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방법론

꼭 필요한 정보, 알기 쉽게 알려라. 만족한 투자자가 지갑을 연다

102호 (2012년 4월 Issue 1)




기업 가치(주가)는 과거의 기업 가치와 현재의 기업 가치에 미래의 기업 가치를 모두 더해 결정된다. 기업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기초 데이터에는 다양한 소스(source)가 있지만 그중 가장 쉽게 접할 수 있고 객관적이며 효과적인 평가요소가 바로 기업의 공시 정보다. 우리나라는 기업이 공개해야 할 공시정보를 법률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 정보에는 영업실적 등 재무정보(과거 정보)와 현재의 상황을 나타내는 수시정보, 미래 정보로서의 실적예측 정보 등이 있다.

 


기업, 특히 상장법인의 가치는 증권시장 내 다수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반영돼 형성되는 주가로 표현된다. 따라서 투자자에게 공정한 가치평가를 받으려면 상장법인은 기업과 투자자 사이의 신뢰관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과거, 현재, 미래의 종합적인 기업정보를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공시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 같은 기업내용공시제도(Corporate Dis closure System)는 기업으로 하여금 해당 기업의 주주, 투자자, 잠재적 투자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기대 수준에 맞춰 기업의 중요 정보를 정기 또는 수시로 공개하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렇게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자 등이 자유롭게 판단하고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서 주주와 투자자를 보호하고 증권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기업이 기업 정보를 성실하게 공시하는 것은 증권시장이 완전경쟁 상태인 효율적 시장(Efficient Market)을 이루게 하는 기본 요건이다. 투자자에 대한 기본 의무이기도 하다. 성실한 기업 공시는 공정한 가격 형성을 이끌어서 증권시장을 통한 자원배분의 최적화, 즉 투자자 기대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한다. 그러므로 기업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서 주가가 공정하게 형성되도록 하려면 기업 스스로 해당 기업의 모든 정보를 신속하고 공평하게 공개해야 한다. 요약하면 투자자가 기업에 원하고 바라는 기대 수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기업 자신이 투자자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공시를 해야 한다. 이는 해당 기업의 주가가 적정하게 형성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증권시장의 거래질서가 공정하게 확립되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지닌다.

 

다음에서는 기업이 투자자의 기대수준에 맞춰 공시하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공시 관련 법규를 숙지하고 전자공시시스템을 활용하라

상장법인이 기업공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성실하게 공시하려면 우선 관련 법규를 숙지해야 한다. 우리나라 상장법인에 대해 공시의 근간이 되는 법규로는 상위 법규에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약칭 자본시장법)이 있고 하위 법규에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의 공시 관련 규정이 있다.

 




자본시장법에서는 기업공시제도를 크게 발행시장 공시와 유통시장 공시로 구분한다. 발행시장 공시제도는 증권의 발행인이 해당 증권과 증권 발행인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전달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를 말한다.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 증권발행실적보고서 등이 여기에 속한다. 유통시장 공시제도는 기업이 경영활동과 관련된 정보를 완전하게 공시하도록 하기 위한 제도다. 현재 또는 미래의 투자자가 기업에 요구하고 기대하는 정보, 즉 증권의 취득 및 처분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정기공시(사업·반기·분기보고서)와 수시공시 등을 포함한다.

 

공시의무를 제대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기본적인 제도를 이해한 후 해당 공시 관련규정도 파악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이나 한국거래소의 담당 직원에게 문의하는 방법도 좋다. 더불어 다른 상장법인의 공시사례를 참조해서 해당 기업에 동일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적시에 공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른 법인의 공시사례를 참조할 때는 전자공시시스템을 활용한다.1 전자공시시스템의상세검색창에서 기업이 찾고 싶어 하는 증자/감자, 배당, 주주총회관련, 합병, 자기주식, 감사보고서 등 해당 공시유형을 체크하고 이를 검색한다. 다른 법인들의 공시 사례를 보고 비슷한 경우에 활용한다면 공시에 대한 어려움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공시의 기본원칙에 충실하라

공시가 기업공시로서의 제() 기능을 다하고 투자자의 기대에 부합하도록 하려면 다음과 같은 바람직한 공시요건(4가지)을 갖춰야 한다. 기업이 공시하는 정보는 나쁜 정보든, 좋은 정보든 핵심사항을 빠짐없이 포함해야 하고(완전한 공시), 투자자가 언제 어디서든 쉽게 정보를 수집할 수 있어야 하며(적정공시), 사유가 발생했을 때 지체 없이 공시해야 하고(적시공시), 일반 투자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언어로 공시해야 한다(알기 쉬운 공시). 전자공시시스템이 2000 4월 도입되면서 24시간 내내 투자자의 정보 획득이 가능해졌기 때문에적정공시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인프라는 잘 구비됐다.

 

<1> T사의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처분 결정공시는완전한 공시의 모범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출자증권 처분 계약 이행의 장래 위험요소가 될 수 있는 핵심 사항인 풋옵션 계약 등 부대계약 사항을 자세하고 빠짐없이 공시했다.

 

또한 이는알기 쉬운 공시요건을 충족한 사례이기도 하다. ‘기타 투자판단에 참고할 사항난을 활용해서 본문 내용 중 미진한 부분을 추가로 자세하게 설명해서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와 기대를 공고히 했다.

 

이처럼 한국거래소에서는 모든 수시공시 서식에기타 투자판단에 참고할 사항난을 별도로 둬서 본문 내용 중 설명이 부족하거나 추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충분히 기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위와 같은 4가지 요건을 모두 갖췄을 때 비로소 올바른 기업 공시가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완전한 공시만 고집하면적시공시(신속성)’가 소홀해지는 등 얼핏 각 요건이 서로 배치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업이 어떤 요건이 투자자가 기대하는 바에 가장 부합하며 중요한지를 생각하고 해당 정보를 충실히 기재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4가지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 공시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으나 늦어도 사유발생일 당일 공시가 이뤄진다면 신속성 요건에도 크게 저해되지 않는다. 한국거래소에서는 공시시기(대부분은 당일)와 공시서식(반드시 기재해야 할 내용) 등을 제도적으로 미리 정해놓고 있다.

 

 

 

 

투자자 기대에 부합하는 성실한 공시가 가능하려면 기업은 수시로 발생하는 내용을 언제든 지체 없이, 늦어도 당일 안에 공시될 수 있도록 기업 내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정형적·정기적으로 발생하는 항목은 세부 흐름도(flow chart)를 만들어 해당 시기에적시 공시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12월 결산법인(2012 2월 현재 우리나라 전체 상장법인의 94% 정도가 12월 결산법인에 해당된다)의 결산주주총회 시기에는 해당 결산(잠정)실적, 배당결정, 감사보고서 제출, 주주총회 소집결의, 주주총회 결과 등 다양한 내용이 공시의무사항에 해당된다.

 
CEO가 직접 챙겨라

아무리 기업 공시의 중요성을 강조하더라도 기업은 공시에 소극적이기 쉽다. 경영기밀 노출이나 불리한 내용을 밝혔을 때 파장을 우려하는 심리 때문이다. 특히 공시에 대한 CEO의 인식이 부족하면 정보 공개를 기피하는 경향이 크다. 유리한 내용은 적극적으로 공시하는 반면 불리한 내용은 아예 하지 않으려고 하거나 주식시장 마감 후 또는 휴일 직전에 하는 이른바올빼미 공시를 하기도 한다.

 

이런 유혹을 이기고 성실하게 공시하려면 무엇보다도 CEO의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코스닥시장의 공시우수법인으로 선정된 포장기계업체 제이브이엠 공시 담당자는 최근 인터뷰에서오너가 공시의 중요성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책임감을 갖느냐가 중요하다오너가 기업을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공시를 귀찮게 생각하고 소홀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매년 직전연도 공시이행 실적을 근거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별로 공시우수법인을 선정2 한다. 공시우수법인으로 선정되는 기업들은 공통적으로오너가투명한 경영을 중시해 공시를 직접 챙기는 것은 기본이고사내에서의 정보 교류가 활발하며(내부통제제도가 잘 갖춰져 있음) ▲지배구조가 투명했다(owner risk가 없음) 등의 특징을 갖고 있다.

 

모든 사람을 속일 수는 없다

기업 공시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 상승, 정보기술(IT) 매체 발달, 시민단체(NGO)의 기업 감시 등 사회적인 감시와 한국거래소에 의한 조사 등 기업 공시는 일일이 사후검증이 이뤄지고 있다. 공시위반 사실을 숨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따라서 기업은 공시의무 위반사실을 확인하면 빨리 자진해서 공시해야 한다. 같은 위반사항이라도 빠른 시일에 자진 신고하면 제재강도가 낮아진다.

 

<2>에 소개된 H사와 D사 사례는 모두 공시사항을 늦게 공시한 경우다. 하지만 공시위반 사실을 알고 취한 사후 조치의 신속성에 따라 받은 제재는 완전히 달라진 것을 볼 수 있다.

 

H사는 공시해야 할 사항을 거의 1년 만에 공시해서 적시 공시에 대한 CEO owner risk가 논란이 된 사례다. 이 사건으로 H사는 벌점 7점을 받았고 하루 동안 매매거래정지됐다. 이로 인해 기업 이미지가 훼손됐고 투자자의 거래 환금성이 제한됐다. 반면 D사는 공시위반 사항을 재빨리 공시해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에 따른 부과벌점이 3점에 불과했고 매매거래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만약 H사가 공시위반사항을 D사처럼 일찍(1주일 이내) 공시했다면3 매매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졌을 것이다. 이 두 기업의 사례는 공시의무를 위반했더라도 신속하게 공시하는 편이 낫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정보가 외부에 유출되면 즉시 공시하는 게 낫다

기업 입장에서 때로 공시는 양날의 칼과 같다. 회사 경영상 기밀사항이라 비밀리에 추진하는 정보가 미리 새어나가면 당초 계획이 틀어져버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업 입장에서는 공시의무사항이라도 구체적으로 그 내용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공시를 유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비밀을 완벽하게 지키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은밀하게 추진하는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내부자든 제3자든 관여돼 있는 사람들을 통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 어떤 경로든 주식시장에 풍문으로 유포돼 주가에 영향을 준다면 기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 확정되지 않은 사항으로 치부하고 지켜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한국거래소의 공시규정에 따르면 공시의무사항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그 이전단계에서자율공시공정공시를 통해 투자자에게 알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율공시’는 말 그대로 기업이 자율적으로 공시(사유발생일 1일 이내)하는 것을 말한다. <3>에 소개되는 B사 사례는 M&A가 최종적으로 결정되기 이전 단계에서 기업이 자율적으로 투자자에게 적극적으로 공시한자율공시사례다. 이 공시는 해당 기업에 대한 M&A 관련 풍문 등이 증권시장에 유포되는 것을 방지해서 공정한 거래를 가능하게 했다.

 

또한공정공시는 기업의 장래사업·경영계획, 실적예측치 및 잠정치, 신고하지 아니한 수시공시의무 관련 사항 등의 정보(대상정보)를 상장법인 또는 그 임직원 등(정보제공자)이 기관투자가 또는 언론 등(정보제공 대상자)에 선별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사전에(공시시기: 통상 10분 전) 미리 증권시장을 통해 공시하도록 하는 제도다.

 

원하지 않는 시기에 정보가 유출됐다고 하더라도 일단 시장에 해당 정보가 알려지고 주가가 움직였다면 재빨리 정확한 정보를 설명하는 편이 낫다. 기업이 스스로 해당 내용에 대한 소문 등에 적극 나서서 해명 또는 설명한다면 투자자의 신뢰가 높아진다. 나아가 이는 해당 기업의 현재 또는 미래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 기업 가치를 한층 끌어올리는 기회가 된다. 만약 미리 해명할 기회를 갖지 못한 상태에서 한국거래소에 의한 조회공시 요청이 발생했다면 해당 정보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충분히 해소될 수 있도록 답변공시 형식을 빌려 관련 정보를 밝히는 것도 방법이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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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에 소개된 두 사례를 보자.

상장법인과 관련된 인수합병 등 M&A(Mergers and acquisitions) 관련 사항은 해당 기업의 대표이사 등과 관련되기보다는 최대주주나 지배회사(대표회사) 등이 주체가 돼서 비밀스럽게 추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그 영향이 회사 운명과 직접 연결될 정도로 중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증권시장에서는 이에 대해 별도의 규제를 두고 있다. 한국거래소 공시규정에서도 인수합병 관련 조회공시의 경우 최대주주 등의 확인을 거쳐 공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5 공시 후에도 3개월 동안 해당 내용이 번복되지 못하도록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6

 

위에 소개한 2개의 M&A 관련 조회공시 사례를 보면 어느 기업이 투자자가 기대하는 수준에 부합했는지, 투자자가 어느 기업공시에 좀 더 신뢰를 가질 수 있게 되는지 알 수 있다. <사례1>은 타 법인으로의 피인수설과 관련한 조회공시에 대해 해당 법인이 당사의 경영진뿐 아니라 최대주주에게까지 확인과정을 거쳐 성실하게 답변공시를 한 사례(그 이후에도 번복사실이 없었음). 반면 <사례2>는 타법인 인수와 관련한 조회공시에 대해 그룹의 지배회사(대표회사)가 부인(검토한 바 없음)공시한 경우로서 답변 당시에도 그룹 차원에서 이미 인수를 추진하고 있었던 사실이 밝혀진 사례(답변공시 2개월여 만에 그룹 내 다른 계열회사들이 공동으로 인수). 결과적으로 그룹의 지배회사인 H사는 비록 인수에 직접 가담하지 않아 불성실공시는 아니었지만 불성실공시를 회피하기 위해 당사를 제외하고 다른 계열회사를 통해 인수를 추진한 소위꼼수공시를 했다는 비난을 받았던 사례다. 이 같은 경우 그룹 전체를 컨트롤(control)할 수 있는 지배회사(대표회사)로 그룹 차원에서 인수가 이미 추진 중이었다면 해당 사실이 답변공시에 반드시 포함됐어야 했다.

 

외국인 투자자를 챙겨라

우리나라 증권시장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개방된 것은 1992년 초다. 이후 외국인 투자자의 보유주식 비중이 개방 첫해 4.9%에서 2011년 말 33.0% 7배 가까이 상승했다. 주식투자 인구 10명 중 3명은 외국인 투자자인 셈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늘어난 것은 물론 우리나라 기업의 상당수가 국제화됐고 회사 주주 중 외국인을 포함하는 비중이 상당해졌는데도 불구하고 영문공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국거래소는 KIND 영문전자공시시스템(한국거래소가 운영)을 비롯해 영문전환서비스를 확대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지만 영문으로 공시되는 정보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공시제목만 영문 서비스로 제공되거나 일부 내용은 여전히 한글로 공시되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2011년 한 해 동안 KIND 전자공시시스템의 영문 공시건수 가운데 완전한 영문공시는 전체의 0.36%에 불과했다. 그러나 일부 내용을 한글로 공시한 기업도 다른 기업의 영문공시 사례를 참조한다면 완전한 영문공시도 어렵지 않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외국거래소에 주식예탁증서(DR)를 상장한 국내 법인이라면 영문공시가 더욱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해당되는 법인은 외국거래소에 영문으로 공시한 내용을 붙임 자료로 활용한다면 한층 수월하게 외국인 투자자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내외에 거주하는 외국인 투자자를 위해 기업설명회(IR)를 개최했다면 그 내용을 영문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하는 방법도 있다.

 

불성실한 공시는 투자자 기대를 무너뜨린다

앞서 설명한 바람직한 공시의 4가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을 때 해당 기업공시는 투자자 신뢰를 잃게 된다. 한번 잃은 신뢰는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불문하고 불성실공시 사례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7 이는 해당 기업은 물론 우리나라 전체 상장법인에 대한 불신과 신뢰도 상실을 초래하는 요인이 된다.

 

특히 기업 인수합병(M&A)이나 유상증자, 수출계약, 사업계획 등 주가를 띄우는 장밋빛 전망을 공시하고 나중에 번복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는 기업으로 기대를 받는 대규모 기업들이 공시를 위반한 사례도 발생했다.

 

성실한 공시는 투자자의 기대에 부합하도록 책임을 다하겠다는 기업과 투자자 사이의 약속이다. 상장법인이라면 충실히 이행해야 하는 의무다. 투자자가 기업에 기대하는 방향으로 성실하고 완전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공시를 이행한다면 고객이나 투자자의 기업 정보에 대한 기대욕구를 충족시키고 기업과의 신뢰관계를 공고히 해서 투자자로부터 기업가치를 공정하게 평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공시를 통한 본질적인 기대관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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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공시제도팀 차장

필자는 서울시립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한국거래소에 입사해 현재 유가증권시장본부 공시부 공시제도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공저 <투자자와 함께 읽는 국제회계기준(IFRS)>이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98호 Future Mobility 2020년 6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