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의 린 서비스 도입 사례 분석

10년 방치한 창고를 정리했다, 이제 당연한 것은 없다, 모조리 혁신한다

93호 (2011년 11월 Issue 2)




롯데마트에는 2006년 위기감이 퍼졌다. 매출과 외형 확장 중심의 성장 정책에 치중하다가 수익성이 한계에 부닥친 것이다. 2006년 영업이익률은 2.6%에 불과했다. 100원어치를 팔면 2.6원의 영업이익이 남는 셈이었다. 롯데마트는 2007년 수익성 정체를 극복하기 위한 특단의 계획을 마련했다. 일본 도요타의 카이젠(Kaizen·改善) 활동에서 시작된 린 프로그램을 도입해서비스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변화 관리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맥킨지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롯데마트는 린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서비스 개선을 통한 고객 만족 강화에 주력했다. 이 결과 지난해 롯데마트의 영업이익률은 6.2%로 뛰어올랐다. 롯데마트의 린 서비스를 통한 생산성 개선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린 서비스 도입

롯데마트는 2007 7월 인터뷰와 엄격한 선발과정을 거쳐 15명의 변화관리자(체인지 에이전트)를 선발하고 초기 모델점인 영등포, 화정, 안산점을 린 서비스 도입 시범점으로 결정했다. 이어모든 문제는 현장에서라는 시각에서 현장에 내포된 낭비요인을 찾아내고 전반적인 고객분석을 수행했다. 점 내의 물류, 인력 운영, 재고 및 가격관리, 머천다이징 등 운영 전반에 대한 낭비 요인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과 해결 과정을 단계적으로 진행했다.

프로젝트팀은 회사를 변화시키는, 보이지 않는 힘을조직에너지로 정의하고 이를 구성하는 요인으로 의지(commitment)와 능력(capacity)을 규정했다. 최고경영자(CEO)도 나섰다. CEO가 현장에서 발견된 사실을 바탕으로 롯데마트가 왜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해 공감대를 확산시켰다. CEO의 체인지 스토리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전 직원이 공유하도록 했다.

프로젝트의 목표는고객 만족을 위한 서비스 증대로 설정했다. 현장밀착형 개선작업을 통해서 현장 담당자의 스킬, 지식, 경험과 이에 대한 시스템(공식적 전산시스템과 비공식적 의사소통시스템 포함) 및 조직구조가 견고하게 구축돼 있는지를 확인해나갔다.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도 명확히 정의해 개선활동이 빠르게 확산되도록 했다.

고객접점인 점포에서 고객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본사 지원 활동 중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거나 개선해 고객에게 롯데마트가 제공하고 싶은상품가치가 정확히 전달되도록 했다. 2011 10월 현재 롯데마트 국내 92개 점포 중 모두 72개 점이 카이젠 활동에 참여했다. 현재 3개 점포가 카이젠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카이젠과 린 변화관리

카이젠(Kaizen·改善)은 일본 도요타의 대표적인 경영 철학을 표현하는 단어다. 우리말로개선을 의미한다. 카이젠은 일시적인 개선이 아닌지속적인 개선을 뜻한다. 이는 도요타가 만든 적기(JIT·Just In Time) 생산방식을 넘어 제품 기획, 물류, 판매에 이르기까지 조직의 프로세스 전반에 흐르고 있는 문화와 정신을 표현하는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카이젠이 개선의정신혹은문화를 의미하는 단어라면 린(Lean)은 무엇일까? 이는 카이젠을 이루는 수단과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매세추세츠공대(MIT) 연구원들이 1987년부터 전 세계 주요 자동차 회사들의 생산방식을 연구하면서 도요타의 독특한 생산방식을 분석해 이를 린 생산시스템으로 체계화했다.

린 생산시스템은 고객만족을 위한 프로세스인 가치사슬(Value Chain)상의 3대 주요 손실 원인(낭비 요소, 편차성, 경직성)을 제거하는 체계적인 방법론과 이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조직의 역량 구축 및 경영시스템상의 지원 시스템을 포함하는 총체적인 개념이다.

카이젠의 사상과 린의 방법론을 결합해 고객관점에서 처음부터 끝까지의 모든 프로세스를 현장에서 진단하고 각 요소의 낭비를 근본적으로 제거, 프로세스를 재설계해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활동을린 변화관리(Lean Transformation)’라고 한다. 린 생산시스템과 변화관리 프로그램은 제조업체를 시작으로 서비스 기업과 공공 서비스로 확산됐다.




무엇이 문제였나?

롯데마트는 전사적인 린 변화관리 활동을 진행하기 전에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중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파악했다. 고객만족을 위한 프로세스인 가치사슬(Value Chain)상의 3대 주요 손실원인(낭비요소, 편차성, 경직성)을 제거하는 혁신활동을 진행하는 게 린 변화관리의 출발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가치흐름지도(VSM·Value Stream Map)’를 작성하고 고객에게 가치(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나 상품)가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를 먼저 파악했다. 이를 문제 해결에 가장 중요한 근인(Root Cause)으로 활용했다.

<그림 1>은 점포 카이젠 활동을 시작할 때 작성한 가치흐름도다. 각 단계의 아래에 작성된 부분이 개선이 필요한 문제점이다. 이렇게 도출된 각 문제점을 구조화해 개선 대상 과제를 크게 3가지의 영역으로 구분했다.


1. 비효율적인 인력 활용

점포 현장에서는 비효율적인 인력 운용이 이뤄지고 있었다. 고객이 방문하기 전인 매장 개점 시간대에는 직원들이 많이 근무하다가 고객이 붐비는 시간에는 직원들이 부족해 쩔쩔매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계산대에 줄을 선 고객은 많은데 계산원이 턱없이 부족했다. 고객들은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작업 프로세스 설계, 인력배치 일정, 직원 능력 편차에 의한 낭비 등 인력 활용의 비효율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는 작업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떨어뜨려 낭비를 일으키고 고객 서비스 수준을 저하시키는 원인이다.


2. 과다 재고와 할인 판매

재고 관리의 비효율도 문제다. 발주 프로세스상의 데이터가 없거나 표준화가 돼 있지 않아 재고가 방치되는 문제가 있었다. 재고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 부족으로 판매 마진이 잠식되는 일이 벌어졌다. 과도한 재고 때문에 상품의 신선도가 떨어지면 고객 만족도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직원들은 다시 이 서비스 실패를 처리하기 위해 매달려야 했다. 재고가 지나치게 많으면 창고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도 없다.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을 제때 찾지 못하는 일도 종종 벌어졌다. 재고를 털어 내려고 할인 판매를 하다보니 수익성도 나빠졌다.



3.
고객 친화적이지 못한 매장 운영

매장 운영도 자세히 들여다보니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매장에 들어서면 고객 동선이나 고객의 수에 맞지 않게 매장이 운영되거나 고객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각종 안내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고객의 구매를 유발하지 못하는 상품 진열 방식도 문제였다. 선진 유통업체나 경쟁사의 상품 진열, 안내물 관리, 판촉 활동 등을 단순 벤치마킹해 매장의 통일성이 떨어졌다. 이는 고객이 쾌적하고 편리하게 쇼핑을 하는 데 방해가 되는 낭비요소였다.

롯데마트는 이 문제를 각각 따로 떼어놓고 해결하려고 하지 않았다. 창의적 사고, 체계적 분석 툴을 활용해 전사차원의 혁신활동 진행을 진행했다. 체인지 에이전트와 현장 담당자들이 함께 현장의 문제를 체험하고 개선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현장에 내포된 낭비요인들과 전반적인 고객분석을 병행해 고객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책을 도출했다.




린 변화관리를 통한 문제 해결

현장에서 발견된 각각의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와 해결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OPE
분석을 통한 인력 효율성 제고

OPE(Overall Process Efficiency) 측정을 통한 인력 효율화 방안은 직원들이 매장에서 일할 때 실제 근무시간과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활동을 하는 시간의 비율을 구해 낭비되는 시간을 찾아내고 이를 실제 고객가치로 연결하는 작업을 말한다. OPE란 작업 과정(Process)에 대한 구체적이고 단계적인 설명이며 작업 단계별로 부가가치 작업, 부수 작업, 낭비 작업으로 분류해 작업 과정의 효율을 계량적으로 평가한다. 낭비를 제거하고 부수작업을 축소할 수 있는 개선안을 마련한다. 이를 실행해 업무 중 부가가치 작업의 비중을 극대화해 업무 효율을 증대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예를 들어 상품을 진열하는 데 필요한 프로세스는 일반적으로 아래와 같다.


1.
부족한 상품을 매장에서 파악하고

2. 해당 상품을 창고에서 찾은 다음

3. 필요한 수량만큼을 카트(운반도구)에 담아

4. 다시 진열이 필요한 매장으로 이동해

5. 해당 진열대에 상품을 진열하고

6. 또 다음 진열대로 이동해 상품을 진열


이 과정에서 실제로 이뤄지는 직원의 동작을 구분해 낭비요인을 발견하고 불필요한 내용을 제거한다. 실제 필요한 작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업무 매뉴얼(SOP)을 작성한다. <그림 4>는 실제 롯데마트에서 계산원 교육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업무 매뉴얼이다. 실제 고객 응대에 필요한 단계를 숫자로 구분하고 필요한 세부 업무를 작성해 누구나 쉽고 빠르게 업무를 익히고 불필요한 업무로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게 했다.

OPE 분석을 토대로 작업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고객 규모에 따라 인력배치 일정을 재조정해 인력 활용 효율을 개선했다. 더 나아가 매장뿐 아니라 물류센터에서 매장에 이르는 전체 운영 프로세스에 걸쳐서 인력 효율성을 대폭 개선해 인건비를 절감했다. 예를 들어, 상품 하역 공간에서부터 창고까지의 이동 프로세스에 다수의 적체와 비효율이 있었다. 이를 제거하고 매장 납품상품을 물류센터에서 카테고리별로 사전 분류하도록 했다. 실제 매장에서의 상품흐름과 관련된 업무시간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또한 일반 시간대나 피크타임 등의 고객 방문 패턴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인력배치 일정을 철저히 세웠다. 고객 방문데이터에 따라 계산대, 수산, 축산, 식품 코너 등에 인력을 탄력적으로 배치했다. 이 결과 근무시간이 줄고 매장 구역별로 인력을 공유하고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인력 활용의 유연성도 높아졌다. 이는 인건비 개선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2.
과학적인 데이터에 기반한 재고관리 및 운영

데이터에 기반한 효율적인 재고와 마진관리도 시작했다. 할인판매를 해야 하거나 폐기해야 할 재고를 사전에 파악해 제거하고 줄였다. 예를 들어 수산물을 발주할 때 과거에는 담당 직원의 감에 의해 발주를 할 때가 많았다. 이 때문에 예측이 빗나가 재고가 쌓이면 불가피하게 할인 판매를 하거나 상품을 폐기 처분해야 했다. 이를 데이터에 따른 발주로 바꿔 발주 과정의 정확성을 높여나갔다. 특히 진열 위치, 진열양 등을 3차원으로 구현한 진열대장(POG·Plan-O-Gram)과 전산자동발주(CAO·Computer Assisted Odering) 시스템을 연계해 진열양까지 반영된 전산자동발주 방식을 도입했다. 적량 발주를 통해 재고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국내에서 가장 선진적인 재고 관리 및 상품 관리 프로세스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전산적인 재고 관리와 함께 실제 매장 운영에도 JIT 방식을 적용해 쉽게 상하는 상품을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만큼만 진열하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폐기되는 상품과 할인 판매를 줄이고 고객에게 신선한 상품을 적시에 제공해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3.
효과적인 머천다이징 수행을 통한 고객 만족도 향상

선진 유통업체 및 경쟁사의 우수 사례(상품진열, 고지물 관리, 판촉활동 등)를 단순히 베끼는 벤치마킹 관행을 바꾸는 일에도 착수했다. 외부의 사례를 회사에 맞게 재구성한 다음 실무에 반영해 기존 영업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이동 고객의 수 및 구매 극대화를 위한 상품 진열(Lay-out)에 신경을 썼다. 명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일관된 안내물(간판 등)을 내걸었다. 판촉 활동도 고객의 눈에 잘 띄고 구매욕구를 유발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개선했다. 이 결과 과거 고객들의 주된 불만사항이었던 고객 응대 직원 부족과 매장 쇼핑 동선의 불편에 대한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었다. 매장 변경 과정에서 각 점포의 직원들이 고객을 인터뷰하고 고객 동선을 분석했다. 시간대에 따른 고객의 구매 패턴도 파악해 실제 매장 운영에 반영했다. 이 결과 직원의 역량 강화는 물론 고객의 만족도를 동시에 높이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점포 직원들이 앞서 설명한 개선 프로그램을 몸에 익히기까지는 상당한 고통이 뒤따랐다. 린 프로그램도 다른 변화 프로그램처럼 도입 초기에 과거의 사고방식과 업무 방식을 고집하는 현업 부서들의 저항에 부닥쳤다. 직원들 사이에서는과거에도 여러 개선 활동이 시작됐다가 실패했다. 이번에는 과연 잘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팽배했다

특히 점포 직원들은 본사의 신생 조직인 창조혁신팀의 매장 개선 활동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곤 했다. 심지어 공식적인 회의 자리에서는 린 변화관리 프로그램이 훌륭하다고 말하던 현장 직원들이 매장에 돌아와서는본사 사람들이 실제 매장을 잘 몰라서 하는 소리다. 그냥 하는 척만 해주면 곧 안 되는 걸 깨닫고 포기할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프로젝트 초기에는 직원들의 협력을 얻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다.

CEO는 경영상의 최우선 순위를혁신에 두고 롯데마트의 변화상 제시와 주간 단위로 진행된 정기 린 회의를 통해 직원들의 생각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노력했다. 때로는하향식(Top-Down)’ 방식으로 밀어붙이고 때로는상향식(Bottom-up)’ 방식으로 조직 내의 의견을 수렴해 반영했다. 조직에너지의 구성요소인 능력과 의지(몰입)가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지 못하도록 지속적으로 궤도 수정을 했다.

또 다른 문제도 있었다. 고객 접점에서 일하는 사원들은 회사가 주도하는 변화 관리 프로그램의 어려운 용어나 내용을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매장 직원들과의 소통 시간을 매일 고정적으로 마련해 개선안이 적용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했다. 또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직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표준화된 매뉴얼을 제작해 배포했다. 이해하기 쉽게 그래픽과 이미지를 중심으로 책자를 만들었다. 전 직원들이 변화 프로그램에 대해실제로 해보니 더 편하다는 생각이 들도록 노력한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린 변화관리가 거창한 혁신 프로젝트가 아닌, 더 쉽고 빠르게 일을 하면서 고객들을 만족시키는 작업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됐다. 혁신의 가장 큰 벽인의식의 장벽을 뛰어넘자우린 안 돼라는 패배의식이 사라졌다. 이 결과 달성하기 어려울 것처럼 보이던 경영 목표를 달성했다. 롯데마트는 2009년 경영목표로 설정한 영업이익률 4%를 이뤘다. 이어 2010년에는 영업이익률이 6%로 올랐다. 조직 내 구성원들 사이에서는카이젠에 대한 저항감과 거부감도 사라졌다. 이를 업무 활동의 하나로 보기 시작했다





린 변화관리를 통한 성과

린 변화관리를 통한 개선의 성과는 손익의 직접 개선항목(인건비 절감 등)과 간접 개선항목(재고감소에 따른 유동성 확보)으로 구분해 집계하고 있다. 카이젠의 성과는 통상 서서히 나타난다. 2008년 카이젠 프로젝트 진행 중에는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았다. 2009년에 들어 카이젠에 따른 영업 안정화 효과가 나타났고 영구적인 개선 성과도 보이기 시작했다.

롯데마트가 2008년 카이젠 프로젝트 진행에 따른 개선 성과를 분석한 결과 2009년 이후 연간 55억 원의 개선 성과가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에 진행한 개선성과는 2010년 이후에 연간 255억 원(2008년도 진행한 성과인 55억 원+2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런 식으로 2011년 이후에는 2008, 2009년 성과 등이 반영돼 연간 500억 원이 발생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롯데마트의 수익성 향상에 큰 기여를 했다.

린 변화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재무적 성과만 거둔 게 아니다. 린 변화관리 프로그램은 이제 롯데마트 운영의 기본 프로그램으로 쓰인다. 이 결과 모든 업무 영역에 걸쳐 린 변화관리가 확산되고 있다. 끊임없이 개선 사례를 발굴하고 이를 직원 교육을 위한카이젠 매뉴얼로 작성해 배포하고 있다. 모든 점포에서 일상 업무 활동의 개선사례를 발굴하고 우수 사례를 다른 점포에 전파하는 작업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린 변화관리를 통한 개선의 일상화

현재 롯데마트의 비전은 ‘No1. Retailer in Asia’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사항으로 ‘No1 People, No1 Culture, No1 Lean’을 설정했다. 롯데마트에서 2007년부터 시작한 린 변화 관리 프로그램은 회사 비전의 핵심이 됐다. 1998년 설립된 이후 후발주자로서 단기간에 확장 중심의 전략을 펼쳐온 롯데마트는 2005년 이후 수익성 정체의 위기를 겪었다. 린 변화관리는 이 상황을 타개하고 수익성 중심의 회사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됐다. 또 직원들의 의식변화의 상징이자 향후 회사 운영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도구로 자리잡았다. 린을 통해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고 새로운 개선을 위해 늘 노력하는 인재를 키워내는 기반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혁신지향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개선 과정에서 현업 인력에 대한 효과적인 동기 부여 및 성과향상을 위한 방향이 제시됐다. 간반(Kanban) 형태인 PMS 보드판과 핵심성과지표(KPI)를 명확하게 정의해 모호한 업무분장의 문제, 업무와 연계되지 않은 성과-보상으로 인한 비효율적인 성과관리 체계의 문제를 해결했다.




구체적으로 성과주의 문화 정착을 위해 상품진열, 가격결정, 발주 등 점포 내의 주요 운영 프로세스를 표준화하고 체계화했다. 신선식품 판매구역 책임제 등을 도입해 점포 내 전 직원에 대한 명확한 업무 분장과 이를 수행하는 핵심인력에 대한 KPI 및 보상체계를 정립했다. 기존 개선프로그램과 달리 개선성과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학습고리를 형성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린 변화관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고객중심이라는 명확한 타깃이 형성돼 한정된 경영자원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하게 됐다.

이 같은 성공은 린 프로그램의 3대 핵심 영역에 충실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운영 시스템과 이를 뒷받침하는 경영 인프라, 이를 추진하는 원동력인 구성원들의 마인드세트 및 역량의 제고라는 3박자가 잘 맞아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운영시스템은 가치 창출과 손실 최소화를 위해 물리적으로 자산과 자원을 배치하고 최적화하는 방식을 말한다. 경영 인프라는 인력 및 조직의 자원을 관리하고 최적화하기 위한 공식적인 구조와 프로세스다. 마지막으로 마인드세트 및 역량은 직장에서 사람들이 개인적, 집단적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운영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도 현장에서는 점포 운영 개선 활동을 펼치고 본사에서는 전사의 프로세스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경영 인프라 측면에서 현장의 효율적인 문제 해결 및 성과 측정을 위해문제해결 보드를 중심으로 한 성과관리시스템(PMS·Performance Management System)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현장 구성원들의 의식전환 및 역량 강화를 위해 카이젠 활동을 반영한 표준 작업 지침서를 개발하고 해당 내용을 교육하고 있다. 각종 워크숍을 통해 이를 직원과 조직에 내재화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이 카이젠을 수행하기 위한 소통을 학습하고 보다 효율적인 운영프로세스를 적용하는 역량을 배양할 수 있을 것이다

롯데마트 송파점 카이젠 사례

2010 10 GS마트가 롯데마트로 간판을 바꿔 단 지 4개월이 되던 때였다. 인수 당시의 불안함과 어색함은 사라졌지만 직원들은 여전히 롯데마트의 조직 문화와 분위기를 낯설어했다. 실적도 썩 좋지 않았다. 처음에는 새로운 시스템과 운영방식에 적응하지 못해 실적이 하락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매장 운영이 안정화된 뒤에도 문제는 지속됐다. 롯데마트로 바뀐 후에 상품이 다양해지고 고객 인지도가 높아졌는데도 매출이 하락하고 방문 고객 수가 줄고 있었다. 직원들이 열심히 노력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직원들도 힘이 빠졌다. 무엇이 문제일까.

“GS 인수 후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피로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매장 운영 매뉴얼 교육도 충분히 했고 이젠 마케팅 비용을 더 쓰기도 어렵습니다.”

이 무렵 롯데마트 임원회의. GS에서 롯데마트로 간판을 바꿔 단 14개 점포에 대한 대책회의가 한창이었다.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요? 롯데마트와 GS마트가 추구하는 가치나 운영 프로세스가 다른데 이 차이를 좁히는 방안을 지나치게 등한시한 게 아닐까요?”

그렇다면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매장에서 찾아봐야 할 텐데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임원회의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많은 임원들은시스템보다 직원들에게 근본적인 문제의 원인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조혁신팀을 투입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창조혁신팀은 2007년 말부터 컨설팅회사인 맥킨지의 전문인력과 함께 린 변화관리 개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매뉴얼이나 지침 중심의 운영 개선 방안이 아니라 개인의 업무에서 낭비를 제거하고 고객 중심으로 업무를 재설계하는 데 중점을 둔 변화 관리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매뉴얼이나 운영 지침이 실제 매장 운영과 맞지 않다고 생각되면 업무 담당자의 아이디어를 통해 즉시 프로세스 자체를 변경해 실제 업무에 맞도록 바꿨다.

프로젝트 초기에 매장 직원들에게지금 하고 있는 일이 효율적인가라고 물으면매뉴얼이나 지침에 따르는 것이니 큰 문제가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나 린 변화관리가 확산되면서 직원들은 매일 자신의 업무가 고객 가치에 부합하는지를 되돌아보고 개선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많은 임원들은 GS 점포를 인수한 신규 점포의 문제 해결에도 이 프로그램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이 결과 창조혁신팀을 과거 GS마트 점포였던 송파점의 변화관리에 우선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직원과 고객 인터뷰부터

창조혁신팀은 송파점에 대한 카이젠(개선)을 어떻게 진행할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과거 GS마트 소속 직원들이 롯데마트의 새 시스템에 어느 정도 적응을 했다고 판단했다. 상권의 큰 변화도 없었다. 창조혁신팀원들은 시스템이 아닌 사람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송파점을 방문해 직원들을 관찰했다. 이들은 모두 바쁘게 매뉴얼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명확한 목표나 직원들 간의 소통은 부족해 보였다. 직원들에게롯데마트가 GS마트와 다른 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대부분이시스템이 다르고 회사가 중점을 두는 부분이 다른 것 같긴 한데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직원들은 인터뷰에서롯데마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매장운영 효율과 매출이라고 답했다. 고객 인터뷰도 진행했다. 고객들은롯데마트로 바뀐 이후 직원들의 표정이 어둡다” “매장 운영이 롯데마트나 이전 GS마트와도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혁신팀은 이 인터뷰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세웠다. 첫째, 과거 GS마트 소속 직원들은 롯데마트의 매뉴얼을 반드시 따라야만 하는 규범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실제 현장에서 문제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낮았다. 둘째, GS 직원들은 롯데마트의 핵심가치에 대한 이해가 낮아 문화의 차이를 느끼고 있다. 혁신팀은 이 가설을 바탕으로 전체적인 업무계획을 수립하고 1025일부터 송파점 카이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교육부터 다시 합니다

카이젠 첫날 송파점 정규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매뉴얼을 포함한 전체 교육을 다시 한다고 하자 직원들이 수근대기 시작했다. 직원들은이미 교육을 여러 번 받았는데 또 교육을 하느냐라거나차라리 혁신팀의 노하우를 바로 전수해달라고 요청했다. 혁신팀의 생각은 달랐다. 가설과 계획대로 교육을 진행했다. 매뉴얼 교육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직원들의 생각과 시각을 바꾸는 데 목적이 있었다. 매장의 낭비 요소를 찾아내는 시각을 키워주는 ‘8대 낭비요소교육을 제일 먼저 진행했다. 매일 반복하고 있는 업무에서 낭비를 찾아내는 방법을 알려주는 ‘8대 낭비요소교육이 끝난 후 전 직원에게 2시간 동안 매장에 나가서 실제 낭비 사례를 찾아오도록 했다. 교육 중에 갑자기 낭비요소를 찾아오라고 하자 직원들은 당황했다. 매장으로 나가면서도 실제로 매장에 낭비요소가 있을까 반신반의했다. 2시간이 지나자 각자 발견한 낭비요소를 발표했다. 교육장에 모인 직원들은 매장에 생각보다 많은 낭비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두 번째로 ‘5Why’ 교육을 진행했다. 5Why는 어떤 문제 상황에서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매장 바닥에 물이 있다고 하면 일반적으로는 그 물을 닦는 데만 집중하고 왜 물이 고여 있는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5Why는 물이 왜 고여 있는지 그 원인을 단계별로 파고 들어가서 실제 원인이 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통해 직원들에게 문제의식을 일으키고 현상에 대한 반응보다는근인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당연히 해야 하고 프로세스상 아무 문제가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게 목적이었다. 마지막으로문제해결 7단계에 대한 교육이 시작됐다. 직원들의 눈빛이 처음 교육을 시작할 때와는 조금 달라져 있었다. 모든 직원이 교육에 집중하고 있었다. 문제해결 7단계는 발견된 낭비요소의 제거와 5why 과정을 통해 알아낸 근인을 해결하기 위한 도구다. 막연히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여러 가지 해결 방안을 고민한 다음 가장 빨리 적용할 수 있는 해결안을 선정해서실행 계획 수립-실행-모니터링하는 과정을 거친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논리적인 사고력을 키우는 데 목적이 있다.

오전부터 시작한 8대 낭비요소, 5Why, 문제해결 7단계 교육 후에 린 변화관리는 일상의 업무들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을 진행하는 게 목적이라는 것을 알려줬다. 스스로 일상의 업무를 돌아보고 무작정 실행하기 전에 먼저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일을 하는 과정에서 낭비요소는 없는지를 파악하고 문제가 있다면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는 게 이번 송파점 카이젠 프로젝트의 목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첫날 교육을 통해 송파점 직원들은 창조혁신팀이 단순한 운영 개선 방안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지금까지 열심히 한 일과 과정들이 큰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지막으로 개인을 대상으로 실제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대한 교육이 다시 진행됐다. 단순한 매뉴얼 교육이 아니었다. 실제 매장 적용과 고객 응대, 동료 사원에 대한 전달 방식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둘째 날에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창조혁신팀에서 진행하는 카이젠에 대한 설명과 전체적인 일정에 대한 교육이 진행됐다. 업체의 협력사원, 아르바이트 직원을 포함한 전 직원에게 창조혁신팀의 개선 포인트는 고객 중심의 매장운영이라는 부분을 교육했다. 이 과정은 전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내서 직접 진행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알렸다. 기존 점포의 실제 개선 사례를 설명해 직원들이 프로그램을 쉽게 이해하고 궁금한 점을 풀도록 도왔다.


후방 창고부터 정리하겠습니다

롯데마트 송파점은 2000년 문을 연 뒤 여러 번의 매장 변경과 리뉴얼을 진행했지만 단 한번도 후방 창고를 바꾼 적이 없었다. 창조혁신팀은 2주일 정도의 매장 진단과 추가 인터뷰, 각종 데이터 정리가 끝난 후 우선 후방을 정리하는 작업을 시작하자고 직원들에게 제안했다. 직원들은 매장이 아닌 창고를 바꾼다는 말에 의아해했다. 이들은창고는 그냥 물건만 잘 쌓아두면 되는데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나” “10년간 잘 쓰고 있는 창고를 갑자기 바꾸면 불편해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2주일간 교육을 받은 후 각자 업무 개선 아이디어를 찾아 실행하면 될 것으로만 생각했던 직원들은 갑작스런 창고 정리 계획에 당황해 했다. 창조혁신팀은 이 부분을 노렸다. , “이제껏 그래왔으니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게 맞다거나지금까지 그렇게 해왔으니 앞으로도 별문제 없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 그중에서도 창고에 대해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 가장 크다는 것을 창조혁신팀 직원들은 파악하고 있었다.

일부 직원들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첫날 교육 때 한 말은 그저 말뿐이었다. 새로운 시각이나, 문제 해결과정을 도입한다더니 결국 창고나 정리하는 거였나. 불필요한 업무는 줄이고 매뉴얼도 우리가 바꿀 수 있다고 하더니 결국 창고에 먼지나 없애라는 거잖아.”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하지만 창조혁신팀원들은 많은 점포의 개선 작업을 진행하면서 불만을 가진 직원들이 성과를 경험하면 더 몰입하게 된다는 사실 알고 있었다. 오히려 송파점의 카이젠이 성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창고 변경작업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창고는 상품을 적재하는 곳이 아닌 매장으로 상품이 흐르는 공간이라는 부분을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알리고 개선방향에 대해서 설명했다. 협력업체 직원들의 의견도 들었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매장의 레이아웃에 맞게 창고를 재배치하고 집기배치와 상품 이동 동선에 대한 설계를 마쳤다. 이에 따라 전 직원이 모여 한꺼번에 창고 변경 작업을 진행했다. 매장 운영 시간에는 상품을 정리한 다음 문을 닫고 난 이후 밤을 새며 작업을 마쳤다. 날이 밝아올 무렵 먼지 속에서 새 단장한 창고의 모습이 윤곽을 드러냈다. 직원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10년간 한번도 손을 대지 않았던 창고가 하루 만에 말끔하게 정돈된 모습으로 바뀌자 직원들의 생각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창고 정리에 불만을 터뜨리던 직원들도 창고가 단순히 물건을 쌓아두는 공간이 아닌, 상품의 흐름을 원활한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핵심 공간이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 작업이 끝나자 직원들은 그동안 창고를 사용하면서 불편했던 점이 사라져서 편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매장의 다른 운영 방안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 직원들이 자주 접하면서도 그동안 변하지 않았던 창고의 변화를 통해 변화관리의 필요성과 성과를 체감한 것이다.


롯데마트 개선 사례를 직접 적용해 보자

창조혁신팀은 후방 정리 작업이 끝나자 본격적인 변화관리 프로그램 이식 작업을 시작했다. 기존 점포의 개선 사례들을 실제로 송파점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교육 때 설명한 부분을 실제 매장에 적용하면서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진행하는 게 좋을지를 설명했다. , 기존의 좋은 개선 사례라고 할지라도 송파점에 적용하는 부분에서는 직원들의 의견과 송파점의 특성을 반영해 적용 여부를 판단하고 수정하기로 했다. 단순히 좋은 방법을 따라 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이를 통해 기존 점포의 영업담당자들이 가진 고민을 해결하고 개선하는 일을 최종 목표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이를 체득하게 하는 게 중요했다.

창조혁신팀은 개선안을 적용하기 전에 먼저 문제제기를 하고 실제 점포 담당들이 문제를 인식할 시간을 줬다. 직원들이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안을 고민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도록 독려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논의가 오갔고 기존의 개선 사례를 뛰어넘는 좋은 방안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결과 송파점에 다음과 같은 개선사례가 적용됐다.

물류 배송차량을 위한 주차라인 표시

매일 수많은 차량이 상품 배송을 위해 검품장에 차량을 주차하고 상품을 하역한다. 그러나 상품하역 공간에 정확하게 주차를 하기는 쉽지 않다. 검품장의 상품 하역 공간인 독(dock)에 정확하게 차를 대기 어렵기 때문이다. 배송운전기사들이 독에 차를 정확하게 대는 데 짧게는 1분에서 길게는 10분까지 걸렸다. 이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정확한 주차 지점에 차량의 크기별로 라인 표시를 했다. 1t, 2.5t, 5t, 8t 등 차량의 크기에 따라 운전자 위치와 일치하는 앞 바퀴 축 옆으로 라인을 표시해 해당 위치에 정차하면 하역을 하기에 가장 적당한 위치가 되도록 주차라인을 그려 넣었다. 이는 최초 상품 하역 준비 시간을 줄여 전체 상품 흐름을 단축시키는 효과를 거뒀다.

시간대별 고객 수 및 고객 동선 분석

점포에 오래 근무한 직원들은 대부분 고객이 주로 몰리는 시간대와 고객의 주 이동 경로를 잘 알고 있다고 말한다. 직원들에게 매장도면 위에 시간대별 고객의 흐름을 적게 했다. 고객의 많고 적음에 따라 고객 이동경로를 보여주는 선의 굵기를 조정하게 했다. 그런 다음 고객의 주요 이동 동선상에 직원들을 배치하고 실제로 고객의 수와 흐름을 파악했다. 이 결과 고객 동선은 처음 직원들이 생각했던 것과 꽤 큰 차이가 있었다. 직원들이 생각하는 고객의 주 출입구와 실제 고객의 움직임은 꽤 달랐다. 새로운 고객 동선을 기준으로 주중, 주말, 피크타임과 이외의 시간에 대한 동선 분석을 진행하고 행사장의 위치를 재배치하는 교육을 현장에서 진행했다.

창조혁신팀은 결과를 먼저 일러주지 않고 직원들이 스스로 고민하게 하고 해답을 찾아보게 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매장에서 만날 수 있는 많은 상황에서 보다 많은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데 프로젝트의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이 직원들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송파점에서 물류하역 차량의 주차라인 표시를 시작한 뒤에 주말에 주차지원을 하던 지원담당 직원이 고객 주차장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개선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일반적으로 주차공간에는 바닥에 주차라인이 그려져 있다. 실제 주차를 하다 보면 바닥 주차선이 잘 보이지 않아 감에 따라 옆 차와의 간격을 기준으로 주차를 하게 된다. 그러나 주변에 차가 없을 때는 주차를 하고 차 문을 열면 주차공간에서 벗어나 주차할 때가 종종 있다. 고객들은 차를 똑바로 대느라 시간과 기름을 허비한다. 이 직원은 자신의 업무에 대한 관심과 고객 행동에 대한 관찰을 통해 문제를 포착했다. 문제의 원인은 바닥 주차라인이 운전자의 시야에 잘 들어오지 않는 데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룸 미러와 사이드 미러에서 잘 보이는 벽면으로 바닥 주차라인을 연장해 그리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모두가 주차장 바닥에 주차라인을 그려놓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이 직원은 고객의 눈에서 문제를 보고 해법을 찾아냈다. 검품장 바닥 주차라인 표시 개선사례를 고객 주차 문제 개선으로 확장한 것이다. 직원들은 똑같은 개선 사례를 보더라도 자신이 맡은 업무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이를 자신의 일에 맞는 아이디어로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내가 하고 있는 방식이 제일 좋은 방법일까요?”

직원들은 린 변화관리에 대한 교육과 창고의 변화 등과 같은 각종 개선사례를 통해 후방 업무 시간이 절약되고 매장에 상품 공급이 원활해지는 효과를 경험하자 지금까지 해왔던 업무 방식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직원들끼리 업무에 대해 의견을 나누거나 창조혁신팀에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을 제안했으며 실행방안에 대해서도 보다 깊이 있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직원들의 의견 제안이 늘어나자 좀 더 체계적으로 직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개선방안을 함께 찾아보는 방안을 마련했다.

롯데마트 송파점은 매일 오후 매장 파트별로 진행되던 조회 시간을 직원들과 개선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실제 업무를 재설계하는 시간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또 후방 공간에 게시판을 설치해 누구나 언제든지 아이디어나 불편사항을 쓰고 다른 직원들이 이에 대한 의견을 쓸 수 있게 했다. 게시판에 일별 매출 실적, 주요 행사 상품과 각종 지표 등 정규직 직원들만 공유하던 정보도 공개했다. 모든 직원이 매장 운영상황과 업무의 흐름을 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 직원들은 매장 운영 정보와 업무 스케줄을 파악하고 보다 능동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더 많은 의견이 제시됐다.

이렇게 나온 의견은 매일 조회 시간에 파트 전체 직원이 공유했다. 직원들끼리 의견 교환을 통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매장에 즉시 적용하도록 했다. 직원들은 자신의 의견이 반영돼 매장이 변화되는 모습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지거나 동료들에게 일이 수월해졌다는 칭찬을 듣게 된 것이다. 직원들은 더 열심히 의견을 말하고 서로 피드백을 했다. 처음에는 업무와 관련한 불편이나 불만 사항 개선에 집중하던 의견들이 점차 고객들로 향했다. 직원들은고객들이 어떻게 하면 쇼핑을 편리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의식을 갖기 시작했다. 회사는 직원들이 낸 좋은 의견이나 이로 인해 성과가 큰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 포상을 했다.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더 많은 의견을 편하게 말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준 것이다.

영업 담당 직원들이 행사 상품의 매출 실적이 부진하자 고민에 빠졌다. 할인폭이 너무 작은 게 아닌가 싶어 추가 사은품을 주거나 행사 상품의 가격 할인폭을 높이는 방법도 써봤지만 매출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전체적인 고객 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도 유독 행사 상품의 매출 비중이 계속 낮게 나타나는 원인을 찾지 못한 채 행사장의 규모를 더 늘려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PMS 미팅에 이 고민을 의제로 올렸다. 전체 직원들과 행사장의 매출 부진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매장의 직원들은 모두 고객들이 행사 상품이 있는 곳으로 오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고객들이 쇼핑을 하는 공간과 행사 상품의 진열 위치가 동떨어져 있다는 얘기였다. 영업 담당 직원들이 매장을 관찰해 보니 실제 고객들이 쇼핑하는 동선과 행사상품의 위치가 떨어져 있었다. 이에 따라 고객 동선에 맞춰 행사 상품 진열 위치를 변경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예전에는 고객의 주요 동선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곳에 상품을 진열했다. 카이젠 이후 직원들은 감으로 해왔던 부분을 버리고 실제 고객 흐름을 확인하기 위해 일주일간 고객의 이동 동선을 직접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 결과 고객의 이동이 가장 빈번한 위치에 행사 상품을 진열했고 매출도 올랐다.

이러한 회의 방식은 창조혁신팀에서 사용하는 PMS 미팅이라는 툴이다. 이는 직원들의 의견을 통해 기존 업무방식이나 프로세스를 변화시키는 방법이다. 초기에 시도한 창고 변경 작업과 같은 일에는 직원들의 의견을 실제 변경 사항에 반영해 불편을 해소하고 업무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직원들이 자신의 의견이 실제로 적용된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이런 과정을 거친 뒤에 PMS 미팅을 진행하면 직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말하고 자연스럽게

새로운 업무 방식을 찾는 개선 작업에 동참하게 된다. PMS의 초기 단계에는 불만, 불평에 대한 내용이 많다. 하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이 시작되는 단계다. 서로의 기대 수준과 현재 업무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해야 문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게 효과적인지 스스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입장에서 생각해 보니 고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PMS 미팅 이후 많은 의견들이 나왔다. 고무적인 부분은 고객 만족과 쇼핑 편의에 초점을 맞춘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 것이다. 고객들은상품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은데 항상 직원들이 바쁘고 매장에는 잘 안 보인다는 불만을 갖고 있었다. 신선식품 코너를 제외하고는 고객을 항상 응대할 수 있는 직원들이 부족했다. 그런데 고객들은 주로 상품 위치나 행사장을 묻거나 주방용품, 일상용품, 유아용품 등의 상품에 대해 문의를 했다. 하지만 직원들이 자신이 맡고 있는 상품군이 아니면 정확하게 응대하지 못했다.

자주 물어보는 상품에 대해서는 상품 설명을 가격표에 추가해서 표기해 두면 어떨까요?”

한 직원이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내놨다. 고객들이 가장 많이 질문하는 내용들을 정리해보고 이에 따라 상품 설명을 추가한 가격표를 별도로 제작하자는 것이었다. 업체의 상품 설명이나 특징을 덧붙이면 고객들이 상품의 특징과 용도를 쉽게 알 수 있었다. 이 아이디어를 실제 현장에 적용했다. 그리고 고객들이 많이 물어보는 내용을 PMS 게시판에 주간 단위로 게재해 모든 직원들이 자신이 맡은 상품군이 아니더라도 고객 문의에 누구나 응대할 수 있도록 했다.

상품 안내 표시를 추가하긴 했지만 여전히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것과는 고객이 생각하는 만족도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매장 근무 시간 늘리기라는 주제로 다시 PMS 미팅이 진행됐다.

하루 근무시간 중 매장에서 고객 응대하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요?”

글쎄요. 한두 시간? 세 시간?”

직원들도 매장에서 작업하는 시간과 고객 응대하는 시간이 정확하게 얼마나 되는지를 몰랐다. 창조혁신팀은 먼저 실제 직원들 몇 명의 하루 일과를 정확히 측정해 보기로 했다. 출근부터 후방 작업, 식사, 휴식시간, 매장 진열, 정돈, 고객 응대 등으로 업무 시간을 구분한 결과 직원들이 실제 고객들을 응대하는 시간은 평균 1시간 미만이었다. 매장에서 작업을 하면서 고객을 응대하는 시간은 전체 근무 시간 중 약 55% 정도로 집계됐다.

고객 응대를 강화하기 위해 먼저 고객이 가장 붐비는 오후5∼7시에 고객 응대에 집중할 수 있도록고객 응대시간을 만드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각각의 업무에서 8대 낭비요소에 해당되는 부분이 없는지, 업무 중 통합하거나 제거해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업무는 없는지를 따져 보고 각자의 업무와 근무시간의 특성을 정리했다. 이 결과 이동시간과 각종 대기시간 등 낭비시간이 발견됐다. 불필요하게 진행되는 업무도 있었다. 이 시간들을 줄이고 업무 스케줄을 일부 조정해 1시간 이상의 추가 시간을 고객 응대를 위한 시간으로 쓰기로 했다. 실제 근무시간의 70% 정도를 매장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를 통해 고객 만족도가 높아졌다. 매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다음으로 고객이 불편하게 느끼는 부분은 계산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길다는 점이었다. 고객의 수와 무관하게 운영되던 계산대를 고객의 상품구매 수량과 입점 고객 수에 맞춰 변경하는 방식으로 바꿔 고객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과거에는 매출액에 맞춰서 피크 타임에 계산원을 많이 투입하고 개점과 폐점시간에는 계산원을 적게 투입했다. 계산원이 적은 개점과 폐점 시간대 고객들은 긴 대기 시간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매출 패턴을 분석해보니 오픈 시간과 폐점 시간에 고객이 구매하는 상품 수가 많았고 매출액도 오히려 높았다. 그러나 계산원은 한 명 또는 두 명에 불과했다. 고객이 10명만 몰려도 꽤 오래 기다려야만 했다. 피크 타임에는 고객이 많은 만큼 계산원 수도 많아져 대기 시간이 길지 않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제 계산원당 고객 응대 시간과 스캔을 하는 상품 개수를 기준으로 계산원당 응대시간을 계산하고 전체 스케줄을 재조정했다. 이 과정에서 PCI라는 지수를 개발해 실제 고객 수와 계산대 운영 수를 일치시키고 매장의 모든 영업 시간대에 걸쳐 고객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최고 매출 목표를 달성해보자

롯데마트 송파점은 10월 말부터 한 달간 진행된 카이젠 과정을 통해 회사 운영 방식을 잘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전 직원의 개선 참여로 매장의 고객 수는 조금씩 늘어나고 직원들의 표정도 조금씩 밝아지고 있었다. 뭔가 바뀌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된 송파점 직원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송파점은 12월에 그간 한번도 달성한 적이 없는월 매출 150억 원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일별 운영계획과 마케팅 계획을 수립했다.

롯데마트가 인수한 후 송파점 매출은 인수 전의 85% 정도로 떨어졌다. 고객 수도 약 90%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직원들은 먼저 고객을 다시 매장으로 불러들일 방안을 논의했다. 적극적인 전단 배포와 고객별 맞춤 마케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외부 전문업체에 맡겨오던 전단 배포작업도 직원들이 직접 맡았다. 전 직원이 핵심상권과 경쟁상권 중심으로 직접 전단을 배포했다. 직원들은 자정이 넘어서까지 집집마다 전단을 돌렸다. 얼마나 발품을 팔았는지 새벽 전단 배포 작업을 마치고 매장으로 돌아온 직원의 새 양말에 구멍이 났을 정도였다.

정규직 직원들의 열정을 본 협력업체 직원들과 행복 사원들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퇴근길에 전단을 조금씩 갖고 나가 주변에 배포했다. 행사 상품의 장점에 대해서 서로 의견을 나누고 고객 응대 방법에 대해서도 서로 노하우를 공유했다.

당시 송파점의 수산 담당 직원들은 매출 목표 달성을 위해 12월 들어 하루도 쉬지 않고 2주간을 매일 일했다. 생선은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바로 작업을 하고 직접 고객에게 판매해야 한다. 늘어난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작업을 더 해야 했다. 인력도 더 필요했다. 하지만 단기간에 숙련된 인원을 보충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 그래서 직원들은 자진해서 휴무를 반납해가며 일했다.

매출도 나아지고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지자 직원들도 신이 났다. 하지만 마냥 쉬지 않고 일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매출 목표를 달성할 만큼의 작업량을 어떻게 맞출 수 있을까?”

사람이 더 필요해요. 아침마다 개점 준비하는 인원과 저녁 피크타임에 고객 응대 직원 등 최소 두 명은 더 있어야 해요.”

수산실장이 수산 담당과 전 직원들과 함께 어떻게 하면 현재의 매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까를 논의했다. 직원들은 인원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했다.

아침에 문 열자마자 생선을 사가시는 고객분들은 별로 없지 않나요? 그런데도 매장에 상품을 모두 진열할 필요가 있을까요?”

입사한 지 2년째 되는 한 직원은 다른 의견을 내놨다. 젊은 직원의 말에 수산실장은 무릎을 쳤다. 그동안 관행을 따라 열심히 하려고만 노력했던 게 문제라는 점을 깨달았다. 매장이 문을 여는 오전10시에 모든 상품을 진열해놓으려면 수산 코너는 매일 오전7시부터 출근해서 작업을 시작해야 했다. 정작 고객이 붐비는 오후5∼7시에는 직원들이 퇴근해야 할 시간이어서 일손이 부족해진다. 게다가 매장 개점 전에 준비한 생선들은 고객들이 주로 방문하는 시간이 되면 선도가 나빠져서 대부분을 할인판매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오전에 주로 팔리는 상품들과 전단 상품들만 진열하면 한두 명만 출근해도 오픈 준비에 문제가 없을 것 같아요. 먼저 오전에 팔리는 상품들을 조사해봅시다.”

실제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아침마다 10여 종의 생선을 손질했었는데 오전 중에 주로 팔리는 상품은 행사상품을 제외하고는 5종 이내였다. 이에 따라 행사 상품과 오전에 팔리는 상품만 준비하기로 하고 직원들의 근무 스케줄도 조절했다.

실제 적용한 첫날 생각보다 진열대에 빈 공간이 많았다. 하지만 고객들에게 충분히 설명을 하고 행사 상품에 대한 안내를 강화했더니 큰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오후 시간에 선도가 떨어지는 상품보다 갓 생산한 상품을 진열하니 선도가 좋아졌다는 고객들의 반응이 나왔다. 매출은 줄지 않았고 폐기하거나 할인판매를 해야 할 상품이 줄어 수익은 더 나아졌다. 이후에도 주간 단위나 특정 시점에 맞춘 오전 상품의 선별 진열로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한 고객 유입을 위해억 소리 나는 상품이라는 테마로 매일 하나의 상품을 정해 반값 이하로 판매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매일 아침 일별 한정인억 소리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고객들이 개점시간에 맞춰 방문하기 시작했다. 이 결과 고객 수가 늘고 관련 상품의 매출도 올라갔다. 과거 GS마트 시절의 주요 고객 가운데 현재 방문이 적은 고객과 현재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일자별 행사상품을 안내하는 문자를 발송하는 식으로 고객 맞춤 마케팅을 진행했다. 기존 고객의 재방문은 물론 우수 고객들의 반응도 좋아졌다. 이 결과 12월 한 달 간 1504000만 원의 매출을 올려 개점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롯데마트 전체 점포 중 세 번째로 높은 실적이었다.



단순하지만 확실한 왜? 라는 방법

송파점은 새로운 매출 기록을 달성하고 카이젠 프로젝트를 마쳤다. 송파점 카이젠에서 얻은 큰 성과는 직원들의 고민을 매장에 녹여냈다는 점이다. 방문객과 매출이 늘고 직원들의 자신감이 회복되는 성과를 얻게 된 계기는?’라는 단순한 물음에서 시작됐다.

송파점 직원들은 매출이 점점 나빠지고 고객이 줄어드는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그들에게 부족했던 건 단지?”라고 물어보는 습관이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왜 우린 이렇게 하지?”라는 문제의식이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창조혁신팀이 송파점에서 이룬 성과는 직원들이 일을 하기 전에 항상?”라고 스스로 물어보고 주변의 동료들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업무 습관을 갖추게 한 것뿐이다. 내 생각이 아닌 우리의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보다 나은 방법과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한 개선이 나오고 그것을 즉시 현장에 적용해 실행력을 높이는 방식이었다. 이것이 열심히 일하던 송파점 직원들에게 더해져 최고의 매출과 고객 수 회복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혁신의 확산

송파점 개선과 함께 2010년 창조혁신팀의 업무도 마무리됐다. 그러나 단순히 한번의 개선 작업으로 린 변화 관리가 끝나는 건 아니다. 2007년부터 시작된 린 변화관리는 롯데마트 전 직원의 문제를 보는 시각의 변화와 스스로 자신의 업무를 돌아보고 변화시키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롯데마트 92개 점포 중 72개 점포를 대상으로 카이젠을 진행했으며 개별 점포가 아닌 롯데마트 전사 차원의 개선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각 매장으로의 상품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기 위한 물류센터 개선 작업과 매장 오픈 이전 시점까지 고려한 매장 오픈 프로세스 개선, 본사 직원에 대한 교육, ‘Pull카이젠(‘팀별 자체 개선 과제 진행등 전사에 걸친 의식변화)’을 진행하고 있다. 일회성 개선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 직원들의 의견을 PMS 미팅을 통해 모으고 아이디어를 논의하며 그 개선안을 점포 전체에 적용하기 위한점 혁신위원회도 운영하고 있다.

점 혁신위원회에서는 영업, 지원 파트별 이슈를 의논하며 이 자리에서 개선 아이디어도 논의한다. 이 중에서 효과가 큰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창조혁신팀과 모듈을 만들어서 전사에 확산하는 과정을 거친다. ‘퀵 윈(Quick-Win)’이라고 부르는 과정을 통해 개선 사례를 단시간에 확산해 점포별 편차와 낭비를 줄여나가고 있다. 점 전체의 운영을 관리하는 혁신위원회와 별도로 우수한 역량을 가진 직원들을로컬 에이전트(Local Agent)’로 임명해 별도의 회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점포별로 카이젠 과정에서 우수한 역량과 열정을 가진 직원들 중로컬 에이전트를 선발해 추가 교육과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도로컬 에이전트선발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린 변화관리는 창조혁신팀에서 진행하는 개선이 아니다. 롯데마트 전 직원이 직접 참여해 스스로의 업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일상 업무를 개선함으로써 전체 회사의 운영 효율을 개선하는 과정이다. 이런 문제해결 과정을 통해 롯데마트 전 직원들은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고 업무를 단순히 실행하기보다 더 나은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논의를 하는 능동적인 인재로 변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역량이 강화되는 선순환도 일어나고 있다.


박성의 롯데마트 책임 supark@lottemart.com

정리=박용 기자 parky@donga.com


필자는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하고 롯데마트에 입사해 구로점 근무 후 2007 7월 창조혁신팀 발족 멤버로 5년째 일하고 있다. 점포 개선 및 전사개선 과제를 진행했고 현재 창조혁신부문 내 컨트롤타워에서 전 부서별 개별과제의 진행 코칭 및 일정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38호 The Rise of Flexitarians 2022년 02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