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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 in Southeast Asia: 싱가포르 ‘거시’

친환경 페인트로 지속가능 건축을 짓다

권혁태,정리=김윤진 | 401호 (2024년 9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전통의 강호들이 장악하고 있는 페인트 산업에서 신흥 기업이 두각을 나타내기는 쉽지 않다. 오래된 유착 및 신뢰 관계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싱가포르 스타트업인 거시가 거대 기업 일변도의 시장에 침투해 성장할 수 있었던 까닭은 ‘지속가능한 건축’이라는 가치를 창출하는 데 몰두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페인트라는 제품 카테고리에 시야를 한정하지 않고 ‘실내외 공기 질 개선’이라는 미션에 집중하면서 이를 위한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또한 기존 업체 대비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데 집중했으며 이를 위해 세분화된 고객군에 맞춘 제품을 개발하기보다는 모든 고객 계층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제조법을 개발해 범용성을 확보했다. 이렇게 비용 절감과 가격 안정에 성공한 결과 거시는 ‘친환경 제품은 비쌀 것’이란 편견을 깨뜨리고 이윤과 수익 마진을 우선시하는 기존 고객들의 수요에 부응하며 시장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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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자재로의 전환, 지속가능한 건축을 위한 첫발


프리츠커건축상은 건축 분야의 노벨상이라고도 불리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건축상이다. 2022년 프란시스 케레라는 서아프리카 출신 건축가가 흑인 사상 처음으로 이 상을 수상했다. 케레의 건축물들은 프리츠커건축상이 최근 몇 년 새 추구하던 방향성을 단적으로 드러내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의 작업은 크고 웅장하지 않았다. 그 대신 지역의 흙이나 나무, 현지 채석장에서 조달한 석고 등의 소재를 영리하게 활용해 기후와 환경을 고려했다. 첫 프로젝트인 ‘간도초등학교’(2001)나 근작인 ‘스타트업 라이온스 캠퍼스’(2021)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케레는 이들 건축물을 통해 단순히 친환경 소재로 지역의 가치를 담는 데서 나아가 지역 주민들과 같이 개발하면서 고향인 케냐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건축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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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2010년대부터 프리츠커상은 크기나 화려함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건축’ 기조를 견지하고 있다. 즉 건물 부지 선정에서 설계, 시공, 운영, 유지보수, 개조 및 해체에 이르기까지 건물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환경적으로 책임 있고 자원 효율적인 과정을 강조하고 있다는 의미다.1

건축 업계에서 지속가능한 건축이 중요한 화두가 된 까닭은 전 세계적으로 도시화와 인구 증가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에서만 전 세계 에너지의 3분의 2, 온실가스 배출 관련 에너지가 75% 사용되며 그중에서도 건축물을 짓고 유지하는 데 전 세계 에너지의 40%, 온실가스 배출 관련 에너지의 약 30%가 사용된다.2 이 밖에도 전 세계 고형 폐기물의 25%가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등 쓰레기와 인체 유해 물질의 배출 또한 심각한 문제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나 홍콩처럼 수도권 과밀화가 심한 도시 국가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건축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가시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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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혁태ht@pinevp.com

    파인벤처파트너스 대표

    권혁태 대표는 캐나다 퀸즈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골드만삭스 일본 및 싱가포르 오피스에서 일했다. 이후 싱가포르 금융통화청(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에 등록된 금융 투자회사인 파인벤처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시장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스타트업이 있는 동남아, 미국, 중국, 한국 회사들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며 글로벌 진출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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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리=김윤진truth311@donga.com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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