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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기업가정신

기존 문화와 융합하는 혁신조직 구축하라

김학수 | 68호 (2010년 11월 Issue 1)
 
 
 
일반적으로 기업가정신은 불확실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부단히 탐색하고 적절한 지식 또는 기술을 이용해 다른 기업가에게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사업기회를 보다 경쟁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기업가의 행동으로 정의할 수 있다. 최근 우리에게 기업가정신은 창업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새로운 기업을 일으키는 창업활동은 기업가정신이 발현되는 한 형태일 뿐이다. 이 글은 기존 기업들의 지속적 성장과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내 기업가정신(Corporate Entrepreneurship 또는 Intrapreneurship)’이 창업활동과는 어떻게 다르며 어떤 형태로 발현하는지를 살펴보고 적절한 유형의 사내 기업가정신의 발현 형태를 선택함으로써 기업의 이윤 확대와 나아가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보고자 한다.
 
사내 기업가정신의 정의 및 중요성
이미 특정한 사업 분야에서 기업 활동을 영위하고 있는 기존 기업들의 기업가정신은 창업과 다른 형태로 발현될 수 있다. 물론 기존 기업들이 기업가정신 발현의 일환으로 모기업의 사업 영역과는 다른 새로운 사업 분야에서 활동할 새로운 기업을 만들거나 모기업의 일부 조직을 분사하는 방식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이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사업기회를 실현하기 위한 창업활동과 매우 유사하다. 또한 기존 기업들이 외부의 벤처기업에 자금지원을 통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이윤을 실현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존 기업 내에 이미 정착돼 있는 핵심 사업 분야의 수익창출 모형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사업기회를 추가하는 기업가의 행동은 분사 또는 창업활동이나 벤처캐피털과는 또 다른 형태의 기업가정신의 발현이다.
 
 
사내 기업가정신은 현재 유지되고 있는 기업 핵심 사업 분야의 수익성을 제고하거나 수익성이 있는 새로운 사업 분야를 기존 기업내부 조직에 정착시킴으로써 기업의 수익성을 제고하고 기업 전체의 성장을 도모하려는 기업가의 행동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사내 기업가정신은 기존 핵심 사업 분야의 수익성이 낮아지거나 성장이 둔화할 때 특히 중요한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이윤기회를 성공적으로 실현하기에 앞서 수많은 실패가 선행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의 수익성이 저하되거나 성장둔화에 직면한 시점에서 새로운 이윤기회를 탐색하고 실현하고자 한다면 실기를 하거나 기업이 위기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기존 기업들은 새로운 이윤기회를 부단히 탐색하며 새로운 이윤창출의 기회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보다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수행해야만 한다.
 
기존 핵심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거나 수익성이 있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기존 기업내부 조직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은 한 기업의 수익성 제고를 통한 기업의 성장뿐 아니라 국가경제의 성장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창업 중심의 기업가정신의 발현보다 기존 기업들의 수익성 제고와 성장동력 확보가 국가경제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간과되기 쉽다. 이러한 사실은 2009년 말에 국세청에서 처음 발표한 2008년 개업 일자별 법인세 신고현황을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의 자료를 이용해 재구성한 2008년 실적기준 업령(業齡)별 법인세 신고현황을 살펴보면, 업령이 오래될수록 평균적으로 적자법인의 비율이 낮고 결산서상 기업평균 당기 순이익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표1) 결산서상 당기 순손실(절대값) 대비 순이익 배율도 20년 이상 업령 기업은 평균 1.7∼5.5배인 반면, 20년 이하 기업은 평균 0.6∼0.8 배 사이에 그쳤다. 40년 이상 지속된 기업의 평균 순이익은 개업한 지 3년 이하 기업의 평균 순이익의 130배에 달한다. 결과적으로 평균 법인세 부담액도 업령이 오래될수록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창업활동을 통해 새로 설립된 3년 미만의 신생기업들보다 오랜 기간 기업 활동을 유지해 오고 있는 기업들이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정신을 창업활동 중심으로 이해하고 강조하는 것은 기업가정신의 본질을 크게 왜곡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창업활동을 통해 새로운 혁신적 기업들이 탄생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며 국가경제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러한 기업들이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기업 활동을 영위하며 존속할 수 있는 근원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이윤기회를 탐색하고 다른 기업들보다 민첩하게 탐색된 새로운 이윤기회를 실현함으로써 기업의 수익성을 제고하고 새로운 성장을 달성하는 데 있다. 따라서 기업들의 성장의 원동력이며 나아가 국가경제의 성장동인으로서 사내 기업가정신의 중요성은 무엇보다 강조돼야 마땅하다.
 
사내 기업가정신, 기존 조직문화와 상충 가능성
기업들이 현재 핵심 사업 분야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경쟁 기업을 합병하며, 기존 제품·서비스에서 약간 변형된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만으로 빠른 성장을 달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핵심 사업 분야의 수익성 개선과 함께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해야만 한다. 그러나 새로운 부를 창출하기 위한 혁신적 신규 사업 분야를 기존 기업 조직 내부에 정착시키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 수익성뿐 아니라 성장성이 있는 신규 사업을 발굴하기도 쉽지 않다. 특히 사내 기업가정신의 발현에 따른 핵심 사업 분야의 수익성 개선방안이나 혁신적 신규 사업 분야는 기존 기업 조직, 업무 진행 절차, 조직 문화와 잘 융화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존 기업들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현재의 핵심 사업 분야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현재의 고객과 기술 수준에 맞춰서 조직되고 운영되기 때문이다.
 
기존 핵심 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기업 조직의 내부 환경은 예상 가능하고 안정적이다. 그러나 새로운 혁신적 사업 분야들은 기존 핵심 사업 분야와 관계가 적을수록 기존 조직의 환경과 다른 보다 독자적이고 고유한 조직 환경을 요구한다. 특히 예산과 인사 관련 조직의 경우, 성공에 앞서 많은 실패가 선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신규 사업 부문을 지원해주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또한 혁신적 신규 사업들과 관련된 시장규모는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따라서 혁신적 신규 사업 모형들은 대부분 초기 단계에 제대로 정립하기 힘들다. 뿐만 아니라 기존 핵심 사업 분야보다 훨씬 큰 불확실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경영진이 신규 사업 모형들을 추진해 가면서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조직 환경에 변화를 주는 의도적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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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학수hskim67@keri.org

    -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산업연구원연구위원 역임
    -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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