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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2022년, 비즈니스 아카이브는?

김현진 | 359호 (2022년 12월 Issue 2)
연말이 되면 DBR 편집진은 한층 분주해집니다. 그 가운데 치열한 토론 끝에 선정하는 올해의 비즈니스 케이스 스터디, ‘Business Cases’를 준비하는 업무가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다소 진부하지만 이만큼 적확한 표현도 없는 다사다난함이 올해 케이스 스터디에도 어김없이 반영됐습니다. 각 기업별로 신뢰 및 평판에 악영향을 준 사건•사고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면서 특히 올해는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더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재확산, 경제 불안 등 심각한 사건들이 맞물린 탓에 올해의 키워드는 부정적인 뉘앙스의 단어들로 채워졌습니다. 영국 콜린스 사전이 선정한 올해의 단어는 ‘permanent’(영구적인)와 ‘crisis’(위기)의 합성어인 ‘permacrisis’(영구적 위기)였습니다.

올해 온라인 검색 추이에도 우울한 그림자가 고스란히 반영됐습니다. 구글코리아 집계 결과, 국내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단어는 ‘기후변화’였습니다. 구글코리아는 우영우, 월드컵 등을 제치고 기후변화가 1위를 차지한 배경 중 하나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을 꼽았습니다.

올해 DBR 편집진이 선정한 케이스 가운데도 유독 ESG와 관련된 이슈가 많았습니다. 먼저, SM엔터테인먼트 설립자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개인 회사를 통해 진행하던 SM 소속 가수 프로듀싱을 중단하기로 한 것은 국내에선 보기 드문 ‘소액주주의 승리’로 꼽힙니다.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반감은 자신들이 추천한 인사를 감사로 선임하게 하는 이변을 낳았고 향후 기업들의 거버넌스 관리 관점에서 많은 시사점을 남겼습니다.

ESG와도 연계된 평판 관리 측면에서 취약점을 드러낸 기업들의 사례도 깊이 생각할 거리를 줍니다. 지난 10월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를 계기로 불매운동까지 벌어진 SPC는 산업 안전 리스크 측면에서, 직장 내 성희롱 이슈로 언론에 회자된 포스코 사건은 인권 및 근로 환경 리스크 관점에서, 카카오 먹통 대란은 플랫폼 독점 이슈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기에 상생 및 동반 성장 리스크 관점에서 큰 숙제를 남겼습니다.

DBR가 올 한 해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큰 족적을 남긴 기업 사례를 정리하면서 ‘베스트’ 또는 ‘워스트’란 단어를 쓰지 않는 이유는 오늘의 성공이 내일의 실패가 되거나 그 반대의 상황이 되는 경우를 매우 자주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아쉬움을 남긴 스타트업 생태계,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지금까지 투자를 통한 자금 수혈로 가파른 성장을 이어왔던 스타트업들은 ‘리스크를 통한 성장’이란 관행을 벗고 빠르게 태세를 전환해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를 맞았습니다. 한때 국내 대표 NFT 프로젝트였던 ‘메타콩즈’가 출시 후 1년도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나 팬데믹 기간, 폭발적으로 성장한 온라인 명품 플랫폼 시장이 모두 다시 한번 성장 동력을 정비해야 할 케이스들로 선정됐습니다.

올해 좋은 평가를 받은 비결을 곱씹으면서 향후 리스크 요소는 없을지 살펴야 할 케이스들은 이른바 ‘수출 효자 산업’으로 불리는 방위산업, 제조업, 엔터테인먼트업 등의 분야에서 골고루 선정됐습니다. 삼성전자 갤럭시의 Z플립•Z폴드, 채널A의 심리 상담 프로그램인 ‘금쪽이’ 시리즈 신드롬, 잇따른 수출 쾌거로 관심이 집중된 ‘K 방산’, 앞으로 K팝을 이끌어갈 4세대 걸그룹의 약진 기사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해외 기업 중에서는 대만 반도체 업체 TSMC의 성공 요인을 짚었습니다.

12개의 비즈니스 케이스를 올해의 아카이브로 남기던 중 필진의 글 가운데 이런 대목들이 특히 뇌리에 남습니다.

“비즈니스 사이클을 거스를 수 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 위기가 지난 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려면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
“기업이 명성을 쌓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리지만 이를 무너뜨리는 데는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이미 알고 있는 상식이지만 자주 상기해 뇌 근육에 새기지 않으면 또 다른 실패를 낳을 이 교훈들이 경기 침체로 올해보다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가장 정직한 길라잡이가 될 것 같습니다. 2023년은 부디 독자 여러분 모두 ‘영구적 위기’가 아닌 ‘영구적 번영’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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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편집장•경영학박사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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