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이 부딪히는 ‘안장현상’에 대비하라 外

104호 (2012년 5월 Issue 1)




 Marketing
신제품이 부딪히는안장현상에 대비하라

Based on “Getting a Grip on the Saddle: Chasms or Cycles?” by Deepa Chandrasekaran and Gerard J. Tellis (2011, Journal of Marketing 75 (Jul.) pp. 21-34)

 

왜 연구했나?

세상에 없던 신제품을 출시한 기업들은 그 제품이 하루빨리 많은 소비자들에게 확산돼 수요가 늘어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지난 100여 년간 출시된 수많은 신제품들을 볼 때 성공보다는 실패가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로 한 신제품이 소비자들의 수용(adoption) 거부 현상을 극복하고 주류 시장으로 확산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냉장고나 DVD플레이어처럼 과거에 성공적으로 확산된 신제품들의 수요 변동 양상을 이해하는 것은 앞으로 출시될 신제품들을 성공시켜야 하는 마케터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지식일 것이다. 르하이대의 챤드라세카란 교수와 남가주대의 텔리스 교수는 신제품의 수요1 가 증가하는 데 있어서 여러 국가와 제품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안장(Saddle) 현상에 주목하고 과연 이것이 어떤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며 신제품 마케팅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탐색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무엇을 연구했나?

안장 현상이란 신제품 출시 후 급격한 수요 증가기2 이후에 수요의 감퇴 시기가 오고 이것이 상당 기간 지속되다가 원래의 수요만큼 회복되는 현상을 말한다. 수요 곡선의 모습이 마치 말이나 자전거의 안장과 비슷한 모습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림 참조) 먼저 저자들은 과연 안장 현상이 다른 시점, 다른 국가, 다른 제품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지, 아니면 특정 상황에 국한된 현상인지를 검증했다. 이를 통해 안장 현상의 시작 시점, 수요 감소의 크기, 그리고 지속 기간 등에 대한 통계량을 도출했다. 또 이 안장 현상이 어떤 원인에 의해 일어나는지 크게 세 가지 이론의 설명력을 검증했다. 첫째, 안장 현상은 1991년 출간된 무어(Geoffrey A. Moore)의 책에 의해 유명해진캐즘(Chasm) 이론으로 설명될 수 있다. 캐즘 이론은 신제품이 확산되는 데 있어 초기 수용자와 후기 수용자 간의 특성 차이로 인해 불연속성이 존재한다는 것으로 이러한 캐즘이 존재할 경우 초기 수요 증가 후 수요 감소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안장 현상은 거시경제의 경기순환으로도 일부 설명될 수 있다. 불경기로 인한 실질 수입의 감소 및 소비 심리 위축과 기업들의 광고 투자 감소 등이 맞물릴 경우 성장 단계에 들어선 신제품이라 할지라도 수요가 감소되는 안장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기술 발전으로 인한 수요 감소 효과다. 계속 새로운 기술이 출현하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면 소비자들은 다음 단계의 제품을 기다리며 구매를 늦춘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러한 세 가지 원인을 중심으로 계량경제학적 연구 모형을 수립해 안장 현상에 대해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고자 했다.



어떻게 연구했나?

저자들은 1950년부터 2008년 사이에 영국, 이탈리아 등 16개 유럽 국가와 일본, 캐나다, 미국에 출시된 10개의 신제품에 대해 출시 후 수십 년간의 총판매량 자료를 수집했다. 10개의 신제품은 식기세척기,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의 생활가전 제품군과 개인용 컴퓨터, DVD플레이어 등의 IT 제품군으로 나누어 비교 분석했다. 각국의 경기 판단을 위해 1990년 미국 달러화 기준의 실질 GDP 자료를 수집했고 기술 발전을 간접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미국 시장의 특허 건수 및 인용 건수를 델피온(www.delphion.com)이라는 데이터베이스로부터 추출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안장 현상의 시작과 원래 수요량으로의 회복(, 안장 현상의 종료)을 설명할 수 있는 위험모형(hazard model)을 수립해 과연 어떤 변수가 안장 현상의 시작과 종료를 설명할 수 있는지, 모형의 예측력은 어느 정도인지 검증했다. 본 연구에서 안장 현상의 시작은 신제품의 급격한 수요 증가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전 고점 대비 10% 이상의 수요 감소가 나타나는 것으로 정의했으며 안장 현상의 종료는 안장 현상의 발생 이후 수요가 전 고점 이상으로 회복되는 것으로 정의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 안장 현상은 거의 대부분의 국가와 제품에서 발견되는 현상이며 최근으로 올수록 그 양상이 비슷하게 나타난다. 연구에 사용된 총 156개의 국가-제품 조합 중 148개에서 급격한 수요 증가 후 감소가 나타나는 안장 현상이 발견됐다.

 

● 평균적으로 수요의 급격한 증가가 시작된 후 9년 정도 지나면 안장 현상이 발견되며 안장 현상 기간 동안에 수요 감소분은 약 29%에 이른다. 안장 현상이 발생할 당시의 평균 보급률은 IT 제품군의 경우 약 26%, 생활가전 제품군의 경우 약 33%였다.

 

● 안장 현상으로 인한 수요 감소기는 IT 제품군의 경우 약 6.6, 생활가전 제품군의 경우 약 8.5년 정도 지속된다. 안장 현상이 나타난 148개 경우 중 120개가 이 기간 이후 원래의 최고 수요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안장 현상의 종료(, 수요 회복)에 가장 중요한 동인은 기술적 혁신이었다.

 

IT 제품군의 경우 캐즘의 존재와 기술 발전으로 인한 구매 지연이 안장 현상의 주된 이유이고 생활가전 제품군의 경우 경기 변동과 기술 발전이 주된 이유였다.

 

연구 결과의 교훈은?

신제품은 산업과 기업의 종류를 막론하고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수 아이템이다. 그러나 제품이 새로우면 새로울수록 소비자가 이의 수용을 거부하는 현상이 더욱 쉽게 일어날 수 있다. 설사 얼리어답터 시장에서 성공해 급격한 수요 팽창이 시작된다고 할지라도 후기 주류 시장으로 진행되는 데 있어서는 반드시 최소한 한번의출렁거림이 있을 수 있고 본 연구에서 밝혀진 대로 이러한 현상은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일어난다. 따라서 경영자들은 급격한 판매량 증가 후 따라오는 감소에 반드시 대비해야 하며 어느 정도 기간 후에 나타나는 수요의 반등 또한 대비해야 한다.이러한 수요 변동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예측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경험과 직관을 바탕으로 한 통찰력 위에 정교한 모형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분석력이 더해져야 한다. 데이터에 다양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유시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shijinyoo@korea.ac.kr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미국 UCLA대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싱가포르 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에서 조교수를 지냈다.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플랫폼 참여, 실적에 어떤 영향 줄까

Based on “Co-creation of value in a platform ecosystem: The case of enterprise software” by Marco Ceccagnoli, Chris Forman, Peng Huang, and D. J. Wu,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s Quarterly, Vol 36., No 1. (March 2012, pp. 263-290)

 

왜 연구했나?

현재 정보시스템 분야뿐 아니라 경영 전반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의 하나는플랫폼 기반(Platform-based) 비즈니스. 애플이나 구글의 성공은 플랫폼의 바탕 위에서 다양한 형태로 가치를 창출하는 파트너 기업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예를 들어서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튠즈와 같은 플랫폼을 제공하지만 이를 진정 가치 있게 하는 것은 그 위에서 작동하는 다양한 어플리케이션과 하드웨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트너 기업들이다. 앞으로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가 여러 분야에서 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일반적이기 때문에서 애플과 같은 플랫폼 제공회사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트너 회사와의 관계에서 협력 전략 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본 논문은 플랫폼 제공회사와 여기에 부가적인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트너 회사들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플랫폼 제공회사와 참여회사가 어떤 상황에서 더 많은 가치창출을 할 수 있고 파트너 회사들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플랫폼 기반 비즈니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입장에서나 여기에 참여하는 파트너 회사의 입장 모두에게 중요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무엇을 연구했나?

혁신적인 제품이나 기술을 개발한 중소 규모의 회사는 보통 이 혁신을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만 한다. 그것은 1) 혁신을 독자적으로 상품화해서 기존 대기업과 경쟁할 것인 지 또는 2) 기존 기업의 플랫폼에 참여해서 기존 기업과의 협력으로 수익을 얻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예를 들어, 한국의 경우 온라인게임과 같은 서비스를 개발한 중소 게임회사가 이를 독자적으로 서비스할 수도 있고 기존 포털이나 퍼블리싱 회사와 협력할 수도 있는 것이 좋은 예다. 이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많겠지만 그중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혁신이 특허 등의 지적재산권 보호를 받고 있는가 하는 것과 이 기업이 제품화를 위한 독자적인 브랜드 파워가 있는가이다. 지적재산권 보호를 받고 있다면 플랫폼에 참여했을 때 플랫폼 제공회사가 이 혁신을 모방해서 비슷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제공할 위험이 적어지고 브랜드 파워가 있는 경우에도 독자적인 제품화를 통해서 이러한 위험에 더 잘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전사적 정보시스템(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의 선도기업인 SAP를 플랫폼으로 하는 기업 생태계를 분석해서 위의 질문에 실증적인 답변을 제시하고자 했다. SAP ERP의 선두 기업으로서 SAP의 유통, 서비스, 솔루션에 관련된 파트너 회사가 약 7000개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중 독립 소프트웨어 벤처(Independent Software Venture·ISV) SAP가 제공하지 않는 소프트웨어 모듈을 제공하는 회사들이다. 예를 들어, 공급망 관리를 위한 복잡하고 정교한 소프트웨어에 특화된 독립 소프트웨어 벤처회사는 자신의 제품을 독자적으로 판매할 수도 있지만 SAP의 파트너회사가 되면 SAP로부터 인증을 받고 SAP 제품에 추가되는 형태로 판매될 수 있다. 저자들은 SAP와의 협력이 가능한 독립 소프트웨어 벤처회사 중에서 1210(이 중에는 실제로 파트너 회사가 된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음)를 골라 1996∼2004년 사이의 자료를 가지고 실증적인 분석을 하고 있다.

 

기업의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서 매출과 기업공개(IPO) 두 가지 변수를 사용하고 있다. 중소 소프트회사에 IPO란 기업의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것이므로 큰 성공의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독립변수로는 해당 회사의 소프트웨어가 SAP의 인증(certification)을 받는 것을참여(파트너가 되는 것)’의 기준으로 보았다. 해당 소프트웨어가 특허나 소프트웨어 등록 등에 의해서 지적재산권 보호를 받고 있는지를지적재산권 보호라는 변수로 보았다. 그리고독자적인 브랜드 파워의 측정치로서 보유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관련 독자 상표권 확보의 정도를 사용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분석결과 독립 소프트웨어 벤처 중에서 SAP와 파트너가 된 회사들은 평균적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IPO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SAP의 플랫폼에 참여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기업가치 증대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SAP라는 선도기업의 인증을 받는 것만으로도 해당 회사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신뢰도가 증가하고, 또한 SAP의 대규모 플랫폼을 활용해서 자신의 제품을 손쉽게 배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매출의 증가폭은 지적재산권 보호가 되는 경우에, 그리고 해당 기업의 브랜드 파워가 높은 경우에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독립 소프트웨어 벤처의 소프트웨어가 지적재산권의 보호를 받으면서 독자적인 브랜드 파워까지 보유하고 있으면 플랫폼 제공회사가 직접 비슷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서 제공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IPO 가능성은 지적재산권 보호가 되는 경우에 더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해당 기업의 소프트웨어가 지적재산권 보호를 받아야만 시장에서 그 기업의 가치를 높이 평가할 것이고 이것이 IPO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립 소프트웨어 벤처가 브랜드 파워가 높다고 해서 IPO 확률이 높아지지는 않았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 연구의 결과는 거대 플랫폼에 참여할지를 고민하는 회사에 좋은 지침을 제공해 준다. 그 지침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요인들이 실제로도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해 준다. 기본적으로는 플랫폼에 참여하는 것이 매출이나 성장에 도움을 주지만 자신들의 혁신이나 아이디어를 보호할 수 있는 지적재산권이나 필요한 경우 사용할 수 있는 브랜드와 제품화 능력의 확보도 게을리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연구의 더 중요한 시사점은 플랫폼 제공을 하는 대기업에 대한 것이다. 플랫폼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의 브랜드 파워가 높은 경우 전체 플랫폼 관점에서 보면 창출되는 가치가 더 크다. 따라서 플랫폼 제공회사의 입장에서 볼 때 파트너 회사의 제품을 대체하는 독자적인 제품을 출시해서 파트너 회사를 죽이는 것이 단기적인 이익을 높일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파트너 회사를 성장시키고 브랜드 파워 축적을 돕는 것이 자신의 플랫폼 발전과 가치창조를 위해서 바람직하다는 것이다.현재 애플과 같은 강력한 플랫폼이 등장하지 못하는 한국의 상황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임 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il.im@yonsei.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정보시스템 분야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정보기술의 사용과 영향, 개인화, 추천시스템 등이다.

 


 Finance&Accounting
주식 시장 발달한 곳이 발행효과도 크다

Based on “Share Issuance and Cross-sectional Returns: International Evidence” by Mclean, RD, Pontiff J and Watanabe A.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94(1) (2009): pp. 1-17)

 

연구배경

미국 주식시장을 분석해 보면 어느 회사에서 자신의 주식을 사들이면(: 자사주 매입) 향후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고 반대로 주식을 팔면(: 주식 발행)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DBR 102 20p 참조). 그렇다면 미국의 일반 투자자는 회사가 주식을 발행하면 그 회사 주식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좋고 자사주 매입 등으로 주식을 매입하면 함께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 좋다고 볼 수 있다.

 

이 현상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명이 있다. 회사의 자본구조에 대한 마켓타이밍 전략은 이 현상에 대한 가장 유력한 설명이다. 여기서 마켓타이밍이란 회사가 증권의 시장가치에 따라 증권의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주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 주식이 고평가돼 있을 때 그 회사는 주식을 더 발행해서 팔고 저평가돼 있을 때 시중 주식을 매입한다고 하자. 고평가된 주식은 향후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고 저평가된 주식은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마켓타이밍 가설이 맞다면 어느 회사의 주식 발행 또는 매입 행위는 그 회사 미래의 주가에 예측력을 가질 것이다. 마켓타이밍은 주식 발행이나 매입 후 주가 변화를 설명하는 유력한 이론이지만 유일한 이론은 아니다. 마켓타이밍 가설이 성립하려면 시장이 비효율적이어야 한다. 공매도 제한과 같은 조건도 필요하다. 이에 반해 시장이 효율적이라는 가설을 유지하면서 주식 발행과 재매입 후 주가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이론도 있다.

 

어쨌든 적어도 미국 시장에서는 주식 매입 이후 주가가 장기간 상승하는 경향이 있고 주식 발행 이후 주가는 장기간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 학자들은 대체로 동의하는 것 같다. Mclean, Pontiff and Watanabe(2009)는 미국 주식 시장에서의 이러한 패턴이 국제적으로도 나타나는지를 연구했다. 그리고 미국의 주식발행 효과와 다른 나라에서 관찰되는 효과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연구했다.

 

무엇을 연구했나?

 

저자들은 41개 국 주식시장에서 주식 발행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연구했다. 미국 이외 국가에서도 주식 발행 효과가 나타난다면 미국에서 관찰된 효과는 단순한 데이터상의 우연, 즉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이 아닐 것이라고 결론내릴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가별 패턴의 차이를 관찰해서 주식 발행 효과의 원인과 영향에 대해 더욱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별 차이를 분석하면서 저자들이 특히 주목한 요인은 주식시장의 발달 정도와 투자자 보호의 정도다.

 

연구결과

주식 발행 효과의 국제 평균은 미국 시장에서 관찰되는 효과보다 훨씬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발행 후 미래 주가 하락의 정도 혹은 주식 매입 후 미래 주가 상승의 정도가 클수록 주식 발행 효과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주식 발행 효과가 강한 나라들은 주식 발행이 활발하고, 주식시장이 발달해 있고, 법적으로 투자자들을 잘 보호하고, 회계적 조작이 덜 일어나는 곳이었다. 즉 주식 발행과 매입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곳에서 주식 발행 효과가 강하게 나타난다.구체적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지난 1년 동안 거래주식 숫자가 1% 늘어났다면 다음 달 주가수익률은 0.5% 하락한다. 이는 이전 연구에서 발견된 미국의 주가 발행 효과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주식 수 증가 후 주가 하락 또는 주식 수 감소 후 주가 상승은 다음과 같은 나라에서 특히 강하다.



- 주식 발행이 활발한 나라

- 주식시장의 유동성과 거래량이 풍부한 나라

- GDP 대비 총 주식가치가 높은 나라

- 자사주 매입이 용이한 나라

- 공매도가 가능한 나라

 

위의 변수들은 자본시장의 발달 정도를 나타낸다. 따라서 자본시장이 발달한 나라일수록 주식 발행 효과가 강하다. 한편 다음과 같은 나라들에서도 주식 발행 효과가 강하다.

 

- 관습법 국가(영미법 체계를 가진 나라들)

- 회계기준이 발달한 나라

- 정보 공개와 그에 따른 책임을 강하게 요구하는 나라

- 회사의 감사, 이사, 경영진에 법적 책임을 강하게 요구하는 나라

- 회계상 보고되는 순이익이 왜곡될 가능성이 적은 나라

 

위의 변수들은 투자자 보호의 정도를 나타낸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잘 보호되는 나라일수록 주식 발행 효과가 강하다. 자본시장이 발달한 나라 혹은 투자자 보호가 강한 국가일수록 주식 발행 효과가 강하다는 것은 언뜻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이 결과는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다.

 

- 주식 발행에는 다양한 비용이 수반된다.

- 주식 발행에 대한 직접적 비용에는 투자은행 등에 지급되는 보수 등이 있다.

- 간접적 비용에는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비롯되는 각종 비용이 있다.

- 자본시장이 발달하지 않은 나라나 투자자 보호가 약한 나라일수록 주식 발행에 들어가는 직간접 비용이 크다.

- 이러한 상황에서 회사들은 아주 좋은 투자기회가 있을 때, 혹은 꼭 필요할 때만 주식을 발행할 것이다.

- 한편 자본시장이 발달한 나라나 투자자 보호가 강한 나라에서는 주식 발행의 직간접적 비용이 적다.

- 이러한 상황에서는 회사들이 주식을 활발하게 발행할 수 있다.

- 특히 마켓타이밍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즉 회사의 주식이 고평가돼 있다고 판단할 때는 주식을 팔고(주식 발행)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할 때는 주식을 매입할 것이다(자사주 매입).

- 따라서 자본시장이 발달한 나라나 투자자 보호가 강한 나라에서는 주식 발행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즉 주식 발행 후 주가 하락과 주식 매입 후 주가 상승 효과가 강하다.

 

연구 결과는 어떤 교훈을 주나?

저자들은 주식 발행 효과가 국제적인 현상인지를 연구했다. 그리고 미국의 주식 발행 효과와 다른 나라에서 관찰되는 효과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했다. 저자들의 연구 결과는 글로벌 포트폴리오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에게 유용하다. 특히 글로벌 액티브 펀드를 책임지는 매니저나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주의 깊게 연구해야 할 메시지를 제공한다.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은 기업의 재무활동뿐만 아니라 그 활동들이 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나라마다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에 맞는 투자전략을 짜야 할 것이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파이낸스 경영학과 교수

강형구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버지니아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듀크대 푸쿠아 경영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군장교 근무 후 이화여대와 리먼브러더스 아시아본부 퀀트전략팀, 삼성자산운용, 국제통화기금, 액센츄어 등에서 재무와 금융에 관한 교육 및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하버드대 Edmond J. Safra Center for Ethics의 리서치 펠로이기도 하다. 주 연구 분야는 비기술적 혁신, 자원배분과 전략에 대한 프로세스, 행동재무 등이다

 Strategy
헤드쿼터의 개입, 어느정도까지?

Based on “Rationality vs. Ignorance: the Role of MNE headquarters in Subsidiaries’ Innovation Processes”, by Francesco Ciabuschi, Mats Forsgren and Oscar Martin Martin in Journal of International business Studies, 2011, 42, pp.958-970.

 

왜 연구했나?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사업이 다각화되며 글로벌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기업본부 또는 본사(Headquarter)의 바람직한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주제는 특히 다국적기업(MNEs)을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 매우 심도 깊게 다뤄지고 있다. 기업본부의 역할에 대한 연구는 주로 해외지사(혹은 국내 계열사)의 경영활동과 의사결정에 얼마만큼 관여해야 하는가를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과거에는 기업본부의 중앙집권적 의사결정과 조절, 통제가 당연시됐으나 최근의 다변화된 국제경영환경에서 이 같은 본사 중심의 통합적 운영관리체제가 얼마나 효율적인지에 대한 찬반논쟁이 뜨겁다. 이와 관련해 최근 유럽의 일부 학자들이 매우 흥미로운 연구를 발표해 주목을 끌고 있다. 기존 연구들이 본사와 해외 지사 또는 자회사를 둘러싼 환경적, 기능적, 관계적, 전략적 특성 등 주로 상황적 변수에 따른 바람직한 본사의 역할 규명에 치중했다면 Ciabuschi, Forsgren, 그리고 Martin 등 세 학자가 발표한 최근 논문은 이 같은 논의를 벗어나 본사의 지적 역량 수준이 해외 지사 경영활동 참여 정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무엇을 연구했나?

위의 세 학자들은 먼저 해외지사의 프로세스 혁신활동을 중심으로 본사가 얼마만큼 관여해야 하는지 여부를 연구 대상으로 한정했다. 이들은 해외지사의 프로세스 혁신활동에 관여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적 역량을 본사가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 경우, 관련 지식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충분한 이해도가 있는 경우, 그리고 이들의 혁신활동에 대한 이해 정도가 전무한 경우 등 3가지로 분류했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는 합리적 관점(Rationality perspective)과 순무지성 관점(Sheer ignorance perspective)에서 본사의 역할과 관여가 해외지사의 혁신활동에 어떠한 영향과 성과를 미치는지 연구했다. 합리적 관점에서는 본사가 축적해온, 그리고 내재돼 있는 다양한 경험과 지식이 있으므로 해외자사의 혁신활동이 복잡하고 불확실하며 예측 불가능하더라도 어떠한 지식이 요구되고 본사의 역할이 무엇이 돼야 하는지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다고 전제한다. 물론 기업뿐 아니라 모든 경제 주체는 합리적이고자 하나 시간, 정보, 능력의 부재로 인한 이른바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한계 또한 적어도 어떠한 역량과 정보가 부족한지는 판단할 수 있는 제한성이므로 합리성에 준하는 것으로 간주했다. 한편 순무지성 관점(Sheer ignorance perspective)에서는 본사는 어쩔 수 없는 외부인(Outsider)으로서 복잡하게 연결돼 있는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한 개체일 뿐이라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많은 해외지사를 거느리고 있는 기업본부라고 할지라도 해외지사들이 처해 있는 제도·환경적 조건이 모두 다르므로 이들을 모두 관리, 통제할 능력도 없을 뿐더러 그래야 할 정당한 논리도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기업본부는 토지는 소유하고 있지만 경작은 하지 않는, 이른바부재중인 땅주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해외지사의 혁신활동은 그 지역에 맞는 특유의 지식이 요구되며, 따라서 기업본사가 콘트롤타워로서 이들을 관리,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어떻게 연구했나?

저자들은 Svenska Cellulosa Aktiebolaget (SCA)라고 하는 스웨덴의 펄프/종이 회사를 대상으로 위의 상반된 두 개의 관점이 실제로 어느 정도 설명력을 지니고 있는지 사례연구를 통해 검증했다.

무ㅁ엇을 발견했나?

SCA는 펄프/종이 제조 분야에서 110억 유로의 매출과 5만여 명의 고용을 기록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이다. 여러 사업부 중 SCA Packaging은 컨테이너용 판지를 생산하는 사업부로 세계 250여 개 국에 공장을 두고 있다. 지난 2003년 미국에 TSB라는 자회사를 설립했는데 다른 해외지사가 보유하지 않은 독특한 방식의 제조 공정을 보유하고 있어 사업성이 크게 기대됐다. 유럽 내 다른 자회사들도 이 독특한 공정을 습득하고 싶어 했고 미국 TSB도 공식적인 이전을 위해 이들과 접촉을 시도했다. 그러나 상호 협의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자 미국의 TSB SCA Packaging 본사에 개입을 통한 중재와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 본사는 TSB의 독특한 생산공정에 대한 사업성과 기술적 의미에 대해 확실한 배경지식이 없었으나 본사차원의 적극 개입을 결심했고 공식적으로 유럽 자회사들에 계약을 통한 기술 이전을 명령했다. 동시에 TSB 역시 독자적으로 자신의 핵심 역량에 해당하는 관련 공정을 도용하고 있는 영국, 프랑스 등지의 해외지사에 대한 인수를 시도해 마침내 미국 내 사업을 유럽 등지로 크게 확대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주는 교훈은?

SCA Packaging 사례는 합리적 관점과 순무지성 관점 중 어떠한 논리가 더 설명력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SCA Packaging 기업본부는 TSB의 새로운 공정기술이나 그 사업적 의미에 대해서 완벽한 지식을 갖추고 있지 않을 뿐더러 자회사 간 갈등에 대한 구체적 내막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해외 자회사 간의 잠재적 문제 발생 시 제3자적 입장이나 관조적 자세보다는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이러한 적극적 개입이 결국에는 더 나은 기업 성과를 가져오는 계기가 됐다.이 연구는 단지 하나의 사례를 통해 합리적 관점에서의 주장이 지지되고 있는 한계점이 있다. 그러나 그동안 논쟁이 돼 온 해외 자회사에 대한 본사의 바람직한 역할, 그 규모와 범위에 관해 적극적 개입과 조절, 중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의미를 갖는다. 글로벌 시대에 현지화를 통한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결코 본사의 기본적 역할과 의무가 경감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저자들은 역설하고 있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6호 The Rise of Resale 2021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