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지방 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여러 정책이 쏟아졌다. 주로 지방에 정착하는 ‘정주 인구’를 늘리는 방향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역과 다양한 무게, 다양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 이동 인구를 늘려 지역의 인구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양한 관계 인구는 UJI턴, 워케이션, 지역에서의 가치 창업 등 다양한 ‘관계 인구’로 활동하며 지역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있다.
2020년,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deadcross)’ 현상이 한국에서 최초로 발생했다. 2022년 연간 합계 출산율11합계 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한다.
닫기은 0.78명이었다. 2018년부터 1명 미만이 돼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22참고로 1982년 합계 출산율은 2.39명이었다.
닫기OECD 국가 중에 출산율 1명 미만인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인구 감소가 지속되면 각종 재정 부담 증가뿐만 아니라 여러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비수도권 지역의 경우는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법적으로 ‘청년’이라고 부르는 19~34세 인구는 대도시권에서 30%대 수준이다. 하지만 조사에 의하면 5%까지 떨어진 지자체도 있었다.
인구문제는 자연적 감소와 사회적 감소로 진행된다. 현재 정부 차원에서 제시하는 해법은 오로지 자연 증가, 즉 출산율을 늘리는 것에만 집중돼 있다. 어서 결혼해 아이를 낳으라고 재촉하는 식이다.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우리 지역으로 오라는 일방적인 러브콜식 사업을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히 정주 인구가 아니라 ‘이동 인구’의 관점에서 인구문제의 해결책을 찾아봐야 한다. ‘이동 인구는 결국 뜨내기일 뿐이라 지역을 살릴 수 있는 주체가 될 수 없다’는 관점은 잠시 접어두고 이동 인구에게 지역을 살릴 수 있는 어떤 잠재력이 있는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최근 지역으로 이동하는 이들은 한 달 살기나 워케이션, 지역에서의 가치 창업 등 다양한 ‘관계 인구’로 활동한다. 특히 기업과 스타트업이 주축이 된 워케이션이나 지역 창업, 예술 창작 집단이 주축이 된 목적형 체류는 지역 균형 발전의 실마리를 마련하고 있다.
조희정 choheejung@gmail.com
더가능연구소 연구실장
필자는 서강대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국회입법조사처에서 근무했다. 현재 서강대 SSK지역재생 연구팀 전임연구원이자 로컬과 청년의 가능성에 대해 연구하는 더가능연구소의 연구실장이다. 주요 연구 관심은 ‘지역재생의 정치 경제적 조건’이며 『마을의 진화』 『인구의 진화』 『마을 만들기 환상』 등을 공동 번역했고, 『제3의 창업시대』 『로컬의 진화』 등을 공동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