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장비업체인 시스코를 한 해 매출 22억 달러에서 400억 달러 규모로 키워낸 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 그는 IBM 근무 시절 ‘어떻게 하면 실패하는가’에 대한 교훈을 얻었다. 큰 고객만을 상대하고 중소기업과 개인고객에게 소홀했던 IBM이 개인용 컴퓨터 시대가 도래했을 때 시장 주도권을 인텔이나 델 컴퓨터에 뺏겼다. 그는 기술의 진보 속도가 빠른 상황에서 과거 선도적이었던 자신의 기술만 믿고 고집하다가는 결국 경쟁업체에 뒤처지고 만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즉 ‘큰 물고기가 작은 고기를 잡아 먹는 게 아니고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 먹는다’는 교훈을 얻었다. 이에 따라 시스코에서는 자사 기술력에 연연하지 않았다. 경쟁력을 갖춘 경쟁사가 등장하면 인수합병을 해서라도 기술 발전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또 속도 경영 철학을 현업 경영 방식에 그대로 적용해서 수직문화를 배격하고 팀 관리자에게 자율권을 부여하여 빠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했다. 스스로가 많은 조직에 관여하여 의사 결정 속도를 떨어뜨릴까 염려해 의사결정 조언 경영팀도 가동했다.
Vol.61 p.129 [조선경 코치의 경영 어록 탐구] ·조선경 딜로이트컨설팅 리더십코칭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