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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ESG연구회 × DBR 공동 기획 - 최근 주주총회의 쟁점과 시사점

SM도 움직이게 한 ‘주주의 힘’
이해관계자주의도 주주 보호에서 출발해야

천경훈 | 354호 (2022년 10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ESG 경영에서 일반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건전한 지배구조(G)를 등한시할 경우 주주뿐 아니라 이해관계자의 이익 또한 해칠 수 있다. G의 최상단에 있는 주주총회는 과거에는 요식 행위처럼 여겨졌지만 점차 주주들의 다양한 요구가 분출하고 회사의 경영 방침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현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경영진과 이사회는 이사 보수, 이익 배당, 내부 통제, 계열사 간 구조조정 등 주주총회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전체 주주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분석 및 평가해야 한다. 주주들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런 요구를 경청하고 소통해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SG의 기본은 G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함께 일컫는 ESG의 열풍 가운데 그 문제점을 지적하는 냉정한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이코노미스트는 ESG의 문제점을 다음의 3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환경과 사회적 책임과 좋은 지배구조라는 현란한 목표들이 서로 충돌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에 관해 투자자와 기업에 일관된 지침을 주지 못한다. 둘째, 기업의 사회적 미덕과 재무적 성과는 서로 일치하지 않은 경우도 많으므로 ESG라는 개념은 기업 행동의 실제 인센티브와는 거리가 있다. 셋째, ESG의 여러 요소는 측정하기 어렵고 평가 기준도 들쭉날쭉해 투자와 경영에 관한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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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우리나라에서 특히 더 주의해야 할 문제점을 하나 더 보태고 싶다.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에 기여한다는 그럴듯한 명분 아래 일반 주주들의 이익을 등한시하게 될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달리 말하면, 환경, 사회, 이해관계자 보호 등의 구호가 일반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호도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기업 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IPO를 통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주식을 상장시킨 상장회사라면 이제 더 이상 창업자나 지배주주의 사유물이 아니다. 따라서 그 의사결정 과정에서 지배주주의 사익 추구로부터 일반 주주들을 보호하는 것이 시스템으로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이것은 ESG 중 G, 즉 지배구조의 문제이기도 하지만1 사실은 ESG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전부터 주식회사에 요구되던 기본적인 의무이자 덕목이기도 하다. 즉, G는 E나 S보다 역사적으로나 논리적으로나 선행하는 요청이다.

그런데 가장 기초적인 G조차 갖추지 못한 회사가 E나 S를 내세우며 회사의 자원을 소진하거나 부실한 G를 감추기 위한 가림막으로 E나 S를 사용한다면 그런 ESG는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예를 들어, 상장회사의 제품 생산에 필요한 핵심적인 원자재를 지배주주 개인 소유 회사에서 고가로 독점 구매하는 방법으로 막대한 회사 이익을 빼돌리면서 봉사단체에 회삿돈을 기부하고 이것을 ESG 경영이라고 포장하는 경우를 상상해보자. 이런 유사 ESG는 회사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하지 못하며 주주는 물론 근로자나 협력업체 등 다른 이해관계자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ESG에서 말하는 G는 주주의 이익만이 아니라 근로자, 채권자, 협력업체, 지역사회, 자연환경 등 더 넓은 범위의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아우르고 조정하는 메커니즘이다. 그러나 지배주주 또는 경영자의 터널링(이익 빼돌리기)이 버젓이 일어나는 회사, 그래서 주주의 이익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회사가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제대로 보호할 리 없다. 다른 이해관계자에게 손해를 끼쳐가면서까지 오로지 주주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태에는 제동을 걸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해관계자주의라는 명분이 주주의 이익조차 등한시하는 행태의 알리바이가 돼서는 안 된다.

요컨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건강한 ESG 경영은 일반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건전한 지배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제대로 된 G가 구축돼야 제대로 된 E와 S도 있을 수 있다.2 지배주주와 경영진의 사익 추구로부터 일반 주주를 보호하는 것은 이해관계자주의와 모순되지 않으며 오히려 제대로 된 이해관계자주의는 일반 주주의 보호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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