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개발 방법론

탄탄한 프로세스가 결국 돈이다

57호 (2010년 5월 Issue 2)



대부분 사람들은 신제품이라고 하면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굳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만이 신제품은 아니다. 어떤 제품이든지 소비자에게, 혹은 기업에 참신성(newness)이 추가되는 제품을 신제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표1>에서 보이듯 신제품은 기업과 소비자 측면에서 참신성 정도에 따라 크게 6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혁신 제품은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제품으로, 디지털 카메라, 친환경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제품 계열 확장은 세탁 세제를 생산하던 생활용품 기업이 샴푸, 화장품, 구강제품 등으로 제품 영역을 확대하는 사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코카콜라가 칼로리가 없는 코카콜라라이트를 내놓은 사례는 제품 라인 추가의 대표적 예다.
 
소비자의 욕구에 부합되는 혁신적인 신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시장에서 성공시키는 일은 기업의 사활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일이다. 3M과 같은 글로벌 기업은 ‘최근 4년간 개발한 신제품에서 연간 매출의 30% 달성’을 목표로 삼을 정도로 신제품 개발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애플은 신제품 출시 발표만으로도 세계적인 이슈가 된다. 아이폰은 2007년 6월 출시 후 지금까지 5000만 대 이상이 팔렸고, 아이패드는 출시 한달 만에 밀리언 셀러(판매량 100만대 돌파)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성공적인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기는 매우 힘들다. 시장에서 소비자의 필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부응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설계해, 적절한 시기에 출시하며, 제품수명주기(Product Life Cycle)에 따라 전략적으로 제품을 관리하는 기업만이 시장에서 신제품의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1.신제품 성공요인
시장에서 신제품이 성공하려면, 우선 새로운 제품이 소비자의 필요에 적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표적 고객의 필요에 부응할 수 있는 상품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 이와 동시에 고객에게 가격 대비 높은 효용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성장 잠재력이 큰 제품일수록 성공 확률이 높다.
 
기술상 우월성을 확보하는 것 역시 신제품 성공을 위한 중요한 요인이다. 기술상의 우월성은 반드시 다른 기업들이 따라오기 힘든 독점적 기술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편익(benefit)을 해당 기술이 제공할 수 있는지 여부다. 시장지향적 연구개발(R&D)능력을 갖춘 기술적 우월성이야말로 시장에서의 성패를 결정하는 열쇠다.
 
또한 체계적인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갖춰 이를 충실히 수행할수록 신제품 성공 확률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재 신제품에 관한 한 연구에 의하면, 제품 출시 전에 예비과정을 충실히 거친 신제품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성공확률이 거의 3배(29% vs 73%)에 달했다. <표2>에는 신제품 성공 요인과 관련된 여러 연구 결과가 잘 정리돼 있다. 기업들은 신제품을 개발하기에 앞서 신제품 개발과 관련된 성공 요인을 잘 파악해 향후 진행될 신제품 개발에 적절하게 반영할 필요가 있다.
 

2.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
일반적으로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는 ‘아이디어 관리→콘셉트 개발 및 테스트→사업성 분석 및 마케팅 전략 수립→제품 개발→시장 출시’ 의 다섯 단계로 이뤄진다(그림1). 제품 특성이나 시장 상황, 기업 내부 여건 등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는 있지만, 큰 틀은 위에서 언급한 다섯 단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신제품 개발을 시작하기에 앞서 개발 프로세스 단계별로 이뤄지고 있는 활동들에 대해 이해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신제품을 프로세스에 따라 개발하면, 제품 개발의 방향성을 정립하고, 제품 개발 기간이나 자원 배분 등과 관련된 의사 결정을 내릴 때 도움이 된다.
 
기업의 규모, 제품의 특성, 시장 환경 등에 따라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의 적용은 각기 다를 수 있다(Crawford, 2003). <그림2>에 따르면, 신제품 개발 기간은 전체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 가운데 약 46%로 가장 많은 기간을 차지한다. 테스트 및 상업화 단계에도 비교적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모든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가 반드시 이렇게 진행되지는 않는다. 보통 산업용 내구재는 제품 개발에 소요되는 기간이 다른 단계보다도 훨씬 길다. 반면, 소비재 상품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아이디어 창출 및 관리나 콘셉트 개발을 위해 산업재보다 몇 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따라서 산업별, 제품별 특성에 맞게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잘 이해한다면, 신제품 개발의 성공 확률을 높이고 신제품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2-1 아이디어 관리
성공적인 신제품 개발의 출발은 아이디어의 탐색과 선별에서부터 출발한다. 많은 기업들이 신제품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사내 아이디어 제안 제도 등을 통해 내부 직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기도 하고, 주부 모니터링 그룹, 대학생 아이디어 그룹 등을 운영하며 기업 외부의 의견도 직간접적으로 수집한다. 그러나 아이디어는 추상적이며 아직 실현되지 않은 상태여서 관리하기가 매우 어렵다. 아직 개구리 알과 같은 불완전하며 비구조화된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성공적인 제품개발이 불가능하다(Drucker, 1982). 따라서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이 가운데 좋은 아이디어를 골라 실제 제품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아이디어를 관리해야 한다.
 

1)
아이디어 창출
신제품 아이디어는 기업의 내외부 모두에서 얻을 수 있다. 기업 내부 원천은 마케팅·영업부서, 생산부서, 연구개발(R&D) 부서 등 매우 다양하다. 특히 고객 접점에서 일하는 영업사원이나 판매사원들은 누구보다 고객의 욕구와 자사 제품에 대한 불만 사항을 많이 알고 있다. 따라서 기업에서는 영업사원들이 고객으로부터 얻은 아이디어를 정례 보고토록 하거나, 여러 부서원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신제품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 등 내부 직원들이 신제품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디어의 외부 원천 또한 다양하다. 가장 중요한 그룹은 뭐니뭐니해도 소비자다. 치밀한 소비자 분석을 통해 소비자의 필요와 욕구, 불만사항을 잘 파악해 이를 제품에 반영해야 한다. 경쟁 제품을 분석하면서 신제품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도 많다. 1996년까지 미국 시장 내에서 단일 차종으로 최대 매출액을 올렸던 포드 자동차의 토러스는 소비자 불만 개선 작업과 함께 경쟁 제품 분석을 통해 탄생한 신제품 개발의 대표 사례다. 1980년대 일본 수입차에 밀려 고전하던 포드는 고객 조사를 통해 400여 가지의 불만 사항을 발견하고 대대적인 개선 작업을 벌였다. 동시에 50여 대의 경쟁사 자동차 부속품 하나하나를 모두 분해해 장점만을 취합, 1985년 신차 토러스를 출시해 큰 호평을 받았다. 토러스 1992년형을 내놓을 땐, 7개 경쟁회사 제품 중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장점들만 벤치마킹 목표로 정해 200가지 사항을 또 다시 개선했다. 헤드라이트에서부터 문고리까지 샅샅이 고쳐나간 덕택에 그 해에만 41만 대를 팔며 미국 내 승용차 부문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2) 아이디어 스크리닝(Idea Screening)
모든 아이디어를 전부 제품화할 수는 없다.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어리석은 일이다. <표3>에서 보듯, 신제품 개발은 초기 아이디어 단계에서 점차 개발이 진행될수록 총 비용이 급속도로 증가한다. 따라서 모든 아이디어를 제품 개발로 연결시키기보다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를 걸러 내 비용과 위험을 감소시켜야 한다.
 
아이디어 스크리닝을 할 때 주의할 점은 미리 평가기준을 정해, 좋은 아이디어를 누락시키거나 나쁜 아이디어를 채택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 예로, 일본의 생활용품회사인 가오(Kao)는 신제품 아이디어를 평가할 때 ①이 제품이 소비자와 사회에 유용한가 ②이 제품이 자사에 기여하는가 ③이 제품이 자사의 목표와 전략에 부합되는가 ④이 제품을 성공시키기 위한 기술과 자원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가 ⑤이 제품이 고객들에게 경쟁사보다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는가 ⑥차별적 광고와 유통의 도입이 용이한가? 등의 체크리스트를 기준으로 신제품 아이디어를 선별한다.
 
2-2 콘셉트 개발 및 테스트
신제품 아이디어가 창출되고 나면 콘셉트를 개발하고 테스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신제품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출시 가능한 잠재적인 제품들을 준비하는 단계라고 한다면, 신제품 콘셉트는 준비된 아이디어를 소비자의 입장에서 더욱 정교화(elaboration)해 보다 구체화시키는 단계다. 소비자들은 아이디어를 구매하는 게 아니라 제품 콘셉트를 구매하는 것(Kotler, 2003)이므로, 참신한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는 제품 콘셉트 개발은 매우 중요하다.
 
KT의 유선통신 통합브랜드 쿡(QOOK)을 예로 들어보자. 유선통신 통합 서비스를 만든다는 것은 신제품 아이디어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이러한 아이디어는 별 의미가 없다. 유선통신 통합 서비스를 만든다는 제품 아이디어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콘셉트로 표현해 볼 수 있다.
 
- 신제품 콘셉트 1: 집에서 쓰는 유선통신 서비스
 
- 신제품 콘셉트 2: 집에서 느끼는 즐거움
 
이 두 가지는 유선통신 서비스라는 제품 아이디어를 소비자 시각에서 의미있게 다시금 구체화시킨 신제품 콘셉트의 좋은 예이다. 소비자는 바로 위와 같은 소비자의 언어로 구성돼 있는 신제품 콘셉트를 구매한다.
 
신제품 콘셉트 개발 기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신제품 개발 관련 문제점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문제 기반 접근법과 제품의 속성을 분석해 콘셉트를 개발하는 분석적 속성 접근법이다.(그림3 참조)
 
1)
문제 기반 접근법
문제 기반 접근법은 소비자가 느끼는 제품의 불만 사항이나 문제를 파악해 분석한 후 해결책을 모색, 신제품 콘셉트를 개발하는 기법이다. 예를 들어 생크림 케이크를 개발한다고 가정해 보자. 제품과 관련해 여러 가지 소비자 불만이 있을 수 있다. 쉽게 변질된다는 문제점이 있다면 변질 원인을 파악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 유통절차가 복잡하고 유통시간이 긴 게 원인이라면 유통 절차 및 유통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 하지만 냉장 보관법상 문제로 변질이 발생했다면, 유통이 아니라 보관 방식을 시정해야 한다.
 
문제기반 접근법은 크게 ‘연구 대상의 선정→문제 수집→문제 분석→해결책 도출’의 네 단계를 거쳐 진행한다. 연구 대상 선정은, 먼저 제품 수준에서 문제를 파악할 것인지, 아니면 보다 넓은 시장 수준에서 문제를 파악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단계다. 해당 제품 선정과 함께 어떠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해야 할지도 결정한다. 대상 제품 및 소비자 선정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제품에 대한 문제점을 수집해야 한다. 마케팅, 기술부서, 생산부서, R&D 부서 등 내부 직원의 의견을 수렴하거나 초점집단면접(FGI), 인터뷰 등을 통해 소비자 의견을 청취한다. 문제 수집이 끝났다면 이를 분석해 해결책을 도출한다. 브레인스토밍 기법이나 전문가 패널 토의 등을 통해 해결 문제를 우선순위화하고 해결 방법을 도출해 낼 수 있다.
 
2)분석적 속성 접근법
분석적 속성 접근법은 제품과 관련된 속성을 분석해 향후 제품에 반영시키는 방법이다. 제품의 속성은 제품 형태(features), 기능(function), 편익(benefit)의 세 가지 차원으로 이뤄져 있다(Crawford, 2003). 제품 형태는 제품의 외형, 가격, 구성요소, 서비스 등과 같이 제품을 이루고 있는 기본 속성이다. 제품 기능은 제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와 관련된 사항이며, 편익은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혜택을 뜻한다. 이러한 세 가지 제품의 속성을 분석해 제품에 반영하는 방법이 바로 분석적 속성 접근법이다. 대표적인 기법으로는 지각도 기법(perceptual mapping)과 컨조인트 분석(conjoint analysis)을 꼽을 수 있다.
 
① 지각도 기법
신제품 콘셉트의 방향성을 올바로 정하기 위해서는 제품을 이루고 있는 속성을 몇 가지로 축소해 시중에 나와있는 브랜드별 상대적 위치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지각도 기법은 바로 기존 제품들이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를 파악할 때 자주 사용되는 기법이다. <그림 4>는 신용카드 제품과 관련된 여러 속성을 2차원 평면에 나타낸 지각도의 한 사례다. 국민카드, 외환카드, BC카드 등 5개의 카드를 속성별로 평가했다. BC카드가 ‘수수료가 싸다’ ‘이자율이 낮다’라는 속성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소비자들은 BC카드가 다른 카드에 비해 수수료가 싸고 이자율이 낮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지각도 기법은 이처럼 각 제품의 속성별 평가뿐 아니라 경쟁 제품에 비해 자사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있고, 어떠한 부분에서 경쟁력 혹은 격차(Gap)가 있는지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
 
② 컨조인트 분석 기법
컨조인트 분석은 신제품 콘셉트 평가 및 테스트는 물론 시장점유율 예측, 신제품설계, 시장내 제품 포지셔닝, 최적 가격 설정, 시장세분화 등 여러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 분석 기법이다.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가 가지고 있는 속성(attribute) 하나 하나에 고객이 부여하는 효용(utility)을 추정함으로써 고객이 어떠한 제품을 선택할지를 예측하는 기법이다.
 
컨조인트 분석은 ‘제품의 중요 속성 및 수준(level) 결정→제품 프로파일 설계→자료 수집 및 측정→속성별 부분 가치 추정→ 시장세분화 및 시장점유율 예측’ 등 다섯 단계로 나눠진다. 허브차를 예로 들어 보자. 허브차는 크게 용기, 향, 효능, 가격이라는 속성들로 이뤄져 있다. 각 속성은 세부 수준들로 나눌 수 있다. 용기는 종이 재질과 플라스틱, 향은 무향, 녹차향, 아카시아향, 효능은 스트레스 해소, 정신 안정, 숙면, 가격은 700원, 1000원, 1500원 등으로 세분할 수 있다. 속성과 수준이 결정되면, 프로파일, 즉 ‘종이재질에 무향이며 스트레스 해소 기능이 있는 700원짜리 허브차’ ‘플라스틱 재질에 아카시아 향이 나며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되는 1500원짜리 허브차’ 등 속성별 수준을 조합한 제품 프로파일을 만든다. 이를 소비자에게 제시, 순위를 매겨 선호도를 조사한다. 이 때 응답자 특성(연령, 성별, 소득 수준 등) 자료도 함께 수집한다. 이 자료를 기초로 각 속성 수준별로 부분 가치(part-worth) 추정치를 도출해 최적의 상품 콘셉트(종이재질이면서 녹차향에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을 주는 1000원짜리 허브차)를 끌어낸다. 자료 수집 과정에서 얻은 응답자 특성을 활용해 시장을 세분화(segmentation)하면, 세분화된 시장별로 특성에 맞는 신제품 콘셉트 개발 및 시장점유율 예측도 가능하다.
2-3 사업성 분석 및 마케팅 전략 수립
1)사업성 분석
사업성 분석은 크게 사업 타당성 분석과 수요예측으로 나눌 수 있다. 사업 타당성 분석은 신제품을 시장에 내 놓았을 때 과연 팔릴 수 있을 것인지 등을 검증하는 게 목적이다. 편익측정모형(Benefit Measurement Model), 경제적 모형(Economic Model), 포트폴리오 선택 모형(Portfolio Selection Model) 등의 방법론이 사용된다. 편익측정모형은 소비자의 시각에서 제품의 프로파일이나 속성에 대해 직접 평가해 봄으로써 소비자들의 구매 의향을 간접적으로 평가해 보는 방법이다. 경제적 모형은 투자금 회수 기간이나 미래가치를 산출하는 방법으로, 신제품 개발 타당성을 경제적으로 검증할 때 유용하다. 마지막으로 포트폴리오 선택 모형은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여러 가지 사업군 및 제품군과 비교해 가장 알맞은 신제품을 선택하는 방법이다. 이 때 사용되는 툴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BCG 매트릭스(산업 성장률과 상대적 시장점유율을 기준으로 한 4X4 매트릭스)가 대표적이다.
 
수요 예측은 향후 신제품 전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작업이다. 매우 중요한 작업이면서 동시에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수요예측 방법은 판단적 방법(Judgment-based Methods), 조사적 방법(Counting Methods), 시계열 방법(Time-Series Methods), 인과적 방법(Association/Causal Methods)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전기 판매량에 예상되는 변화량을 더해 다음기 예측치를 도출하거나, 영업 사원 혹은 전문가들의 판단에 의존하는 수요 예측법이 판단적 방법의 사례다. 조사적 방법에서는 FGI나 설문조사 등을, 시계열 방법에선 자료에 잠재돼 있는 패턴 분석 등을 통해 예측치를 도출해 낸다. 인과적 방법은 상관관계 분석이나 선행지표 분석, 회귀분석 등을 활용해 수요를 예측한다.
 
수요 예측을 할 때 고려해야 할 변수는 많지만, 특히 소비자 행동과 경쟁 상황 변수를 유념해야 한다. 제품 전략은 비교적 제품 관리자의 통제 하에 있고, 거시환경 변수 예측은 통계청이나 한국은행 등 외부 전문기관에서 수행한 2차 자료를 사용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소비자 행동과 경쟁 상황 예측은 기업 마케팅 부서에서 수행해야 하는 핵심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제품 관리자의 통제 밖에 있고, 예측하기도 어렵다. 또한 이러한 변수들은 상호 연관(예를 들어, 거시 환경 변수들이 경쟁자와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 자사에 영향을 미침)돼 복잡하게 작용할 때가 많다. 따라서 기업에서는 되도록 관련 변수들이 누락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2)마케팅 전략 수립
신제품 개발에 있어서 마케팅 전략의 수립은 매우 중요하다. 신제품 마케팅 전략은 소비자의 시각에서 신제품 개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신제품 마케팅 전략 수립은 시장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시장지향적 제품을 개발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시장의 크기와 성장성, 시장 구조, 소비자 행동 등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시장에 대한 이해가 끝났다면, 신제품 개발 목표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한다. 최고급 제품개발, 고객만족 등과 같은 정성적 목표도 중요하지만, 전년도 매출액 대비 OO% 증가, 수익 OO억 원 달성 등 정량적 목표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달성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게 STP(Segmentation-Targeting-Positioning) 전략이다. 일정한 기준에 따라 동질성이 높은 고객군(郡)끼리 묶어 시장을 세분화한 후 가장 매력적인 세분 시장을 선정, 목표 고객들의 인식 가운데 향후 내놓을 신제품을 어떻게 위치시킬 것인지에 대해 고민한다. STP전략을 마친 후에는 4P(Product-Price-Place-Promotion) 등에 기초한 마케팅 믹스전략을 통해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2-4 제품 개발
1)신제품 설계
신제품 개발은 더 이상 R&D 부서나 생산 부서에 국한된 일이 아니라 전사적으로 통합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과업이 되어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마케팅과 R&D 부서간의 원활한 의사 소통은 신제품의 성패를 좌우하는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 하더라도 기술적으로 구현이 어렵다거나, 혹은 기술적으로 뛰어나다 하더라도 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좋은 신제품이라 말할 수 없다. 그러므로 제품 설계를 할 때에는 기술 부서, 마케팅, R&D 부서 등 관련 부서들이 함께 제품 설계 및 개발을 해야 한다.
 
통합적인 제품 설계를 위해 품질기능전개도(QFD) 기법이 많이 활용된다. 생산 및 R&D 부서에 국한되는 품질 관리가 아니라, 디자인부터 판매에 이르는 전 단계에서의 전사적 품질(total quality) 관점에서 볼 때, 고객의 필요와 자사의 엔지니어링 특성을 연결시키는 고리가 필요하다. 바로 이 연결 고리 역할을 수행하는 게 QFD다. QFD는 제품 출시 이전에 각 부서, 특히 마케팅과 R&D 부서 사이에 충분한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제품 설계의 질은 그대로 유지하거나 개선시키면서도 설계 시간 및 비용을 줄여준다.
 
QFD 기법을 수행해 나가기 위한 도구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게 ‘품질의 집(House of Quality)’이다.(그림6 참조) 품질의 집은 부서간 계획 및 커뮤니케이션을 촉진하는 데 이용되는 일종의 도표로, 상품은 고객의 욕구와 기호를 반영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는 믿음을 토대로 한다. 회사 내 각기 다른 부서에 속한 직원들이 격자(grid)에 표시된 고객 속성(customer attributes)과 공학적 특성(engineering characteristics) 자료를 참고로 설계의 우선 순위를 끊임없이 논의하고 결정하도록 함으로써, 마케팅 부서, 기술 부서 및 생산 부서가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도록 유도한다.

 
2)제품 사용테스트
신제품 콘셉트와 제품 디자인 단계를 거쳐 가장 최초로 개발된 제품을 견본 제품(prototype product)이라고 한다. 이 견본 제품을 활용해 최종 소비자의 반응을 알아보는 게 제품 사용 테스트(product use testing)다. 콘셉트 테스트와 유사한 부분도 많지만, 제품의 원형을 갖고 시장의 반응을 측정하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테스트가 가능하다. 제품 출시 이전에 문제점을 조기에 발견, 대량 생산을 하기 전 제품을 수정해 출시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제품 사용테스트는 내부 직원을 이용할 수도 있고, 특정 사용자 그룹을 선정해 다각도로 실시할 수도 있다. 면도기 용품으로 유명한 질레트는 내부 직원을 활용한다. 각 부서에서 자원한 200여 명에게 신제품을 직접 사용해 본 후, 질의응답을 통해 사용경험을 묻는다.
2-5 시장 출시
시장 출시는 신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고 판매를 시작하는 상업화 단계다. 상업화 단계에서 진행하는 주요 활동으로 테스트 마케팅을 들 수 있다. 테스트 마케팅은 본격적으로 시장에 많은 자금을 투자해 제품을 출시하기에 앞서, 이 제품이 과연 시장에서 성공할 것인지를 검증하는 작업이다. 따라서 테스트 마케팅의 주 목적은 신제품 전국 시판에 따른 위험(실패에 따른 막대한 금전적 손실이나 유통업체와의 관계 악화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장 정보를 얻어내는 것이다. 테스트 마케팅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정보는 제품 및 광고 등에 대한 진단적 정보(diagnostic information)다. 광고 문안의 개선이나 유통채널의 미비점 파악, 프로모션 및 가격 정책 확정 등의 활동에 요긴하게 쓸 수 있다.
 
테스트 마케팅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테스트 마케팅을 실시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든다. 특히 내구재는 전국 시판에 드는 비용과 거의 맞먹는 비용이 들어간다. 테스트 마케팅에 소요되는 시간도 문제다. 통상 9∼12개월 정도 시간이 걸리는데, 테스트 마케팅 기간 중 경쟁사가 테스트 시장에 나와있는 자사 상품과 비슷하게 모방 제품을 개발, 미리 전국 규모로 시판해 버릴 위험이 존재한다. 따라서 테스트 마케팅은 제품별로 이와 같은 장단점을 모두 고려해 시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테스트 마케팅까지 무사히 통과한 제품이라 할지라도 시장에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테스트 마케팅 결과 위험이 줄어들긴 하지만, 여전히 시장에서의 위험은 남아있다. 따라서, 적당한 시기와 장소를 결정해 제품을 출시하는 일은 제품을 개발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신제품을 시판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고, 신제품 개발의 궁극적 목적이 시판에서의 성공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제품 출시 관리는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출시 타이밍만 생각해 보더라도, 제품 판매가 계절을 타는 것이라면 계절을 고려해야 하고, 자사의 다른 제품과 잠식 위험(cannibalization) 있는 신제품이라면 기존 제품의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시판을 늦춰야 한다. 출시 시점과 함께 시판 지역도 고려해야 하다. 한번에 전국 단위로 시판을 할지, 지역 선별 과정을 거쳐 단계적으로 출시해야 할지 각각의 장단점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신제품 출시에 따른 경쟁사 반응을 모니터링하고 즉각적으로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역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상황별 비상 계획(contingency plan)을 수립해 놓아야 한다. 이 때 핵심은 예측했던 문제들이 실제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대응 및 현실 적용이 가능하도록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신제품 출시 후 할인점 매출액이 경쟁사의 과도한 판촉 경쟁 때문에 당초 예상만큼 오르지 않았을 경우, “모든 할인점 구매 담당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신제품 판매 마진을 현재 7%에서 10%로 올려주겠다’라고 전달한다”와 같이 실행 가능하고 현실에 적용하기 편리하게 구성해야 한다.
 
3. 신제품 개발 비용 및 시간 관리
신제품 개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아이디어 스크리닝, 콘셉트 테스트, 테스트 마케팅 등 개발 프로세스 단계별로 최적안을 선별해 내는 작업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개발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테스트 단계를 생략한다면, 개발 비용 그 자체는 줄일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하나의 성공 상품을 얻기 위해 훨씬 많은 제품을 시장에 출시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전체 비용을 따져보면 훨씬 많은 돈이 소요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실제로 신제품 실패 원인은 대개 신제품 테스트와 연관돼 있을 때가 많다. 고객의 모호한 욕구를 명확히 실체화하지 못해 신제품이 실패했을 때에는 ‘콘셉트 테스트(concept testing)’단계에서 오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제품이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해 실패하는 사례는 ‘제품 사용 테스트(product use testing)’ 가 미흡했을 공산이 크다. 마케팅이 형편없어서 신제품이 실패할 수도 있는데, 이는 ‘시장 테스트(market testing)’상의 문제라고 분석할 수 있다.
 
신제품 개발 단계별 소요 비용을 예시해 놓은 <표3>에서도 드러나듯, 스크리닝 과정이나 테스트 없이 모든 제품을 상용화 시켰다면, 제품 하나를 개발해 내는 데 약 140억 원($13,984,000)이 소요된다. 반면, 단계별 프로세스에 따라 성공률이 높은 제품을 선별적으로 걸러내며 신제품을 개발했을 때는 약 57억 원($5,721,000)이 소요, 비용이 60% 정도 줄어든다.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빠짐없이 적용했을 때 한 가지 문제는 소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진다는 점이다. 요즘처럼 기술이 급속도로 진화하고, 마케팅 환경이 급변하는 환경에서 이 같은 문제는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 있다. 신제품 프로세스의 단계는 빠짐없이 거치면서 신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각각의 프로세스를 중첩(overlapping)시켜 진행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모든 프로세스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필요는 없다. 시의 적절하게 각 단계들을 중첩해 진행한다면 개발 기간을 단축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박흥수 교수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상품 마케팅> <신제품 마케팅 전략> 등을 저술한 마케팅분야 전문가로, 연세대 마케팅전략연구소장, KT마케팅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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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