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주년을 맞이한 동아비즈니스리뷰(DBR)는 한국 ‘경영 지식 생태계’의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DBR은 글로벌 컨설팅사와 학계, 산업계의 전문가 등이 두루 참여해 수준 높은 경영 지식을 생산해왔다. 그 결과, DBR은 기업과 공공 기관 등 각 조직의 의사결정권자나 실무자들이 현안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콘텐츠를 생산했다. DBR은 이를 토대로 정보와 뉴스를 주로 공급해왔던 기존 미디어와는 확연히 차별화된 지식과 지혜, 솔루션을 제공하는 유일한 매체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DBR 콘텐츠를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경영 현장에서 이를 활용해 우수한 성과를 낸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도 잇따르고 있다. DBR에 실린 지식들이 세상을 이해하는 데에만 도움을 주는 게 아니라 세상을 바꾸고 개선하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했다는 증거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실제 최근 인터넷으로 실시한 ‘DBR 활용 우수 사례’에서 수많은 독자들이 DBR 콘텐츠를 이용해 개인이나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경영 지식 이용 방법과 노하우를 더 많은 독자들에게 전파해 경영 지식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지기를 기대하며 공모전을 통해 전달된 일부 사례를 소개한다.
DBR 매뉴얼대로 실행해 구매 비용 절감
인하대 사무처 구매팀은 동아비즈니스(DBR) 19호의 ‘시나리오별 구매 혁신론’을 업무에 그대로 접목시켰다. 대부분의 대학은 저출산 현상에 따른 수요자(대학생) 감소, 해외 대학과의 경쟁 심화, 등록금 인하 압력 등의 위협 요인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려면 대학 경쟁력 강화가 필수였다. DBR을 통해 구체적인 솔루션을 접한 인하대 구매팀은 위기 극복과 대학 경쟁력 강화의 돌파구로 ‘구매 혁신’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대학의 구매 기능이 과거와 같은 구매 요청 접수, 견적 의뢰, 발주 및 정산 등 단순한 프로세스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시도를 하기로 한 것이다.
이 대학 구매팀은 우선 DBR에 실린 구매 혁신에 관한 스페셜 리포트에서 글로벌 컨설팅사인 AT커니가 제안한 ‘시나리오별 구매 혁신론’을 실행 모델로 삼았다. 구체적으로는 △공급자의 영향력이 높으면서 수요자 영향력이 낮을 때에는 ‘수요 부서의 혁신 유도’를 △공급자의 영향력이 높으면서 수요자 영향력이 낮을 때에는 ‘공급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공급자의 영향력이 낮으면서 수요자 영향력이 낮을 때에는 ‘아웃소싱을 통한 물량 통합’을 △공급자의 영향력이 낮으면서 수요자의 영향력이 높을 때에는 ‘경쟁 입찰의 극대화’를 택하라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업무 현장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practical)’ 해결책이었다. 구매팀은 이를 그대로 실행해 아웃소싱 확대, 구매 물량 통합, 경쟁 입찰 확대 등으로 구매 혁신을 이끌었다. 그 결과 구매 비용을 전년보다 15%나 줄일 수 있었다. 구매 담당 차준민 씨는 “DBR에 소개된 시나리오 구매 혁신론은 구매 비용, 구매 시기, 사용자 만족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안이었다”고 말했다.
직원 기(氣) 팍팍 살리는 회의 이끌기까지
한국투자증권 전주 서신동 지점의 김현정 영업팀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팀장’을 맡았다. 팀장이 된 직후 영업 목표 달성을 위한 회의를 처음 주재한 김 팀장은 적지 않은 어려움에 부딪혔다. 참석자들이 의견을 거의 내지 않고, 오히려 김 팀장 혼자 의견을 ‘전달’하는 데에 그쳤던 것. 그는 실효성이 적은 ‘회의(會議)’에 ‘회의(懷疑)’를 느꼈다.
마침 평소 구독하던 DBR을 읽던 김 팀장은 무릎을 쳤다. 당시 ‘퍼실리테이션 방법론’을 주제로 한 DBR 37호 스페셜 리포트에는 ‘직원 기 팍팍 살리는 회의도 있다’는 기사가 실려 있었다. 특히 ‘포스트잇’을 활용한 직원들의 아이디어 모으기 방법론이 김 씨의 눈길을 확 잡아끌었다. 김 씨는 팀원들에게 미리 회의 주제를 알려주고, 포스트잇을 활용해 의견을 모았다. 기대했던 것보다도 훨씬 새롭고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7∼9월) 김 씨의 팀은 사내에서 최우수 부서로 선정됐다. 김 씨는 “롯데 로이스터 감독의 인터뷰를 다룬 DBR 41호 등에서도 ‘회의가 상명 하달이 아닌 의견을 나누는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DBR은 김 팀장에게 ‘회사 업무의 매뉴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 씨는 그간 나온 DBR을 차곡차곡 수집하고 있다. 다시 읽어보고 업무에 활용할 만한 기사를 발견하면 포스트잇으로 색인을 해뒀다. 나중에 해당 내용이 필요할 때 언제라도 꺼내 보기 위해서다. 그는 “고객을 매일 접하면서 대화를 나눌 때 필요한 최신 트렌드와 후배 직원들을 양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리더십 관련 콘텐츠도 재미있게 읽고 있다”며 “DBR은 어느새 내 삶의 매뉴얼이 됐다”고 강조했다.
병원 경영의 도(道) 터득한 의사 선생님
최수영 피부과 전문의는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DBR 콘텐츠를 병원 경영에 그대로 접목시켜봤다.
DBR 39호에 실린 김연성 인하대 경영학 교수의 글 ‘서비스 청사진 그리면 고객 동선 보인다’가 계기가 됐다. 최 전문의는 기사가 소개한 방법론(tool)대로 병원 내 코디네이터와 간호 파트, 진료 파트, 관리 파트 직원들을 인터뷰했다. 이후 서비스 시간을 측정하고, 서비스 과정을 단계적으로 그려 총 여섯 단계의 서비스 청사진을 그려봤다. 이를 통해 병원 내 직원들의 상호 작용을 통해 환자에게 전달되는 서비스 과정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한다. 최 전문의는 “서비스 청사진을 작성하면서 병원 내 각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각 담당자 간 팀워크도 좋아졌다”며 “무엇보다도 고객의 눈으로 서비스 과정을 이해하게 된 게 가장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