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d on “Brokers in Disguise: The Joint Effect of Actual Brokerage and Socially Perceived Brokerage on Network Advantage”. by Iorio, A. (2022). in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00018392221092242.
무엇을, 왜 연구했나?
서로 다른 집단을 넘나들며 이들을 서로 연결하는 브로커가 얻는 대표적인 이점은 새롭고 다양한 정보에 가장 먼저 접근할 수 있는 독점적 권한이다. 이들은 혁신과 관련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더 빨리, 더 많이 생성할 수 있다. 그런데 참신한 아이디어의 생산이 반드시 혁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조직 내에서는 더욱 그렇다. 아이디어를 실제 혁신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동의와 지원, 신뢰가 필요하다.
혁신을 구현하는 데 있어 브로커의 가치가 떨어지는 이유는 개인 브로커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양쪽 모두를 이용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설령 브로커가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그 동기를 의심하거나 불신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용하거나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모든 브로커가 같은 수준의 이익을 얻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어떤 브로커가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하고 더 큰 혁신의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위 논의는 사회네트워크이론(Social Network Theory)의 오랜 논쟁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사회네트워크 연구에서는 일반적으로 네트워크를 ‘폐쇄형(응집형)’과 ‘개방형(매개형)’으로 구분한다. 폐쇄형은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서로 강한 관계로 묶여 하나로 결집돼 있는 형태를 말한다. 이런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람들은 서로에 대한 높은 신뢰 수준과 호혜성을 가지는 한편, 교환되는 정보가 중첩되고 동질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반면 개방형은 원래 연결되지 않았던 집단들이 브로커에 의해 매개되는 유형이다. 이런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람들은 다양한 사람으로부터 중복되지 않은 참신하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정서적 유대나 신뢰, 평판과 같은 사회적 자원이 부족할 수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능력과 이를 추진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지원을 얻는 능력 사이의 상충관계(trade-off)가 있는 까닭도 한 개인이 이 두 가지 형태의 네트워크를 동시에 가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자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인지된’ 네트워크 구조에 주목한다. 인지된 네트워크 구조란 개인들이 주관적으로 인지하는 네트워크의 모습으로 ‘실제’ 네트워크 구조와 상당히 다른 형태를 띠는 경향이 있다. 즉,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사회적 관계들을 잘 모를 때가 많고 종종 매우 부정확하게 인지한다는 것이다. 이를 네트워크 내 브로커(brokerage)와 연결하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유형으로 정리할 수 있다.(그림 1)
2사분면에 위치한 ‘드러난 폐쇄 행위자(overt closure)’는 응집성(cohesiveness)이 높은 하나의 폐쇄형 네트워크에 소속된 사람으로서 조직 내에서 신뢰와 좋은 평판을 얻을 수 있는 이점을 가지는 한편 구조적 위치로 인해 중복되지 않은 정보에 대한 접근 가능성이 낮다. 3사분면에 위치한 ‘숨겨진 폐쇄 행위자(closure in disguise)’는 새로운 정보에 대한 접근 가능성이 낮으면서도 동시에 각 집단의 사람들이 우리 집단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중의 불이익을 받는다. 4사분면에 있는 ‘드러난 브로커(overt brokerage)’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생산하고 고유한 정보에 접근할 가능성이 높지만 사회적으로는 각자 다른 그룹에 속해 있다고 인식되기 때문에 동료로부터 의심을 받고 그들의 아이디어는 무시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
임이숙yl2296@hanyang.ac.kr
한양대 ERICA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 연구 분야는 조직이론, 사회 네트워크, 기업가정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