배구조가 큰 주목을 받지 못한다. 주목받는 때는 기업이 큰 위기를 겪은 후다. 이때는 호들갑을 떨면서 외양간을 고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미국 엔론 스캔들 이후 2002년 사베인스-옥슬리(Sarbanes-Oxley)라는 강력한 기업지배구조 강화법이 통과돼서 회계 부정에 강한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된 것이 대표적이다. 2007∼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미국 금융기업 경영진의 부적절한 위기관리(Risk Management)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또다시 지배구조가 주목을 받았는데 이와 관련해서 재미있는 연구가 하나 있다. 지배구조가 좋은 기업이 과연 금융위기에 잘 대처했는지를 분석한 것이다. 기존 사후적 접근과는 다른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떻게 연구했으며 결과는 무엇인가?

Mingyi Hung(미국 남가주대 교수) 2명의 학자들은 전 세계 30개 국 296개 대규모 금융기업의 금융위기 동안 주가수익률을 분석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우선 기관투자가의 주식보유 비중이 높을수록 주가수익률이 낮았다. 두 번째로 이사회의 독립성(이사회 중 사외이사의 비중)이 높을수록 주가수익률이 낮았다. 이는 기존 상식에 반하는 결과인데 보통 기관투자가의 주식보유 비중이 높으면 지배구조가 좋다고 해석한다. 주식을 많이 보유한 기관투자가들이 경영진을 적극 감시할 유인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사외이사들이 더 적극적이고 객관적으로 경영진을 평가한다고 보기 때문에 높은 사외이사 비율은 좋은 지배구조를 의미한다. 그런데 연구 결과는 좋은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이 금융위기 동안 실적이 더 나빴다고 나왔다.

 

시사점은 무엇인가?

저자들은 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유를 제시한다. 우선 기관투자가 비중이 높은 기업이 위험을 더 선호(risk-taking)하는 경향이 있어서 위기 시 주가수익률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은 몇 가지 지표를 통해 금융위기 이전 이런 기업들이 더 위험선호적인 행동을 보였다는 점을 증명했다. 두 번째로 이사회 독립성이 높은 기업들은 금융위기 전에 증자하는 경향이 강했고 이 때문에 금융위기 동안 낮은 주가수익률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발견은 재미있는 함의를 가진다. 우선 지배구조가 좋다고 해서 위기 시 실적이 좋지는 않으나 그 이면을 살펴보면 이사회의 독립성은 위기관리 측면에 장점이 있다. 미리 증자를 한 기업들이 금융위기 동안 살아남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반면 기관투자가들은 CEO가 경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만들기는 하지만 위기관리 측면에서는 별로 도움을 주지 못했다. 2000년대 들어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를 둘러싸고 많은 논쟁들이 있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좋은 지배구조를 갖는다는 것이 전가의 보도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절한 위험관리, 특히 다운사이드 리스크(Downside Risk)에 대비하는 측면에서는 주목할 만한 점이 적지 않다.

 

 

 

이창민 국민대 경영대학 교수

필자는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주립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금융연구소 자본시장팀(증권, 자산운용 담당)을 거쳐 국민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현재 하버드대 Edmond J. Safra Center for Ethics의 리서치 펠로이기도 하다. 재무(Finance), 기업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와 자본시장(Capital Market) 분야에서 활발하게 강의 및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Strategy

선진국기업 인수해 성장하는 신흥 대기업들

 

Based on “Do international acquisitions by emerging-economy firms create shareholder value? The case of Indian firms” by Gubbi S.R., Aulakh P.S., Ray S., Sarkar MB and Chittoor R (2010, Journal of International Business Studies 41 pp.397-418)

 

왜 연구했나?

최근 인도, 중국 등 개도국에서 성장한 신흥 대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단순 수출에서 벗어나 활발한 해외직접투자를 통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특히 신흥 대기업들은 해외기업 인수(cross border acquisition)에 적극적이다. 인도기업이 경제 자유화가 시작된 1992년 이후 2007년까지 인수한 해외기업 개수는 7개에서 197개로, 금액은 불과 300만 달러에서 무려 110억 달러로 급증했다. 하지만 이처럼 활발한 해외기업 인수가 실제 기업 가치를 향상시켰는지를 검증한 연구는 많지 않다. 전통적인 서구 다국적 기업들과 달리 신흥 대기업들은 핵심역량이나 자원을 조기에 확보하는 수단으로 해외기업 인수를 활용하고 있다. 신흥 대기업들 입장에서 해외기업 인수는 역량 및 성장 기반 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무엇을 연구했나?

신흥 대기업들의 성장 전략과 관련해 흥미로운 두 가지 가설을 실증했다. 첫 번째는 인도 기업 사례를 통해 신흥 대기업들에 의해 이뤄진 해외기업 인수가 실제 기업의 가치를 향상시켰는지 여부를 확인하고자 했다. 두 번째는 다양한 해외기업 인수 사례 중에서 선진국 기업을 인수한 경우에 상대적으로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했는지를 검증했다. 인수대상이 선진국 기업일 경우 좀 더 양질의 자원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신흥 대기업이 보유한 자원과 보완성이 높을 것으로 추측되기 때문이다.

 

어떻게 연구했나?

2000 1월부터 2007 12월까지 톰슨(Thomson Financial)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인도 기업들의 모든 해외기업 인수 사례를 조사한 결과 총 536건의 사례를 확인했다. 이 중에서 주가 변화로 인수의 성과를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한 개인 기업이나 비상장 기업을 제외한 425개 사례를 표본(다수 지분을 확보한 343개와 소수 지분을 확보한 82개 인수 사례 포함)으로 연구에 활용했다. 실증분석은 두 단계 절차로 진행됐는데 우선 사건 연구방법론(event study)을 통해 해외기업 인수가 주가 상승에 기여했는지를 확인했다. 다음으로 다수 지분을 확보한 해외기업 인수 사례를 대상으로 회귀분석을 통해 선진국 기업 인수 여부, 인도와 비교한 경제적 혹은 제도적 거리가 인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 통계분석을 통해 해외기업 인수가 기업 가치 상승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검증했다. 다수 지분을 확보한 해외기업 인수는 물론 소수 지분 확보의 경우에도 같은 결과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결과는 연구팀이 관찰한 동일한 연구기간 내에 동일한 기업에 의해 이뤄진 자국기업 인수(within-border acquisition)의 경우는 주가 상승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다. 적어도 인도 주식시장에서는 같은 인도 기업을 인수한 경우보다는 해외기업을 인수한 경우가 기업 가치 상승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 다수 지분을 확보한 해외기업 인수 사례 중에서도 개도국 기업보다는 선진국 기업을 인수한 사례가 주가 초과 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마찬가지로 경제적 거리나 제도적 거리가 먼 경우도 주가 초과 수익률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결과는 애초에 설정한 가설처럼 인도 기업들이 선진국 기업을 M&A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양질의 핵심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기존 자원과도 보완적인 차원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론된다. 실제로 연구에서 분석한 425개 해외기업 인수 사례 중에서 70%가 넘는 304개는 미국(139), 영국(61), 독일(21)을 비롯한 선진국 기업을 인수한 경우였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연구자가 수집한 자료에서도 명확히 나타나지만 최근 인도 기업들은 소프트웨어, 제약, 자동차, 철강 산업에서 왕성한 M&A 활동을 벌이고 있다. 425개 해외기업 인수 중에서 이들 4개 분야에서 인수한 기업이 212개로 5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활발한 해외기업 인수는 인도 기업의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여전히 후발 기업인 이들이 자국 시장에서 쉽게 확보할 수 없는 전략적 자원들을 보완하기 위해 선진국 기업들을 사들이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도 경제의 실질적인 개방과 자유화가 1990년대부터 시작된 것을 고려할 때 짧은 기간에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한 인도 기업들의 성장에 해외기업 M&A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마지막 제안

통계 분석이 늘 그렇듯이 비록 본 연구가 인도 기업만을 대상으로 해외기업 M&A가 기업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실증해 완벽하지 않다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 단순히 주가 변화로 M&A 성과를 측정했기 때문에 인수 후 통합(PMI) 문제 등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선진국 기업을 인수한 경우 기업 가치를 창출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검증했지만 실제 인수한 기업이 보유한 역량이 인도 기업의 역량과 어떻게 시너지를 냈는지를 세부적으로 살펴본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기업들의 잠재적 경쟁자인 인도 기업들의 해외기업 M&A 전략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유익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이동현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 dhlee67@catholic.ac.kr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또 미국 듀크대 경영대학원 방문 교수로 연구 활동을 했다. <MBA 명강의> <경영의 교양을 읽는다: 고전편, 현대편> <깨달음이 있는 경영> <초우량 기업의 조건> 등 다수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

 

 


Psychology

설득력 높은 광고 메시지를 만들려면

 

Based on “From Neural Responses to Population Behavior: Neural Focus Group Predicts Population-Level Media Effects” by Emily B. Falk, Elliot T. Berkman, and Matthew D. Lieberman (in press Psychological Science)

 

왜 연구했나?

자술 보고(self-report)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의도를 파악하는 데 흔히 쓰이는 방법이다.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대한 자술 보고는 꽤 정확하다. 사람들은 스스로 무엇을 생각하고,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술 보고의 한계도 적지 않다. 특히에 대한 질문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자술 보고는 부정확한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왜 특정한 생각을 하고 있고 앞으로 무슨 행동을 할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 설명하라고 하면 사후적으로 관련이 없는 이유를 갖다 댈 뿐 진짜 이유는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의 생각과 행동은 자동양식과 통제양식 두 가지로 구분된다. 자동양식은 말 그대로 의식의 개입 없이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작용을 말한다. 통제양식은 의식적 통제에 의해 이뤄지는 생각과 행동을 말한다. 대부분의 생각과 행동은 자동양식이다. 이른바지름신이란 것도 자동양식이 작동한 결과다. 사람이 뇌의 10%만을 쓴다고 했을 때 사람이 정말로 뇌를 10%만 쓰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생각과 행동이 10% 정도 된다고 받아들이면 그리 틀린 설명이 아니다. 따라서이 상품을 좋아합니까에 대해서는그렇다혹은아니다로 정확하게 답할 수 있지만왜 이 상품을 좋아하세요혹은이 상품을 구매할 것입니까에 대해서는 응답자가 정확하게 대답할 수 없다. 응답자 본인도 그 답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상품을 내놓기 전에 초점집단과 설문조사를 통해 철저하게 사전조사를 거쳤음에도 수많은 신상품이 시장에서 실패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진짜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신경과학 연구는 사람들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본인의 생각과 미래의 행동에 대해 신경세포 수준의 관찰을 통해 예측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사람들이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신경세포는 활성화하기 때문에 신경세포의 활성화 정도를 뇌영상 장비로 측정하는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설득메시지에 대한 10여 명의 신경세포 수준의 반응을 통해 인구 전체 수준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었다. , 이제까지는 신경세포의 활동성의 측정에 참여한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예측하는 수준의 연구가 진행됐을 뿐이다.

 

무엇을 연구했나?

설득메시지가 실제로 인간의 행동 변화로 이어지는지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두뇌 작용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인간의 마음은 특정한 기능을 하는 단위(module)로 구성돼 있어 각 두뇌 부위별로 하는 역할이 다르다. 안쪽 전전두피질(medial prefrontal cortex·mPFC)은 자아(self)와 관련된 정보처리에 관여한다. 설득메시지가 행동변화로 이어지는 데 작용하는 다양한 요인 중 메시지의 자아와의 관련성은 핵심 요인 중 하나다. 따라서 설득메시지에 대한 mPFC의 활성화 여부를 관찰함으로써 메시지가 얼마나 수용자 자아와의 관련성이 높은지 판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해당 메시지가 사람들의 행동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다.

 

어떻게 연구했나?

미국 미시간대, 오리건대, 캘리포니아대의 공동연구진은 30명의 참가자들에게 세 종류의 금연광고를 보여주면서 기능성자기공명영상장치(fMRI)로 이들의 두뇌활동을 측정했다. 광고효과에 대한 자술 보고식의 평가도 실시했다. 광고효과의 측정문항은이 광고를 보고 담배 끊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광고를 보니 담배 피울 생각이 사라졌다등이다. 이와 함께 국립암연구원과 협력해 연구에 사용된 것과 같은 내용의 광고를 이용해 금연캠페인을 실시했다. 세 종류의 광고는 각각 다른 지역에 방영됐다. 광고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무료 금연전화(1-800-QUIT-NOW)를 운영했다. 이는 광고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서다. 광고가 방영된 직후의 금연전화를 통한 문의량 증가는 금연광고에 제시된 설득메시지의 효과에 대한 지표로 활용됐다. 자술 보고 방식의 평가결과와 뇌영상 판독 결과를 실제적인 행동의 변화(금연전화 문의량)와 비교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 자술 보고식 평가: A, B, C 등 세 종류의 광고 중 자술 보고 방식의 광고효과 평가에서는 B광고가 가장 효과가 높다고 평가했고 다음이 A광고였다. C광고의 효과는 가장 낮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B>A>C).

● 뇌영상판독결과: mPFC의 반응 정도의 분석에서는 A광고에 대한 반응이 가장 낮았고 C광고에 대한 반응이 가장 컸다 (C>B>A).

● 실제적인 행동변화: 광고캠페인에 대한 사람들의 실제적인 반응분석에서는 A광고 방영직후의 문의 전화량이 가장 적었고 C광고 방영 직후의 문의 전화량이 가장 많았다(C>B>A).

● 결론: 자술 보고식의 광고평가와 광고에 대한 실제적인 반응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었고 mPFC의 반응 정도가 광고에 대한 사람들의 실제 반응과 일치했다.

mPFC 이외에 시각피질, 운동피질, 배쪽 선조체 등 다른 두뇌 영역의 활성화 정도도 측정했는데 오직 mPFC의 활성화 정도만이 광고캠페인의 실제 반응(문의 전화량)과 일치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 연구는 광고캠페인이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우선 자술 보고 방식 평가의 한계를 분명하게 나타냈다. 사람들은 현재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감정경험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비교적 정확하게 인지하지만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왜 좋아하는지, 앞으로 무슨 행동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본인 스스로도 알지 못한다. 신경세포의 활성화 정도에 대한 측정을 통해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하는에 대한 질문과 앞으로의 행동에 대해 예측할 수 있다. 설득메시지를 통한 행동변화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 mPFC이다. mPFC는 자아와 관련된 정보를 처리한다. mPFC의 자아에 대한 정보처리 방식이 암묵적(implicit)이라 사람들은 이 부분의 작용을 의식하지 못한다. 실제로 본 연구에서 자아와의 관련성을 명시적(explicit)인 수준으로 측정하기 위해이 광고가 귀하와 어느 정도 관련성이 있습니까라는 질문문항을 사용했다. 그런데 명시적인 자아관련성, 즉 광고와 자아와의 관련성에 대한 의식적인 판단의 정도는 행동의 변화를 예측하는 데 조금도 기여하지 못했다. 따라서 mPFC의 작용을 통해 설득메시지가 자아관련성을 통해 행동변화를 이끌어 낸다고 추론할 수 있지만 그 과정은 사람들이 의식하는 자아관련성과는 전혀 다른 심리적 기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내용은 배쪽 선조체의 활성화 정도다. 배쪽 선조체는 보상과 관련된 작용을 처리하는 부분이다. 즉 광고메시지에 대한 배쪽 선조체의 활성화는 그 광고를 사람들이 재미있게 봤다는 지표가 된다. 그런데 배쪽 선조체의 활성화는 사람들의 행동변화를 예측하지 못했다. 이는 재미있는 광고가 반드시 설득력이 큰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사람이 의식하는 생각과 행동은 빙산의 일각과도 같다. 자술 보고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의 행동과 생각은 일부에 불과하다. 초점집단이나 설문조사를 할 때는 사람의 의식 가능 영역을 측정하는지 여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뇌영상장치를 적절하게 사용하면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영역의 행동도 꽤 정확하게 예측해 낼 수 있다.

 

 

 

안도현 성균관대 선임연구원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설득에 미치는 영향이다.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에서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18호 Dynamic Workspaces 2021년 04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