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Z Consulting
편집자주
트리즈(TRIZ)는 창조적 문제 해결 이론(Theory of Inventive Problem Solving)을 뜻하는 러시아어 ‘Teoriya Resheniya Izobretatelskikh Zadatch’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말입니다. 모든 발명 과정에는 공통되는 법칙과 패턴이 있다는 믿음 하에 A분야 문제에 대한 해법을 B분야에서의 문제 해결책을 참조해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TRIZ입니다. 쉽게 말해 ‘재발명을 통한 문제 해결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0년간 TRIZ 컨설팅 외길을 걸어 온 송미정 박사가 TRIZ를 활용해 현장에서 부딪히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실전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트리즈에서 자원(resources)이란 물질, 시스템, 유해한 효과, 기능 등 시간과 공간을 막론하고 문제 해결에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말한다. 자원은 그 인지 정도에 따라 인지 자원과 미지 자원으로 나눌 수 있다. 인지 자원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문제가 발생하는 장소에 존재하면서 ‘원래의 용도’와 ‘기능’, ‘기능 수행을 위해 활용되는 특징’들이다. 반면 미지 자원은 아예 그 자리에 없는 자원들 외에 이미 존재하는 자원일지라도 ‘미처 알아채지 못한 특징’들을 함께 아울러 말한다. 이상적인 해결안이란 바로 자원의 숨겨진 속성, 즉 인지 자원뿐 아니라 미지 자원까지 200% 활용해 추가적인 자원의 투입 없이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인지 자원과 미지 자원의 경계는 매우 교묘해서 아무리 교육을 많이 받고 지성이 걸출한 인물이라 하더라도 인지 자원 중에 미지 자원이 얼마나 존재하는지 알아채기 힘들다. 인지 자원의 가짓수는 유한하지만 미지 자원의 가짓수는 무한하기 때문에 아무리 알아간다 하더라도 완전히 통달할 수는 없다.
창의적 문제 해결의 관건은 바로 이 미지 자원을 얼마나 이끌어 내는지에 달려 있다. 물론 미지 자원의 발굴 그 자체가 창의성의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미지 자원을 발굴하는 게 창의적 해결안 발굴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미지 자원 발굴에 탁월한 육감을 가졌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재능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자원에 대한 육감은 타고난 재능만은 아니며 훈련을 통해 충분히 계발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문제 해결에 먼저 활용하는 심리적 성향을 갖고 있다. 트리즈에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진 이런 성향을 극복하고 미지 자원을 파악해 나가는 데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프레임을 제공한다. 그 1단계는 인지 자원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그 다음 인지 자원에 가해질 수 있는 지배법칙들과 그와 관련된 특징들을 2차적으로 파악해 목록을 만들어간다. 이 2차적인 내용들은 그 이전에는 알아채거나 혹은 관심을 두지 않았던 ‘정의상’ 미지 자원들로 그 쓰임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다.
트리즈 문제 해결법의 핵심은 이렇게 새롭게 리스트에 든 미지 자원들이 문제 해결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강제로 연결해 이상해(理想解)라는 스토리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이 스토리가 합리적이거나 역사적으로 인기를 끌었다는 증거가 있거나 실험적으로 증명이 된다면 미지 자원을 발굴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이렇게 발굴한 해결안이 개념적으로는 이전에 나와 있다고 해도 구체적인 디테일과 용도는 특허로서 청구된 적이 없다면 특허로서도 가치를 가지게 된다. 인지 자원과 미지 자원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해 다음의 케이스들을 살펴보고 인지 자원 확인 후 미지 자원을 탐색하는 절차에 대해서도 짚어보자.
Case 1 검은 돌과 흰 돌
옛날에 한 상인은 돈을 갚지 못해 고리대금업자에게 엄청난 시달림을 당하고 있었다. 그 상인의 젊고 아름다운 딸에게 흑심이 있던 고리대금업자는 이 기회에 상인의 딸과 결혼하고자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이제 도저히 기다릴 수가 없소. 내일 아침에 결정을 내리도록 하세. 이 주머니에 흰 돌과 검은 돌을 넣어 둘 테니 내일 아침 당신 딸과 함께 와서 당신의 딸이 흰 돌을 잡으면 빚을 전부 탕감해주고 검은 돌을 잡으면 내가 이 나이까지 미혼이니 당신의 딸과 결혼하게 해주시오.” 상인은 사랑하는 딸을 내어주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방법이 없었기에 딸과 함께 고리대금업자에게 찾아갔다. 이때 고리대금업자가 주머니에 검은 돌만 두 개를 넣은 것을 우연히 목격하게 됐다. 상인은 고리대금업자에게 당하고만 있어야 할까?
이 케이스에서 인지 자원은 검은 돌이다. 이 돌의 특징은 무엇일까? 색깔은 검은색, 개수는 두 개, 용도는 고리대금업자와 상인의 딸 간의 결혼을 결정짓는 것이다. 또 다른 인지 자원은 상인의 딸이다. 모습은 아름다우며 나이는 젊고 아버지는 상인이다. 이 두 가지 인지 자원의 미지 자원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을 하면 필자가 받는 반응이 있다. 아니 도대체 문제의 상황에 대해 써놓지도 않고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는 되물음이다. 그렇다. 그 말이 맞다.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의 문제란 제시된 상황대로만 풀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제시된 상황과 관련되거나 제시된 상황을 포함하는 더 큰 상황에 대해 스스로 상상해야 하며 자원, 특히 미지 자원 발굴 시에는 이러한 논리적 상상력이 매우 필요하다.
위 사례에 나타난 인지 자원을 <표1>에 나타난 틀에 맞춰 정리해 보자. 자원 정리 시점은 ‘문제를 인지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므로 검은 돌만 두 개 있어서 어떤 돌을 뽑아도 상인이 지게 되도록 만들어진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
위의 인지 자원만으로도 벅차다고 생각이 들지 모른다. 그러나 미지 자원은 정의상 무한하므로 위의 표에 미지 자원의 항목을 추가해 적어 본다면 법률과 도덕 등을 추가할 수 있다. 법률과 도덕의 경우 위의 사례에 직접적으로 제시되지는 않았으나 문명화된 사회라면 반드시 지키는 규범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서 적는다면 미지 자원 한 가지를 발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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